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편리함속 삭막해진 인간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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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맥”이란 단어는 오래전부터 존재해왔지만 역사상 그 어느때보다도 인맥을 넓히고 관리하는것이 빠르고 편리했던 적은 없었다.

문밖을 나가 사람들을 만나고 직접적인 대화와 대인관계를 통해 쌓는 인맥은 정보화시대와 기술발전으로 많이 줄어들었다.

아이폰, 드로이드, 그리고 갤럭시와 같은 스마트폰의 등장과 마이스페이스에 이어 페이스북, 트위터와 같은 네트워킹 엔진들이 개발되면서 사람간 정보교환이나 소통수단이 풍부해지고 편리해진건 부정할수 없는 사실이지만 이에따른 사회적 병폐도 있기 마련이다.

이처럼 다채롭고 발전한 소셜네트워킹의 역사와 급격히 달라지는 현세대들의 소통방법과 사회실력, 그리고 페이스북으로 대표되는 소셜네트워크의 이로움과 해로움, 그 동전의 양면을 들여다봤다.


<이승윤 인턴기자>


페이스북은 남녀노소 누구나 쉽고 편리하게 가입하여 사용할수 있는 인터넷 소셜 네트워킹 엔진이다. 요즈음 젊은 대학생들은 물론 40대이상의 기성세대들도 너나할것없이 가입해 “인해”의 네트워크에 빠져들고 있는 실세다. 페이스북은 2004년 하버드 대학교 학생이었던 마크 주커버그에 의해 개발되 처음에는 하버드대학생들만 이용할수있게 만들었지만 이후 확장을 거듭해 전세계 소셜 네트워크 웹사이트계의 메카로 자리잡았다.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 네트워크는 물론 과거에도 많이 존재했지만 페이스북의 등장이전에는 소셜 네트워킹이 현재와같이 보편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사람들의 주목을 크게 끌진 못했다. 예를 들어 쟁가(Xanga)나 마이스페이스(Myspace)와같은 소셜 네트워크들은 한때 크게 인기를 모았지만 단순 블로그형태의 포멧이라 사람들과의 실시간 대화나 사진, 비디오 업데이트등과 같은 기능을 포함하진 못했다.

전세계적으로 5억 5천만이 넘는 가입자수를 보유한 페이스북은 이와같은 포멧을 차별화하여 새로 페이스북을 접하는 사람들에게 페이스북만이 가질수 있는 기능과 매력을 어필했고 이에따라 지난 7년동안 무서운 성장을 이뤘다.

이런 소셜네트워킹의 장점은 인터넷이란 네트워크에 자신의 브랜드를 어필할수 있고 또 주위사람들과의 소통이 한층 간편해졌다는데 있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불과 십여년전 존재했던 “삐삐호출”이나 전화통화를 통해서만 가능했던 사람들의 근황체크도 인터넷 소셜 네트워킹 엔진의 발전으로 편리해졌다. 서로의 개인 홈피에 들어가 간단한 인사글이나 안부를 묻는 글 한귀만 남겨도 충분히 소통이 가능한것이 소셜 네트워크가 가진 많은 장점중의 하나다. 특히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디지털 네트워킹이 언제 어디서나 가능해진것이 소셜네트워킹의 큰 장점이라고 할수 있겠다.


















소셜네트워커의 자화상


22세의 L군은 페이스북을 이제 막 시작한 새내기 소셜 네트워커. 그는 요즘 페이스북이라는 매체를 통해 인맥을 쌓고 “사이버 사회생활”을 하느라 여념이 없다.

인터뷰를 통해 알게된 그의 소셜네트워킹 시간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다. 수업중에 랩탑을 들고와서 강의대신 페이스북 삼매경에 빠지는가 하면 심지어 밥먹을때도 한손엔 수저를, 그리고 다른 한손엔 최근 새로 마련한 스마트폰을 들고 실시간 업데이트체크와 자신의 일거수 일투족을 알리는등 소셜네트워킹의 매력에 푹 빠져있다.

