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취재]미주총연 총회장 선거, 후보 허위학력 논란

이 뉴스를 공유하기















 

미주총연 총회장 선거가 다음 달로 다가왔다. 다음달 28일 치러지는 미주총연 회장 선거는 올해 초부터 이미 김재권, 유진철 후보의 2파전 구도가 굳어지며 일찍부터 선거전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두 후보는 미주 전역을 돌면서 ‘깨끗하고 공정한 선거’를 외치며 표심 잡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동시에 양측 선거 캠프는 상대방에 대한 네거티브전을 동시에 펼치며 상대 후보 흠집내기에 ‘올인’하고 있다. 그 동안 ‘부패선거의 온상’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던 미주총연 선거가 이번에도 버릇을 고치지 못한 것이다. 


또 20여일 앞으로 다가온 LA한인상공회의소 회장 선거도 조직 내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기득권 세력들의 개입과 후보들 간 비방전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번 미주총연 선거의 진흙탕 싸움에는 ‘허위학력’도 논란이 되고 있어 특유의 혼탁선거 양상을 그대로 연출하고 있다. 유력 후보들의 허위학력 논란을 통해 미주 단체장 선거에 만연하고 있는 후보자들의 도덕 불감증을 짚어보았다.


<시몬 최 취재부 기자>


올해 미주총연 선거는 그 어느 해보다 뜨겁게 전개되고 있다. 1,100명이 넘는 전 ․ 현직 회장들이 회비를 납부하고 유권자로 등록을 마쳤다. 역대 선거와 비교할 수 없는 엄청난 숫자다.


지금까지 총연회장 선거에서 투표자가 600명을 넘은 적이 거의 없었는데 이번에는 거의 1천명에 달하는 투표자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물론 과거보다 자발적으로 등록을 마친 회원들의 숫자도 늘어났지만 역시 많은 회원들을 양 후보 측이 대리 등록 한 정황도 포착되고 있다. 과거보다 상당히 선거판이 커진 모양새이다.

선거판이 과열되고 커짐에 따라 양 후보의 선거 캠프에서는 상대방 후보의 학력을 놓고 비방전도 뜨겁다.


















 미주총연 회장선거 유진철 후보

하버드대 출신은 명백한 허위


학력 위조 논란은 김재권 후보 측에서 먼저 시작했다. 김 후보 측에서는 유진철 후보의 후보자 등록 시 기재된 ‘하버드대학 최고경영자과정(전략경영, 1996) 수료’ 부분에 대해 ‘허위 학력’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김 후보 측의 한 관계자는 본지 기자를 만나 “유진철 후보의 하버드대학 최고경영자과정 수료는 명백한 허위”라고 제보해왔다. 그에 따르면 “유 후보는 하버드대학 최고경영자과정에 신청한 사실을 가지고 하버드대학 경영자 과정을 이수하고 수료한 것처럼 버젓이 학력을 위조 과장해 기입했다”는 것이다.


그는 “하버드 대학은 세계인이 인정하는 최고 명문대학으로, 학력을 중요시하게 보는 우리 사회의 선거풍토에서 유 후보의 ‘하버드대학 출신’은 당락을 좌지우지할 만큼 대단한 이슈가 될 수 있는데, 그는 수료하지도 않은 하버드대학을 버젓이 선거용 포스터에 기재했다”고 말했다. 명백한 학력 위조라는 얘기다.


그는 또 “일전에 유 후보가 텍사스지역을 방문했을 때 하버드 대학에서 공부했다고 하는 말을 들은 어느 전직 회장은 이제 미주총연도 제대로 된 인재들이 회장에 출마하는 시대가 되었다며 기뻐했다”며 “이미 유권자들 사이에 유 후보의 하버드대 출신이 사실처럼 떠돌고 있다”고 귀띔했다.


그는 “경제적인 이유나 여러 가지 사정 때문에 대학을 다니지 못할 수도 있고, 그것은 살아가는 데 흠이 되지 않으며 후보로서도 결격사유가 되지 않지만 학력을 위조하거나 거짓으로 말하는 것은 도덕적으로 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하며 “마찬가지로 유진철 후보가 4년제 대학을 졸업하지 않은 것은 누구도 문제 삼아서는 안 되겠지만, 자신이 마치 하버드 대학에서 공부를 한 것처럼 유권자들에게 인식되게 하는 허위 과장선전은 후보자로서의 도덕성과 양심에 문제가 많다는 반증”이라고 유 후보의 도덕적 자질을 지적했다.


이 같이 김 후보 측에서 ‘하버드대 수료’ 허위 기재에 대해 지적하자 유 후보는 그의 후보 프로필에서 이 부분을 삭제했다. 유 후보는 후보 프로필에 버젓이 ‘하버드대학 최고경영자과정 수료’라고 허위 기재했다가 논란이 되자 은근슬쩍 허위사실을 인정하고 꼬리를 내린 것이다. 허위로 학력을 부풀려 기재했다가 문제가 되자 ‘삭제하면 된다’는 식의 비양심적인 행동은 미주 한인회를 대표하는 미주총연 회장 후보로서, 그의 도덕적 자질을 의심해 볼만한 부분이다.


유 후보 대학졸업도 의혹


현재 유진철 후보의 프로필에는 버틀러고등학교 (1974년), 어거스타대학(형사행정/ 응용범죄학, 1975년) 졸업으로 기재되어 있다. 하지만 한 제보자는 본지에 “유진철 후보가 어거스타 대학을 다녔다는 그 시기에 유 후보는 공장에서 노동자로 일했으며, 그 다음해에 소방수를 거쳐 미군 헌병으로 근무했다”고 전했다.


