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K 의혹 2라운드, 김경준 기획입국 조작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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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에리카 김에 대해 기소유예 처분을 하면서 BBK 의혹에 사실상 면죄부가 주어졌다. 검찰은 이번 사건에 면죄부를 주며 일단락 됐지만 정치권에서 이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논란의 핵심에는 BBK의 핵심 인물인 김경준의 기획입국이 조작됐느냐는 점이다. 2007년 대선을 앞두고 귀국한 김 씨에 대해 한나라당 측은 “(당시 여당이었던) 민주당이 김 씨의 입국을 기획했다”며 의혹을 제기했고 그 근거로 김 씨의 LA구치소 수감 동료였던 신경화 씨의 편지를 제시했다. 한나라당은 신 씨의 편지를 물증으로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검찰은 “김경준 씨의 입국에 정치권이 개입한 사실이 확인되지 않았다”며 사건 관계자들을 무혐의 처분하면서 사건은 일단락됐다.
하지만 최근 신경화 씨의 편지 자체가 조작됐다는 주장이 제기돼 민주당이 정치적인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편지 조작에 관여한 인물로 현 여권의 최고 실세 2명과 이명박 대통령의 친인척이라는 주장까지 나오면서 BBK 사건은 2라운드로 접어들고 있다.
만약 민주당 측의 이런 주장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BBK 사건은 지난 2007년 대선에 이어 내년 대선에서도 또 한 번 최대 이슈로 떠오를 전망이어서 정치권과 동포 사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리차드 윤 취재부 기자>



“나의 동료 경준에게… 이곳에 와보니 자네와 많이 고민하고 의논했던 일들이 확실히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네. 자네가 ‘큰집’하고 어떤 약속을 했건 우리만 이용당하는 것이고…”
2007년 대선 당시 한나라당이 김경준 씨의 귀국과 관련한 민주당의 기획설을 주장하면서 내놓은 편지의 일부다. ‘큰집’은 청와대를 상징하고, 김 씨가 당시 여권(현재의 야권)으로부터 모종의 대가를 받고 입국했다는 것을 암시한 것으로 해석됐다. 당시 한나라당은 이 편지는 김 씨의 구치소 수감 동료인 신명화 씨가 작성했다고 주장했다. 신경화씨는 강도상해 혐의로 국내로 송환되기 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구치소에서 김경준 씨와 1년 가까이 함께 수감생활을 했다. 이 편지를 공개한 한나라당은 “민주당이 더러운 네거티브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며 반격을 가하기도 했다. <선데이저널>의 의혹 제기로 시작됐던 이명박 대통령과 BBK 사건은 이 편지로 인해 부메랑이 되어 민주당 정동영 대선 후보에게로 날아갔다. 그만큼 이 편지의 효과는 컸다.


편지 조작 주장 제기


그런데 최근 이 편지가 당시 한나라당 측 인사들에 의해서 조작됐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어 파장이 예고되고 있다. 여기에는 현 여권 최고 실세들의 이름이 거론되는 것은 물론이고 이명박 대통령 부인인 김윤옥 여사의 친척 이름까지 나오고 있다. 게다가 편지 조작설을 주장하는 사람이 신경화 씨의 친동생이고 그가 구체적인 자료까지 가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메가톤급 후폭풍이 불 것으로 전망된다.
일단 조작된 편지는 당시 한나라당 클린정치위원장이었던 홍준표 의원이 공개했었다. 신 씨는 이와 관련해 한국 몇몇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신“당시 편지 내용까지 정해 주면서 조작을 강요한 세력이 있다”며 “조작을 지시한 인물이 편지를 받아간 건 맞지만 이 편지가 어떻게 홍 의원에게까지 건네졌는지 의심만 할 뿐 정확한 경로와 원본의 존재 여부는 모른다”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2007년 12월13일 일부 언론에 편지를 공개하고, 검찰에 수사의뢰했다. 홍 의원이 공개할 당시 “편지에는 ‘김경준 씨의 미국현지 변호사 사무실 주소’가 있다”고 보도됐지만, 신 씨는 “주소까진 몰라서 쓰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홍 의원에게 건네지는 과정에서 누군가 의도적으로 주소를 써넣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현재로선 신 씨한테 편지를 받은 사람이 해당 편지를 조작했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 신 씨는 “그 사람의 신분을 당장 밝힐 수 없다”고 했다. 하지만 편지를 공개한 홍 의원 측은 “너무 오래된 일이라 편지를 누구에게 받았는지도 잘 기억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편지 작성 경위는


