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취재] 미주동포들 등쳐먹는 악덕사기꾼 ‘경계경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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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 동포가 동업자인 미주 한인들에 의해 사기를 당하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자 본국의 경제계에서는‘LA동포 사기꾼들을 조심하라’는 경계령까지 내려졌다.


이와 더불어 미주한인 업체들이 본국의 관련업체들과의 무역 거래에서 사기를 당하는 경우도 빈번하다. 현지 실정을 모른다는 점과 거리가 멀어 쉽게 만나기 힘들다는 점을 악용한 사기 사건들이 대부분이다.


LA한인사회에서 맨손으로 사업을 시작해 건실한 사업체로 성장시킨 한 선량한 사업가가 지인의 권유로 인해 한국과의 고철 무역업을 시작해, 2년간 3명의 사기꾼으로부터 100만 달러가 넘는 사기 피해를 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또 이 사기꾼들 중 한명에게 또 다른 LA 한인 사업가도 비슷한 수법으로 사기를 당해 전 재산을 날리고 가정은 파탄의 위기에 처해있다. 두 사건 모두 한국의 고철 무역상의 농간에 당한 것이다.


인간적인 정과 신뢰에서 시작된 사업이 믿었던 사업 파트너의 철저한 사기 범죄에 무너지고 말았다. 선량한 LA한인 사업가들의‘등을 친’이번 무역사기의 전모를 파헤쳐 보았다.


<시몬 최 취재부 기자>


LA한인타운에 건실한 사업체를 꾸리고 있는 한 모 씨는 14살 때인 1975년에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건너온 1.5세 한인 사업가다. 그는 자동차 바디샵 업종에 뛰어들어 척박한 이국땅에서 갖은 고생 끝에 한인사회는 물론 미국 주류사회에서도 인정받는 업체로 성장시켰다.


탄탄대로를 달리던 2005년 말경 그는 지인의 권유로 고철 무역업에 눈을 돌렸다. 고철이 풍부한 이곳에서 고철을 모아 한국으로 수출해보자는 지인의 제안에 고심 끝에 받아 들였다.


시작과 동시에 사기당해


그는 한국의 고철 무역상인 최 모 씨를 소개받고 2006년 11월 경 본격적으로 최 씨와 거래를 시작했다. 처음 한 두 차례는 물건을 보내면 정상적으로 물건 값을 송금 받았다. 거래 시작 후 한 씨는 최 씨에게 총 17만 달러 상당의 물품을 인도했다.


그런데 최 씨는 물품을 인도받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이러저런 핑계를 대며 물품대금 지급을 미뤘다. 계속 대금의 지급을 독촉하자 2007년 8월에 이르러 갑자기 실중량 등의 트집을 잡으며 대금을 지급할 수 없다는 태도를 보이기 시작했고, 이후 한 씨에게 일체의 물품 대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최 씨는 애당초 물품을 받고 대금을 지불할 의사가 없었으며, 계획된 사기였다. 고철 무역업에 뛰어 들자마자 사기를 당한 것이다.


한 씨는 본격적으로 사업을 진행하던 2007년 5월 경 ‘호형호제’하던 막역한 지인으로부터 한국의 두 번째 거래처인 권모씨를 소개받는다. 권 씨는 한 씨를 만나 고철을 구매, 유통하기를 희망했고, 한 씨는 고철을 납품하기 시작했다.


한 씨는 2007년 5월 고철을 P사를 통해 권 씨에게 판매를 시작했고, 권 씨에게 총 110만 달러 상당의 물품을 납품했다. 그러나 권 씨는 모든 고철의 판매가 완료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판매대금 일부인 29만 달러를 송금하지 않았다. 여러 차례 독촉에도 권 씨는 묵묵부답이었고, 물품 처분 및 대금 송금의 계획조차 밝히지 않다가 나중에는 연락이 두절되었다.


한 씨는 연락이 되지 않자 2008년 3월 중개 거래사인 P사의 중재로 한국으로 직접 건너가 권 씨를 만나 판매대금 지급을 요구했다. 권 씨는 판매대금 미수금인 29만 불을 한 씨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6만6000달러에 합의 할 것을 제시했고, 그 산출 근거를 요구하자 권 씨는 연락을 끊고 행방을 감춰버렸다.


