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넷’ 무료 전화번호안내 제한 서비스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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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넷’ 전화 서비스는 LA지역에서 한국어로 전화번호를 문의해 안내를 받는 유용한 서비스다. 상당수 한인들이 주위에 업소록이 없을 경우, ‘하나넷’ 전화서비스에 다이얼을 돌려 자신이 원하는 단체나 업소의 전화번호를 묻는다. 하나넷 서비스는 해당 번호를 똑똑한 음성으로 두 번 알려준다. 업소록이 있어도 일일이 뒤적이기 귀찮아 무료전화를 걸게 되는 경우가 많다. 한국인 특유의 ‘빨리 빨리’ 특성과도 일맥상통한 서비스인 셈이다.
LA는 물론 미주 전 지역에서 언제 어디서나 하나넷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캘리포니아 이외 타주 지역은 1-877-HANANET(426-2638)로 걸면 미 서부시간 기준으로 오전 7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전화 번호 안내를 무료로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최근 하나넷 무료전화 서비스에 고객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약 10만 건의 전화번호 데이터를 지니고 있는 해당 서비스에서 회사 측이 경영상의 문제를 이유로 고객이 원하는 특정업소 전화번호를 알려주지 않아 원성이 폭주하고 있는 것이다.
본국 중앙일보의 IT전문 자회사인 조인스 아메리카가 통합운영하고 있는 하나넷 무료전화서비스의 문제점과 실태를 <선데이저널>이 들여다봤다. 
                                                                                            <조현철 취재부기자>



하나넷 서비스는 최근 본국 중앙일보의 IT전문 자회사인 조인스 아메리카가 통합운영하면서 무료 전화번호 안내와 IT기술을 접목한 종합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미주 중앙일보도 자연스럽게 서비스를 연계하고 있다. 지난 2006년 미주 중앙일보는 사고(社告)를 통해 “중앙일보가 운영하는 무료 안내전화번호 서비스 센터인 ‘하나넷’이 미 전국 서비스를 시작합니다”라고 알렸다.
미주 중앙일보에 따르면 하나넷 서비스는 미국 주요 지역의 한인 비즈니스와 공공기관 안내 등 10만 개의 전화번호 데이터베이스를 확보해 주류사회의 ‘411’를 표방하며 친절한 한국말 서비스로 한인들의 가이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회사 측은 경영상의 이유를 들어 일부 리스팅에 대한 서비스를 전격중단해 논란을 빚고 있다. 일부 언론사를 비롯해 관공서, 호텔, 항공사, 여행사, 식당 등 전화 문의가 빈번한 업체들에 대해 서비스를 일방적으로 중단한 것이다. 서비스 중단 이유는 ‘계약 서비스 기간이 만료’되었다는 것이다. 안내원의 일방적인 통보에 분통을 터트리는 고객들이 급증하고 있다.


말뿐인 무료안내서비스

본지에 제보를 한 익명의 독자는 “하나넷 무료전화 서비스에서 한국일보나 라디오 코리아 등 다른 언론사의 전화번호를 문의했다가 거부당했다”며 “이들 언론사가 중앙일보나 중앙라디오의 경쟁 회사이기에 서비스를 거부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 제보자는 또 “중앙일보라는 대언론사가 운영하는 무료전화 서비스사의 경영방법치고는 졸렬하기 그지없는 횡포”라고 꼬집었다.
언론사뿐 아니라 일부 대형 호텔과 병원 등의 전화번호까지 알려 주지 않아 서비스 이용 고객들로부터 “너무 하는 것 아니냐”는 불평이 이어지고 있다.
예를 들면 “한국일보 전화번호를 알려주세요”라고 요청하면 ‘무료 리스팅 서비스가 끝나서 알려드릴 수가 없습니다’라는 답변이 나온다. 그래서 “라디오 코리아 전화번호는 어떻게 되나요”라고 문의해도 역시 ‘무료 리스팅 서비스가 끝나서 알려 드릴 수가 없습니다’라고 답변이 돌아오는 식이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본지 취재진이 지난 3일과 4일 실제 다이얼을 돌려 ‘선데이저널과 한국일보’와 ‘라디오 코리아’ ‘JJ 그랜드 호텔’ 등에 대해 번호를 문의했으나 실제로 ‘무료 리스팅 서비스가 끝나서 알려드릴 수 없다’라는 답변만 들었다.
또 다른 제보자는 약속시간이 늦어 기다려 달라는 말을 하기 위해 자동차 안에서 하나넷에 해당업소의 전화번호를 문의했으나 똑같이 낭패를 당한 경험담을 토로했다. 이 제보자는 “특정업소들을 위한 제한된 업소전화번호 안내를 하려면 무료전화 서비스라는 말을 하지 말아야지 공연히 시간만 낭비했다”며 “공익을 무시한 상술에만 관심 있는 전화 서비스”라고 하나넷 무료전화서비스를 질타했다.
그러나 회사 측의 경영상 어려움에 대한 하소연도 나름의 이유는 충분하다.
회사 측 관계자는 “지난 7년간 무료전화 서비스로 인해 수백만 달러의 손실을 봤다”며 “하루에도 수십번씩 고객들이 자주 찾는 특정업소의 전화번호를 묻는 고객들을 상대로 한 사람당 30초씩만 계산해도 한 서비스 요원이 30분 이상을 소요하다보니 어려움이 많아 부득이 자주 애용하는 1천여개의 업소들만을 제한적으로 서비스를 중단하게 된 것이지 다른 불순한 의도가 있었던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회사 측 이유 있는 해명

