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셔은행 1억달러 증자성공 막전막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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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악의 어닝쇼크를 불러 일으켰던 윌셔은행(심볼 : WIBC)이 최근 1억 달러 규모의 대형 증자라는 카드를 빼들고 불과 사흘 만에 일사천리로 성사시켜 위기에서 벗어났다.

윌셔의 증자는 본지가 지난 보도(제783호·4월 28일자)를 통해 예견한 대로 이미 유재환 신임행장 임명이라는 깜짝 카드와 함께 이사진, 실무 경영진에 의해 철저히 준비해온 시나리오였다는 것이 한인 금융권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특히 지난해 4분기 약 4,000만 달러의 손실은 차치하고 유재환 신임행장을 영입한지 채 1개월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지난 1분기 5,000만 달러의 순손실 성적표를 제출한 것 또한 예견된 ‘악재 털고 가기’라는 관측이 적중했다는 평가다.

윌셔 측이 이례적으로 지난해 4분기 실적을 수정하면서까지 ‘추가 손실’을 보고하는 초강수를 둔 것 또한 어떤 결과물을 낳을지는 미지수다. 윌셔의 수정보고로 인해 단기적 주가손실을 호소하는 소액주주들의 집단소송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적잖은 부담이 여전한 까닭이다.

따라서 과거 중앙은행장 시절부터 과감한 부실대출 손실처리 등을 통해 적절한 ‘디레버리징 전략’을 구사해 성공을 거뒀던 유재환 행장과 그를 행장으로 영입한 윌셔 고위 이사진의 선택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한인 금융권의 큰 관심사다.

박상균 기자<블로그 – www.youstarmedia.com>

















 

지난 12일 윌셔은행(행장 유재환)의 지주회사인 윌셔뱅콥(이사장 고석화)의 주가가 장중 한때 3달러 밑으로 추락해 시가총액 심리적 마지노선인 1억 달러 선까지 붕괴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어 장 마감 후 발표된 1억 달러 증자 성공 소식은 특히 2달러 75센트라는 공모가격으로 눈길을 끌었다. 장외 거래 등을 통해 거래량이 급증하는 등 이날 하루 약 2,300만 주가 넘는 대량거래가 발생해 큰 손 바뀜이 이뤄졌다.

이는 낮은 공모가에 대한 기존주주들의 실망 매물이었으며 아쉽게 증자 참여기회를 놓친 신규매입 세력들의 유입이 맞아떨어지면서 이날 나스닥 최대 거래량 종목에 오르는 큰 관심을 이끌어낸 것이다.

즉 윌셔은행의 총 주식수가 약 3,000만주임을 감안하면 전체주식 약 3/4에 달하는 주인이 뒤바뀌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셈이다.

이와 관련 로 앤 램버트 그린 뮤추얼 노찬도 투자분석가는 “윌셔 측이 1억 달러 규모 대형증자에 성공함으로써 급한 불을 껐다”며 “특히 2달러 75센트라는 공모가격이 확실한 지지선으로 바뀜에 따라 추가급락에 대한 위험성을 제거한 효과가 크다”고 전제했다.

그는 “반면 이번에 유입된 기관투자가의 물량 등 약 1억달러에 달하는 신규발행 주식이 결국 단기 이익실현을 위한 저항매물로 등장할 수 있기 때문에 장기적 관점에서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고 전했다.


대량거래 손 바뀜, 윌셔 미래는?

이처럼 최근 한인 금융가의 관심사는 무엇보다 어닝쇼크 등 충격파를 받은 윌셔의 선택, 즉 수습책은 무엇일지에 쏠렸다. 지난해까지만도 한인 상장은행 가운데 부동의 자산고-시가총액 1위를 구가하던 윌셔가 자산고 3위-시가총액 4위라는 초라한 성적으로 추락한 시점에서 어떤 형태로든 변화를 꾀할 것으로 관측됐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윌셔의 주가는 지난 1분기 어닝쇼크에 따라 4달러대 주가가 쉽사리 붕괴됐다가, 대규모 증자소식 발표와 함께 3달러대 주가가 위협받는 최대 위기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올해 초 개장가 기준 8달러 대를 상회하던 윌셔의 주가는 어느덧 현재 3달러 초반으로 급감했다. 반 토막 이상으로 주가가 동강난 것이다. 윌셔 주가의 널뛰기 등락은 지난해부터 한인 금융가에 번진 윌셔은행의 부실대출 파문과 행장교체, 2분기 연속 대규모 손실에 따른 1억 달러 자본잠식 등 핵폭탄급 악재가 연달아 불거져 나온데 따른 후폭풍이었다.

이에 따라 급박하게 선택한 약 3,640만주, 1억 달러 규모 증자를 놓고 한인 금융가의 해석이 분분하다. 물론 심각한 자본잠식이 일어난 윌셔로서는 자본금 확보의 비상이 걸린 상태에서 1억달러 규모 증자가 시급했다.

이를 위해 “베테랑 금융인이자 기관투자가들과 유대관계가 돈독한 유재환 행장의 영입을 통한 돌파구를 마련할 것”이라는 관측이 이번 증자성공을 통해 맞아떨어진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공모가격이 지나치게 저가에 발행된 것이 아니냐는 기존주주들의 반발이 거센 것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더욱이 기존주주들의 경우 이사진을 제외하고 이번 공모과정에서 철저히 배제됐다는 점에서 불만의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따라서 아직 상세한 내역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고석화 이사장을 비롯한 현 이사진의 참여규모를 놓고 다시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은 남아있다.

