미 경제 디플레이션 ‘다시 고개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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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블러드  美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디플레이션 위협에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이 제기되면서 월가에서 다시 디플레이션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블러드 총재는  이날 공개한 보고서를 통해 “제로  수준의 금리를 상당 기간 유지하는  것만으로는 미국 경제를 회복시키는  데 한계가 있다”며 “일본식 저성장과  디플레이션을 피하기 위해선 미 통화당국이  국채 등 장기채를 매입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론적으로는  초저금리를 장기간 유지하겠다는 통화당국의  의지가 경제 주체로 하여금 더 많은  위험을 감수하게 만들어 경제 활성화를  이끌어내지만 실제로는 낮은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유발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것이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초저금리 약속이 ‘양날의 칼’이 되고 있는 만큼 통화정책의 실효성을 따져볼 때가 됐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지난달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 따르면 FOMC 위원들 사이에는 기대 인플레이션이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과 시중에 풀린 자금 때문에 인플레이션 우려가 크다는 견해가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월가 금융사  이코노미스트들의 반응도 엇갈리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블러드 총재의 디플레이션 가능성 지적에 동조하는 입장이다. 얀 하지우스 골드만삭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재정과 통화의 확장정책으로 인해 상당수 시장 참여자들이 인플레이션을 걱정하고 있지만 이는 막대한 생산갭(잠재성장률과 실질성장률 간 차이)을 간과한 것”이라며 “디플레이션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황지환 <취재부기자> 



지난주 미국  간판 기업들이 2분기에 호실적을 발표에 뒤이어 상무부가 발표한 6월 신축 주택 판매 실적이 예상 밖으로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무부는 지난달 신축주택 판매 실적이 전월 대비 23.6%가 증가해 40년 만에 최대 폭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지난 4월말 종료된 정부의 생애 첫 주택 구입자에 대한 감세 혜택이 사라진 후에 주택시장 급랭하지 않았다는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경기부양책이 종료돼도 미국경제가 산소마스크를 뗀 중환자 상태가 아니라는 점이 일단 확인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하지만 지난주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미국 경제가 “매우 불확실”하다는  진단을 내리고는 등 전문가들의 우려는 깊어지고 있다.
또 뉴욕타임스(NYT)도 2분기 기업들의 순익 상승이 구조조정에 따른 인건비 절감 때문이라고 지적해 실물 경제 회복에 대한 평가도 엇갈리고 있다.
지난주 미국  기업들은 2분기 놀라운 순익 상승을  나타내면서 월가는 탄력을 받은 듯이  보이지만 미국 가계와 고용시장은 여전히  비관적이라는 것이 NYT의 지적이다.
기업 실적 개선으로 이달 들어 S&P 500 지수 편입 기업들은 주가가 평균 7%나 상승했지만 주가 상승의 혜택은 주주들에게 돌아가고 1400만의 길거리 실업자들은 여전히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유는 높은  실업 덕분에 경영자들이 근로자들의  노동 시간을 더 연장해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하버드 대학의 로버트 포젠 교수가 지적했다. 이번 2분기 기업들의 순익 증가가 매출이 아니라 기업의 구조조정과 임금 인상 억제를 통한 인건비 절감을 통해 이뤄졌다는 것이다. 


주재정난 여전히  악화

포드의 경우  지난 2005년 이래 북미지역 매출이 200억달러나  줄었지만 올해 50억달러 이상의 이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은 지난 5년간 포드가 북미지역 생산 공장 인력의 50%를 감축한 구조 조정 때문이다. 실제로 S&P 500대 기업중 10%이상이 이번 2분기에 매출은 감소했지만 순익은 상승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BOA의  에단 해리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기업들이 이런 구조조정을 통한 순익증가를 재투자하지 않고 잉여 자금으로 쌓아두고 있어 전반적인 경제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크레디트 스위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닐 소스는 임금은  크게 오르지 않았지만 기업 순익은  지난 2008년 말 이래 40%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진단했다.
톰슨 로이터의  집계에서도 이번 2분기 실적을 발표한 S&P500 기업들의 매출은 평균 6.9% 늘어난 반면  순이익은 42.3%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연방정부의  경기 부양책이 종료되고 있는 가운데  하반기 미국경제 복병으로 주정부 재정난이  고개를 들고 있다. 미국 주정부 대부분이 7월부터 새로운 2011년 회기가 시작되는 가운데 주정부의 재정적자 문제는 사상 최고 수준인 연방 정부 못지 않게 심각해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주 27일 2011년 회기년도에 각 주정부의 재정적자는 캘리포니아주가 138억달러, 뉴욕주 92억달러, 노스캐롤라이나 56억달러, 일리노이주 61억달러등 총 838억달러에 달한다고 전했다.
주정부들은  하반기에도 경기 회복 약세로 세입  증가를 기대하기 힘든데다가 그나마  그동안 주정부 재정적자를 메워줬던  연방정부의 경기부양책들도 내년 1월이면  모두 종료될 예정이어서 더욱 힘든  상황에 몰리고 있다.


