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덕 건물주에 쓰러지는 LA 한인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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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한인타운 상가들이 일부 악덕 건물주의 횡포로 몸살을 앓고 있다. 최근 건물 임대를 둘러싸고 건물주와 세입자 사이의 마찰이 더욱 빈번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건물주의 횡포로 힘없는 영세 상인들이 맨몸으로 거리로 내쫓기고 있다. 이는 건물 임대를 둘러싼 감정싸움이 아닌 악덕 건물주의 일방적인 횡포에 영세 세입자이 고스란히 피해를 입는 모양새다.
수십만 달러의 권리금과 인테리어 비용을 들여 장사를 시작했다 건물주가 리모델링을 핑계로 내쫓아 권리금을 고스란히 날리는 사례가 있는가 하면, 임대료를 천정부지로 올리는 등 횡포를 부려도 입주자들은 꼼짝없이 감수해야 하는 일방적인 종속 관계가 형성되고 있다.
게다가 경기침체로 한때 자취를 감추었던 ‘키머니’ 관행이 최근 한인 사회에서 슬그머니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어 세입자들은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이 같은 횡포에 세입자들은 일방적인 약자의 입장에서 항의 한번 제대로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시몬 최 취재부기자>



이런 일만 없으면 그저 밥은 먹고살 텐데. 이런 일만…. 이렇게 집기하나 건지지 못하고 맨몸으로 떠나면 도대체 어디 가서 다시 시작해야 한단 말인가.”
한숨을 푹푹 내쉬는 조 모(58)씨의 이마에는 밭고랑 같은 깊은 주름이 팼다. 단란했던 조 씨 가정에 어둠의 그림자가 드리우기 시작한 것은 2008년 건물주가 바뀌면서부터다. 새로운 건물주로부터 “리모델링을 하려고 하니 가게를 비우던지 영업을 하던지 알아서 하라”는 일방적인 통보를 받은 것. 건물주는 영업 중인 가게의 간판을 뜯어내고 일방적으로 공사를 시작하려고 했다.
당시 조 씨의 식당은 개업한지 6개월 쯤 된 신생 업소로 이제 막 손님들에게 입소문이 퍼져 하루 매출이 2,000달러 정도 될 만큼 성황을 이루고 있는 상황이었다. 한창 손님들이 북적거릴 때 건물 공사를 한다고 건물주가 딴지를 건 것이다.
공사로 먼지가 날리고 여기저기 굉음에 조용할 날이 없자 손님들의 발길은 끊겼다. 매출은 며칠 사이 1/10로 곤두박질 쳤으며, 개업 6개월 만에 거의 문을 닫을 지경에 이르렀다.


강제 퇴거에 영업방해까지


건물 리모델링은 지지부진했지만 조 씨를 비롯한 영세 세입자들은 건물주에게 시원하게 항의 한번 할 수 없었다. 건물주는 툭하면 “싫으면 나가라, 억울하면 변호사 선임해 소송해라”며 배짱을 부렸다.
항의했다가는 권리금은커녕 보증금도 한 푼 못 받고 내쫓기게 될 신세였다. 또 ‘하루 벌어 하루 사는’ 영세 상인들에게 소송비용과 지루한 법정싸움은 엄두조차 낼 수도 없었다. 매일 손해를 보더라도 공사가 끝나기 만을 기다리며 참고 문을 열 수밖에 없었다.
새 건물주는 건물을 사들이자마자 세입자들을 내쫓기 위해 세입자들을 하나씩 불러 괴롭히고 영업을 방해했다. 새 건물주가 들어오면서 조 씨는 영업정지를 3번이나 당했다. 모든 게 건물주의 계략이었다.
어느 날 영업을 하려고 출근하니 물이 나오질 않았다. 건물주에게 항의하자 “DWP의 착오가 있어서 그럴 거라면서 곧 처리하면 금방 다시 물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물은 다음날 저녁까지 나오질 않았다.
확인해본 결과 건물주가 수도 전기요금 3만 달러를 내지 않아 단수된 것이었다. 세입자들은 임대료에 수도·전기요금을 포함해 꼬박꼬박 냈지만 건물주는 공과금을 한 푼도 내지 않아 수도와 전기가 끊기는 지경에까지 처한 것이다.
조 씨는 물이 끊긴 이틀 동안 종업원들에게 영업 준비를 시켰다는 이유로 당국으로부터 영업정지를 당했다. 세입자들이 항의하자 건물주는 “왜 내가 쓰지도 않는 물값, 전기값을 내야 하느냐”며 막무가내 세입자들에게 화를 냈다.
그리고는 “각자 계량기를 설치하고 각자 개별적으로 요금을 내라”고 명령했다. 하지만 설치에 드는 많은 비용과 시간 때문에 결국 계량기 설치는 못했고 세입자들은 월 임대료를 그대로 내면서 공과금까지 떠안아야 했다.
건물주는 또 조 씨 식당에 바퀴벌레가 나온다고 위생당국에 거짓 신고를 하기도 했다. 당국에서 검사를 나와 바퀴벌레가 나올 때까지 식당을 온통 뒤집어 놓았다. 결국 바퀴벌레를 찾아냈고, 이런 건물주의 고의적인 신고로 2번이나 영업정지를 당했다. 조 씨를 내쫓기 위한 건물주의 고의적인 영업방해였다.




