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협상에 대한 논란을 바라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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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정권 때부터 추진해왔던 한미자유무역협정(FTA)이 이명박 정권 집권 중반기인 지난 3일 최종 타결됐다. 이로서 2006년 6월 한미 간의 첫 협상이 시작된 이후 약 4년 반 만에 최종적인 차원의 FTA 타결이 이뤄졌다. FTA 타결까지는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FTA 협상 기간 동안 양국은 모두 정권이 교체되는 격변기를 거쳤으며 이에 따라 찬성과 반대를 거듭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미 FTA는 두 나라가 정치적인 혈맹 관계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한 배를 타게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한미 FTA에 대해서 한미 양국 내에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특히 미국은 최근 이뤄진 추가협상에 대해서 만족감을 나타내고 있는 반면 한국은 굴욕적 협상이라며 향후 국회 비준 과정에서 험난한 행보를 예고하고 있다.
하지만 FTA가 시작된 이상 진검 승부는 이제부터라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은 우리에게 기회인 동시에 위기다. 세계 최대 시장을 확보했다는 의미도 있지만 반대로 세계 제일의 경제대국에게 우리 시장의 문을 활짝 열었음을 뜻한다. 이제부터 보호장비를 다 떼 내고 그야말로 진검승부에 들어가는 것이다.
아직 국회 비준 절차가 남아 있고 야당의 반대로 진통이 예상되지만, 정부와 산업계는 협정 발효에 철저히 대비해 한·미 FTA를 위기가 아닌 기회로 만들어가야 한다. 
                                                                                              연 훈<본지 발행인>



한미 FTA는 양날의 검이다. 대외수출의존도가 높은 대한민국에서 자유무역협정을 향후 우리가 먹고 살 거리를 제공해준다는 점에서 반드시 필요하지만 다른 나라의 경제적 속국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위험요소를 가지고 있다. 특히 강대국과의 FTA일수록 이런 위험성은 더욱 크다.
이런 두 가지 요소를 가지고 있는 만큼 대한민국의 국론도 극명하게 엇갈려 왔다. 진보세력임을 자처한 노무현 전 대통령은 아이러니하게도 신자유주의의 상징인 한미 FTA를 추진해서 진보세력의 등을 돌리게 만들었다. FTA 협상으로 시작된 진보세력의 분열은 결국 정권 교체로 이어졌다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명박 대통령은 기본적인 입장에서 한미 FTA를 찬성해왔다. 하지만 노무현 정부 때 협상한 FTA 초안과 달리 추가 협상에서 미국에 너무 많은 것을 내줬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특히 정치적으로 코너에 몰려있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한미 FTA 추가협상을 돌파구 삼아 정치적 반전을 노렸던만큼 사실상 미국 측에 끌려가는 협상을 했다.
대표적인 것이 쇠고기와 자동차다. 두 가지 문제는 추가 협상의 핵심 의제였고 미국 측은 두 가지 분야에 대해 끈질기게 자신들의 요구를 주장해왔다. 특히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는 광우병 위험을 불러일으켰고 결국 정권을 위태하게 할 만큼 큰 저항에 부딪쳤다.
이런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결국 지난 3일 한미 FTA가 최종 타결된 것이다.



