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참사 불러올 뻔한 ‘솔레어’ 굴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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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코리아타운 비즈니스 중심가인 윌셔와 웨스턴 코너의 ‘솔레어 윌셔’(Solair Wilshire) 빌딩에서 발생한 전기누전 폭발사건은 코리아타운 개발사업의 암영을 그대로 노출시켰다.
Curbed LA 뉴스는 최근 “코리아타운의 ‘솔레어’ 빌딩이 암흑에 빠지다”라는 제목으로 “일종의 재난”이라고 대서특필했다. ‘태양(Sol)이란 의미와 높은 하늘(Air)에 건축된 꿈의 빌딩’으로 명명된 1억6천만 달러 초대형 22층 콘도 빌딩은 지난 2006년에 착공되어 3년만인 2009년에 화려하게 완공됐으나, 이번 사고로 “날림 부실공사의 대표격”으로 전락했다.
이번 사고로 현장에 출동한 LA소방당국은 빌딩 내 모든 입주자 전원 소개명령을 내렸으며, 1~2층 상가도 폐쇄 명령을 받아 영업이 전면 중단됐다. 약 30가구의 콘도 입주자들은 졸지에 내쫓기는 신세가 됐고, 빌딩에 입주한 10여 개 상가도 개점휴업 상태가 돼버렸다.
비아라이고사 시장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문을 연 LA한인타운 최대의 건물 ‘솔레어’는 시작부터 많은 특혜의혹과 전형적인 정경유착 논란에 휩싸였었다. 자칫 초대형 참사를 불러올뻔한 솔레어의 감춰진 문제점과 실상을 <선데이저널>이 짚어 보았다.
                                                                                              <성 진 취재부기자>








 ▲ 미국 언론에 보도된 솔레어의 추락상


Curbed LA 뉴스는 지난 27일자 보도에서 소방당국의 한 소식통을 인용해 ‘솔레어’는 재검사와 함께 건물 사용 허가를 재발급 받아야 하는 상태라고 전했다. 말하자면, ‘솔레어’는 현재 무허가 상태로 배수와 전기배전을 포함한 관련 시설을 전면적으로 재조사 받아야하며 다시 빌딩 완공 검사까지 받아야 하는 심각한 처지라는 얘기다.
전면적인 조사에는 적어도 2개월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관계자들은 보고 있지만 검사과정에 따라 자칫 6개월이 넘을 수도 있어 입주자들이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시 당국은 조사와 검사 결과에 따라 빌딩 완공 허가에 문제점이 없었는지도 정밀조사를 병행할 예정이다. 이에 허가 과정의 부정사항도 집중감사를 할 방침이라고 한 소식통은 전했다.
이 소식통은 “만약 이번 누전사고가 전기와 가스까지 복합되어 대형폭발사고로 이어졌을 경우, 22층 빌딩이 붕괴되는 사고로 이어져 대형 참사로까지 번질 수 있었다”고 전했다. 만약 빌딩이 붕괴되면 윌셔-웨스턴 지하철역까지 엄청난 손상을 당하게 되어 끔찍한 상황을 초래할 뻔 했다는 것이다.


전형적인 부실공사

현재 ‘솔레어’ 빌딩 입구에는 “이 건물은 불안전하기에 출입을 금지한다”는 시당국의 통고문(notice)이 부착되어 있다. 초호화급 초대형 주상복합 콘도 건물이 완공 된지 불과 2년 만에 부실혐의로 건물 전체가 폐쇄된 것은 LA시 건축 사례에서도 이례적인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지난 2009년 ‘솔레어’가 완공된 후 분양 홍보에 참여했던 동포 P씨는 “콘도 구조형태도 고가형이 아니고 벽이나 주방 시설에서도 날림 공사 흔적이 보였다”면서 “가격도 80만 달러 이상으로 건너편 머큐리와 비교해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이라고 평했다.
그 후 콘도 분양이 예상외로 저조한 실적을 이어가자 건물주는 80만 달러를 50만 달러 선으로 낮추어 분양을 시도했으나, 이미 하락된 ‘솔레어’의 인기는 회복되지 못했다.
지난 18일 ‘솔레어’ 주차장에서의 폭발사고로 인한 화재가 발생하자 헬기와 소방차 10여대, 소방대원들이 긴급 출동해 인근 도로 진입과 지하철역 출입이 통제되는 등 일대 소동이 발생했다.
당시 출퇴근 시간에 웨스턴과 윌셔의 교차로 주변 도로도 전면 통제되는 바람에 오가는 차량들이 심각한 혼잡을 빚었다. 인근에 있던 주민들은 지진 발생으로 착각하기도 하고, 일부는 지하철 사고로 생각될 정도로 엄청난 굉음이 진동했다.
LA시 재개발청(CRA)이 작성한 윌셔센터/코리아타운 재개발프로젝트(2006-2010) 5개년 계획 보고서에 따르면 “솔레어 빌딩을 포함해 코리아타운 내 머큐리, 서밋 온 식스, 베르사이유 6가의 시티센터, 컨트리야드 마당, 올림픽 팔레스 등등 건축 개발사업이 CRA재개발계획 구역 내에서 매우 중요하게 완공됐다”고 적시되어 있다.
하지만 코리아타운 내 최대 프로젝트로 자랑해온 윌셔와 웨스턴 코너에 우뚝 솟은 ‘솔레어’ 빌딩은 지난 18일 하마터면 초대형참사로 이어질 뻔한 처지에서 천만다행으로 지하 주차장에서의 전기누전 사고로 위기를 넘겼다.
그러나 시 소방당국과 수도전력국, 빌딩안전국 등 관계 부서는 현재 빌딩 전체에 대한 전기와 수도 시설에 대한 전면적인 집중 조사와 감사를 위해 ‘솔레어’에 대해 잠정 폐쇄조치를 내려 빌딩 출입이 전면금지돼 유령건물로 전락했다. 
‘솔레어’는 지하 1층, 지상 22층에 고급 콘도 186유닛과 4만 스퀘어피트 규모의 지상 1~2층 36업소의 상가를 포함하는 초대형 대단위 주상복합 건물이다. 3~7층은 콘도 전용주차장이다. 건축비만도 1억 6천만 달러에 달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로 LA한인사회에 전무후무한 계획이었다.










