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세 성공신화 에이스 텍 바디샵 저스틴 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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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이스텍 바디샵 저스틴 한 대표

ⓒ2010 Sundayjournalusa

미주 한인들의 이민 역사에 또 다른 한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는 특이한 세대들이 있다.

이른바 ‘쩜오 세대’로 1세와 2세의 경계선상에 있는 1.5세대들이 그들이다.

1.5세대 중 대부분은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부모의 손에 이끌려 이민 길에 올라 초중고 시절 한국어 교육을 받다 갑자기 영어권 교육환경으로 뒤바뀌어 혼돈과 방황의 시기를 보낸 이들로 표현된다.

이런 까닭에 .5세들 가운데 반항적인 청소년기를 거친 경우가 잦은 편이고, 바쁜 이민생활 속에서 취업전선에 뛰어든 맞벌이 부모를 둔 탓에 오로지 학업만 강조돼 다소 편향적인 어른으로 성장한 이들도 적지 않다.

그러나 1.5세대라는 운명적 한계를 뛰어넘어 미주 한인사회의 일원으로 묵묵히 살아가고 있는 성공사례도 상당수다.

지난주에 이어 미주 한인사회 대표 주간지인 <선데이저널>은 코리안 아메리칸들의 성공적인 삶을 시리즈로 재조명한다.

오늘은 그 두 번째 시간으로 1.5세 성공신화를 일궈낸 에이스 텍 바디샵 저스틴 한(한국명 한정일) 대표의 인생을 밀착 취재했다.


박상균 기자<블로그 : http://cool711005.blog.me>


















▲ 4334 W Pico Blvd. LA CA 90019에 위치한 에이스텍 바디샵.

ⓒ2010 Sundayjournalusa


지난 8월 넷째 주 금요일. 기자는 LA 한인타운 피코와 크렌쇼가 만나는 곳에 위치한 한 오토바디샵을 찾았다.

오늘의 주인공인 저스틴 한 대표와 그가 경영하고 있는 에이스 텍 바디샵을 방문하는 자리였다.

1987년 개업해 23년째 한 자리를 지키고 있는 에이스 텍 바디샵의 명성도 명성이지만, 타운의 소문난 마당발로 알려진 한 대표에 대해 개인적인 궁금증이 먼저 일었다. 어떻게 미국으로 오게 됐느냐는 기자의 첫 질문에 한 대표는 아련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14살 때인 1975년 부모님과 함께 오하이오주에 이민 와 정착했다”며 “그러고 보니 벌써 35년이나 흘렀다. 아득한 기억이지만 주위에 한국 출신 이웃이 단 한 명도 없을 때였다”고 회고했다.

이내 기자는 그가 전형적 1.5세임을 눈치 챘다. 다소 지나친 질문이 아닐까 하는 우려와 함께 “1.5세로서 상당히 외로운 청소년기를 보냈을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되묻자 그는 진중하게 입을 뗐다. 그 간의 마음고생이 적지 않은 듯했다.

한 대표는 “중학교에 입학해 보니 한국계 뿐 아니라 아시안계가 전교에 단 3명이었고, 간간히 흑인, 나머지는 다 백인만 있는 학교를 다녔다”며 “이민 초기라 말은 전혀 통하지 않았던데다 이민 길에 올라 새로 사업을 시작한 부모님이 맞벌이 전선에 뛰어들면서 홀로 지내는 날들이 점점 늘어났다”고 과거를 더듬었다.
 
LA 코리아타운 입성기


















▲ 에이스텍 바디샵 저스틴 한 대표

ⓒ2010 Sundayjournalusa

삼형제 가운데 막내인 저스틴 한 대표. 큰 형과 작은 형은 이민과 동시에 일찌감치 취업전선에 뛰어들거나 군에 몸을 담았다.

자연히 한 대표는 형들과 다소 다른 이민생활이 기다리고 있었다.

부모님과의 한솥밥 생활은 늘 그의 몫이었다. 그런데 1982년 어느 날 부친이 갑자기 중풍을 맞고 쓰러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어머니는 좌골신경통, 즉 디스크 판정을 받고 거동이 불편해졌다. 이 때부터 한 대표는 막내임에도 장남 역할을 떠맡을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됐다.

당시 한 대표의 부친은 온타리오 지역 일대에서 큰 농장을 경영하던 수완가였다. 부친이 쓰러진 뒤 한 대표는 다니던 대학을 휴학하고 농장을 물려받아야 했다. 결국 학업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것.

그렇게 한 대표의 삶에는 갑작스런 이민과 학업포기 등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는 시련이 연이어 찾아왔다.

하지만 더 암울한 것은 막상 뛰어든 농장 일이 어린 그에게 너무나 험난했고 벅찼다는 점이다. 한 대표는 “농장이 얼마나 컸는지 지금은 초대형 쇼핑몰이 돼 있더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그는 “그래도 통배추, 조선 무 등을 재배해 LA 도매상에 납품하던 시절이 생각난다”며 옛 시절을 떠올렸다.