국익 차원의 협상

그동안 한미 FTA의 진전을 막았던 쟁점이 해소됨으로써 서명된 지 3년이 넘도록 방치된 채 먼지만 쌓였던 한미 FTA는 양국에서 국내 비준 절차에 돌입, 조기 발효를 위해 나아갈 수 있는 모멘텀을 마련하게 됐다. 이에 따라 양국은 국내 비준절차를 서둘러 추진, 무난하게 비준이 이뤄질 경우 내년 하반기에는 한미 FTA가 발효돼 `한미 무관세 자유무역 시대’를 열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미 FTA가 시행될 경우 미국에 대한 무역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경우 일단은 다시 한 번 경제를 성장시킬 수 있는 원동력을 마련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특히 한국은 내년 7월1일 세계 최대 시장인 EU(유럽연합)와 FTA를 발효키로 한 데 이어 내년 하반기에 한미 FTA도 발효하게 될 경우 글로벌 무대에서 FTA의 핵심국가로 우뚝 서는 것은 물론 경제적으로도 많은 기회를 잡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추가 협상을 통한 최종 타결은 노무현 정부 이후 3년 반 가까이 낮잠을 자던 협정문이 다시 살아 움직이게 만드는 의미가 있다.
미국 자동차 업계의 거센 반발과 미 의회의 벽에 막혀 있었지만 이번 타결로 의회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내년은 늦어도 2012년께 발효될 가능성이 커졌다. 발효될 경우 그 경제적 효과는 지금까지 우리나라가 체결한 FTA 가운데 가장 크다.
이번 추가협상 결과에 따라 효과가 달라질 수 있겠지만 2007년 당시 11개 국책연구기관이 내놓은 공동분석에 따르면 이번 FTA는 장기적으로 우리 경제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을 6.0% 증가시킬 것으로 평가됐다.
일자리 창출 효과나 외국인 직접 투자도 늘어날 전망이다.
정부가 이번 추가협상이 구조적으로 우리의 양보 폭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도 이익의 균형을 최대한 맞춰 타결을 이끄는 전략적 결단을 내린 배경도 이런 큰 틀의 경제효과가 더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결국 미국과의 협정 발효는 우리나라가 FTA 강국으로서의 위상을 다지는 결정적 계기가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나아가 FTA를 통한 경제동맹이 한미 군사안보동맹의 결속력을 높이는 효과도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굴욕적 자세

이런 경제효과와 정부의 득실 분석에도 불구하고 향후 과정은 험로를 예고하고 있다.
미국 측은 그동안 염원했던 자동차 분야에서 추가 이익을 챙긴 반면 우리 측은 미국산 돼지고기에 대한 관세철폐 시기를 2년 늦추고 복제의약품 분야에서 시간을 벌었지만 사실상 원안보다 일보 후퇴한 차원에서 합의를 했다는 평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추가협상의 시작 자체가 미국 측이 기존 FTA 내용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며 수정과 보완을 요구해 이뤄졌다는 점에서 한국은 수세적, 방어적인 입장에서 협상에 임해야 했던 한계가 있었던 탓이다.
이런 평가는 이번 협상 결과를 접한 양국의 반응에서 그대로 나타난다. 미국은 의회와 자동차업계 등에서 대대적 환영 입장을 밝힌 반면 우리 측에서는 이미 타결 전부터 나온 ‘굴욕 협상’이라는 야권의 반발이 증폭되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이번 타결을 놓고 정부로서는 전략적 판단에 따른 최선의 선택을 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국내 여론의 악화는 그동안 미국이 짊어졌던 의회 비준의 부담이 우리나라로 그대로 옮겨오는 국면이 전개되는 셈이다.
민주당 박지원 대표는 5일 “국회 비준을 거부하고 국민 반대 운동에 나서겠다”며 “정부에서는 한 획, 한 점도 고치지 않겠다고 국민에게 약속했었는데, 한 치 앞도 못 보는 이명박 정부의 태도를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번 타결로 기존협정문에는 변화가 없지만 추가 협상 결과를 별도의 합의인 서한 교환형태로 이뤄질 예정임에 따라 이미 국회 상임위를 통과한 한미 FTA 비준동의안을 다시 제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국회에서의 진통을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재로서는 양국 의회가 서두르면 한미 FTA 비준을 내년 상반기까지 마칠 수도 있지만 국내 야권의 반발 등을 고려할 경우 2012년은 돼야 발효가 가능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이번 추가합의는 또 이미 서명을 마친 협정문을 보완하는 선례를 남긴 점에서도 향후 한국이 다른 국가들과 FTA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데 있어 아킬레스건이 될 수 있다.
내년 7월 잠정발효를 앞둔 한.EU FTA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EU와의 FTA 발효 시기가 늦춰진 과정에는 자동차 문제에 강한 불만을 제기한 이탈리아 측 입장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울러 협상과정에서 정부가 쇠고기 수입 확대를 요구하는 미국의 전방위 공세를 막아내긴 했지만 미국 일부에서 벌써부터 쇠고기 문제를 재협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그 불씨는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전망이다.
협정을 체결할 때는 이해득실을 철저히 따져야 하지만 진짜로 어느 나라가 이익인지는 앞으로 하기에 달렸다. FTA를 통해 자국 경제를 더 성장시킬 수 있는 나라가 궁극적으로 승자가 되는 것이다. 승부는 지금부터 시작이다.


