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사태…. 각종 경제지표에 불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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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 사태로 국제유가가 폭등하면서 세계경제를 `제3차 오일쇼크’의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반정부 시위대와 국제사회의 압박으로 벼랑 끝에 몰린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가 22일 자국 내 주요 석유생산 시설을 파괴하라고 지시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국제 유가가 요동치고 있다.
실제로 리비아의 수출용 원유터미널이 폐쇄됐고 서방의 주요 석유회사들이 원유생산을 중단하는 등 석유생산 차질은 이미 현실화되고 있다.
리비아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내 8대 산유국으로 전세계 원유 생산량의 1.7%를 차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리비아가 석유 공급을 완전히 중단할 경우 국제 유가는 140∼150달러 수준까지 오를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만약 이번 사태가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알제리, 쿠웨이트, 이란 등 중동의 주요 산유국으로 번질 경우 최악의 상황이 현실화될 수도 있다. 중동과 아프리카의 원유 매장량은 전세계 매장량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3차 오일쇼크가 닥칠 경우 세계 경제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고 경기는 침체에 빠지고 물가는 오르는 스태크플레이션으로 이어질 수 있다.
                                                                                           <황지환 취재부 기자>


지난주 뉴욕증시는 리비아를 비롯한 중동·북아프리카 지역의 소요 사태로 한바탕 몸살을 앓았다. 이집트 민주화 시위로 인한 불안에다 리비아 사태까지 터지면서 유가가 급등세를 보이는 등 금융시장 불안감은 갈수록 커졌기 때문이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자발적 증산 의지를 밝힌데다 국제에너지기구(IEA)도 비축유를 풀겠다고 밝히면서 그나마 유가의 추가상승은 억제됐다.


당분간 유가 상승

그러나 3월 경제계의 관심은 여전히 중동· 북아아프리카 사태로 쏠릴 전망이다. 관건은 사우디와 이란 등 중동 주요 산유국으로의 사태 확산 여부. 북아프리카에서 시작된 민주화 열기가 이들 주요 산유국으로 확산된다면 3차 오일쇼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럴 경우 글로벌 경기 회복세가 둔화하거나 지연될 가능성도 높아져 증시에 악재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사우디는 자발적인 증산 의지를 내놓는 등 공급 차질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리비아나 이집트와 달리 소득 수준이 높아 정국 불안이 쉽게 번질 가능성은 낮을 것이란 분석도 힘을 얻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이 사우디를 최후의 보루로 여기고 보호할 것이라 사태가 어떻게 진행될 지 두고 봐야할 것 같다.
현재까지의 국제 유가의 상승속도만 보면  2008년 ‘초고유가 시대’보다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2008년과 최근의 국제 유가 급상승 원인은 판이하다. 최근 사태는 지정학적 요인에 따른 공급 불안이 주원인이지만 2008년은 글로벌 경기활황에 따른 수요급증이 주원인이었다.
따라서 이번 사태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어떻게 해소되느냐에 따라 단기급등 후 안정으로 회귀할 수도 있고, 2008년 고유가 사태를 뛰어넘는 ‘오일쇼크’ 사태로 번질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10월부터 오름세를 보인 두바이유 국제 현물가격은 지난해 12월21일 배럴당 90달러(90.62달러)를 넘어선 데 이어 두 달여 만인 지난 24일 110달러(110.77달러)를 돌파했다. 이는 두바이유 가격이 배럴당 140달러까지 오른 2008년 당시에 비해 2주 가까이 빠른 것이다. 2008년은 2월15일(90.44달러) 90달러를 넘은 두바이유 가격이 110달러(5월6일, 113.25달러)를 돌파하기까지 2개월 보름 정도 걸렸다. 당시 두바이유 현물가격은 이후에도 계속 올라 7월4일에 배럴당 140.70달러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 최근의 중동사태가 이 정도 수준에서 멈춘다면 단기 급등한 뒤 안정을 찾겠지만 세계 원유 공급의 30%를 차지하는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등 주요 산유국으로 번지면 ‘제3차 오일쇼크’가 현실화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일부 긍정론도

그러나 일각에서는 국제유가  등이 미 경제의 회복을 멈추게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견해도 나오고 있다. 오스탄 굴스비 미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은 23일 “지금까지 유가가 상승하고 있지만, 우리는 이 정도 수준에서 유가급등이 경제회복을 훼손시킬 것이라는 전망은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열린 연례 대통령 경제 보고서에 관한 기자회견 도중 기자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리비아 사태의 영향으로 원유 수급불안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뉴욕에서 거래되는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23일 장중 한때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해 2008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국제유가가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굴스비는 다만 “우리는 중동사태와 원유 시장의 흐름을 계속 주시하고 있다”며 “고유가가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인정했다.
고유가는 미국 가정과 기업에 세금이 늘어난 것과 같은 역할을 한다. 즉 소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수요를 감소시켜 성장과 고용을 약화해 경제회복 속도를 느리게 한다는 것이다.
한편, 대통령 연례보고서는 중국의 막대한 경상수지 흑자와 미국의 경상적자 등 글로벌 불균형으로부터 야기된 불안정 때문에 미 경제가 직면한 위험에 관해 초점을 맞췄다. 보고서는 “세계 경제는 회복돼야 할 뿐 아니라 미국의 소비에 지나치게 의존해 성장해온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의 패턴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선진국 경제가 이머징 국가보다 느리게 성장하는 것은 일반적인 패턴이기 때문에 놀랄 일은 아니지만 최근 그 격차는 “대단히 커졌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또 “높은 금리와 함께 빠른 경제성장을 하는 이머징 국가와 저금리와 함께 느린 성장을 하는 선진국 경제 간의 상반된 상황이 유동성과 환율에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환율에 미칠 영향은

