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 딥’ 위험, 갈팡질팡 美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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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제가 여전히 더블 딥과 회복가능성 사이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10일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공개시장회의(FOMC)에서 “미국경제가 둔화되고 있다”고 공식 확인했다.
FRB가 주택대출담보증권(MBS) 만기도래분을 미국채로 되 사들여 시중 유동성을 공급하겠다고 밝혔지만 금융시장은 연준의 부양책 약발을 받지 못한 채 오히려 경기둔화 불안감에 흔들렸다. 미 증시는 지난 주 계속 하락했고, 투자수요는 안전 자산인 미국 채에 몰리면서 하반기 전망 불안감을 반영하고 있다.
월가 최대 금융사인 골드만삭스와 세계최대 채권운용사인 핌코는 FRB의 부양책에도 불구하고 미국경제의 디플레이션 가능성을 상향조정하면서 더블 딥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고 경고해 미국 경제의 심각성을 대변해 주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황지환 취재부기자>



그러나 핌코의 주장과 달리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 베리 아이켄그린 버클리대 교수 등 저명한 경제학자들은 여전히 미국경제가 미약한 회복세를 유지할 것이라며 더블 딥 가능성을 낮게 평가해 극명한 대조를 보였다.
NYT(뉴욕타임스)는 하반기 들어 경기 부진을 예고하는 지표가 늘어났지만 여전히 호전된 지표와 혼재 양상을 보여 미국경제의 향배가 3분기에 그야말로 기로에 섰다고 분석했다. 반면 하반기 들어 더블딥 우려를 키우고 있는 미국 경제에 지난 17일 모처럼 긍정적인 지표들이 쏟아졌다.
7월 소비자물가도 전월에 비해 0.3% 상승, 4개월 만에 처음으로 오름세를 보인 바 있어 그 동안 증시를 억누르던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씻어낸 것이다.
 
위기의 미국 경제






신규 주택 착공 건수 역시 7월에 전월 대비 1.7%가 증가해 3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여기에 금융권의 신용 경색 완화 징후도 처음 감지되고 있다. 연준이 57개 은행과 23개 외국은행 미국 지점의 대출담당 책임자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지난 4∼7월 대형은행들의 대출 기준과 조건이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6년 말 이후 4년 만에 처음으로 중소기업 대출의 기준을 완화한 된 것이다. 아직까지 소형 은행의 대출은 여전히 얼어붙은 것으로 나타났고 고객들의 대출 수요는 그다지 늘어나지 않고 있지만 긍정적인 신호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은 보도했다.
미국의 민간 경기예측단체인 경기순환연구소(ECRI)의 락슈먼 에추던 소장은 뉴욕타임스에 “미국경제가 경기순환곡선의 매우 중요한 지점에 와 있다”고 지적하면서 “작년 여름 시작된 경기 회복세가 지금은 분명하게 둔화됐지만 다시 침체로 빠져드는 것으로 볼 수 있는 충분한 지표들은 올 가을에나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연준이 경기둔화를 공식 인정했듯이 이대로 가면 올 겨울이면 미국경제의 실제 하강을 보여주는 지표가 완연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하지만 경기 침체 징후가 보이면 9월이나 10월에 연준이 추가 부양책을 실시할 것이 분명하다고 전망했다. 연준이 나서서 경기를 떠받칠 것이란 지적이다.
지표로는 견고한 회복세를 보였던 봄에 비해 미국경제의 3분기 향배는 애매하다. 하반기 들어 상품 가격은 상승하고 있어 향후 제조업의 투자와 생산 증가 가능성은 보인다. 주택 담보대출 금리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점과 지난 2분기 기업 실적 호전은 긍정적인 지표들이다.
하지만 미국 경기를 점화시켜야 하는 소비는 여전히 부진하고 소비수요를 촉진할 주택 가격 회복과 기업의 고용과 임금 인상은 여전히 암울하다.
지난 11일 발표된 미국의 6월 무역 수지는 적자폭이 전월에 비해 19%나 증가하면서 20개월만에 최고치로 불어났다. 관심을 모았던 13일의 소매 판매는 지난 7월에 전월 대비 0.4% 늘어나 증가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지만 여전히 예상치 보다 낮았다.
또 같은날 나온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에너지 가격 인상으로 전월에 비해 0.3% 상승해 시장 예측치인 0.2%를 상회했다. 물가 불안도 여전히 복병인 셈이다.



경기부양책의 한계

지난주 FRB의 부양책 발표가 시장에서 약발이 안 먹히면서 하반기에 연준이 대규모로 돈을 풀어도 일본식 디플레이션 가능성만 높아질 것이란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연준이 돈을 아무리 많이 풀어도 금융권의 대출이 늘어나고, 기업들이 돈을 끌어다가 투자하고 고용을 늘리지 않으면 디플레이션에 빠질 것이란 우려다.
연준의 금리결정기구인 FOMC의 순회 멤버인 회니그는 지난 13일 미 상공회의소 등이 주관해 네브래스카주 링컨에서 개최한 타운홀 미팅에 참석해 연준의 제로 금리 정책이 위험한 게임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나는 긴축 통화정책을 주창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하면서 “수용적인 기조를 유지하되 경제가 확산되고 균형이 갈수록 잡혀가는 상황에서 천천히 조여가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니그는 지난 10일의 회동을 포함해 5차례의 FOMC에서 멤버들 가운데 유일하게 잇따라 연방기금 금리를 ‘상당 기간’ 0~0.25%로 유지하는데 반대했다. 그는 연방기금 금리를 1%로 인상한 후 상황을 보다가 회복세가 견고해질 경우 2%로 더 높여야 한다는 소신을 그간 밝혀왔다.
회니그는 “완만한 성장이 이뤄지는 상황에서 제로 금리를 유지하는 것은 위험한 게임이라고 믿는다”면서 미 경제가 앞서 2차례의 회생기에 비해 빠르게 회복되고 있으며 기업 수익도 개선되는 점을 지적했다.
또 소프트웨어를 비롯한 하이테크 부문의 경우 투자 증가율이 두 자릿수에 달한다는 점도 상기시켰다.
회니그는 “연준이 유동성을 확대할 때 ‘때가 되면 거둬들일 것’이라고 강조하지만 그러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왜냐하면 금융 여수신에 대한 확신이 충분치 못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시장의 신용 경색은 경제가 개선됨에 따라 회복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피어폰트 시큐리티스의 스티븐 스탠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고객 보고서에서 “지난 근 20년간 FOMC를 지켜봤지만 FOMC 이사가 이처럼 강하게 반대 입장을 피력하는 것을 본 핌코의 공동 CEO인 채권왕 빌그로스는 FRB의 추가 부양책에 우려를 표하며 미국의 디플레이션 가능성을 25%라고 내다봤다.
골드만삭스 역시 지난주 고객들에게 미국 경제의 디플레 가능성을 25~30%로 상향한다는 보고서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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