이같은 현상은 비정상적으로 보일지 모르겠지만 L군과같은 사례는 요즘 대학생들 사이에선 오히려 정상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L군은 “아침에 일어나서 씻는거보다 페이스북을 가장 먼저 체크한다. 하루일과중 반이상은 페이스북킹에 할애하는것 같다.” 고 말했다. 사실 이같은 현상은 사이버 네트워킹 중독증에 해당하는 가장 기본적인 증상으로 실제로 미국 CNN이 페이스북 중독자 테스트를 위해 정한 여러 중독증상중 하나이다.

이처럼 점점 소셜 네트워킹이 중독현상으로 바뀌고 사람들로 하여금 정상적인 삶을 살지못하게 할 정도로 악영향을 미치고있다. 또 페이스북가입자중 다섯손가락안에 든다는 5000명의 친구목록을 보유한 한 유저에 의하면 “마이스페이스나 페이스북같은 소셜 네트워크 웹싸이트에선 보통 남들보다 더 많은 친구목록을 가지는것이 거의 경쟁같이 되버렸다. 사람들사이에선 친구목록에 친구수가 많으면 그만큼 더 인맥의 폭이 넓고 성격이 좋은것으로 받아들여지지만 사실은 인위적인 친구맺기로 인해 인간관계가 오히려 더 삭막해지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소셜네트워크의 간접적인 친구만들기 시스템의 오점을 꼬집은 것이다.

실제로 많은 소셜네트워크의 유저들이 단지 얼굴만 아는 사이나 보지도 못한 친구의 친구, 혹은 뮤츄얼 프랜드(같이아는친구)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친구맺기를 하는경우가 다반사며 심지어는 아예 이름조차 모르는 낯선사람들한테도 친구수락신청을 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물론 기자도 페이스북 유저로써 공감이 가는 부분이기도 하다. 단순 친구과시용으로 많은 친구맺기를 하는 심리밑에는 소셜 네트워크의 한 구성원으로써 인정받고싶은 심리가 깔려있다.


소셜네트워킹의 부작용…그 현실은?


얼마전 미국에선 페이스북 게임중의 하나인 팜빌(Farmville)이란 게임을 하다 우는 딸을 홧김에 살인한 사건이 일어났다. 아이의 어머니인 알렉산드라 토비아스는 팜빌이라는 게임을 하던중 아이가 심하게 울어 순간적인 분노가 일어나 마구 흔들었고 아이는 끝내 숨졌다.

이같은 끔찍한 사건은 한 소셜네트워킹이 제공하는 게임에 중독되어 저지른것으로 네트워킹 웹싸이트의 중독이 가져다줄수 있는 부작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이다. 실제로 CNN을 비롯한 많은 미국의 미디어들이 페이스북등 소셜네트워크의 중독실태를 앞다퉈 다뤘다. 중독체크 목록은 물론 중독예방, 치료워크숍을 주제로 사이트도 생기는등 소셜네트워킹 중독성이 나날이 심각한 문제가 되고있는 상태다.

올해초 미국 매릴랜드 대학교(University of Maryland)에서 200명의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험에서는 소셜네트워크에 대한 학생들의 의존도가 위험수위는 넘어 명백한 중독수준에 도달했다고 결론지었다. 이 실험에서 학생들은 24시간동안 인터넷, 스마트폰, 페이스북, 트위터등 모든 디지털 미디어를 사용하지 못하였고 시험에 참가한 대부분의 학생들이 실험기간동안 세상과 격리된 느낌을 받았으며 무인도에 사는것처럼 외로움과 불안감을 느낀것으로 나타났다.

실험에 참가한 한 학생은 “실험에 참가하는동안 뭔가 휑한 기분이 들었다. 마치 항상입는 속옷을 안입었을때 드는 그런 이상한 느낌이었다.”라고 참가소견을 밝혔다. 이 실험은 가장 활동적이고 사회적이어야 하는 학생들이 얼마나 디지털 사회생활에만 의존하고있는지 잘 보여주는 실험이다.

