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고위공직자 재산공개 들여다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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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25일 발표된 고위 공직자들의 재산 공개 내역을 바라보는 일반 서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 서민들은 계속되는 가계 빚과 물가급등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반면 재산 공개 대상자 중 70%가 전년 대비 재산을 증식했다고 신고하면서 서민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의 대폭적 재산 증식이 주로 부동산 가격 상승이나 주식 투자 덕분인 것으로 드러났으며 일부 공직자들의 경우 재산 증식의 법적·도덕적 정당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 일가의 재산이 1년 사이에 4억원이 늘어났으며 부인 김윤옥 여사는 우리은행에 예금된 2억 1,803만원을 2년 동안 누락시킨 사실이 드러났다. 또한 장남 이시형씨는 재산신고를 거부하고 있어 범법행위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선데이저널>이 이명박 대통령 일가와 고위공직자들의 부 증식 실태를 짚어 보았다.
                                                                                            <조현철 취재부기자>



‘물가폭등’과 ‘전세대란’ 등으로 서민들의 생활이 파탄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도 서민 경제 를 책임지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의 재산은 1년 새 4억원 늘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청와대 참모진들의 평균재산도 1억원 증가했다. 이 대통령과 김윤옥 여사의 재산은 지난해 12월 31일 기준으로 57억3459만8,000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대통령의 개인적인 채무 2억 3,800만 원가량을 제외하면 순 재산은 약 55억 원 정도다. 이는 지난해보다 약 4억원 늘어난 수치다. 재산 증가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 것은 부동산(3억3,292만원 증가)이다.
이 대통령의 재산 가운데 서울 강남구 논현동 단독주택은 33억 1,000만원에서 35억 8,000만원으로, 김윤옥 여사 명의의 논현동 대지는 13억 1,100만원에서 13억 7,392만 8,000원으로 올랐다.


하늘에서 떨어진 김윤옥 통장


이명박 대통령 내외의 재산 공개 내역에서 눈에 띄는 것은 김윤옥 여사의 우리은행 예금이다. 김윤옥 여사의 우리은행 예금 2억 1,803만 원은 이번에 처음 공개됐다. 즉, 그동안 신고에서 누락됐다는 말이다. 누락된 이유를 청와대 측은 “지난해 4월까지 누락됐던 예금을 작년 6월 신고 보완기간에 추가로 신고해 법적 문제는 없다”면서 “실무자의 단순한 실수였다”고 밝혔다.
누락된 예금 2억 1893만 원을 실무자의 단순한 실수라고 해명하는데 믿을 만한 국민은 많지 않을 것이다. 김윤옥 여사는 우리은행 계좌를 수년 전부터 갖고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예금액이 수천만 원 이상 불어난 것은 2년 전부터라고 한다. 공교롭게도 이명박 대통령 재임기간과 맞물려 있다. 김윤옥 여사는 대통령이 급여를 전액 기부하는 바람에 통장이 마이너스라고 말한 적이 있다.
지난해 9월 16일 경기도 광주의 한 장애영아원을 방문한 자리에서 김 여사는 “이 대통령이 서울시장 때도 그러더니 대통령이 돼서도 월급을 내놓겠다고 해 섭섭했다”며 “온라인 자동이체로 기부를 하다 보니 어떤 곳에서 돈이 오지 않았다고 연락이 왔는데 알아보니 통장이 마이너스가 됐다”면서 “월급이 한정돼 있어 (남은 임기) 2년 반이 끝나면 어떻게 하나 걱정”이라고 했었다.
통장이 마이너스라고 했는데 예금은 2억 8,916만원인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도 예금이 1억 2천만 원이고, 둘을 합하면 4억 938만 원이다. 명백히 거짓 신고를 한 것이다. 실무자 실수라고 했지만 금융전산망에서 예금주 이름으로 검색해 보면 각종 예금 내역을 금방 알 수 있다. 그런데 청와대가, 그것도 대통령 부인의 예금액을 2년 동안 누락시키다니 말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국민여론이라 이에 대한 논란이 가중될 것으로 보여진다.


