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취재] 정운찬 전 국무총리 LA 특별강연 현장

이 뉴스를 공유하기









정운찬 전 국무총리가 지난 29일 서울대학교미주재단 초청 LA특별강연회를 가졌다. 정 전 총리는 ‘한국의 과거, 현재와 미래’라는 제목의 강연에서 소위 ‘4대 강국’에 대한 한국외교의 자주성을 강조하고, 한국사회는 미완성의 민주주의라면서 ‘성숙된 민주주의’로 나가야 한다며 현재와 같은 무절제한 비판 풍조를 비난했다.
그는 이날 “한국이 아직도 ‘4강 외교’에 끌려 다니고 있다”고 말하며 “이제는 미, 일, 중, 러 등 4개국과도 동등한 외교를 펼쳐야 하며 자주외교의 방향으로 정책을 펴야 할 때가 왔다”고 주장했다.
또 “북한을 국제사회로 나오게 하기 위한 노력도 함께 해야 한다”면서 “인도적 견지에서 북한에 대한 지원을 계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연평도 포격사건이나 천안함 폭침사건에 대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전제를 깔았다.
서울대 총장을 역임한 정 전 총리는 한국의 성장요인에는 교육이 가장 중요한 요소의 하나라고 지적하면서 교육과 인적자본에 대한 투자가 한국의 발전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건국 초대 대통령인 이승만 박사가 이끌어 낸 한미상호방위조약이 경제성장의 큰 영향을 주었다며 격하된 이승만 대통령의 업적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정 전 총리의 강연회 현장을 밀착 취재했다.
                                                                                               <성진 취재부기자>



한국 최고의 엘리트 경제학자로 평가 받는 정 전 총리는 여야 정치권으로부터 수시로 ‘러브 콜’을 받는 인물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는 국내정치와 관련한 이야기에 대해서는 극히 말을 아꼈다.
정 전 총리는 “총리직을 떠나 현재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과 제주-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 범국민추진위원회 위원장 등 바쁜 일을 맡아 정치할 시간이 없다”면서 미리 쐐기를 박았다. 그러나 그가 2012년 대선에서 여야로부터 대선후보로 영입될 전망이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이번 LA강연의 의미는 남다르다.
정 전 총리는 미주동포사회에 대해서 “국내정치에 관심 두지 말고 미국 주류사회 진출에 관심을 두라”고 강조했다.
정운찬 전 총리의 이번 LA방문은 서울대학교의 숙원사업인 ‘법인화 대학’으로서 서울대학교 발전을 위한 미주재단 창립을 축하하기 위한 것이다. 지난해 국회는 국립서울대학교 법을 개정해 법인화 대학으로 서울대학교의 재탄생을 마련했다. 그 동안 서울대학교는 국가기관의 하나로 외국의 유명교수를 초빙하려해도 국가공무원법 때문에 우수 교수를 영입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번 서울대학교 미주재단과 서울대남가주총동창회가 공동 주최한 특별강연회에서 정 전 총리는 “지난 동안 외국을 방문하면서 한국이 국제적으로 인정과 찬사를 받고 있음에 자랑스러움을 느낀다”면서 “특히 한국전쟁 중 우리를 도와준 나라들에게 감사를 표했을 때 그들은 ‘고맙다라는 인사를 한 나라는 한국이 유일했다’는 답변을 들으면서 자긍심을 느꼈다”고 말했다.