또 지난 9월 미국의 럿커스(Rutgers)대학교에서는 룸메이트의 동성애 장면을 몰래 촬영해 네트워크 웹싸이트를 통해 유포하여 룸메이트가 결국 자살한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 범인인 다런 래비(Dharun Ravi)라는 학생은 비록 룸메이트를 해하려는 의도가 없고 단순히 사람들의 관심과 웃음을 위해 저지른 일이라고 할지라도 인터넷이란 매체, 특히 소셜네트워크라는 파워풀한 매체가 가지고 있는 힘을 간과했는지도 모른다. 이런 부도덕하고 몰상식한 소셜네트워크의 남용은 이밖에도 얼마전 있었던 자살영상 중계, 협박메세지등등 다양하다. 이처럼 소셜네트워크라는 가상 사이버 공간에서의 부적절한 사용이 현실세계에 미치는 영향을 무시해서는 안된다.


급격히 변하는 소통수단…옛말이 되어가는 “만남”


사람과 사람사이에 다리를 놓아주고 인맥을 관리하도록 만들어진 소셜네트워크는 보다 많은 사람들과 소통할수 있고 넓은 자신만의 휴먼 네트워크를 구축하는데 더할나위없이 편리하고 좋은 수단이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가상의 세계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며 이가 가져오는 해로움도 크다.

진실한 인간관계와 만남이 이루어지려면 키보드와 모니터를 통한 가상세계에서가 아니라 사람대 사람, 눈과 눈을 마주치며 이루어져야하는것이 상식이다. 점점 기계화되어가는 소통은 기존의 인간관계를 왜곡할뿐만 아니라 소셜네트워크가 제공하는 익명성은 가상세계와 현실세계의 혼돈으로 정체성의 혼란도 가져올수 있다.

위에서 언급한 중독성은 고사하고 이와같은 삭막한 인간관계는 정신건강은 물론 일상의 삶속에도 큰 해가 될수 있는것이 사실이다.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의 눈부신 발전으로 편리함과 더 많은사람들과의 소통이 가능해진 것은 부정할수없는 사실이지만 사람사이의 돌봄과 서로의 감정을 공유하며 주고받을수 있는 관계의 가장 기초적인 덕목이 점점 사라지는것 또한 사실이다.


















영화 ‘소셜 네트워크’ 화제


최연소 억만장자이자 페이스북의 창시자인 마크 주커버그(26)의 실제 성공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소셜 네트워크’가 지난 10월 1일 개봉했다.

영화는 마크주커버그가 성격이 다소 삐딱하고 의사소통을 제대로 할줄 모르는 한 범생이 하버드 학생에서 냉혈한 자본주의자로 거듭나는 과정을 흥미롭게 잘 그려내 올해 선보인 영화중 작품성과 오락성을 두루갖춘 몇안되는 작품이라는 호평을 받고있다.

‘소셜 네트워크’는 개봉전부터 많은 화제를 되었던 영화로 현존하는 최대 소셜 네트워크 웹싸이트인 ‘페이스북’의 브랜드 가치의 힘이 어느정도인지 보여준 영화이기도 하다. 실제로 영화는 페이스북의 창업동기를 상세하게 다뤘다. 주커버그와 그의 동업자 숀은 주커버그가 여자친구 에리카와 헤어지자 학교 컴퓨터를 해킹하고 에리카의 눈에 띄기위해 네트워크를 점차 키워간다.

주커버그는 영화 마지막 장면에서 에리카에게 친구수락신청을 한뒤 확인하기위해 계속 새로고침을 클릭한다. 영화는 인간관계를 맺어주고 인맥을 관리할수 있는 네트워크를 만든이가 정작 현실세계에선 소통이 서투른 자였다는 사실을 아이러니하게 잘 표현했다는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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