 ▲ 솔레어 건물에 부착된 ‘불안전한 빌딩’ 경고문


책임 물을 주체 없어

한편 폭발사고로 퇴거명령이 내려진 ‘솔레어’ 측은 조속한 시일 내에 건물을 정상화 시키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어디까지나 희망사항이다. 시정부차원의 대대적인 조사는 연방조사로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솔레어’ 건물 관리업체인 ST 레지덴셜사는 지난 24일 기자회견을 갖고 60일 이내에 건물 운영을 완전히 정상화하겠다고 밝혔다.
ST 레지덴셜사의 조나단 페트칙 대표는 “전기누전으로 인해 화재가 발생했으나 화재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배선과 기타 사고가능성이 있는 부분들에 대해서 재점검에 들어갈 예정”이라며 “소방국 감사를 포함, 60일 이내에 건물을 완전히 재정상화 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입주자의 양해를 구했다.
시 당국의 건물 퇴거기간이 길어지면서 입주 주민들과 상인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페트칙 대표는 “ST 레지덴셜에서 모든 비용을 감수하고 입주자들을 호텔방에 투숙시켰으며 핫라인 개설 등을 통해 대화를 계속하고 있다”며 “ST 레지덴셜은 이번 피해에 대해 도의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어디까지나 도의적인 책임을 지겠다는 것이지 전적인 책임을 지지는 않겠다는 의미도 포함되어 있다.
현재 ‘솔레어’ 콘도 입주자들의 HOA(주택소유자연합회)를 대신하고 있는 ST 레지덴셜 측의 피터마리노 대변인은 “빌딩의 전기 배선판을 완전 교체하기 위해 60일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빌딩의 존 고 매니저는 입주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전기 배전판 등 수리와 보수 그리고 안전 재검사와 재허가를 받아 입주하기까지 적어도 7주 정도가 소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솔레어’에서 퇴거당한 30여 가구의 콘도입주자들은 ‘솔레어’측의 주선으로 일단 레지덴트 인 등 인근 호텔에 투숙하고 있다. 상가 입주자들도 시당국의 빌딩 폐쇄조치로 문을 닫았다.
콘도 주민들과 입주 상가들은 보험회사 측의 조사와 보상을 기다리는 형편이지만 속수무책으로 기다릴 수밖에 다른 묘안이 없다. 한편 일부 콘도 입주자들과 상가 입주자들은 이번 사고와 관련해 ‘솔레어’ 측에 과실을 근거로 소송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개발 시공사가 이미 파산해 어려움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네티즌들의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Chapps라는 아이디의 네티즌은 “도대체 이런 빌딩이 새로 건축한 것인지 의심스럽다. 날림공사인 것 같다. 전기누전이 원인이라 60일 동안 조사를 한다고 하는데 소용없을 것 같다. 다른 사항의 문제가 더 있을 것이라고 보인다”면서 의혹의 눈초리를 나타냈다.
Joshua라는 네티즌은 “누가 이런 건물을 지었는지. 조만간 누군가 이 건물을 상대로 소송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겉모양만 번지르르한 흉물

지난 2009년 ‘솔레어’ 완공 당시 건축의 개발사인 코어그룹(Koar)의 크리스 박 공동대표는 “완공된 ‘솔레어’는 규모와 시설면에서 역대 최고로 LA 한인타운의 스카이라인을 바꾸고 LA 한인타운의 이미지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다”고 원대한 포부를 밝혔다.
그는 “한인들이 자랑스럽고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디자인과 시설 등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역설했으나 완공직후 파산, 그리고 폭발사고까지 이어져 처참한 굴욕을 맛봤다.
‘솔레어’는 지난 2006년 한인 건축설계사 크리스 박 대표가 운영하는 ‘아키온’(Archeon)의 설계와 럭서리 프라퍼티 건축 전문인 주류 시행사 ‘코어’(Koar), MTA가 공동 투자 및 시행을 맡았고, 일본의 유명 인테리어 디자인 회사 ‘수퍼포테이토’(Super Potato), 미국 탑 클래스의 레지덴셜 시공사 ‘보비스’(Bovis)와 ‘티슈맨’(Tishman)이 공동 시공을 담당했다. 겉으로 보기에 최고급 수준의 건축회사들이 참여한 것이었다.