인적투자 국가발전 원동력

그는 오늘의 한국의 성장요인은 미국을 포함한 우방국가들의 협력과 한국인의 교육자산 그리고 ‘하면 된다’라는 자신감이라고 밝혔다.
정 전 총리는 “무엇보다 교육과 인적자본에 대한 투자는 한국의 발전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천연자원과 자본이 없는 한국이 경제성장을 위해 기댈 수 있는 것은 오직 사람뿐이었다”면서 “교육은 한국인들에게 꿈과 희망을 각인시키고 과거에는 불가능했던 신분상승의 기회를 열어 주었다”고 말했다.
또 그는 “모든 사람은 더 나은 교육이 성공을 의미한다고 굳게 믿었다”고 역설하면서 “이러한 교육에 대한 열정은 한국 경제 도약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개개인의 재능과 교육에 대한 투자는 대한민국을 단숨에 세계무대에 진출시켰고 전세계를 놀라게 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 교육에 대해 수시로 언급을 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그가 말하는 한국의 교육열에 대한 신빙성은 없다”고 밝혔다. 오바마가 이해하는 한국의 교육현실과 실제의 교육과는 거리가 있다는 표현이다.
이날 정 전 총리는 “초대 이승만 대통령의 탁월한 지도력과 외교적 수완으로 체결된 한미상호방위조약이 성장의 토대를 만들었다”면서 “방위조약 덕분에 우리는 과도한 국방비를 줄이고 경제성장의 몰두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이 박사의 타고난 센스와 국제적 안목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라면서 “이제 이승만 대통령의 업적에 대한 재평가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정 전 총리는 “이승만 대통령이 당시 서울대학교에 원자력과를 신설하도록 했는데 이것이 오늘날 한국의 원전수출의 토대가 되었다”면서 “이 박사의 안목은 그만큼 높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날 놀워크 소재 더블트리 호텔(구 마리오트 호텔)에서 서울대 동문들과 LA한인사회 인사 등 약 400명이 참석한 강연회에서 “현재의 한국은 민주주의가 제도상으로는 세계적으로 완전한 환경을 조성했다”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주의에 대한 성숙도가 미비해 문제”라고 지적했다.
정 전 총리는 특히 “우리사회에서 무조건 반대나, 무조건 남을 비판하는데 열을 올리는 경향이 많다”면서 “민주주의에서는 건설적인 비판 정신이 아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주류사회 진입이 우선과제

정 전 총리는 “한국이 60년 만에 비약적인 경제성장을 이룩했으나 과거의 사회적 불균형이 오늘에는 양극화 현상으로 균형발전에 저해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한국의 성장과 번영을 위해서는 교육의 개혁과 양극화의 동반성장을 기반으로 한 “3 More”를 제안했다. 첫째, 다양성을 인정하는 포용정책, 둘째, 국제사회에 기여 셋째, 자유민주주의의 확장 등을 주창했다.
정 전 총리는 “대한민국은 전세계 5천만 이상 인구를 지닌 국가 중에서 국민소득이 2만 달러 이상에 들어가는 성장한 국가가 됐다”면서 “앞으로의 더 높은 성장과 발전을 위해서 비전과 희망을 전하는 창의적인 국가로 나가야 한다”고 천명했다.
그는 미주 한인들의 역할과 조국과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 대해 “미국 주류사회에 적극 진출해야 한다”고 곧바로 말했다. 국내정치에는 아예 관심도 갖지 말라는 입장이었다. 그는 재외동포사회의 참정권을 의식했으나 “일단 미국에 왔으면 미국 땅에 뿌리를 내리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유태인을 본받아 미 주류사회에 들어가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또 “제2의 유태인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태인들이 미국 주류사회 곳곳에 포진하면서 주류사회를 이끌고 가는 것을 본받아야 한다고 거듭 강조한 것이다.
그리고 그는 “주류사회에 진출한 동포들은 더 열심히 활동하면서 동포들을 주류사회로 끌어 들이는 노력을 해야 한다”면서 “주류사회에 들어가지 못한 동포들은 끌어 들이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하지만 정 전 총리는 “일부에서 주류사회에 들어간 동포를 끌어내리는 풍조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그는 “조국은 언제나 미주동포들의 도움을 기다리고 있다”면서 “이제 각국의 한인들이 자랑스런 화상으로 한상대회 등을 통해 조국에 공헌하고 있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재 한미 양국 의회의 비준만을 남겨놓고 있는 한미 FTA에 대해 경제학자로서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최근의 연두교서에서 한미 FTA의 조기 비준을 촉구한 만큼 “올해 상반기에 좋은 소식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양국 경제 주체가 서로 자유경제 체제하에서 교환을 하는 것은 분명 이익을 볼 수 있는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한미 FTA 가 양국의 관계를 돈독히 하기 위한 최선책이라고 결론짓기보다는 다양한 각도로 의미를 따져보는 것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다양한 각도가 무엇인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최근 한국 청소년들에게 인터넷 매체에 대한 의존도를 줄일 필요가 있다는 발언에 대해서는 논란을 의식한 듯 “인터넷 매체에 대한 부정적 요소를 지적한 것”이라며 “인터넷 지식의 깊이가 얕음을 경계하는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그는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 자신도 책을 통해서 경륜을 쌓아 나간 것으로 유명하다. 서울 대학총장 시절이나 국무총리 시절에도 정책구상에 독서를 했던 점이 크게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사회가 발전하려면 무엇보다 창의성이 요구된다면서 창의성이 발동하려면 호기심이 작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호기심은 독서와 여행 그리고 사람과의 만남을 통해 유발된다고 했다. 그는 어떤 사람이 이야기한 ‘독서는 앉아서 하는 여행이고, 여행은 서서하는 독서이다’라는 말에 공감한다며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서울대 총장으로 직선투표에서 당선된 이후 대학을 이끌어가기 위해 영국의 학자가 쓴 책에서 얻은 지식이 유효했다고 털어 놓기도 했다. 1670년대 잔 다크가 쓴 ‘Some those concern education’에서 지적한 체력신장, 위기극복, 창의성,담대함, 언어기술 등이 교육발전과 사회발전에 요소라는 사실에 감명을 받았다고 했다.
‘동반 성장위원회’의 초대 위원장인 정 전 총리는 국가 브랜드 가치상승을 위한 프로젝트로, 제주가 세계 7대 자연 경관으로 선정되도록 추진 중인데, 최종 후보로 올라있는 제주가 선정되도록 오는 11월10일까지의 투표에 미주 한인들도 참여해 줄 것을 부탁하며 참가 희망자는 인터넷 www.N7W.COM을 통해 투표 할 것을 권했다.
정 전 총리가 맡고 있는 동반성장위원회는 그가 총리 시절 양극화 현상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이명박 대통령에게 건의한 사항으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성장을 책임지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지난 1997∼∼98년의 IMF 사태와 2008년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한국사회는 도시와 농촌, 대기업과 중소기업, 지역 간의 빈부 격차가 날이 갈수록 커지면서 불균형에서 이른바 양극화 현상으로 변화된 것을 타파해보자는 것이다.
한국사회의 양극화 현상을 해소하지 않고는 지속적 경제성장이 어렵다는 공감대 속에 동반성장지수를 공표하고 중소기업에 적당한 업종을 선정하며 필요한 기금을 마련하고 관리하는 일을 추진하고 있다.