두 번째 사건도 애초부터 대금을 지급 할 의사가 없으면서 물품을 받으면 그 대금을 정상적으로 지급하겠다고 속여, 이를 믿은 한 씨로부터 물품만 챙긴 동일한 수법이다. 한 씨는 두 번째 거래에서도 권 씨라는 사기꾼에게 29만 불이라는 거액을 계획적으로 갈취당해 사업에 또 다시 타격을 입게 됐다.


















 

코스닥 회사에 대금 뜯겨


한 씨는 한국으로 물품을 납품해 결제대금을 뜯기는 절치부심 속에도 희망을 놓지 않고 새로운 거래 파트너를 소개 받아 고철 수출 사업을 이어나갔다. 세 번째 파트너는 개인이 아닌 (주)세지(이하 세지)라는 한국의 코스닥 등록 회사였다.


한 씨는 미국 현지에서 고철 무역업을 해오던 지인인 김 씨로부터 “세지가 한 씨로부터 고철을 수입하고 싶어한다”는 얘기를 듣고 고심 끝에 2007년 10월경부터 세지에 고철을 납품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거래 초기에 선적한 물품에 대해서는 결제가 순조롭게 이루어졌으나 두 달이 지나자 갑자기 대금 송금이 지연되는 등 대금결제가 이뤄지지 않자, 한 씨는 2007년 12월 중순부터 세지에 대한 물품 선적을 중단했다.


한 씨는 그동안 세지에 총 160만 달러 상당의 고철을 납품해 98만 불의 대금은 결제 받았으나 나머지 62만 불은 받지 못했다. 이번에는 소규모의 개인회사가 아닌 코스닥 등록 회사와의 거래였기에 물량도 컸고, 초반 결제도 잘 이뤄졌기 때문에 한 씨는 세지를 크게 신뢰하고 거래를 진행했다.


그런데 철통같이 믿었던 한국의 코스닥 등록법인에게 또다시 물품대금 미지급 사기를 당해 좌절을 맛볼 수밖에 없었다. 한 씨는 동일한 수법으로 세 번에 걸쳐 100만 달러 상당의 사기를 당하는 울분에 기가 찼다.


소송에 져 두 번 울어


억울함을 더 이상 묵고만 하고 있을 수 없다는 생각에 한 씨는 위 세 명의 사기범을 한국 검찰에 고발했다. 세 건의 소송을 제기하면서 한 씨는 한국과 미국을 오가는 소송과정에서 경제적, 정신적, 시간적으로 큰 손실을 치러야했다.


최 씨를 상대로 한 소송에서는 승소했으나 손해액은 배상 받을 수 없었다. 권 씨와의 지루하게 진행되던 소송은 지난 4월 29일 ‘증거 불충분’이라는 이유로 기각됐다. 또 세지와의 소송은 1심에서는 승소했으나 세지가 제기한 항소심에서 패소함에 따라 오히려 세지의 소송비용까지 떠안게 됐다.


세지와의 거래와 소송에는 세지의 고철사업 담당이사인 한상엽이라는 사기범이 중심에 있었다. 그는 세지가 고철 사업에 뛰어들면서 영입한 이사로 한 씨와 세지의 모든 고철 거래를 담당했다.


한 씨는 한상엽이 세지의 고철 담당 이사로서 모든 거래를 계약하고 사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한상엽은세지의 이사라는 명함을 사용했고 실제 세지의 고철 사업을 총괄했다.


하지만 재판과정에서 한상엽이 세지의 고철사업을 담당했지만 정식 등재된 등기이사가 아니라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재판 결과에 큰 영향을 주었다. 한상엽 개인이 160만 달러어치의 고철을 한 씨로부터 수입해 그중 100만 달러어치는 세지에 공급하고 나머지 물량은 개인적으로 다른 업자에게 공급했다는 것이다.


결국 법원은 한상엽이 세지의 등기이사가 아니기 때문에 세지가 한상엽을 지휘 감독하는 관계에 있다고 보기 어렵고, 결국 원고와 피고인 한 씨와 세지 모두 한상엽의 피해자라는 이유로 항소심에서 사건을 기각했다.


한상엽은 현재 잠적한 상태며 한국 검찰에 수배중이다. 거래 당시 누가 봐도 거래를 하는 상대는 한상엽 개인이 아닌 세지였는데도 한국 법원의 이 같은 결정을 받고 한 씨는 억울함에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한 씨는 본국의 무역 사기범들에게 거액의 사기를 당한 것도 모자라 한국 법정의 억울한 판결에 두 번 가슴을 칠 수밖에 없었다.


