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지사 알쏭달쏭 LA행보 내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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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경기도 지사의 연례 미국방문이‘실적 위주의 졸속방문’이며‘대권행보를 위한 대장정’이라는 구설수에 올랐다. 지난 22일 LA를 방문한 김 지사는 마치‘주마간산’(달리는 말 위에서 풍경을 바라보듯 일이 급해 대강 처리하는 것)식으로 일정을 마치고 귀국해 동포사회에서 빈축을 샀다.
이 같은 불평은 LA를 방문한 김 지사가 불과 반나절 머무는 동안 4~5개의 공식행사를 소화하는 강행군을 펼쳤기 때문이다. 유력 대권주자인 김 지사와 대화를 원하던 동포들의 바람은 결국 무산됐다. 이 바람에“차라리 한 가지 행사만이라도 착실하게 시간을 들여 치렀다면 실속이라도 챙겼을 것”이란 지적도 나왔다.
이번 순방은 캐나다에서 미국을 아우르는‘투자유치 대장정’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17일 캐나다에서 시작된 투자유치 대장정은 미국에서 정점을 찍었다.
김문수 지사의‘강행군 일정’은 2007년부터 본격적으로 계속되어 왔다. 평균 5박7일 동안  미국과 캐나다 등을 방문하면서 하루에만도 수건의 행사를 치러 일각에서는‘전시효과’를 노린 방문이란 비난도 터져나왔다. 일례로 유니버설 스튜디오 유치 작전이 꼽힌다.
한편 김 지사는 지난 19일 뉴욕 주재 한국 특파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대선 출마 의사를 묻는 질문에“나라를 구하는 일에 나서야 하지 않겠느냐”고 답했다. 그의 발언은 사실상 대선 출마를 공식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 동안 김 지사의 대선 출마 여부와 관련된 언급 중 가장 직접적이고, 적극적인 발언이었다는 평가다. 김 지사의 알쏭달쏭한 LA행보를 <선데이저널>이 따라가 보았다. 
                                                                                        <데이빗 김  취재부기자>



김지사는 지난 22일 LA방문 첫 번째 일정으로 다운타운 LA페이스마트에서 열린 경기섬유마케팅센터 개소식에 참석으로 일정을 시작했다. 이 자리에는 조선일보 종편방송과 경기도에 거액 투자를 진행시키고 있는 포에버21의 장도원 회장이 참석해 축사를 하는 등 김 지사를 깍듯이 환대해 눈길을 끌었다.
장도원 회장은 축사를 통해 “경기도와 자바의 협력을 통해 서로 잘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자바상인을 통해 경기도가 생산한 물건들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이날 개소식에서 자바 의류상과 경기도 섬유기업들의 교류도 ‘윈-윈’ 작업이 될 것임을 강조했다. 경기도 북미사무소가 마련한 자리에는 신연성 LA총영사를 비롯해 강석희 어바인 시장, 조재길 세리토스 시장, 미셸 박 스틸 가주조세형평국 위원, 장도원 포에버 21 회장, 크리스토퍼 김 한인의류협회장, 김춘식 LA상공회의소 회장 등 한인사회 유력인사들과 경기도 관계자 등 약 250여 명이 참석해 차기 대권후보 장정식을 방불케 했다.


