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은행 유재환 전 행장 입지…공중에 뜰 가능성도

이 뉴스를 공유하기


















▲ 유재환 전 중앙은행장.

나라은행과 중앙은행의 합병 희소식에 이어 이면에 꽁꽁 숨겨져 왔던 환부가 끝내 터졌다.

중앙은행을 이끌어 왔던 유재환 행장이 지난 5일 사의를 표명한지 하루 만에 해고 조치되는 충격적인 일이 발생한 것이다.

중앙은행이 유 행장을 해고 조치한 배경 이면에는 그가 합병발표 이후 한미은행과의 사이에 두고 이중플레이를 벌인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유재환 행장은 나라은행과의 합병과정에서 CEO(최고경영자) 자리가 앨빈 강 나라은행장에게 돌아가고 이사까지 배제되자 급기야 극단의 선택을 택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미은행의 새 행장 영입설에 대해서도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에서 한미은행 직원들의 불만도 점차 고조되고 있다.

2004년 유 행장이 한미은행 행장에서 출행 당한 사유가 ‘능력부족’이었는데 이번엔 ‘능력인정’을 이유로 재영입한다는 것은 이치에도 적합하지 않다는 논리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 12일 한미은행의 ‘행장교체안’이 처리될 것으로 관측됐던 한미 이사회가 전격 취소되면서 새로운 국면이 예고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유재환 전 행장이 차기 윌셔은행장으로 낙점됐다는 소문이 번지는 등 연초부터 그의 거취문제가 한인 금융가의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박상균 기자<블로그 – http://cool711005.blog.me>

지난 6일 중앙은행의 지주회사인 센터파이낸셜 코퍼레이션(이사장 정진철) 측은 “유재환 행장을 해임하고 신임행장 대행에 리차드 S 콥 씨를 임명했다”고 발표했다.

며칠 동안 이사들은 유재환 행장의 한미은행 이적설을 반신반의하다가 발표 하루 전인 5일 급기야 중앙은행 고문변호사의 천거로 리차드 콥 씨를 감독국에 천거, 하루 사이에 승인을 받아내고 유재환 행장을 해고 조치해 속전속결로 사태를 수습했다.

이 같은 충격적인 뉴스는 지난해 12월 9일 발표된 나라은행과 중앙은행간의 합병합의 소식이 결정된 시점부터 어느 정도 예상된 것이었다는 게 한인 은행가의 분석이다. 특히 유재환 행장은 지난 합병합의 과정에서 당연히 자신의 몫이 될 것으로 믿었던 행장직이 막판에 나라 측 앨빈 강 행장에게 넘어가고 이사진에서까지 배제되는 불편한 상황에 크게 낙담해 불만을 키워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우리금융과의 인수전에 빨간 불이 켜진 한미은행 측이 유재승 현 행장의 교체를 고려하는 과정에서 1순위 후보로 유재환 행장이 손꼽힌 것이 이번 사태발생의 도화선이 됐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한미 노광길 이사장이 적극적으로 유재환 행장을 차기 행장감으로 천거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사실상 구두영입 확정통보를 받은 유 행장이 중앙은행의 최 측근 고위간부들에게 이적을 자문하는 등 분란을 일으키고 있다는 소식을 접한 중앙은행 이사진들이 크게 분개, 급기야 해고라는 초강수를 두게 됐다는 뒷이야기다.

은행원으로 해고조치를 당하는 것은 사형선고나 다름이 없는 중대한 사건으로 ‘레드카드’나 다름이 없다. 그러나 유 행장으로서도 합병은행의 행장은 고사하고 이사진 합류실패가 기정사실화하는 등 사실상의 자존심이 붕괴된 상태에서 돌출행동이 불가피했다는 동정론 역시 만만치 않다.

물론 중앙 이사회 측은 그가 처음부터 합병과정에서 백의종군할 뜻을 피력했다는 점에서 유재환 행장의 이번 사표제출에 대해 해고조치라는 초강수를 빼어들 수밖에 없는 배경이 됐다는 설명이다.


어정쩡한 입지 불만



















▲ 지난해 12월 9일 나라와 중앙은행간 합병합의 기자회견 당시.

ⓒ2011 Sundayjournalusa

지난해 12월 9일 나라은행과 중앙은행의 합병합의 소식이 확정되던 날 장 마감 후 마련된 타운의 한 호텔 기자회견장으로 양 은행 고위 간부진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이 자리에서 한인 금융계 역사상 최대 빅뉴스로 자리매김할 나라-중앙 합병합의가 공식적으로 발표됐다.

그런데 유독 어두운 얼굴을 하고 있는 이가 한 사람 눈에 띄었다. 다름 아닌 중앙은행 유재환 행장이었다.