사진설명 : 한미 정상회담에 참석한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과 론 커크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11일 청와대에서 환담하고 있다. 양국 장관은 이날 오전까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쟁점현안 타결을 위해 막판절충에 나섰지만 미국산 쇠고기 수입확대 문제에 대한 견해차를 좁히지 못해 완전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한미 양국은 3일 타결된 자유무역협정(FTA) 추가협상에서 자동차 관세철폐일정 조정, 자동차에 한정된 세이프가드 도입, 돼지고기 관세철폐 연장, 의약품 허가.특허 의무이행 3년 유예, 기업내 전근비자 유효기간 연장 등에 합의했다. 다음은 추가협상 합의 요지.


◇ 자동차 분야
▲ 관세 분야 =
승용차는 모든 승용차를 대상으로 양국이 협정 발효 후 4년 후 5년째 해에 관세를 완전 철폐하기로 했다. 미국은 관세 2.5%를 발효후 4년간 유지한 후 철폐(2012년 1월1일 협정 발효 전제시 2016년 1월1일)하고 한국은 발효일에 관세 8%를 4%로 인하하고, 이를 4년간 유지한 후 철폐한다.
전기자동차는 한국은 발효일에 관세 8%를 4%로 인하하고, 한국(4%)과 미국(2.5%)이 모두 4년간 균등 철폐한다.
화물자동차는 미국은 당초 한미 FTA 일정대로 9년간 관세(25%)를 철폐하되 발효 7년 경과후부터 2년간 균등 철폐한다.


▲ 세이프가드 = 한미 FTA에 규정되어 있는 일반 세이프가드 외에 한EU FTA 세이프가드의 6개 절차적 요소를 반영한 자동차에 국한된 상호주의 세이프가드를 도입키로했다. 6개 요소는 △관세철폐후 10년간 적용가능 △발동기간은 최대 4년 △발동 횟수 미제한 △점진적 자유화의무 미규정 △잠정조치 절차요건 간소화 △2년간 보복금지 등이다. 다만 미측이 요구한 ‘심각한 피해'(serious damage) 발동요건은 삭제했다.


▲ 안전기준 = 제작사별 2만5천대까지 미국 안전기준을 준수할 경우 한국 안전기준을 준수한 것으로 인정하기로 했다. 다만 우리 요구에 따라 세부 사항을 규정했다. 이 규정은 △미국으로부터 수입된 자동차에만 적용 △2만5천대 접근시 동등성 추가 수용 여부 등 검토(review) △버스·트럭 등 상용차에 대해 일부 한국 기준 요건 부과 △ 심각한 안전 문제 발생시 조치 권한 확보 △신기술 적용 자동차에 대하여 부당하게 시장접근을 거부·지연시키지 않는다는 규정 도입 (한EU FTA 동일내용)


▲ 연비.CO2 기준 (2012~2015년간 시행 예정) = 4천500대 이하(2009년 판매기준) 제작사에 대해 19% 완화된 기준을 적용하기로 합의했다.


▲ 투명성 = 자동차 관련 주요 규정에 대해 공포후 시행일까지 도입기간 12개월을 부여한다. 사후이행검토 제도를 도입하되 유예기간을 24개월로 설정했다.


▲ 연비.CO2 기반 세제 = 향후 연비.CO2에 기반한 자동차 세제에 대한 절차적 투명성을 규정하기로 했다. 이 규정은 분쟁해결 대상에서 제외하고 협력과 협의 절차만 반영한다.


◇ 한국 요구사항
▲ 돼지고기 관세철폐 기간 연장 =
당초 한미 FTA에서 2014년 1월1일에 관세를 철폐하도록 됐던 냉동 기타 돼지고기 품목(목살, 갈비살등)의 관세철폐 시기를 2016년 1월1일로 조정해 2년 연장했다.


▲ 의약품 허가.특허 연계 의무 이행 유예 = 한미 FTA 협정상 복제의약품 시판허가와 관련한 허가·특허 연계 의무의 이행을 3년간 유예하기로 했다. 당초 협정은 시판방지조치 의무 이행에 대한 분쟁해결절차 적용을 18개월 유예하도록 하고 있었으나 이번에 이행 자체가 3년간 유예되도록 합의햇다.


▲ 기업내 전근자 비자(L-1) 유효기간 연장 = 우리업체의 미국내 지사 파견 근로자에 대한 비자(L-1)의 유효기간을 연장하기로 합의했다. 지사 신규 창설시에는 1년에서 5년으로, 기존 지사 근무 때는 3년에서 5년으로 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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