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취재 3탄] LA한인타운 재개발 사업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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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타운을 포함하는 ‘윌셔센터/코리아타운 재개발계획 2011-2015년 프로젝트’를 보면 코리아타운이 금방 ‘미래도시’가 될 것이라는 착각에 빠지게 된다. 타운거리도 조경과 함께 아름답게 꾸며질 것이고 도로도 새롭게 다져지며 친환경 공원도 들어서고, 한미박물관 등 커뮤니티 센터의 건립과 비즈니스 활성화 계획 등 무지갯빛 프로젝트로 가득한 까닭이다.
하지만 이와 유사한 프로젝트들은 이미 지난 1995년도부터 계속되어 왔다. 계획만 있었지 결과는 보이지 않았다. 그 원인은 한인 커뮤니티의 감시기능이 없었고, 이를 틈탄 정치인들과 개발업자들의 농간 때문이었다. 때문에 코리아타운의 환경개선은 고사하고 오히려 더 악화되고 있다. 단적인 예가 바로 교통체증과 도로환경 악화다.
LA 재개발청(CRA)과 시의회 당국은 2006~2011년 프로젝트에서도 코리아타운의 활성화를 위해 이해관계가 맞물린 주상복합건물 ‘솔레어, 머큐리’ 등 대형 프로젝트를 승인하면서 시민들의 공공안전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무시해왔다.
솔레어 등 대형건물이 들어서면서 상대적으로 코리아타운의 지역 환경은 오히려 퇴보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솔레어가 건립되면서 원래 있던 시립 주차장이 없어졌으며 설상가상 입주자가 없어 완전히 유령 건물로 전락했다.
애초 개발업자들의 정치헌금 등으로 정치인들은 개발계획을 승인해주면서 코리아타운 내 교통체증 개선과 도로망 정비를 약속했지만 오히려 타운 내 웨스턴 거리의 교통량은 3~5배까지 증가되어 러시아워에는 ‘주차장’을 방불케 할 정도다. 도로는 자동차들이 오히려 피해 가야 할 정도로 움푹 파인 팟홀이 수 만 군데에 이른다. 한때 LA시에서 아름다운 비즈니스 거리로 유명한 윌셔거리는 지금 황폐한 도로로 변모해 가고 있다.
<선데이저널>이 지난 2주에 걸쳐 코리아타운 재개발에 관한 각종 의혹과 문제점들을 집중보도하자 LA시 당국은 지난주 대대적인 도로 보수작업을 개시 20만개 이르는 팟홀을 메우는가하면 추진해 오던 올림픽가 재단장 착공식을 갖는 등 본격적인 공사에 착수했다.
                                                                                               <성진 취재부기자>



코리아타운 웨스턴과 올림픽 심지어 윌셔가 도로는 운전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엉망이다. 움푹 파인 도로와 갈라진 아스팔트는 4도 이상의 지진이 지나간 도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수십만 곳의 팟홀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LA시 도로국(BSS)은 도로 복구반을 동원 지난 주말 동안 최근 내린 폭우로 시내 곳곳에 발생한 팟홀을 복구하기 위해 대대적인 공사를 시작하고 1만 5천 곳의 팟홀을 복구하는 작업을 벌였지만 여전히 한인타운 도로는 운전할 수 없을 정도로 만신창이다.
지난 2005년 12월 LA시는 한인타운일대의 패어나간 도로(팟홀) 보수 등 도로 정비사업을 위해 40만 달러의 추가예산을 투입했다. 당시 LA시 공공사업위원회(Commission of Public Work) 발레리 리네쉬 위원장은 한인타운 지역을 포함하는 4개 주민의회 대표단을 만난 자리에서 안토니오 비아라이고사 시장이 한인타운 지역을 포함한 4개 지역 도로보수를 위해 기존 보수예산 이외에 추가로 40만 달러를 배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코리아타운에 고작 10만 달러가 추가로 배정했다는 의미다. 한마디로 ‘눈 가리고 아옹’식의 행정이었다.