총체적 경기회복  적신호

이렇다 보니 경제 회복 속도는 올해 들어 지속적으로 둔화되고 있는 셈이다. 미국의 분기 GDP 증가율은 지난해 4분기 5.6%로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렸지만 이후 올해 1분기 3%대에 이어 2분기에는 2%대로 주저앉았다.
이에 미국  경기의 하강속도가 예상보다 가팔라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매크로이코노믹  어드바이저의 벤 허즌 이코노미스트는 “올  초만 하더라도 미국 경제가 빠른  회복을 보일 것이라는 기대가 컸지만  결과는 그렇지 못한 상황”이라면서 “하반기  성장이 더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바트 반  아크 컨퍼런스보드 이코노미스트도 “미국  경제가 더블딥에 빠질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하반기 성장률은 1.6%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경기부양책 종료로 경제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다면서 추가 경기부양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내고 있다. 알란  레븐슨 T.로우프라이스 이코노미스트는 “여전히  소비가 크게 위축돼 있다는 점이  성장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면서 “소비를  이끌어내기 위한 추가 부양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주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미국 경제 전망에 대해 매우 불확실하다고 진단하면서 증시가 하락 마감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버냉키 의장은 이날 상원 반기통화정책 보고에서 미국 경제 전망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버냉키 의장은 “경기하강 위험을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복세가 완만하다는 종전 주장에서 한발 짝 물러나면서 미국 경제 전망이 비정상적으로 불확실한 상태라고 언급했다.
향후 수년간  완만한 경기회복세와 고용률과 인플레이션이  모두 낮은 상황이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다. 버탱키 의장은 시장이 기대한 추가 경기 부양 조치에 대한 구체적 방안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면서 “필요하다면 성장을 촉진하기 위한 추가적인 조치를 취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만 말해 추가부양책의 시행여부와 시기에 대한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한편 버냉키  의장의 이와 같은 입장에 따라 더블딥 가능성이 제기된 가운데 주택시장도 15개월 이래 최저 수준으로 가라앉은 것으로 드러나 우려를 더 하고 있다.
                                                                                      황지환 <취재부기자>


지난 주 주택시장 체감 지수를 대표하는 전미주택건설협회(NAHB)의 7월 NAHB/월스파고 지수가 당초 시장 전망치 15보다 낮은 14로 나타났다.
주택 시장  확장과 축소의 기준이 되는 지수 50에는 여전히 20년이래 최저치 수준을 못 벗어난 수준인데다가 지난해 동기보다도 낮은 1년 3개월 만에 최저수준이다.


주택시장 더블딥 가능성

주택시장의  이런 위축은 지난 4월말 계약기준으로 혜택을 주는 연방정부 경기부양책의 일환인 감세혜택이 종료되면서 예상했던 일이지만 예상보다 하락폭이 큰게 문제이다.
자동차, 주택  구매, 절전 설비 교체등에 대한 감세  혜택과 같은 경기부양책 약발은 종료되고  있는데 경기부양책이 경제회복을 견인하는  마중물이 못되고 결국 시중에 돈만 풀어버린 꼴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뉴욕소재 스탠더드 차터드 은행의 이코노미스트인 데이비드 시먼스는 “경기부양책 종료가 확실히 주택 시장에 타격이 되고 있다”면서 고용시장이 여전히 개선되고 있지 않은 상황이어서 가계 소득 향상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하반기 주택 시장도 더욱 침체할 것으로 우려했다.
미국 서민들의  지갑을 열어줄 주택 가격 회복이  여전히 요원하면 미국경제의 70%를 차지하는  내수 소비도 부양책 약발이 떨어지면 다시 하강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지난주  하반기 미국경제의 전망을 하향 조정한  연방준비제도(Fed)의 6월 공개시장회의(FOMC) 회의록이  발표되면서 이런 우려는 현실화 되고있다.
소매 부문에서  지난주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6월 소매  판매는 전월대비 0.5% 감소해 2개월 연속  내림세를 기록하면서 지난 봄의 견조한  회복세는 이미 한풀 꺽인 모양새이다.



지난 주말 발표된 7월 로이터/미시간대 소비자 신뢰지수도 66.5(잠정치)로, 전월의 76보다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작년 8월 이후 1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최근  경기 회복 속도가 기대보다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자 미국 소비자의 경기  전망이 움츠려 들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 경제 매우 불확실

두 달 전까지만  해도 유럽발 위기가 세계경제를 위험으로  몰아넣을 것 같은 불안감이 국제금융시장에  팽배했었다. 그런데 최근 들어선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유럽의 위기가  그 정도는 아니었다는 ‘과장론’이  일부 투자자 사이에서 형성되기 시작했다. 되레 투자자들의 우려 섞인 시선은 유럽을 벗어나 미국을 향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즈가 보도하기도 했다.
인식 변화는  무엇보다 지난주 스페인이 15년 만기  국채를 무난히 발행, 38억 달러의 자금을  조달한 게 큰 계기가 됐다. 금리는  종전(4.434%)보다 높은 5.116%였다. 하지만 나라  빚에 허덕이는 유럽 국가들의 채권을  아무도 사지 않을 것이라는 시장의  전망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지난주 무디스가 포르투갈의 국가신용등급을 두 단계 낮췄을 때도 투자자들은 무덤덤하게 받아들였다. 포르투갈을 비롯한 스페인 그리스 같은 ‘재정위험국’의 신용등급이 낮아졌다는 소식이 들리기만 해도 이들 국가 관련 금융자산의 투매 현상이 일어났던 데 비하면 분위기가 크게 달라진 것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이  발표한 최근 통계에서도 외국 투자가들이  유로 채권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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