MB 장남 재산신고 거부


이 대통령 내외 예금은 1년 동안 6,511만 원이 늘어난 4억 938만원이다. 이에 대해 청와대 측은 “월급 전부를 기부해 통장이 마이너스가 됐다는 말을 듣고 자녀와 친지들이 보내준 용돈과 불우이웃 돕기 돈도 포함된 것”이라고 말했다.
졸지에 이명박 부부가 불우이웃이 된 것이다. 대통령은 월급으로 불우이웃을 돕고 대통령 자녀와 친지들은 불우이웃을 돕는 바람에 통장이 마이너스가 된 대통령 부부에게 도움을 주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마이너스 통장에는 돈이 4억 938만이 들어있었다. 국민을 또 한 번속인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재산 공개를 보면서 의구심이 드는 또 하나는 장남 이시형 씨가 재산 공개를 거부했다는 사실이다. 실질적으로 독립생계유지를 하면 공직자 윤리위원회의 사전 허가를 받아 사생활 보호 차원에서 공개를 거부할 수는 있다. 문제는 이명박 대통령 아들은 분가해서 살지 않았고 청와대 관저에서 대통령과 함께 살았던 2009년도 당시에도 재산공개를 독립생계유지라는 명목으로 거부했다는 사실이다.
이시형 씨는 한국 타이어에 입사했었지만 특별관리 차원에서 청와대 관저에서 대통령 부모와 함께 살았는데 어떻게 독립생계유지라는 명목으로 재산 공개를 거부했는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
우리가 부모와 함께 살면 주민등록등본 상에서도 함께 거주하는 것으로 되는데 어떻게 독립 생계라는 명목을 여기에 갖다 붙였는지, 공직자 윤리위원회는 어떻게 사유가 정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재산공개 거부를 허락했는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어느 나라의 법을 적용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명박 대통령의 아들이 독립생계를 꾸리고 있다고 해서 이명박 대통령의 아들이 아닌 것은 아니다. 아들은 독립을 했든, 하지 않았든 직계비속인 것이다. 그런 아들의 재산을 독립했다고 신고하지 않는 것은 범법행위이다. 이 범법행위가 아주 사소한 것이라고 할지라도 대통령이 저지르게 되면 그 무게감이 커진다.









 ▲ 3월 25일 발표 공개된 이명박 대통령 재산 내역.


직계존비속 재산 고지 거부 증가


이번 재산 신고에서 재산 감소 상위 10명 중 7명은 재산이 감소한 것이 아니라 직계 존비속의 재산 고지를 거부했기 때문에 줄어든 것이다. 이 대통령뿐 만아니라 행정부 고위 공직자들의 재산신고에서 직계존속의 재산신고를 거부하는 사례가 늘었다고 한다. 재산신고 대상자 4명중에 1명꼴로 재산 신고를 하지 않고 있다. 특히 청와대는 더욱 심각하다.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전 경제수석비서관), 김백준 총무기획관, 김희정 대변인 등 대통령실 소속 55명 중에 무려 20명이 직계존비속의 재산을 신고하지 않았다.
최상열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건물과 아파트 60억 원을 증여받아 재산이 138억 7천만 원이다. 이렇게 증여받은 경우는 그나마 낫다. 백종헌 부산시의원은 종전 재산보다 101억 8000만 원이 감소했다고 신고했는데 이 중 84억 9000만 원은 부모의 재산을 신고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직계 존비속의 재산고지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면 재산 은닉과 탈루로 이어질 수 있다.
이와 관련, 우위영 민주노동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다수 국민들의 민생고와 서민경제 파탄에도 이 대통령을 포함해 고위공직자 10명 중 7명은 작년보다 되레 재산이 더 늘어났다”며 “재산이 줄었다고 신고한 공직자 대부분이 부모니 자녀 재산 고지 거부로 겉으로만 줄어든 것이어서 재산보유액에 대한 의도적 조작이라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 대변인은 “고위공직자들이 재산 증식을 감추기 위해 직계존비속 재산고지를 의도적으로 거부하는 경우는 실로 파렴치한 일”이라며 “재산 보유액을 감추기 위해 의도적으로 직계존비속 재산고지를 거부하는 것은 어느 나라 공직자 윤리인가. 감추고 조작하는 것이 이명박 정부 고위공직자들의 미덕이라도 되나”라고 꼬집었다.