부모님을 대신해 생업에 뛰어든 후 그의 인생에 다시 전환점이 찾아왔다. 우연히 모친의 교회 지인 소개로 일하게 된 바디샵에서 소중한 경험을 얻게 된 것이다.

일주일 꼬박 하루 12시간씩 일하며 노력한 결과 그의 능력을 눈여겨 지켜본 한 바디샵 업주의 동업제안으로 한 대표는 새로운 세계에 뛰어들었다. 그는 불과 2만 달러에 불과했던 바디샵 매출을 순식간에 그 10배인 20만 달러로 끌어올리며 엄청난 사업수완을 발휘한 것이다.


‘에이스 텍’의 탄생

1987년 한 대표는 우여곡절 끝에 독립을 결심하고 업소명칭을 등록하기 위해 시청을 찾았다.

처음에는 ‘하이텍 바디샵’이라는 이름을 원했지만, 이미 누군가가 해당 명칭을 사용하고 있었다. 그래서 궁여지책으로 떠올린 단어가 바로 ‘에이스’였다.

한인타운에서 손꼽히는 ‘에이스’ 업체가 되겠다는 그의 꿈이 태어난 순간이었다.

이어 2~3년간 업체를 전성기로 이끈 한 대표는 현재의 건물과 부지를 동시에 구입하며 탄탄대로를 달리게 됐다. 그러나 얼마 되지 않아 또 다른 비극이 그를 덮쳤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4.29 흑인 폭동의 여파로 바디샵 업계 역시 여지없이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결국 에이스 텍의 주요 고객인 백인, 유태인 고객들의 발길도 크게 줄어들었다. BMW, 벤츠, 캐딜락 등 고급차량의 우수 정비소로 명성을 얻었던 만큼 베버리힐즈 등 부촌 고객들이 떨어져 나가자 에이스 텍의 입지도 흔들리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한 대표는 여기서 주저앉지 않았다. 처음 8명으로 시작해 2개 업소를 통틀어 한때 100명에 육박했던 직원들의 운명이 한 대표의 손에 달린 탓이었다. 바로 이때 한 대표의 뇌리에 “바디샵 업계 또한 변화에 맞서 공부해야 한다”는 생각이 번쩍 스쳤다.

그는 파머스, AIG, 머큐리사 등 주류회사와의 유대관계를 보다 강화했고, 오랜 신뢰 끝에 메이저 보험사들의 공인지정 바디샵으로 거듭났다. 또 5만 스퀘어피트 공간을 활용해 프레임 머신만 13대를 비치하는 등 시설 현대화에도 과감히 비용을 투자했다. 또한 무형자산이라 할 수 있는 신기술 취득을 위해 직원들의 보수교육도 꼼꼼히 챙겼다.

결국 그의 노력 덕분에 에이스텍 바디샵은 LA 한인타운에 위치했지만, 80% 이상의 고객이 미국인일 정도로 주류사회에서 인정받는 업체로 환골탈태했다.

한인타운 업계의 미래



















▲ 큰 아들 케니, 작은 아들 패트릭, 막내딸 니콜 등 2남 1녀
자녀들에게도 한 대표는 ‘근면과 성실’이라는 생활신조를 늘
강조하면서 살아간다고 힘주어 말한다.

ⓒ2010 Sundayjournalusa


하지만 최근 한 대표는 부쩍 LA 한인타운 바디샵 업계의 미래를 걱정하고 있다.

예전만 해도 정직하고 근면한 한인업체들의 자동차 수리기술을 인정하던 주류사회 고객들이 점차 신뢰를 잃은 채 떠나는 까닭이다.

비단 몇몇 한인업체에 대한 편향적 평가가 아니라는 점에서 더 심각성을 느낀다.

저스틴 한 대표는 “한인타운 바디샵들이 언제부터인가 제 살 깎기 경쟁을 벌이며 기본을 잃어가는 것이 너무나 아쉽다”며 “보험사 몰래 고객들과 이중협상을 통해 가격경쟁을 부추기고 얄팍한 숫자놀음으로 장난을 치는 등 편법경영이 늘고 있다”고 개탄했다.

이어 한 대표는 “바디샵의 패러다임 또한 강철에서 알루미늄으로 넘어가는 등 기술적 변화를 쫓아가기에도 바쁜데 왜 한인타운 업계에서 쓸데없는 출혈전쟁이 지속돼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업계의 자발적 각성을 촉구했다.

성공한 1.5세 사업가라는 명성 뒤에는 ‘근면과 성실’이라는 확실한 생활신조가 뒷받침됐다고 강조하는 저스틴 한 대표. 인터뷰 말미에 “어릴 때 장래희망이 무엇이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뜻밖의 대답을 내 놓았다. “의학박사의 꿈을 키웠지만 아쉽게도 희망을 접었다”는 것. 하지만 그의 어릴적 꿈은 ‘최고의 자동차 의학박사’라는 희망 메시지로 이미 실현된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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