장도원 회장과 김문수 지사


LA페이스마트 3층에 자리한 경기섬유마케팅센터는 경기도의 약 1,000여 개 원단 및 섬유업체들이 생산한 제품을 전시하게 되며 한인 의류상과의 직거래 및 미국시장 진출을 지원하게 된다.
이날 LA 자바시장에서의 섬유마케팅센터 개설의 의미는 경기도의 섬유산업의 북미시장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서라는 점에서 특성을 지닌다. 이 센터를 통해 LA에서 의류제품을 생산하는 동포 비즈니스들은 경기도에서 생산되는 질 좋은 원단을 직거래로 제공받는다.
도내 섬유업체는 북미시장에서 요구하는 제품 정보를 신속히 전달받아 판로개척이 수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면에서 포에버 21의 역할도 주목이 되고 있다.
포에버21의 장도원 회장은 이미 2007년 10월 당시 김문수 지사가 LA방문 때 경기도 내에 대형 복합쇼핑몰 건립 투자의향서(LOI)를 건넸다. 투자의향서와 함께 포에버21은 아랍에미리트 등의 투자 기업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경기도 안에 12억 달러를 투자해 백화점 놀이시설 극장을 갖춘 대형 복합쇼핑몰을 세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기도는 복합쇼핑몰이 건립될 경우 2만∼3만 명의 신규 고용 창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포에버21 측에 8곳의 후보지를 소개해 놓은 상태다. 이에 경기도 과천에 코엑스몰 8배 규모의 복합 쇼핑몰과 특급호텔을 지을 계획이다.
포에버21은 과천시 250에이커 부지에 최소 5억 달러 이상을 투자해 그로브몰과 베벌리힐스 센터를 결합한 인도어 아웃도어 복합 쇼핑몰 건설을 추진 중이다. 또 이 부지에 고층 호텔을 지어 국제적인 호텔을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몰 오브 코리아’(Mall of Korea)로 명명된 개발단지는 특급호텔 3개의 백화점 600여개 매장 등으로 구성되며 2012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개발지역은 과천 서울대공원과 경마장 인근으로 포에버21 등이 포함된 민간 투자컨소시엄이 사업비 절반을 부담하고 나머지는 과천시와 경기관광공사가 분담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개발지는 특히 한국 그린벨트 해제 예정지역에 해외민간투자가 이뤄진다는 점에서 한국에서도 높은 관심을 보인 바 있다.




과천- 영종도-평양 개발사업


그린벨트 해제지역은 공공부문 개발만 가능하지만 지자체 요청으로 관련 법률이 개정돼 오는 9월부터는 공공부문이 51% 이상 지분을 가질 경우 상업용도로 개발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한국 각 지자체가 민간자본 유치를 위해 10억 달러 이상 투자가 가능한 해외기업에 앞 다퉈 투자의사를 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포에버21은 과천 뿐 아니라 서울 인천공항 등 수 곳에서 쇼핑몰 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의 쇼핑몰 건설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별다른 진척 사항이 없다.
포에버21은 12억 달러를 투자해 송도 국제도시 5-7공구 223만1350㎡(약 67만평) 부지에 선보인다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김희정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과장은 “포에버21과 MOU 체결 이후 기본 협약이나 절차 등 구체적인 업무가 진행되지 못했다”며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서는 쇼핑 패션상가동을 게일인터내셔날에 하청을 주고 실질적인 업무는 터브만에서 진행하고 있다”고 답했다.
박채성 터브만 부장은 “우리가 진행하는 인천송도지역 복합 쇼핑몰에는 포에버21이 입점되지 않는다”고 이를 확인해 줬다.
이와 함께 포에버21은 평양에 대규모 재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재개발사업지역은 평양 최초의 호텔인 대동강 여관부지다. 이 호텔은 외국인 전용으로 컨벤션센터를 비롯해 대규모 무역센터 등 부대시설을 건립하기 위해 북측과 협의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니버설 스튜디오 유치 난제