그가 근거자료로 제시한 어거스타 지역 매체에 소개된 유 후보의 인터뷰 기사에는 “버틀러고등학교를 다닐 때부터 낮에는 학교에 나갔고 밤에는 공장에서 일을 했으며 고등학교 졸업 후 소방서에서 소방수로, 이후 미군 헌병에 지원해 근무했다”고 유 후보 스스로 밝힌 것으로 돼 있다.


또 유 후보가 실린 여러 매체들의 기사에서 보면 고등학교 졸업과 대학 졸업년도가 모두 제각각이다. 애틀랜타 조선일보에는 1974년에 어거스타 대학을 졸업해 조지아주 경찰을 거쳐 미 육군에 근무했다고 돼 있고, 또 다른 매체에 따르면 1974년 어거스타 고등학교를 졸업해 어거스타 대학에서 경찰행정학을 전공해 1975년부터 1984년까지 경찰과 군에서 근무했다고 기재되어 있다.


매체들마다 학력과 경력 연도가 조금씩 다른 것은 해당 매체의 실수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유 후보의 공식 포스터에 기재된 1974년 고등학교를 마치고 1년 만에 어거스타 대학을 졸업하고, 1976년부터 어거스타 경찰관으로 근무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정확한 설명이 필요하다.


















 미주총연 회장선거 김재권 후보

김 후보 명예박사 학위 논란


유 후보 측의 학력논란이 일자 최근에는 유 후보 측에서 김 후보의 학력사항 기재와  관련된 경력을 놓고 역습에 나섰다.


유 후보를 지지하는 한 원로 인사는 “김재권 후보는 캘리포니아 소재 스탠톤 대학(Stanton University)에서 명예 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고 밝히고 있는데, 그 대학은 공식적으로 박사학위를 줄 수 있는 학교도 아니며 누가 봐도 돈으로 산 학위인데도 버젓이 프로필에 올려놓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김 후보는 최종 학력이 고졸 출신으로 유 후보에 비해 학력에서 밀린다고 생각해, 돈 내면 주는 명예 박사학위까지 기입했던 걸로 보인다”고 김 후보를 비판했다. 또 “김 후보는 모 대학의 이사진에 이름을 올리기 위해 시도했으나 해당 대학에서 승인이 나지 않자 후보자 신청서 경력란에 올리지 못했다”며 “상대적으로 밀린다고 판단한 학력 부분을 만회하기 위해 등록 전까지 애를 썼다”고 귀띔했다.


일각에서는 “그 밥에 그 나물인 후보들이 세간에 웃음거리 밖에 되지 않는 학력논란으로 ‘도토리 키재기’ 하는 모습이 우스꽝스럽고 볼썽사나운 작태다”라고 한숨지었다. 또 “이처럼 학력을 위조하고 부풀려 홍보하다가 말들이 많아지면 은근슬쩍 삭제하는 ‘아니면 말고 식’의 작태들은 한인 사회를 위해 봉사하겠다고 나선 후보자들에게는 큰 도덕적 결점이며, 자격미달이다”며 철저한 학력 검증을 강조했다.


LA 한인사회에서 학력위조나 과장은 이들만의 문제는 아니다. 그 동안 많은 LA한인사회 단체장이나 지도급 인사들의 ‘짝퉁 학력’은 비일비재하다. 한국사회는 한때 ‘신정아 학력위조 사건’을 시작으로  문화, 예술, 교육, 종교계 등 여러 공인들의 잇따른 출신학교 허위 사실 고백으로 사회 전반에 걸쳐 엄청난 충격을 던져준 적이 있었다. 또 최근 힙합가수 타블로의 스탠퍼드대 학력의혹을 놓고 사회 전체가 술렁거리며 큰 홍역을 치룬 적도 있다.


단체장들 허위학력 비일비재


한국의 가짜 학위 파문이 뜨거웠을 무렵 LA 한인사회의 지도급 인사들의 학력 논란도 불거졌었다. 그 동안 소속 단체에 제출한 학력과 경력들이 대부분 허위이거나 조작 또는 과대포장 된 것으로 알려져 미주한인사회에도 가짜학위 논란이 불어 닥친 것이다.


당시 본지가 취재해 입수한 자료에 의하면 LA 평통의 전·현직 회장단과 임원들, 위원들 중에 일부가 허위학력, 또는 허위경력을 지닌 것으로 확인됐으며 LA한인회 전·현직 회장단, 이사장단을 포함한 임원들 중에도 일부가 허위학력과 허위경력을 지닌 것으로 밝혀졌다.


또 역대 한인회 선거에 입후보자로 나선 사람들 중 일부도 허위경력이나 허위학력을 후보 신청서에 기재한 것으로 확인됐었다.


한인회, 상공회의소, 봉제회 등 한인사회의 대표급 단체들의 단체장이나 임원들 경우 한 사람이 여러 단체에 가입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가입할 때마다 이력서 기재 학력과 경력들이 달랐다. 사실, 기관이 아니고 봉사 단체에 회원이 학력이나 경력이 허위라고 해도 특별한 문제가 되지 않는 한 이를 확인한 경우는 없기 때문이다.


매번 사회적으로 학력위조 파장이 불거나 선거철이 되면 불거지는 학력위조 논란은 여전히 LA한인사회 지도층 사이에 만연해있다. 단체장 선거 후보들의 학력위조와 부풀리기는 후보자들의 도덕적 해이와 불감증에서 시작된다.


허위 학력 제기에 대해 “왠 시비냐”라는 식의 뻔뻔함도 보이는 이도 있다. 한국 사회에 팽배해있는 ‘학력 지상주의’ 병폐를 보는 듯 해 안타까울 따름이다. 단체 스스로의 철저한 학력 검증이 요구되며, LA 한인사회 전체의 감시와 변화가 필요한 때이다.


@SundayJournalUSA (www.sundayjournalus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뉴스를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