나라은행과 중앙은행의 합병과정에서 유독 눈길을 끌었던 대목은 합병은행의 CEO가 앨빈 강 나라은행장, Preident가 유재환 중앙은행장으로 결정됐다는 점이다. 한 은행의 우두머리가 2명이 존재하는 형태로 다소 의아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로컬 기자단은 집요하게 두 사람의 향후 역할이라든지 호칭 등에 대해 질문공세를 펼쳤다. 이에 대해 양 은행 측은 결국 기자회견을 마치고 난 뒤 추후 통보를 통해 앨빈 강 나라은행장이 통합은행의 ‘대표최고경영자(CEO)’, 유재환 중앙은행장이 통합은행의 ‘행장(Preident)’이라는 애매모호한 결정을 알려왔다.

하지만 이날 기자회견 중간에 발표된 내용을 종합해보면 사실상 통합은행의 행장 임무수행은 앨빈 강 나라은행장이, 이에 반해 유재환 중앙은행장은 한인 커뮤니티와의 관계개선을 비롯한 영업활동을 전담하게 된다는 답변이 이어졌던 터라 전쟁은 이미 예견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사실상의 낙마결정


나라은행과 중앙은행의 합병 합의라는 큰 틀을 일궈내는 데에는 유재환 행장의 양보가 큰 밑거름이 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나라은행이 이사장직과 행장직 모두를 가져가는 모양새라 유재환 중앙은행장의 백의종군 선언이 막판 큰 힘을 발휘했다는 것이다.

이를 반영하듯 중앙은행의 한 고위인사는 “사실 유재환 행장이 많은 부분에서 양보를 결정해준 터라 모든 것을 신뢰했다”며 “합병은행의 초대행장은 앨빈 강 행장이 맡게 되더라도 다음 임기에는 유재환 행장이 뒤를 잇는 그러한 밑그림을 그렸던 게 사실이다”고 전했다.

또 다른 한 고위급 인사는 “이미 선데이저널이 기사화했던 대로 합병합의 발표 직전에도 한차례 사표제출이 이뤄지는 등 항의성 행동이 조금 과하다는 면을 어느 정도 느끼고 있었다”며 “한인 금융계의 대표인물로서 50억 달러 이상의 자산고를 넘어서는 커뮤니티 리저널 뱅크의 탄생을 위해 다소 양보심을 발휘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이 모든 중앙 고위 이사진의 미래지향적 시나리오를 믿고 따르기에는 유재환 행장으로서도 의심을 걷어낼 수가 없었다. 더욱이 통합은행의 이사진에까지 배제되는 수모를 겪게 되자 결국 크게 반발심이 일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바로 이때부터 평소 직설적인 성격의 소유자인 유재환 행장이 대놓고 불만을 여러 간부들에게 토로하기 시작했고, 이러한 행동이 내부조직의 동요로 이어지자 중앙은행 이사진 측은 ‘포스트 유재환 체제’를 준비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유재환 행장 또한 호락호락하게 당하지 않기 위해 맞불작전을 준비했다. 바로 경쟁은행이자 친정이었던 한미은행으로의 이적추진을 공개적으로 추진했던 것이다.

유재환 행장과 가까운 한 금융계 원로인사는 “합병합의 과정에서 나라은행이 여러 모로 우위를 점하게 된 상황에 대해 크게 낙담했다”며 “또한 철썩 같이 믿었던 행장 직이 막판에 날아간 상황에 대해 내심 대범한 척 했지만 속으로는 무지 속상해했다”고 전했다.


막판변수 ‘한미은행장 교체설’


이런 가운데 지난해 연말부터 한인 은행가에는 한미은행이 행장교체를 추진한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그런데 한미은행 차기행장 1순위로 유재환 중앙은행장이 꼽힌 가운데 오는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조앤 김 윌셔은행장, 최운화 커먼웰스은행장 등도 주요 후보 군으로 떠오른 것이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3명의 후보 가운데 단연 주목을 끈 사람은 유재환 중앙은행장. 나머지 두 사람의 경우 사실상 연임 가능성이 워낙 높은데다가 본인들 또한 전혀 이직을 고려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라 실현 가능성이 희박해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재환 행장의 상황은 달랐다. 나라-중앙 합병은행의 추진과정에서 철저히 소외되고 있는데다 마지막 명예회복 차원에서라도 친정복귀를 꾀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판단에서였다. 이런 가운데 한미은행의 최고 실세라 할 수 있는 노광길 이사장의 적극적 러브콜과 지원사격은 큰 힘이 됐던 것이다.

