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의회 ‘대북 강력규탄’ 한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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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북한이 저지른 연평도 기습 포격과 관련해 미국 의회가 나섰다. 한국 국회보다 더 강도 높은 대북 규탄론을 쏟아내며 동맹국의 의지를 단호하게 밝힌 것이다. 미 의회는 또 미연방정보기관과 국방부, 국무부 관리를 직접 불러 북한과 관련한 긴급 브리핑을 청취하는 등 한반도 사태에 연일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미 하원 공동명의 북한 규탄 결의 발의안이 전격적으로 본회 상정되는 등 미 의회가 서둘러 대북규탄에 나서고 있다.
한편 연평도 사건으로 북한과 중국 간의 국경 통제가 강화돼 북한 내 암시장에서 달러화와 중국 인민폐가 상승했으며, 남한 탈북자들이 북한 내 가족들에게 보내는 비밀 송금에도 타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데이저널>은 미 하원 본회의장의 북한 탄핵 현장과 북한 내 환율 대란의 실태를 밀착 취재했다.                                                                          <조현철 취재부기자>



최근 미국 하원 본회의장이 ‘북한 탄핵’의 목소리로 가득 찼다. 북한을 두둔하는 중국에 대한 비난도 강도 높게 쏟아졌다. 민주당 소속 하워드 버만 하원 외교위원장이 한국 연평도에 대한 북한군의 기습 포격을 규탄하는 결의안(H. Res. 1735)을 지난달 30일 본회의에 상정했다. 이 같은 조치는 이례적으로 신속한 것이다.
본회의 상정 하루 전날인 지난달 29일 버만 위원장의 대표 발의와 의원 15명의 공동 발의로 하원 외교위원회에 전격 제출된 연평도 포격 관련 대북 규탄 결의안은 하루 만에 신속히 하원 본회의에 상정됐다.
이번 사태에 대한 미 의회의 분노와 우려를 감안한 듯 만 하루도 안 돼 결의안에 공동 발의자로 참여한 의원도 33명으로 배 이상 늘었다.
의회 서기의 결의안 낭독에 이어 버만 위원장은 “북한이 지난 11월 23일 대낮에 민간인 거주 지역인 한국의 섬에 포격을 퍼부어 민간인이 희생됐다”며 대북 규탄 결의안을 발의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 “북한의 도발을 강력히 규탄하는 이 결의안이 한국민과 한국 정부에 대한 미국 하원의 강력한 연대 의지를 표명한다”며 “국가적 위기에 미 의회가 한국민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고 밝혔다.


‘北 벼랑 끝 전술’에 경고












 ▲ 하워드 버만 외교위원장
버만 위원장은 북한에 대한 강력한 경고의 말도 잊지 않았다.
그는 “어느 누구도 한반도에서 전쟁이 재발하길 원하지 않지만 북한은 자신의 행동에 책임이 따른다는 사실과 함께 휴전협정을 어기거나 무고한 시민을 살상하고 국제적 의무를 저버리는 행동을 할 수 없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어 공화당을 대표해 단상에 오른 테드 포우(공화, 텍사스) 의원은 “북한의 벼랑 끝 전술(brinkmanship)이 한반도뿐 아니라 동북아 지역 전체의 평화와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고 포문을 열었다.
그는 “연평도 포격으로 북한이 갖고 있는 적대감의 아주 작은 끝부분이 드러났을 뿐”이라며 최근 드러난 북한의 비밀 우라늄 농축 공장을 언급했다.
포우 의원은 또 최근 미 국무부의 외교 문서 공개로 드러난 북한과 이란 간 미사일 협력이 중국의 베이징 공항을 매개로 이뤄졌다며 중국을 강하게 비난했다.
그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상임이사국인 중국은 북한과 이란에 대한 유엔 결의를 뻔뻔스럽게 무시하고도 아무런 죄책감이나 부끄러움도 느끼지 못하는가”라고 반문했다.
포우 의원은 특히 중국이 6자회담의 재개에 앞서 대북제재의 이행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같은 단호한 결의 없이 중국이 제안한 대로 베이징에서 6자가 모여 차나 마셔봤자 이제까지와 마찬가지로 아무 의미도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포우 의원은 또 2차 세계대전의 영웅인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전 미국 대통령의 말을 인용해 “2차 대전의 교훈 한 가지는 단지 흔들리거나 망설이거나 조금만 약한 모습을 보여도 독재자의 정복 야욕을 자극해 전쟁을 불러오게 된다”며 단호한 대북 응징을 촉구했다.
이어 결의안 지지 발언을 위해 연단에 오른 찰스 조우(공화, 하와이) 의원은 “미국이 북한의 연평도 포격을 비난하는 데 그칠게 아니라 아예 한반도를 자유롭고 민주적이고 자본주의 정권 아래 통일하는 데 미국이 앞장서야 한다”고 말했다.
또 평소 북한 인권문제에 깊은 관심을 보인 크리스토퍼 스미스(공화, 뉴저지) 의원은 “북한 정권이 가족 간에도 서로 감시해야 하는 체제를 통해 정상적인 인간관계가 불가능하도록 만드는 등 주민들을 학대해왔다”고 비난했다.
그는 “북한 정권이 주민들을 공포에 떨게 해 김 부자를 마치 신처럼 떠받들게 했다”면서 “개인우상화가 북한에서 유일하게 허용된 종교”라고 비판했다.
40여분 가까이 진행된 이날 미 하원 본회의의 대북 규탄 결의안 처리를 위한 토론에서는 민주 공화 양당에서 모두 7명의 의원이 나서 토론자 전원이 결의안 채택에 강력히 지지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대북관심이 주업무

