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유 회장 지난 주말 극비리 LA방문 “왜”
하나금융그룹 미주 진출 재시사 한인 커뮤니티 은행 인수전 지각변동 예고
최근 한국에서 외환은행 인수전 난항을 겪고 있는 하나금융지주 김승유 회장(사진)이 미주 한인은행 인수계획 재추진 의사를 강력히 피력해 주목을 끌고 있다.
김승유 회장은 한국시각으로 지난달 13일 긴급 이사회 이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원래 미국 내 은행 인수 계획도 있었는데 이를 다시 추진할 수도 있다”고 말한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국내외적으로 그 파급효과가 번지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앞서 하나금융그룹은 이미 두차례에 걸쳐 현지 실사를 끝마치고 막판 계약 성사직전까지 진전시키는 등 한인 커뮤니티 은행 인수전에 가장 먼저 뛰어들었던 한국계 금융그룹 가운데 하나다. 알려진대로 현재는 사라진 구 아이비은행, 그리고 커먼웰스은행과의 지분인수를 통한 단계적 미주 진출 시나리오가 추진됐던 것이다.
당시 김승유 회장은 비밀리에 미국 출장길에 올라 구 아이비은행 조성상 이사장(경기고등학교 후배)과 당시 커먼웰스 최운화 은행장 등과 직접 접촉해 인수전을 진두지휘했을 정도로 미주 진출 의사를 강하게 밀어부친 ‘강경파’다.
실례를 들자면 지난 2007년 하나금융은 3,500만 달러를 투자해 커먼웰스은행 지분 37.5%(1주당 17.50달러·200만주)를 인수하는 매입계약을 체결했다가, 끝내 연방 금융당국의 승인이 미뤄지면서 1년 뒤인 2008년 계약이 해지된 바 있다.
당시에는 하나금융의 대주주인 싱가폴 국부펀드 ‘테마섹 이슈(알카에다 자금이 투자된 것으로 알려짐)’에 부딪혀 미주진출이 좌절된 바 있다. 한편 한국 금융권에서는 이번 하나금융그룹 김승유 회장의 미주진출 발언을 놓고 갖가지 해석을 내놓고 있다.
물론 하나금융이 한인 커뮤니티 은행 인수전에 다시 뛰어들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경우에 따라서는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이 한미은행 인수전을 놓고 격돌할 수도 있다는 관측마저 내놓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LA 한인 금융권에서는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이 한미은행 인수전을 놓고 격돌할 일은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며 “만약 하나금융그룹이 미주 진출 시나리오를 재가동할 경우 한미은행이 아닌 다른 한인 커뮤니티 은행을 인수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와 관련 하나금융 측은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미 5∼6년 전부터 LA 등 교민이 많이 거주하는 미국 서부지역 진출을 검토해왔는데 최근 외환은행 인수문제가 불투명해지면서 이 문제를 다시 들여다보고 있다”며 “동포은행 한 곳을 확보해두면 향후 은행간 추가 인수합병도 바라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하나금융 측의 미주진출 시나리오 전망은 한미은행을 비롯한 대형 상장 한인은행이 아닌 중소형 한인 커뮤니티 은행을 선인수한 뒤 추가로 M&A 시장에 뛰어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하나금융 김승유 회장은 지난 주말 극비리에 LA행에 오른 것으로 확인되면서, 베일에 쌓여진 방문목적을 두고 갖가지 해석이 분분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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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우리금융 이팔성 회장이 최근 한미은행 인수를 계속해서 추진하겠다는 뜻을 피력해 눈길을 끈다.
지난달 25일(한국시간) 한국경제학회 주최 세미나에서 이팔성 회장은 기조연설을 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미은행 인수 의지를 새삼 강조하면서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강력히 시사했다.
한마디로 최근 불거진 우리금융의 한미은행 인수가 사실상 물 건너 간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일축해 버린 것이다.