당시 윌셔-코리아타운 주민의회의 김남권 의장은 타운 내 도로와 보도 개선을 위한 캠페인을 벌이고 있었다. 당시 주민의회는 한인타운 지역 도로 실태 조사를 펴고 시 당국에 이를 건의하기도 했다.
도로망 개선작업은 해당 지역 주민의회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다. 한인 커뮤니티의 중요단체들인 한인회, 상공회의소 등등이 힘을 합쳐 건의해도 시 정치인들이 직접 행동에 나서기에는 아직도 한인 커뮤니티의 정치력은 미약하다는 평가이다.
현재 LA한인회는 두 조각이 난 상태이고, 상공회의소 관계자들은 서로 이해관계가 달라 힘을 모으지 못하는 상태다. 지금 이 시점에서 일부 단체들은 코리아타운 청소운동을 벌이고 있는데, 그 같은 운동을 전개하기에 앞서 타운의 도로안전 환경개선 캠페인부터 벌여야 한다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만약 청소 캠페인에 나서는 청소년들이나 주민들이 피켓을 들고 “도로가 위험하다”고 소리친다면 시의회 정치인들이 이를 묵살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청소운동보다 도로환경에

지난 2010년도까지 완결될 재개발 프로젝트에는 가주마켓 쇼핑몰 신축공사 승인 등을 포함해 한국마켓 신축공사, 솔레어 윌셔 주상복합 상가(웨스턴가와 윌셔가 동북쪽), 마당 쇼핑몰(웨스턴가와 6가), 머큐리 콘도전환공사(웨스턴가와 윌셔남서쪽) 등이 계획됐다. 이중 가주마켓과 한국마켓을 제외하고는 모두 완공됐다.
해당 프로젝트는 LA의 대표적인 교통체증 지역 중 하나로 꼽히는 코리아타운 웨스턴가 일대에 집중되고 있어 이 일대의 교통상황은 향후 몇 년 사이에 LA시 최악의 “교통지옥거리”로 변모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어 있었다.
특히 윌셔가와 웨스턴가를 중심으로 솔레어와 머큐리 등 주상복합 등 2개의 대형 콘도 공사와 옛 우래옥(현재 반) 식당자리에 대형 샤핑몰인 ‘마당 프로젝트’는 웨스턴가의 교통체증을 심화시킬 것으로 예상되었다.
이 같은 교통상황 악화 전망에도 불구하고 웨스턴가를 따라 가주마켓을 포함해 한국마켓 등이 초대형 쇼핑몰 신축계획을 새로 발표했는데, LA시 당국도 정치인들의 영향력으로 이들의 건축허가를 별 규제 없이 승인해버려 웨스턴가 일대의 교통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었다.
특히 근로자들의 임금과 노동조건 등의 문제제기로 공사 착공이 지연됐던 5가와 웨스턴가의 가주마켓 쇼핑몰 재개발공사도 양측의 합의로 LA시재개발공사(CRA)의 승인을 받음에 따라 올해 2월부터 공사 착공이 예정되고 있다.
또 한국마켓 그룹이 웨스턴가 1가의 현 한국마켓 부지에 추진하고 있는 지상 7층 규모의 대규모 주상복합상가인 ‘HK타운’조성계획까지 현실화된다면 웨스턴가는 러시아워가 따로 없이 주야로 교통정체가 계속되는‘주차장’ 도로가 될 것이라는 최악의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LA시나 재개발청, 그리고 LA교통국 등은 “적절한 교통 시스템을 기획하여 조정할 것”이라고 했다. 한마디로 눈가림이다. 관련 당국자들도 예상되는 교통체증을 나중에 인위적으로 통제하려는 심산인데 그럴 경우 피해는 대다수 주민들에게 돌아간다.
지난해 11월 한 보고서에 따르면 코리아타운 내 주요 교차로의 도로 서비스 수준이 평균에 미달하고 있으며, 또한 타운을 관통하는 유동 교통량에 비해 주차공간도 턱없이 부족하다는 사실이 나타났다.