미국 하원 정보위원회는 지난 2일 정보기관 관계자를 직접 의회로 불러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을 포함한 대북 정보에 관해 긴급 비공개 브리핑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3일 자유아시아방송이 보도했다.
이날 오전 9시30분부터 11시까지 1시간 30분 동안 하원 정보위 소속 의원과 전문위원을 대상으로 진행된 이날 브리핑은 북한의 연평도 포격 직후 정보위의 요청으로 마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미 하원 외교위원회와 국방위원회도 1일 오후 중앙정보국(CIA)과 국방부, 국무부 관리를 의회로 불러 북한 문제를 중심으로 한 한반도 현안에 관해 브리핑을 받았다.
해당 상임위 전문위원과 보좌관들을 대상으로 비공개로 이뤄진 이날 북한 관련 브리핑에서는 북한의 연평도 도발과 최근 공개된 북한의 우라늄 농축 시설 등이 주로 다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또 최근 폭로돼 논란이 되고 있는 북한의 이란에 대한 미사일 지원과 관련한 내용 등에도 참석자들의 질의가 쏟아졌다고 의회 관계자가 말했다.
특히 이날 브리핑에는 의회 전문위원과 보좌관 등 30여 명이 참석, 뜨거운 관심을 보여 최근 북한의 잇단 도발과 관련한 미국 의회의 깊은 우려를 반영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이 밖에 하원 외교위 소속 전문위원들은 3일 오후 로버트 킹 국무부 북한인권 담당 특사를 의회로 따로 불러 북한 인권 문제에 관해 논의하는 등 미국 의회 내에서 북한 문제가 연일 주요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는 평가다.
앞서 미국 의회는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직후 추수감사절 휴회 기간에도 20 명 가까운 의원들이 북한을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하는 등 이번 사태에 큰 관심을 표명한 바 있다.
또 미국 하원이 지난 1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을 강력히 규탄하는 초당적 결의안을 403대 2라는 압도적인 표차로 통과시킨 데 이어 상원도 2일 밤 늦게 같은 내용의 대북 규탄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탈북자, 대북 송금 감소 

한편 연평도 포격 사건으로 북한의 국경일대가 봉쇄되면서 북한 내부에서 외화환율이 크게 상승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북-중 교역과 가족들에게 보내는 탈북자들의 송금이 크게 줄어들어 생긴 현상으로 분석되고 있다. 서해 연평도 포격 사건 이후, 북한 내부에서 원화와 중국 인민폐의 환율이 크게 올랐다.
지난 3일 북한 현지 주민들과 연락하고 있는 중국 조선족들과 탈북자들의 말에 따르면 함경북도와 평안북도 국경지역에서 중국 인민폐는 100위안 당 2만5천원~2만7천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연평도 포격 사건이 있기 전인 20일 경에는 함경북도 무산군 암거래 시장에서 인민폐 100위안에 북한 돈 2만 1천원, 양강도 혜산시에서는 2만 1천200원 가량에 거래됐다. 불과 열흘 동안 약 20%나 상승한 셈이다.
함경북도 지방 주민들과 연락하고 있는 중국 조선족 김수철(가명) 씨는 “이렇게 외화 환율이 오른 이유는 탈북자들의 송금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화 통제가 너무 심해지니까, 한국에서 들어오던 돈이 많이 차단된 상태고, 너무 단속이 심하다”라며 “북한에 있는 화교한데 물어봤는데 요즘 같아서는 돈 되는 것도 없고 무슨 요인이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연평도 사건이 발생하자, 북한 공안기관들은 주민 통제를 강화했고, 이에 따라 국경 경비대도 비상경계 태세에 들어가면서 국경지대에서는 긴장이 감돌았다.
남한에 정착한 탈북자들도 이번 사건으로 북한이 국경을 강화하고 내부를 통제하기 시작하자, 북한의 가족들과 연락을 중단한 상태다. 남한에 정착한 한순희(가명)씨는 이번 사건이 있기 전 가족들에게 김장준비와 땔감용으로 한국 돈 100만원(미화850달러)을 보내는 등 연락을 주고받았지만, 최근에는 전화 통화조차 어렵다고 말했다.
김 씨는 자신뿐 아니라 주변의 탈북자들도 “지금은 정세가 불안해 움직이지 않는 게 낫다” “정세가 안정될 때까지 기다려야 할 것 같다” 등의 분위기가 압도적이라고 전했다.
탈북자들의 돈을 전달해주고 수수료를 챙기던 중국의 중개인들도 “요즘은 일감이 없어 죽을 맛이다”며 움츠러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탈북자들이 보내는 송금 중에서 약 20%가량을 수수료로 챙겼다.
또 다른 탈북자 김정삼(가명)씨는 국경에 나온 가족들과의 전화통화에서 “연평도 사건이 터진 후 북한에서 저마다 위안화를 사들이는 바람에 환율이 뛰었다”는 소리를 들었다고 말했다. 전쟁 등을 우려해 주민들 속에서 중국 돈을 매입하려는 현상이 크게 늘었다는 반응이다.
북한에서 환율이 급등한 다른 이유는 북-중 거래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연평도 포격 사건이 있은 후 북한을 방문하던 중국인들의 왕래가 끊기고, 개인장사도 크게 줄어들었다고 국경지역에 살고 있는 다른 소식통은 전했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의 도발이 있기 전에 함경북도 온성군 남양교두를 통해 북한에 입국하던 중국 사사여행자의 수는 하루 300명을 웃돌았지만, 지금은 손에 꼽을 만큼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식량을 수입하던 북한 외화벌이 기관들도 현재는 문을 닫은 상태다. 북한 무역업자들과 거래하던 중국 대방들은 “앞으로 상황을 봐서 (북한에)들어가겠다”며 일체 업무를 중단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서해 연평도 포격 사건으로 시작된 북한의 국경통제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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