고위공직자 70% 가량 재산 늘어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개한 이번 고위공직자 재산변동 신고내역에 따르면 국가 정무직 등 고위공직자 1831명 가운데 67.7%(1239명)의 재산이 늘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청와대 비서관 이상 참모진들의 평균재산(16억 3415만원)도 전년보다 1억 8435만원 증가했다. 53명의 참모진 중 무려 47명이 재산증식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김태효 대외전략비서관은 55억이 넘는 재산을 신고해 1위를 차지했다. 정진석 정무수석은 45억 3151만원, 백용호 정책실장은 34억 8864만원, 임태희 대통령 실장은 26억 3046만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특히 백 실장의 재산은 5억475만원이 늘어나 참모진 중 가장 증가폭이 컸다.
국무위원 15명 가운데 가장 많은 재산을 신고한 이는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29억 4000만원)이었다. 맹형규 행정안전부장관은 28억 891만원,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25억 2356만원의 재산으로 그 뒤를 이었다. 김황식 국무총리(11억 2116만원)와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20억 1315만원)을 비롯, 대부분의 장관들은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인해 재산이 늘어났다.
재산이 줄어든 국무위원은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박재완 고용노동부 장관,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 등 3명에 불과했다.
‘MB 멘토’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약 73억 8500만원의 재산을 신고해 전년보다 3억 5,000만 원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전혜경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장(국장급)은 저년보다 42억 5000만 원가량이 늘어난 332억 3502만 7000원을 신고해 정부에서 가장 많은 재산을 보유한 공직자로 조사됐다. 
함께 공개된 국회의원 재산신고내역에 따르면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가 가장 큰 증가폭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 전 대표의 재산증가액은 2조 2,207억 4,586만원. 정 전 대표는 3조6,709억원의 재산을 신고해 국회의원뿐만 아니라 모든 고위공직자 가운데 가장 많은 재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같은 당의 김호연 의원은 2,105억원의 재산으로 그 뒤를 이었으며 조진형 의원은 946억원, 김세연 의원은 826억원, 윤상현은 213억원을 신고했다. ‘대통령의 형님’ 이상득 의원은 전년 대비 5억 4,647만원 증가한 79억 5,113만원의 재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여야 국회의원 292명 중 219명의 재산이 증가했으며 평균 재산 증가액은 정 전 대표를 제외할 경우 2억 5,000만 원가량 이었다. 정당별로 보면 한나라당은 123명, 민주당은 68명, 자유선진당은 11명, 미래희망연대는 6명, 민주노동당은 5명, 무소속은 4명, 창조한국당과 국민중심연합은 각각 1명이었다.
광역단체장들 가운데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해보다 1억 1,000만원 증가한 58억원을 신고해 가장 많은 재산을 보유하고 있었다. 고등법원 부장판사 이상 고위법관과 헌법재판관 등 사법부 고위 인사들은 신고대상자 152명중 131명의 재산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위공직자는 부동산 재테크의 달인


이들의 대폭적 재산 증식이 주로 부동산 가격 상승이나 주식 투자 덕분인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일부 공직자들의 경우 재산 증식의 법적·도덕적 논란의 소지가 있는 경우가 발견되고 있다.
원세훈 국정원장은 부인이 2억원 이상 주식을 보유 중이라고 신고했다. 직무와 관련한 주식 투자를 금지한 공직자윤리법에 비춰 국가정보를 관장하는 원 원장 부인의 주식 보유는 논란이 될 수밖에 없다. 이 밖에 많은 공직자들이 주식 투자를 통해 짭짤한 수익을 올렸다.
이들이 관련 위원회에서 직무 관련성을 심사받았는지 모르지만 최소한 도덕적 비판을 면키 어려울 듯하다. 부동산 보유도 그렇다. 고위 공직자 중 다수가 여러 채의 아파트를 보유하는 등 부동산 투기 의혹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인사청문회 당시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았던 공직자들의 재산은 모두 증가했다. 아무리 부동산 투기가 아니었다고 해도 그들의 재산은 여전히 늘어났고, 결국 부동산 투기는 의혹이 아닌 현실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이번에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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