CRA 측이 공개한 윌셔센터-코리아타운 교통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교차로 운행 상황을 평가하는 ‘도로운용 수준(Level of Service. DOS)’이 대부분 ‘D’ 아니면 ‘E’로 평가됐다. D는 차량 통행이 불안정해 피크타임에 현저한 지체현상이 발생하는 상태이며 E는 극심한 교차로 정체로 신호주기를 몇 차례 기다려야 하는 경우를 가리킨다.
관련 보고서는 오전과 오후 교통체증 시간대에 맞춰 6가 윌셔 버몬트 놀만디 웨스턴 등 주요 교차로를 조사한 결과다. 교차로별로 보면 교통정체가 가장 심각한 곳은 ▶6가와 놀만디 ▶6가와 버몬트로 ‘E’를 기록했다. 또 ▶6가와 웨스턴 ▶윌셔와 웨스턴 ▶윌셔와 놀만디 ▶윌셔와 버몬트의 상태는 ‘D’를 받았다.
특히 코리아타운 내 개발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거주 인구도 늘어나고 있어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 한 이들 교차로 교통상황은 더 악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현재 코리아타운서 진행 중인 14건의 프로젝트가 완공될 경우 연평균 교통량이 3%씩 늘어나 오는 2015년에는 버몬트·놀만디·웨스턴 애비뉴와 만나는 윌셔가와 6가 교차로는 교통량을 소화할 수 없을 것이라고 보고서는 경고했다.
상가와 주거지가 밀집해 있는 도로마다 주차상황도 심각하다. 코리아타운 내 6가, 윌셔, 7가 사이의 뉴햄프셔-베렌도-카탈리나와 아드모어-킹슬리-하바드 도로는 주중 내내 주차공간이 꽉 찬 상태다. 이 때문에 주차장을 찾으려는 차량들이 도로를 계속 선회하면서 낮에도 도로정체 현상을 일으키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LA시는 코리아타운 내 동서 방면의 일부 도로를 일방통행으로 변경해 도로 정체와 차량매연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특히 주차 차량을 줄이기 위해 현행 시간당 평균 1달러인 주차요금을 대폭 인상시키는 안도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개발업자와 정치인들의 농간으로 벌인 개발사업으로 야기된 교통체증을 해소하기 위해 타운 내를 일방통행제도를 만들고 주차료를 인상한다는 것은 타운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안될 뿐만 아니라 주민들에게 부담을 주게 되는 것이다.
뒤늦게 CRA 측은 교차로 적체현상을 줄이고 주차장 공간을 확보하는 매니지먼트 플랜을 수립하는 절차에 들어갔다. 매달 열리고 있는 윌셔센터-코리아타운 커뮤니티자문위원회는 지난 16일 열린 정기미팅에서 커뮤니티를 대상으로 한 워크샵을 갖고 관련 아이디어를 수렴하기로 결정했다.
CRA 측은 커뮤니티 워크샵과 공청회를 통해 여론을 수렴한 뒤 구체적인 방안을 확정 지을 예정이라면서 한인 커뮤니티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역설하지만 뚜렷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는 것이 한인 커뮤니티의 실정이다.



주차료 인상

교통량 폭주에 대해 제기된 계획서에는 윌셔가에서 좌·우회전 금지 구간을 설치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보고서를 작성한 곳은 교통 및 환경전문 조사기관인 DEA이다. DEA는 CRA에 자전거 운행선을 확대하는 안 외에 단기적으로는 교통량이 많은 교차로에 보행자를 위해 지하도를 설치하고 교통량이 많은 윌셔가에 좌회전이나 우회전을 금지하는 구간을 설치하며 감시카메라를 설치하거나 교통법규 위반자 단속활동을 벌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입주자가 주차장을 사용하지 않을 경우 건물주나 사업체 또는 매니저들이 인센티브를 제공할 수 있도록 장려하고, 새로운 테크놀로지를 이용한 시간외 주차나 장기주차 운전자 단속, 버스정류장 등에 운행정보를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안내판 설치 등 대중교통 이용을 권장하는 안이 제시됐다.