오히려 원유 비축량이 넉넉한 미국보다는 한국 등 아시아 경제가 더 큰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당장 본국의 경제 전문 기관들은 각종 경제지표가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특히 고유가 상황이 지속되면 경제성장률과 국제수지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쳐 정부가 경제정책을 운용할 입지를 좁힐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정부는 올해 5% 내외 성장을 전망했지만 지금 추세라면 이를 장담하긴 어렵다는 회의론이 벌써부터 나온다. 160억 달러인 경상수지 흑자 전망치가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2008년이 비근한 예다. 정부는 이명박 정부 출범 직후인 3월 2008년 경제성장률을 6% 내외로 발표했다가 유가가 폭등하는 바람에 7월 수정치를 발표해 성장률을 1.7%포인트가량 내린 4% 후반으로 조정했다.
당시 세계경제 둔화(-0.4%포인트), 환율상승(-0.2%포인트), 정책추진 제약(-0.3%포인트) 등이 성장률 하향 요인이 됐지만, 유가 전망치를 80달러에서 110달러로 37.5%나 올려 유가 상승에 따른 성장률 잠식이 -0.8%포인트로 가장 컸다.
이후 리먼 브러더스 파산 등 글로벌 금융위기까지 터지는 바람에 2008년 성장률은 정부 수정치에 훨씬 못미치는 2.3%에 그쳤다.
올해도 지금까지는 낙관론보다 비관론이 우세한 형국이다. 일반적으로 국제유가가 10% 오르면 성장률을 0.2%포인트 떨어뜨리고 경상수지 흑자폭을 20억달러 감소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다 원자재, 곡물가 등 해외에서 발생한 추가 불안 요인에다 물가 상승에 따른 소비 감소 등까지 감안하면 성장률이 유가 영향 이상으로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교포들의 관심사는 유가폭등이 환율에 미칠 영향이 우선이다. 전문가들은 리비아 사태는 국제유가 급등→경기침체→안전자산(달러, 호주 달러, 미국채, 금) 선호 현상 강화로 이어지면서 원·달러 환율 상승에 촉매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원·달러 환율이 기초여건 약화가 아닌 대외 악재로 급등하는 것이어서 악재만 해소되면 빠른 속도로 정상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예산전쟁’ 美의회, 한미FTA 비준 동력 약화






순항할 것으로 기대됐던 미국 의회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비준 작업이 여러 장애물을 만나면서 난항을 겪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는 2월말 또는 3월초에는 한.미FTA 이행법안을 의회에 제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현재 의회가 2010회계연도 예산안의 처리 문제를 놓고 치열한 기싸움을 벌임에 따라 FTA 이행법안을 제때 제출하기가 곤란한 상태다.
이 때문에 워싱턴의 통상소식통들은 한.미FTA 이행법안의 제출 시기가 당초보다 훨씬 늦춰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26일 미국의 통상전문지인 인사이드 유에스 트레이드는 소식통들을 인용, 미 정부의 한.미FTA 이행법안이 당초 예정했던 3월초까지 의회에 제출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당초 론 커크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이달 9일 하원 세입위원회 청문회에 출석, “한달 이내에 한.미FTA 이행법안을 의회에 제출할 것”이라고 밝히고 올봄에 의회가 이 법안을 통과시켜줄 것을 희망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오바마 행정부와 하원의 공화당 지도부 사이에 한.미FTA 비준에 관한 구체적 절차와 방법을 논의하기 위한 실무적인 협의가 전혀 이뤄지지 않아, 커크 대표가 밝혔던 3월초순이라는 시한은 지켜지기 어려울 것이라는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백악관 관계자들이 하원의 공화당 지도부와 이번주중 회동, FTA를 비롯한 통상이슈에 관한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지만 이 회동은 양측간에 입장을 확인하는 성격이기 때문에 한.미FTA 비준 절차에 관한 구체적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은 낮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FTA 이행법안이 제출되면 하원과 상원의 각 상임위와 본회의에서 90일 이내에 비준절차를 끝내야 하기 때문에, 법안제출 이전에 행정부와 의회 지도부가 사전 충분한 의견조율을 거치는 것이 필수적이지만, 지금까지는 이러한 협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한.미FTA 이행을 위한 절차를 지체하게 만든 요인으로는 공화.민주 양당이 ‘예산 전쟁’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현재 임시예산으로 연방정부가 겨우 버티고 있지만 3월4일까지 2010회계연도 예산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연방정부가 폐쇄되는 사태도 배제할 수 없는 형편이다.
작년 11월 중간선거에서 승리한 공화당의 하원지도부는 선거공약 이행을 위해 예산삭감을 반드시 관철시키겠다는 입장인 반면 민주당은 성장동력과 사회안전망을 훼손시키면서까지 예산을 줄일 수는 없다고 맞서고 있다.
백악관으로서도 공화.민주 양당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국면에서 FTA 이행법안을 제출하는 것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 예산안 처리 이후로 법안제출 시기를 늦추는게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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