취재진은 최근 고객으로 가장해 하나넷에 전화를 걸어 언론사인 한국일보와 라디오 코리아 전화번호를 알려 주지 않는 이유를 문의했다. 이에 대해 하나넷의 한 관계자의 설명은 이러했다.
일반적으로 하루에 이들 언론사들이나 일부 호텔과 병원 등등의 전화번호를 묻는 경우가 다른 업소전화번호 문의보다 월등히 많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문의에 시간적으로나 인력 여건 상 당연히 경비가 지출되기 때문에 리스팅 서비스를 실시하게 됐다는 것이다.
처음 하나넷 서비스를 시작한 2003년에는 하루 평균 2천 건에 불과한 전화문의가 최근에는1만 건 이상으로 크게 늘어났다고 한다. 지난 7월의 경우는 월 40만 건이나 됐다고 했다. 하루에 1만 건 이상이라면 한 시간 동안에는 평균 4천통 이상의 전화가 온다는 계산이고 매 분마다 7건 이상전화문의가 온다는 통계다.
그리고 매 10초마다 한 건의 전화가 온다는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한인들이 전화번호를 찾고 싶으면 업소록을 찾기보다 손쉬운 방법인 전화 안내 서비스로 ‘하나넷’을 찾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하나넷’ 측은 당초 ‘무료 리스팅 서비스’로 해주었으나 그 후 해당 언론사에서 ‘리스팅 서비스’ 재계약(renewal)을 하지 않았기에 전화번호 안내를 중지했다는 설명이다. 말하자면 리스팅 서비스 계약을 한다면 언제든지 전화번호 안내를 한다는 설명이었다.
리스팅 서비스 비용은 전화번호만 안내할 경우 1년에 300달러, 업소 주소까지 안내할 경우는 400달러, 그리고 업소 측과 바로 연결해주는 서비스까지 포함할 경우는 700달러로 책정돼 있다.
최근 JJ 그랜드 호텔 측은 자신의 호텔 번호 서비스를 ‘하나넷’에서 제공하지 않는 것을 알고 1년에 300달러 짜리 유료 서비스에 가입하기를 결정했다. 그러나 한국일보나 라디오 코리아 측은 “어림없다”는 입장이다. 이들 언론사들은 ‘계약 자체가 없던 것인데 무슨 재계약이냐’는 대꾸다.
현재 하나넷 측은 리스팅 서비스 비용을 내지 않는 업소는 비록 공공성을 띄고 있는 곳이라도 전화번호 안내를 해주지 않고 있다.
이 같은 하나넷의 입장에 대해 대학생 L씨(26)는 “한국에서 관광 온 친구가 언론사라면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을 것 같아서 한국일보 전화번호를 알려달라고 했는데 거절당해 황당했다”면서 “적어도 공익적인 면에서 언론사나 중요 업체들의 번호는 알려 주어야 하는 것이 비즈니스 상식이다”라고 말했다.
L씨는 ‘리스팅 서비스 비용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전화번호를 무료로 알려주는 것이 하나넷의 서비스”라면서 “해당 언론사들과의 비즈니스 계약은 또 다른 문제”라고 답했다.
코리아타운 단체장인 S씨는 “언론사들은 이민자들의 길잡이 노릇을 하는 기관인데 이들 특정 언론사의 전화번호를 ‘리스팅 계약 불이행’이란 이유로 가르쳐주지 않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면서 “하나넷이 무료전화 서비스를 한다는 사명의 본질을 망각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다른 의견을 내는 입장도 있다. 코리아타운 8가에서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J씨(여성)는 “하나넷 측의 리스팅 서비스 제도는 이해할 수 있는 사항이다”면서 “하나넷도 비즈니스인데 당연히 수지 결산을 고려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J씨는 또 “하나넷 측과 언론사들이 상호 이해를 충족시키는 계약을 하면 될 것”이라면서 “언론사들이 리스팅 서비스 비용 대신, 하나넷 서비스를 일정 부분 홍보해주는 방법을 택할 수도 있다고 본다”고 제안했다.