한 씨는 이 같은 한국 법원의 소송결과는 미국 교포라는 신분이 크게 불리하게 작용했다고 보고 있다. 한 씨는 외국에 거주하고 있는 교포가 한국인을 상대로 하는 소송에 대한 어려움과 불리함을 털어 놓았다.








 경찰, 교포 소송건 꺼려해


그는 “우선 한국 형사들은 외국에 살고 있는 교포가 소송을 제기하면 처음부터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첫째, ‘한국말은 잘 구사하느냐, 서류는 한국어 번역본으로 준비해달라’ 등의 질문부터 던지며 언어적인 불편함으로 부담감을 표시했다.


또 똑같은 형식의 서류임에도 한국의 상대방이 제시한 서류는 한눈에 들어온다고 하고 미국 측에서 제시한 자료는 한눈에 보기 어렵다는 얘기들도 한다. 이런 부분들이 조사 과정에서 불이익으로 작용한다고 본다. 그래서 한국어에 익숙하지 못한 교포들 경우에는 사기를 당하거나 피해를 입더라도 소송은 엄두도 내지 못 한다”고 말했다.


한 씨는 또 미국과 한국이라는 지리적인 이유도 불리하게 작용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실제로 한국 경찰서에는 외국으로 전화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미국으로의 연락부터 걱정한다” 며 “나같은 경우는 한국에 지사개념의 사무소가 있어서 연락이 가능했지만 한국에 아무런 연고가 없는 교포의 경우는 큰 어려움을 겪는다”고 말했다.


실제 한국 내 피고소인인 경우에는 자신의 지역이기 때문에 경찰서 출두나 조사 협조가 용이하지만 교포의 경우는 거의 몇 달 전부터 경찰출두에 대비해 준비를 해야 되고, 설사 경찰서에 나간다고 하더라도 피고소인이 참석하지 않으면 대질심문에 차질이 발생되기 때문에 상대방 참석여부도 걱정해야 하는 이중고에 시달리게 된다. 혹시라도 상대방이 나오지 않으면 돈과 시간을 들여 다시 한국을 방문해야 하는 경우도 발생하게 된다.


한 씨는 “이런 이유로 형사들의 말투나 태도에서 교포들의 소송을 담당하는 것을 꺼려한다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고 전했다.


한 씨는 본인이 겪은 사기사건의 피해를 떠나 가장 억울하고 안타까운 점은 미주 교포가 당할 수밖에 없는 한국 사법권의 부당한 판결과 진행의 어려움이었다.


그는 “3건의 소송과 관련하여 한국을 오가며 사용한 시간적, 금전적인 비용을 제외하더라도 같은 동포 특히 모국에 대한 실망감을 크게 느꼈다”며 “다시는 저희와 같은 피해자가 생겨나지 않길 바라며 혹시라도 생기더라도 어느 누구든지 공정한 법의 판결을 아무런 제약없이 받을 수 있길 희망한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한 씨는 본인이 겪은 사기사건의 피해를 떠나 가장 억울하고 안타까운 점은 미주 교포가 당할 수밖에 없는 한국 사법권의 부당한 판결과 진행의 어려움이었다.


“3건의 소송과 관련하여 한국을 오가며 사용한 시간적, 금전적인 비용을 제외하더라도 같은 동포 특히 모국에 대한 실망감을 크게 느꼈다”며 “다시는 나와 같은 피해자가 생겨나지 않길 바라며 혹시라도 생기더라도 어느 누구든지 공정한 법의 판결을 아무런 제약 없이 받을 수 있길 희망한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사례2> 믿었던 지인에게 전재산 날린 한인 사업가


情 때문에 재산 빼앗기고, 남은 건 빚더미 뿐


백 씨는 1984년에 미국으로 이민 와 현재 남가주에서 거주하고 있는 미주 교포다. 백 씨는 한국 철강회사의 태국지사에서 근무하던 중 권 씨를 알게 되었다. 2년 동안 권 씨와 거래하면서 서로 친해졌고 호형호제할 정도로 인간적으로 신뢰했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회사를 그만두고 미국으로 돌아온 후에도 권 씨와 서로 연락을 취해 가면서 계속 관계를 유지했다.