그렇다면 문제는 신 씨가 이 편지를 왜 썼냐는 것이고 조작을 주도했던 사람들이 누구냐로 모아진다.
신 명 씨는 편지작성 경위에 대해 “당시 형(신경화)을 살려야겠다는 생각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형 이름으로 편지를 써주면 감형 및 미국 이송 등을 도와주겠다는 약속을 받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의 약속은 공수표가 되어 버렸다. 신 씨는 “편지를 날조하게 한 인물이 돈을 빌려주고 보증도 서줬으나 이후 사람을 시켜 그 돈을 돌려달라고 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
그렇다면 신 씨가 배후로 지목하고 있는 인물은 누구일까. 과연 얼마만큼의 힘을 가졌길래 이처럼 거대한 음모를 조작할 수 있었던 것일까. 신 씨는 편지조작을 강요한 인사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 가족’, ‘한나라당과 연계된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편지조작을 제안한 것은 MB 가족이다. 직접 내가 본 적은 없지만 사건을 진두지휘했다. 중간에 두 사람이 더 개입했다”며 “그 사람이 배후에 ‘누가 있다’고 수십 차례 얘기했다. 내 앞에서 배후세력과 통화도 여러 차례 했다”는 구체적인 증언도 했다. 그는 지인인 양 씨가 배후세력과 자신 사이에 가교 역할을 하면서 구체적인 편지 내용까지 지시했다고 한다. 양 씨는 MB 캠프에서 일했던 인물로 알려져 있다. 양 씨는 과거 경희대학교 교직원으로 근무하면서 이 대학 치대에 다니던 신 씨에게 학자금을 지원해줬다. 그는 2005~2006년 신 씨가 경기도의 한 치과병원을 인수하는 과정에 거액을 투자하기도 했다.
신 씨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는 구체적인 실명을 거론하기 꺼려했지만 <선데이저널> 확인 결과 신 씨는 구체적인 명단과 정황들을 민주당 측에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먼저 로드맵을 세운 것은 현역 한나라당 의원인 L 씨로 그는 한나라당 내부에서 뿐만 아니라 현 정권의 최고 실세로 꼽히는 인물이다. 뿐만 아니라 현직 장관급 관료인 C씨 역시 배후에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C 씨는 언론 관련 부처에서 종사하며 BBK 사건과 관련한 의견 조율을 언론과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뿐만 아니라 이 대통령의 부인인 김윤옥 여사의 친척인 신 모 씨도 배후로 지목되고 있다. 신 씨는 2009년 한상률 전 국세청장이 골프 로비 등으로 낙마할 때도 깊숙이 관여된 인물이다.
현재 신 씨는 “편지를 쓰라고 강요한 세력을 차기총선이나 다음 대선 전에는 밝히겠다”며 한발 물러선 상태다. 신 씨는 “대통령 임기가 2년이 아닌 1년만 남았어도 청문회 하는데 가서 떠들고 싶다”며 더 이상의 추가 폭로에 대한 부담감을 표하고 있다. 다만 신 씨는 “그 사람이 내게 가지고 왔던 편지 내용, 검찰 수사 대처 방법 등의 문건을 3곳에 분산 보관하고 있다”며 편지 조작을 입증할 증거가 충분함을 분명히 하고 있다.
‘김경준 기획입국’ 조작에 여권 실세와 한나라당이 관여했다는 의혹이 커지자 정치권은 크게 술렁이고 있다. 야권에서는 원점에서 재수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특히 민주당은 ‘BBK 김경준 검찰수사 대책반’을 구성하는 등 대대적인 공세를 준비하고 있다.
신 씨의 주장대로 현 여권 실세가 편지 조작을 제안한 것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한나라당으로서는 치졸한 선거전략을 펼쳤다는 맹비난과 함께 도덕적으로도 씻을 수 없는 오명을 안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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