광고주 끌어들이기

미국 주류사회의 전화번호 안내서비스는 어떤 형태로든 별도 요금이 부과되고 있다. 하지만 하나넷 전화 서비스는 무료이다. 하나넷 서비스의 이용 형태를 보면 흥미로운 대목도 많다.
최근 부쩍 증가한 하나넷 전화서비스 이용 중 찾는 업소의 정확한 이름을 알고 문의하는 경우는 58.3%에 그치고 있다. 나머지는 업소와 관련된 일부 정보만을 기억하고 문의를 한다. 말하자면 “한방원” “타운 내 호텔” “중국 식당” 등 단순히 업종만을 문의하는 경우도 많다는 것이다.
침을 맞고 싶은데 당장 떠오르는 한의원이 없을 경우 “아무 한의원이나 알려 주세요”라고 한다는 것이다. 이때 하나넷은 회원업소로 가입한 곳을 우선 추천한다고 한다. 특정한의원이 회원업소로 가입했기에 해당한의원을 가르쳐 준다는 의미다.
그러나 여기에도 문제가 있다. 만약 고객이 “아무 중국식당의 번호”를 문의할 경우, 해당 회원 업소가 많을 경우 어느 중국식당을 먼저 추천할 것인지 의문이다. 이에 대해 하나넷 측은 순서대로 알려 준다는 설명이다.
하나넷 측은 회원업소에 가입할 경우 하나넷 추천 서비스를 통해 효과적으로 고객을 유치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회원업소 직접 연결 서비스를 통해 전화 번호를 기억한 후 전화를 끊고 다시 걸어야 하는 불편함도 없앴다.
또한 하나넷 측은 중앙일보 지면과 인터넷 코리아데일리닷컴에 노출되는 혜택도 많아질 수가 있다고 주장한다. 이는 매출을 올리기 위한 수단의 한 방법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하나넷 측은 전화번호를 통한 다양한 마케팅을 추진하고 있다. 직원이 전화번호를 찾는 동안 기다리는 고객에게 회원업소들에 대한 홍보 마케팅을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나넷 측은 실제로 7가와 웨스턴에 위치한 일식당 ‘활어광장’이 해당 서비스로 톡톡한 재미를 보고 있다고 밝혔다. 하나넷의 홍보 프로그램을 통해 매상이 20% 이상 증가했다고 한다.
최근 하나넷은 단순 전화번호 안내를 넘어 다양한 분야로 그 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수신형태의 서비스에서는 홈쇼핑과 연계한 주문전화 접수 서비스를 받고 기업의 수신 콜센터 대행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또 발신형태의 서비스로는 상품판매의 텔레마케팅을 비롯해 고객 만족도 전화 설문조사 한인 여론조사 및 선거관련 조사 등이 있다.








중앙일보-중앙방송은 최근 한달간 하나넷에 전화번호 문의가 많았던 업종으로 병원이 전체 120여개 업종가운데 13.97%로 1위에 올랐다고 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병원 다음으로 식당(11.28%) 자동차(5.74%) 미용(5.37%)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 7월 전체 40만여 건의 문의중 병원이 13.4%를 기록했고 식당(11%) 자동차(5.8%) 미용(5.2%)업종이 그 뒤를 이었다. 평소에는 식당에 대한 문의가 가장 많았으나 7월에는 방학을 맞아 피부과 성형외과 등 병원진료에 대한 수요가 집중되면서 전화번호를 찾는 사람이 많았다. 개별 병원으로는 고려보건진료소가 수위에 올랐으며 성심피부과 정만길내과 백강인피부과 웨스턴병원 등이 전화번호를 많이 묻는 병원으로 나타났다.
병원을 찾는 전화 이전에 가장 많은 안내문의는 식당 업종으로 나타났다. 지난 6월15일부터 7월 15일 기간 중 전체 전화문의 43만여건 중 36%인 15만여 건이 식당번호를 묻는 것이었으며 이 가운데 배달을 많이 하는 ‘진흥각’이 2,254건으로 1위를 차지했다.
당시 예약고객이 많은 ‘소향’과 새롭게 문을 연 ‘반’도 문의가 많았다. 이 기간 월드컵의 영향으로 배달이 가능한 식당들에 대한 문의도 집중됐다. 업종별로는 한식이 58.8%이나 차지 압도적으로 한식당에 대한 문의가 많았으며 일식과 중식당이 그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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