한편 윌셔의 최대주주로서 막강한 파워를 손에 쥐고 있던 고석화 이사장과 재단 및 가족의 우호지분의 분포가 어느 선까지 떨어지느냐라는 부분이 최대 관심사다.

기존 3,000만 주에 이번 증자를 통해 약 3,640만주를 더해 도합 6,600만주 이상의 주식수로 탈바꿈하게 될 윌셔은행 주식(WIBC) 가운데 우호지분 약 16% 선을 고수했던 고 이사장의 지분율은 이번 증자를 통해 10% 내외로 크게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는 한때 윌셔은행 보유주식 평가액만 1억 달러를 넘어섰던 고 이사장으로서는 다소 뼈아픈 상처가 될 수밖에 없다. 또한 사실상 한인 커뮤니티 은행 가운데 유일무이하게 약 40%선의 내부자 대주주 지분율을 자랑했던 윌셔은행이 그 타이틀을 내려놓게 됨으로써 한인은행가의 새 변화도 예고되고 있는 것이다.

한마디로 4대 한인 상장은행들의 주식분산율이 크게 높아진 것으로 이번 고 이사장의 지분율 감소로 더 이상 한인은행가가 과거에나 볼 수 있었던 폐쇄적 구조에서 탈바꿈이 불가피해졌다는 것을 의미하게 됐다.


반전의 발판 마련한 윌셔(WIBC)

윌셔로서는 지난 2009년 9월 연방증권거래위원회(SEC)에 ‘쉘프 등록’(Shelf registration)으로 증자 승인을 신청해두었던 것이 오히려 전화위복이 됐다.

사실 당시만 해도 윌셔가 다른 한인은행 인수전 등 M&A 시장에 뛰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는데, 결과론적으로 봤을 때 이번 윌셔의 최대위기를 수습하는 소방수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우연의 일치는 결국 윌셔의 1억 달러 증자추진이 일사천리로 큰 탈 없이 진행되는 큰 밑거름이 됐다. 또한 고 이사장 등 이사진들의 우여곡절 최종 선택으로 영입된 유재환 신임행장 발탁배경이 이번 증자를 통해 첫 결과물을 내놓는 시험작이 됐다.

알려진 대로 윌셔 측은 한인은행가에서도 큰 인정을 받은 바 있는 유 행장의 강점인 ‘디레버리징(자산감축) 전략’을 높이 평가한 게 사실이다. 이를 반영하듯 윌셔 측은 유 행장 영입 이후 첫 실적발표인 지난 1분기 성적표에서 무려 5천만 달러가 넘는 순손실을 반영하는 동시에 이른바 ‘부실대출 정리’에 과감히 나선 것이 눈길을 끌었던 것이다.

물론 뼈와 살을 깎는 고육책은 주가폭락 등의 부작용도 양산해냈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모든 악재를 털어내는 상대적인 강점을 안게 된 것 또한 간과할 수 없다.

또한 윌셔가 최근 마주친 수많은 악재를 딛고 일어서기 위해 증자카드를 빼들고 성공작을 거둔 이면에는 JP 모건 증권이라는 유력한 주관사를 유치하는 등 친분이 두터운 기관투자가들을 설득해 거액을 순식간에 끌어 모은 유재환 행장의 숨은 공로가 컸다는 평가다.

반면 윌셔가 증자과정에서 주관사인 JP 모건 증권 측에 제공한 추가옵션인 1,500만 달러 증자발행건을 두고서는 ‘수혜제공’이라는 멍에를 짊어지게 됐다는 점에서 그리 자유롭지 못할 전망이다.

이렇듯 이번 증자를 통해 윌셔 측은 넘어야 할 숙제가 많다. 지난해 4분기 실적에 대한 수정보고로 인해 제기되고 있는 소액주주들의 잇따른 집단소송과 증자에 대한 ‘저가발행’ 논란, 주관사 수혜제공 의혹 등 잠재워야할 문제가 산적해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윌셔은행 유재환 행장은 “윌셔는 얼마 전까지 한인 커뮤니티 은행 가운데 가장 견실한 은행으로 평가 받으면서 금융위기 상황에서도 발전을 거듭해왔다”며 “부실대출 문제로 위기상황을 맞긴 했지만 이번 증자 등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불어넣는다면 또 다시 성장가도를 달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또한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저가발행’ 논란과 관련 유 행장은 “공모가라는 것이 행장 한 사람이 정하는 것도 아니고 주관사와 은행 실무진이 함께 정해진 툴에 맞춰 가격을 산정해내는 일이다”고 강조하며 항간의 의혹에 대해 일축했다.

한편 이번 윌셔의 증자성공으로 그 자본금의 향후 사용처를 두고서도 한인 금융가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에 대해 윌셔은행 측은 “공모된 투자금의 대부분을 추가 자본금으로 활용하고 나머지는 현금 수요나 다른 일반적인 회사 목적을 위해 사용될 것이다”고 밝혔다.

이를 놓고 일각에서는 윌셔 측이 고이율의 배당금으로 영업이익달성 등에 큰 부담을 주고 있는 타프(TARP) 지원금을 먼저 갚을 수도 있다는 시각을 내놓고 있다. 윌셔의 경우 지난 2008년 타프(TARP) 지원금 약 6,200만 달러를 정부로부터 빌린 바 있다. 이 타프 지원금에 대한 우선주 배당금 이자율이 오는 2013년에는 9%까지 치솟게 되는 등 그 조건이 크게 불리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윌셔 측이 이번 1억 달러의 자금 중 상당액의 비중을 차지하는 6,200만 달러를 타프 지원금을 갚는데 사용할 경우 추가 증자카드를 내놓을 수 있다는 관측이 흘러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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