여기에 주차료를 대폭 인상하는 계획도 제기됐다. 타운 내 부족한 주차장에 대한 단기 대책으로는 주차료 인상안과 주차허용 시간 단축안이 제시됐다.
현재 코리아타운 내 대부분의 도로주차는 시간당 평균 1 달러로 웨스트 LA나 다운타운 LA에 비해 현저히 낮은편이다. 따라서 주차료를 시간당 평균 2~3달러까지 올리고 주차 허용시간도 1시간에서 30분으로 변경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스티븐 존스 시니어 도시개발자는 “교통국에서 검토 중인 요금인상안은 올해부터는 시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코리아타운 외에도 교통체증이 심한 지역에 새 요금이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주차난 해소를 위해 요금을 올리고 주차시간을 줄이는 내용의 단기안은 한인타운 내 업소들의 매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다 장기적으로 코리아타운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숀 국 도시개발자는 “각종 도시 보고서를 보면 지역 교통체증의 주요 원인은 출퇴근 차량이나 거주자용 차량 통행량 때문이 아니라 외부에서 방문하는 차량들 때문”이라며 “따라서 장기적으로 볼 때 주차료 인상이나 주차시간 삭감안은 한인타운을 방문하고픈 매력을 감소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중장기 대책으로는 거주자 전용 도로주차제 확장안, 자전거 보관대 설치안, 건물주와 입주자 회사 직원들을 위한 공공요금 할인제, 건물신축시 의무적으로 요구되는 스퀘어피트당 주차장비율 조정안 등이 제시됐다.
이번 보고서와 별도로 윌셔센터경제개발구역(BID)에는 대기오염을 줄이는 ‘탄소마스터플랜과 그린빌딩 개선 프로그램’ 도입이 추진되고 있다. 프로그램은 교통 및 주차 시스템을 개선하고 상업용 건물을 친환경 에너지 시스템으로 교체하는 내용이다.
이 프로그램은 윌셔지역의 대기오염의 주요 원인으로 주차장을 찾는 차량들의 서행으로 인해 생기는 교통체증 때문으로 분석하고 카탈리나 애비뉴 등 코리아타운 동서 방면을 가르는 소도로를 일방통행으로 변경할 경우 주차공간이 확대돼 교통체증과 대기오염이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 프로그램은 일년 동안 커뮤니티 미팅과 설문조사 등을 벌인 후 도입하게 된다. 따라서 한인 커뮤니티의 참여가 없을 경우 자칫 또 다시 일방통행안이 추진될 수 있다.
현재 웹사이트(http://www.wilshirecenter.com/green/plan.htm)를 통해 한국어로 한인 커뮤니티의 의견을 묻는 설문조사가 진행 중이다. 매스터 플랜에 대한 커뮤니티 미팅은 올해 2월 중 열릴 예정이다.







LA시, 팟홀로 인한 차량 수립비용 지불

LA시 도로국(BSS)의 복구공사는 지난 수개월 동안 파손 정도가 심하거나 차량 파손 등으로 인한 신고가 잦은 지역부터 실시 매단 3만 곳 이상의 팟홀을 수리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LA시는 또 팟홀이나 도로 이상으로 파손된 차량의 수리비용을 보상해주는 제도를 도입하기로 정하고 팟홀로 인한 차량 파손으로 지출하는 수리비용은 1인당 평균 746달러에 결정하고 팟홀로 인한 보상금을 20~1,500달러로 지불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팟홀로 파손된 차량 수리비용을 보상받기 위해서는 LA시 웹사이트(cityclerk.lacity.org)를 통해 청구서를 작성해서 보내면 된다.
LA시는 또 원활한 팟홀 보수를 위해 주민들의 전화 제보(311번)를 받고 있으며 지난 한주 동안 팟홀 피해로 인한 신고가 3,000건이나 접수되었던 것으로 조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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