더군다나 과거 한미은행 시절 손성원 행장의 전격영입에 따른 경질에 따른 충격파를 어느 정도 씻어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삼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한편 2011년 신묘년이 밝으며 새해 첫날 시무식이 열린 지난 3일 월요일. 유재환 중앙은행장은 올림픽 지점으로 출근해 직원들과 함께 시무식을 주관하며 ‘중앙은행과 합병은행의 힘찬 출발’을 외쳤다. 하지만 속마음으로는 한미은행 이적이 결정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결국 이날 한미은행 노광길 이사장으로부터 구두로나마 행장교체 확정소식을 듣고 유 행장은 주저 없이 사표를 제출했다는 후문이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중앙은행 측은 부리나케 임시행장 대행으로 주류은행장 출신인 리차드 S 콥 씨를 다음날 오전에 감독국 승인을 요청했고, 곧바로 같은 날 오후에 승인을 받아냄으로써 1달여간 벌어진 줄다리기는 끝을 향해 치달았다. 하지만 중앙은행 측은 유재환 행장의 사의표명에 따른 사표수리를 선택하지 않고, 해고라는 초강수를 빼어 들었다.

이는 유재환 행장이 사의를 표명하고 연락을 두절한 채 출근을 하지 않았다는 점, 인수인계 절차 등 모든 관례를 무시했다는 점에서 ‘괘씸죄’를 적용했다는 것이 금융가의 해석이다.

한편 유재환 행장은 중앙은행에서 한미은행으로의 친정복귀가 기정사실화됐다가 막판 변수에 부딪혀 새 국면을 맞고 있다. 워낙 한미은행 내정설이 파다했던 데에다 유재환 행장 영입안을 가결시킬 것으로 예상됐던 지난 12일 한미은행 이사회가 전격 취소되면서 이번 사태가 미궁 속으로 빠져들었기 때문이다. 특히 이 같은 돌발상황은 한미은행 내부적으로 일부 이사진과 고위급 간부들이 유 행장 영입에 대해 강력한 반발 움직임을 나타낸 것에 따른 것으로 주목을 끈다.

이런 가운데 유재환 전 행장이 차기 윌셔은행장에 낙점됐다는 소문까지 한인 금융가에 급속도로 번지면서 이래저래 새해 연초부터 그의 행보는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한미은행 이적시도 따른 ‘괘씸죄’

O—중앙은행 유재환 행장에 해고조치를 놓고 한인 금융가에 말들이 많다. 나라은행과의 합병합의를 일궈낸 미묘한 시점에 경쟁은행인 한미은행으로의 이적을 은행 내부에 알린 괘씸죄를 적용했다는 ‘귀결론’과 함께 나라은행과 중앙은행의 합병과정에서 최대 희생양이 됐다는 ‘동정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것.

하지만 한인 은행가에서는 나라은행과 중앙은행의 합병합의라는 대사를 일궈낸 장본인인 유재환 행장이 마지막 일처리를 앞두고 퇴사 아닌 해고조치 당하는 불명예를 자처했다는 점에서 두고두고 뒷이야기 거리로 회자될 전망이다.

또한 그간 유재환 행장이 ‘신중한 처신’과 관련 약점을 보였다는 점에서 친정 한미은행으로의 이적추진 또한 난항을 겪게 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중앙은행 이사진 ‘차선책 골몰’

O—이번 유재환 행장의 전격적 사의표명에 따른 해고조치를 단행한 중앙은행 또한 큰 충격을 받고 제2, 제3의 돌발 상황에 대비하려는 움직임이 분주하다.

행장교체라는 우여곡절 끝 해소책을 마련하긴 했으나, 새로 영입한 리차드 콥 행장대행은 어차피 나라와의 합병을 전제로 한 ‘땜질용’ 행장이라는 것이 금융가의 해석이다. 따라서 자칫 나라와의 합병이 깨질 경우 등 돌발변수가 또 발생하지 말라는 법이 없는 상황에서 그 대비책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중앙은행 측은 차기 행장이라든지 미래에 대한 포석으로 능력 있는 한인 CFO를 외부에서 영입하려는 움직임을 가시화하고 있다. 이는 나라와의 협상이 깨질 경우, 새 행장대행이 조직 장악 등에 실패할 경우 등 숱한 경우의 수에 대비하기 위한 포석이다.

중앙 측 한 고위 관계자는 “사실 유재환 행장이 떠남에 따라 그의 최측근 인사들 또한 이적 혹은 퇴사가 불가피하지 않겠느냐”고 지적한 뒤 “새로운 구심점이 돼야 할 내부인사를 키우든지 외부인사 영입을 통해 조직 재정비를 하루 빨리 단행할 참이다”고 전했다.

@SundayJournalUSA (www.sundayjournalus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뉴스를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