 ▲ 폭발사고후 긴급히 부착한 빌딩 폐쇄 안내문


건축설계를 담당한 아키온의 크리스 박 대표는 “솔레어는 한인타운 미드윌셔 중심가에 최초로 들어서는 주상복합 명품 콘도가 될 것”이라며 “한인 커뮤니티의 보다 품격 있는 라이프 스타일의 플랫폼이 되어 한인타운을 ‘코스모 폴리탄 라이프’의 중심지로 변모시킬 것”이라고 밝혔었다.
당시 완공 축하 행사장에는 안토니오 비아라이고사 LA시장, 케빈 데리온 주하원의원 등 주류사회 정치인들, 부임 1주년을 맞이한 김재수 LA총영사를 포함한 한인사회 인사 등 각계 인사 100여명이 참석, LA 한인타운의 스카이라인을 바꾸게 될 ‘솔레어’의 완공을 축하하기 위해 참석해 박 사장의 놀라운 정치력을 실감케 했다.
2006년 ‘솔레어’ 기공식에도 안토니오 비아라이고사 LA시장 및 글로리아 몰리나, 이본 버크, 제브 야브슬라브스키 LA카운티 수퍼바이저, 코리아타운을 관장하는 허브 웨슨 10지구 시의원 등 주요 정치인들을 포함해 한미 인사 200여명이 대거 참석할 정도로 LA시에서의 자리매김을 확실하게 했다.
이 자리에서 비아라이고사 시장은 축사를 통해 “직장, 거주지, 통근 수단이 모두 한 곳에 있을 때 발생하는 편리함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라고 역설하며 “대중교통수단 주변에 이뤄지는 주상복합 개발은 현명한 정책”이라고 말했다.
‘솔레어’는 기공식을 하면서부터 한인사회는 물론 미 주류사회까지 화제가 되었던 프로젝트였다. LA시장과 시의원 등 정치인들이 나서서 전폭적인 지원을 할 정도로 대단한 프로젝트였다. 특히 솔레어 측의 매니저이며 건축설계를 담당한 아키온의 크리스 박 대표는 비아라이고사 LA시장과 막연한 친분관계를 과시, 공사 과정에서 많은 특혜 시비가 일 정도로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시 주차장 불하 특혜시비 논란

‘솔레어’ 개발 주관업체는 주상복합 건물을 건축하면서 대지의 일부분인 6가-웨스턴의 LA시 주차장(3만 스퀘어 피트)을 공개입찰 경쟁 없이 150만 달러에 시 정부로부터 불하 받을 정도로 막강한 정치력을 발휘했다.
주관업체는 정부 혜택을 입는 프로젝트의 경우 20% 정도를 서민용 주택으로 분류해야 하는 규정을 이행하지 않는 대신 코리아타운 시의회 지역구인 10지구(허브 웨슨 시의원)에 90만 달러를 서민용 주택보급기금으로 내놓았다.
이런 탓에 공용 주차장이 없어지는 바람에 이 지역 주민들이 주차난을 겪게 되었다. 또한 서민용 주택으로 분류가 되지 않아 서민들에게는 이 주상복합 건물이 “그림의 떡”이나 마찬가지였다.
‘솔레어’는 준공 전부터 각종 소송에 휘말리면서 계획에 막대한 차질을 빚었고 설상가상으로 2008년 불어 닥친 글로벌 경제 위기 여파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결국 ‘솔레어’ 콘도 분양은 전체에 20%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흥행에 참패했다.
원인은 우선 세계적인 경제위기 탓이었고 둘째는 지나치게 높게 책정된 분양가, 셋째는 설계 문제가 원인이었다는 게 부동산 업계의 설명이다. 여기에 수요를 너무 과다하게 생각하고 지나치게 많은 유니트를 건축했다는 것도 실패 이유로 지적됐다. LA 한인타운의 콘도가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마당에 막연히 신축만 되면 분양될 것이라는 계산이 빗나간 것이다.
결국 지난해 여름 ‘솔레어’에 1억1천5백만달러의 건축융자를 해 준 시카고의 코러스뱅크(Corus Bank)가 파산, 시카고의 스타 우즈 캐피탈(Star Wood Capiral)로 모든 채권이 넘어가는 바람에 ‘솔레어’의 채권도 포함되어 넘어갔다.
당시 ‘솔레어’의 분양은 20%도 미치지 못했다. 현재는 총 186 유니트 중 약 30세대만 입주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분양 시작 후 약 80 세대 정도의 분양이 이루어 졌으나 대부분 에스크로를 마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일부는 이 콘도를 거주 목적보다는 투자용으로 계약한 사람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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