한편 지난 2007년 LA방문 중 유니버설 스튜디오를 방문한 김문수 지사는 “세계적 테마파크인 미국 유니버설 스튜디오의 경기도 유치가 이달 내 확정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 지사는 당시 “로스앤젤레스 유니버설 스튜디오에서 협상이 많이 진행돼 31억 달러(약 2조8,200억원) 규모 유니버설 스튜디오 테마파크 건설계획이 양해각서(MOU) 체결 직전 단계”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유니버설 스튜디오의 한국 진출은 계속 지연되고 있는 실정이다. 예정대로라면 내년에 경기도내에 유니버설 스튜디오 코리아 리조트가 개설되어야 했다.
그는 지난해에도 “한국에도 세계적 테마 파크인 유니버설 스튜디오를 경기도내에 개설해 G-20 개최 국가의 국격을 다지게 된다”고 한껏 홍보했다.
그러나 현재까지도 유니버설 스튜디오 미국 본사와 정식 계약도 체결되지 못하고, 한국 내에서 롯데 등을 포함한 일부 기업들이 공동 참여로 개발을 추진할 뿐이다.
현재 상태로는 아시아 최대 규모가 될 경기도 화성의 글로벌 테마파크 유니버설스튜디오 코리아 리조트(USKR) 조성이 2014년 말로 또 늦춰지게 됐다. USKR은 당초 2012년 3월 개장할 계획이었지만 관련기관 협의 지연과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 설립 애로 등으로 2014년 3월로 준공시기를 한차례 연기했었다.
수자원공사와 USKR PFV 등에 따르면 PFV는 화성시 신외동 송산그린시티 동측부지 435만2천819㎡에 USKR을 2014년 3월 완공하기로 계획을 세웠지만 부지 매입을 위한 구체적 사업계획서를 부지 소유주인 수공에 제출하지 못한 상태다.
여기에다 유니버설스튜디오 미국본사(UPR)와 협의가 끝나지 않은데다 자본금 10% 이상을 외국에서 투자 받은 외투기업이라야 부지를 수의계약을 할 수 있는 수공의 규정을 아직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PFV 관계자는 “본사와의 협의가 끝나고 사업계획이 확정되려면 내년 상반기는 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본사 측에서 철도 등 SOC에 문제를 제기하며 협의가 늦춰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부지 매입과 인허가 절차를 거치면 2012년 말 착공할 수 있어 2014년 말은 돼야 준공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국내외 프로젝트파이낸싱(PF)여건이 좋지 않아 외국자본 유치에도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유니버설 프로젝트도 투자 기대


수공과 부지매입비를 놓고도 입장차를 보여 난항을 겪고 있는 것이다. 수공은 6,060억 원을, PFV는 1,500억 원을 각각 제시한 가운데 지난달 말 감정평가에서는 5,040억 원으로 나왔다.
PFV 관계자는 “땅값을 1,500억 원으로 계산해 총사업비를 3조 원 가량으로 잡고 있는데 예상액을 훨씬 웃돌 것으로 보여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수공은 특혜시비가 빚어질 수 있는 만큼 헐값에는 넘기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한편 PFV에는 롯데자산개발과 포스코건설, 한국투자증권 등 9개사가 참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수자원공사는 해당 부지를 수의로 공급하기 위해서는 외투기업(총자본금의 10% 이상 외국자본 투자)으로 지정받고 사업계획을 완료해야 한다며 PFV 측에 구체적인 사업계획서를 제출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USKR PFV 관계자는 이에 대해 “현재 총자본금 4,000억 원의 10% 이상의 외국자본으로 구성하기 위해 유치활동을 벌이고 있다”며 “사업계획도 이에 맞춰 수립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USKR PFV는 최근까지 총자본금 4,000억 원 중 10%에 달하는 400억 원의 외자를 유치하지 못해 사업계획서를 수자원공사에 제출하지 못한 상황이다. 또한 본계약을 위한 USKR PFV의 미국본사와 본계약도 사업지연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USKR PFV는 본계약 체결을 놓고 미국본사와 1년째 협의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USKR PFV는 미국 본사와 지난해 초부터 본계약 체결을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라고 전하며 “아직까지 본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 상태로 내년 상반기 중에는 본 계약 체결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에 USKR PFV는 “미국 본사 협의가 끝나고 사업계획이 확정되려면 내년 상반기는 돼야 할 것”이라며 “부지 매입과 인허가 등 제반절차를 거치다 보면 2012년 말쯤 착공할 수 있어 2014년 말은 돼야 준공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경기도는 역시 유니버설 프로젝트에 장도원 회장의 막강한 자금 지원을 기대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반나절 시간으로 LA를 방문한 김문수 경기지사의 행보에 더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는 차기 대권주자로 유력한 김 지사의 LA행보의 석연찮은 배경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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