정운찬 전 국무총리는 누구?








정운찬 전 국무총리는 국내 최고의 에리트 경제학자로 불려왔다. 그는 김중수 전 청와대 경제수석과 장승우 전 해양수산부 장관과 함께 경기고가 낳은 3대 천재로 소개되곤 한다.
1946년 충남 공주에서 태어나 경기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거쳐 미국 프린스턴대학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금융학회 회장, 한국경제학회 회장 등을 지냈다. 2002~2006년 최연소로 제23대 서울대학교 총장을 지냈다.
대한민국의 국무총리를 지낸 그는 개혁 성향의 경제학자로 지난 17대 대선에서는 범여권 개혁 진영에서 제3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당시 대선 출마와 신당 창당을 고려하기도 했으나 스스로 정치입문을 포기하고 모교인 서울대 교수의 자리로 돌아갔다.
공직 경력으로는 헌법재판소 자문위원을 지내고 대통령 소속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 공동위원장을 거쳐 2009년 9월 29일 대한민국의 제40대 총리로 국회 인준을 받고 부임했다. 진보적 경제학자이자 한때 이명박의 대항마로 떠올랐던 터라 정운찬의 총리취임을 놓고 반발도 있었다.
이명박 정부의 한반도 대운하 시도에 대해서는 “대운하 할 돈 있으면 대학등록금이나 주지”라며 비판적인 입장을 거리낌 없이 표현하는 등 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 비판을 아끼지 않았던 인물이었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에 의해 지난 2009년 총리로 발탁되어 10개월간 총리직을 수행했다가 지난해 8월 물러났다.
그의 정치적 좌표는 진보도 아니고 보수도 아닌 중도 개혁적인 성향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그는 국어와 영어 중에서 우선 국어를 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언어를 잘해야 사고능력도 높아진다는 것이다. 그는 총장 시절부터 교육자율화를 신조로 삼았다. 무엇보다 입시제도를 개혁해야 하는데 이 문제도 대학의 자율에 맡겨야 한다는 것이다.
정 전 총리는 소문난 야구 마니아로 2008년부터 프로야구 정규시즌 개막전에서 야구 해설가로도 활약했으며, ‘거시경제학’, ‘화폐금융론’, ‘경제학원론’ 등의 경제학 서적도 출간했다.





@SundayJournalUSA (www.sundayjournalus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뉴스를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