또한 이날 기조연설에서는 “미래의 금융강국으로 도약하려면 한국은행들이 글로벌화를 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현지 법인 설립은 물론 현지 은행과의 인수합병(M&A)이나 전략적 제휴 등으로 현지 역량과 경험을 보완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하는 등 미주 진출에 대한 강한 애정을 나타냈다. 한미은행 “입장 달라졌다”
반면 한미은행(행장 유재승)의 입장은 크게 달라졌다. 한마디로 벼랑 끝 수렁에서 벗어났다는 점에서 독자생존을 꾀하겠다는 의지가 강력해진 것이다.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한미은행은 연속되는 적자행진으로 자본잠식이 이뤄짐에 따라 감독국이 요구한 증자명령을 이행하는 일조차 버거웠다.
그나마 우리금융의 한미은행 인수 가능성이 외부로 노출되면서, 결국 소문이 사실화돼 양측의 1차계약과 동시에 이뤄진 1억 달러 증자성공은 가뭄에 내린 비처럼 한미의 갈증을 해소할 수 있었다.
이를 반영하듯 한미의 실적은 크게 향상돼 지난 2분기 연속 흑자달성이라는 쾌거를 일궈내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미은행의 한 직원은 “우리금융의 한미은행 인수전이 시작된 이래 그간 알게 모르게 내부직원들의 경우 마음고생이 심했다. 지난 2년간은 정말 피눈물을 흘리며 사투를 벌인 것과 다름 없었다”고 전했다.
이어 이 직원은 “그런데 막상 한미의 경영 정상화가 이뤄지고 난 뒤 한국계 자본, 즉 우리금융의 미주 상륙이 이뤄진다면 솔직히 뒤늦게 다 차려진 밥상에 숟가락을 얹는다는 느낌이들어 몹시 속상하다”고 토로했다.
만약 우리금융이 한미은행과 약정한 계약이 이행된다면 최대 2억 4,000만 달러, 1주당 1달러 20센트로, 약 2억주의 신규주식이 발행된다.
지난해 11월 수정된 양측의 계약서대로라면 우리금융 측은 한미와의 계약을 이행하기 위해서는 최소 40% 이상의 지분을 취득해야 하기 때문에 현 시세를 감안할 때 1억 2,500만주 이상, 즉 1억 5,000만 달러 이상의 자금을 투입해야 하는 상태다.
이와 관련 한인 금융계의 한 원로인사는 “현재 한미은행의 시가총액은 약 1억 8,000만 달러인데, 현 시가와 비슷한 총액을 투입해 커뮤니티 은행의 대표주자인 한미은행의 50% 이상 지분을 취득한다는 것은 분명히 매력적인 일임에는 틀림없다”며 “그러나 우리금융그룹의 자체문제로 숙원사업이 틀어질 가능성이 노출되자 양측의 입장차이가 확연히 벌어지고 있는 분위기다”고 평가했다.
한편 지난해 7월 쌈짓돈을 모아 한미은행 주식 증자과정에 참여해 위기탈출 1등공신 역할을 톡톡히 해낸 한인 투자자들의 희비도 엇갈릴 전망이다.
우선 우리금융의 한미은행 인수전이 가시화될 경우 이는 단기호재로 작용해 반짝 주가부양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겠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대로 한미의 주식수는 3억주가 넘게 됨에 따라 주식 희소가치가 떨어져 장기적 관점에서 강한 상승 모멘텀을 받기 어려워질 것으로 관측된다.
반면 만약 우리금융의 한미은행 인수전이 불발탄으로 끝날 경우 이는 단기악재로 작용해 대량거래 수반과 함께 손 바뀜이 일어날 수 있다.
하지만 장기적 관점에서는 현재의 주식수를 유지하는 가운데 최근 거래량이 급감하는 등 주주들의 응집력이 결집된 상태에서 한미의 독자생존 시나리오가 긍정적 평가를 받으며 폭등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로 앤 램버트 그린뮤추얼 노찬도 투자분석가는 “이미 우리금융의 한미은행 인수전이 난항을 겪고 힘들어졌다는 이슈는 어느 정도 주가에 반영된 것 같다”고 전제한 뒤 “현재 주가의 흐름은 오히려 2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한 한미의 다음분기 성적표에 쏠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우리금융의 한미은행 인수전 재료가 워낙 시장의 주가흐름을 좌지우지했던 터라 그 가부 결과에 따라 여전히 장단기적 호재 혹은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를 반영하듯 최근 한미은행 주식의 거래량은 급감한 상태로 숨고르기 양상이 짙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