2006년경에 서로 사업 얘기를 하다가 부동산투자에 관한 얘기가 나오게 되었다.“한국 부동산에 투자하면 절대로 망하지 않는다”는 권 씨의 얘기에 한국 부동산 투자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권 씨는 부동산 투자에 관심이 있으면 자기와 같이 돈을 모아 투자를 하자고 제안을 했다. 백 씨는 권 씨의 말만 믿고 2006년도 4월경 권 씨의 계좌로 약 21만5천 불 을 송금했다.


인간적인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따로 쌍방의 투자 약속이나 계약서 같은 것은 만들지 않았다. 그 후 한 3~4개월이 지난 후 인천 송도 근처에 미개발 땅을 샀다는 연락을 받았다.


그렇지만 정확하게 얼마를 주고 샀는지, 주소지가 어디인지에 대한 내용은 들을 수 없었다. 백씨는 2008년부터 수차례에 걸쳐 자금 회수를 요청하면서 땅값 오른 것에 대한 이윤도 필요 없고, 오직 투자한 원금 금액만이라도 상환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얘기할 때마다‘준다준다’하면서 아직까지도 받을 수 없었다.


부동산 투자 이후 2007년 초쯤에 권 씨와 사업 얘기를 하던 중 권 씨가 고철 무역을 한번 해보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해 왔다.


권 씨는“자기도 지난 3~4년 동안 재활용품, 고철, 비철 무역으로 굉장히 많은 돈을 벌었다”고 하면서“미국은 인구가 많아 고철이 많이 나오니 한국이나 중국으로 수출을 하면 큰 돈을 벌 수 있다”고 했다.


그래서 백 씨는 관련 회사를 설립하고 고철이나 비철을 수집하여 한국의 권 씨 회사로 수출을 하고, 권 씨는 한국에서 고철들을 처분하며 남은 이익금을 50대 50으로 나누기로 합의하여 고철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백 씨는 자신의 자금으로 많은 물량의 비철을 미국 국방부 경매를 통해 구입하여 한국의 권 씨 회사로 보냈다. 수출가격은 미국 현지 구매가격에 이윤을 붙이지 않고 운송료만 더한 가격으로 수출을 했다.


그렇게 2007년 상반기까지 권 씨에게 보낸 고철의 총 양은 약 150만 불 가량이나 된다. 백 씨는 권 씨를 신뢰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이처럼 무모하게 많은 양의 물품을 돈도 받지 않고 무조건 한국으로 보냈던 것이다.


수출한 총 150만 불 중에 물건을 팔아 실질적으로 백씨가 회수한 돈은 112만 불 정도 밖에 되지 못했다. 그러면서 권 씨는 자기도 번 돈 없고, 고철 가격도 많이 내려서 어쩔 수 없이 발생한 손실이기에 일단 회계상 손실처리하고 앞으로 수출하는 물량에서 손실 보전해주겠는 약속을 했다.


뭔가 잘못되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다시 한 번 권 씨를 믿기로 하고, 다시 물건 보낼 준비를 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물품대금 결제는 이뤄지지 않았고, 나중에야 철저하게 권 씨에게 속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고철사업을 시작하기 전 백 씨는 부채는 한 푼도 없었고 현금으로만 50만 불을 가지고 있었으며, 좋은 지역의 주택 한 채와 화목한 가정을 꾸리고 남부럽지 않게 살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 백 씨는 모든 것을 잃었다. 고철 구입하느라 집을 담보로 융자를 받았으나 권 씨의 사기 때문에 융자금 상환을 못하여 은행에 넘어갔고, 그 외에 생활비 때문에 받았던 융자들도 못 갚아 거의 매일 은행에서 빚 독촉에 시달리고 있으며 파산 일보 직전이다. 화목했던 가정은 풍비박산 위기에 처해있다. 아내와는 이혼 직전이고, 두 아들의 불평으로 고개를 들 수조차 없는 지경이다.


백 씨는“한 때 혈육보다도 더한 인연이라 생각했던 사람이 지금은 원수가 되었다”며“권 씨를 반드시 법정에 세워 남에게 피해를 입히면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게 해 주고 싶다”고 울분을 토했다. 또 다시는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한국 사법부의 공정한 판단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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