CUP 조건으로 수만 달러 요구


같은 건물 2층에 세 들어 당구장을 운영하던 박모 씨의 사연은 더 억울하다. 건물주는 건물을 사자마자 박 씨를 불러 일방적으로 나가라고 통보했다.
박 씨는 “계약기간이 3년이나 남았는데 나갈 수 없다”고 반발했고, 결국 법적 소송으로 이어졌다. 법적으로 아무 하자가 없던 박 씨가 당연히 승소했다. 소송에서는 이겼지만 건물주가 “변호사비용을 한 푼도 줄 수 없고, 받으려면 다시 소송을 걸라”고 버텨 박 씨는 변호사 비용 4만5000달러를 본인이 지불해야만 했다.
게다가 영업을 다시 하기 위해서는 CUP(조건부영업허가)를 갱신해야만 했는데 건물주는 CUP를 연장해주지 않았다. 당장 영업을 그만두고 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결국 박 씨는 소송에서는 이겼지만 영업 연장을 위해 건물주에게 항복하고 그가 내세운 조건에 합의할 수밖에 없었다. 건물주는 박 씨에게 당구장 공간의 30%를 자기에게 잘라주고(사무실 용도로 쓰기위해), 8,000달러였던 임대료를 12,000달러로 올렸으며, 보증금으로 36,000달러를 추가로 요구했다.
이 조건을 수용하면 CUP를 연장해주겠다는 것이다. 박 씨는 영업을 하기 위해 소송비용에, CUP 연장에 수만 달러를 치러야 했고, 가게 공간마저 떼 주게 되었다.
박 씨는 건물주의 합의 요구를 ‘울며 겨자 먹기’로 들어 줬지만 건물주는 CUP 연장을 해주지 않았다. 돈만 받아 챙기고는 그런 약속을 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백주 대낮에 날강도가 따로 없었다.
또 건물주는 당구장에서 흡연하는 장면을 몰래 찍어 보건당국에 고발해 고의적으로 영업을 방해했다. 그러면서도 임대료는 꼬박꼬박 다 받아 챙겼다. 항의라도 하려고 하면 “억울하면 변호사 선임해서 다시 소송하라”는 말만 했다.


약점 이용, 계약서도 위조


2층에서 조그만 한의원을 운영하던 최모 원장도 새 건물주에게 돈은 돈대로 뜯기고 거리로 내몰리는 신세가 되었다. 새 건물주가 갑자기 계약서를 보여줄 것을 요구한 것. 최 원장은 계약서를 건넸고, 한참 뒤에야 받았다.
그리고 얼마 뒤 건물주는 최 원장에게 ‘나가라’는 통보를 했다. 나갈 수 없다고 항의하자 건물주는 돌연 “한의원 때문에 본인이 210만 달러의 피해를 봤다”고 소송을 걸었다. 계약 기간이 한창 남아있어 영업이 정당했던 최 원장이 당연히 소송에서 이겼다. 승소한 후 변호사 비용을 요구했지만 건물주는 줄 수 없다고 딱 잡아뗐다.
“받으려면 다시 변호사를 선임해 변호사비 청구소송을 하라”는 것이었다. 그러자 최 원장은 “변호사비를 줄 수 없다면 매달 임대료에서 변호사비를 제하겠다”고 했고, 건물주는 “마음대로 하라”고 뻔뻔하게 대응했다.
그리고 최 원장이 임대료 한 달 치를 내지 않자 곧바로 법원에서 집행장이 날아왔다. ‘임대료를 내지 않았으므로 건물에서 당장 나가라’는 내용이었다.
건물주가 계약서를 보여 달라고 했을 때 ‘한 달이라도 임대료가 밀리면 강제 퇴거한다’는 독소 조항을 최 원장 몰래 만들어 계약서에 넣은 것이다. 연변 출신인 최 원장이 영어를 전혀 모른다는 약점을 알고는 애당초 계약서를 위조할 계략을 꾸민 것이다.
최 원장은 변호사를 선임할 돈이 없었고, 건물주의 요구대로 내 쫓길 수밖에 없었다. 이 악덕 건물주는 영세 서민들의 피를 빨아 먹고 사는 뻔뻔한 철면피의 모습 그대로였다. 
이 건물에서 커피숍을 운영하던 자매는 “워낙 장사가 안돼서 권리금 4만 달러는 포기하고 가게를 뺄 테니 보증금을 달라”고 건물주에게 먼저 요구했다. 그러자 건물주는 “보증금은 줄 수 없고, 나가고 싶으면 모든 집기를 다 그대로 두고 넉 달치 임대료를 추가로 지불하고 나가라”고 했다.
이 자매는 더 이상 이 건물에서는 한 시도 버틸 수 없어서 손해를 감수하고 몸만 빠져나갔다. 커피숍 자매가 나가자마자 떡볶이 가게가 들어왔는데, 건물주는 주방시설도 없는 공간에 새로 들어온 세입자에게 권리금까지 톡톡히 요구해 챙겼다.
이밖에도 해당 건물에 입주해 있던 노래방, 식당 등의 세입자들도 건물주의 이런 저런 영업 방해와 횡포를 견디지 못하고 내 쫓겨야만 했다.




거짓 광고 내걸고 돈 뜯어


이 건물주에게 피해를 당한 상인들은 기존 세입자뿐만 아니었다. 기존 세입자들을 하나 둘 내 쫓고 여기저기에 임대광고를 내고, 찾아온 입주 희망자들의 피 같은 돈을 뜯어냈다. 해당 건물주는 “식당은 1만 달러, 2층 술집은 2만 달러만 내면 식당 영업에 필요한 모든 시설 공사를 해 주겠다”는 광고를 내고 찾아온 사람들에게 돈을 받아 챙겼다.
그는 세입자들에게 버젓이 계약서까지 써줬다. 그런데 몇 달이 지나도 공사는 시작도 안됐고 문은 아예 잠겨 있었다. 항의를 하러온 사람들이 하루에도 대여섯 명이 될 정도였고, 피해자들은 매일 찾아와 건물주를 찾았으나 피해보상을 받아 낼 수 없었다.
피해자들에게는 “억울하면 변호사 선임해 정식으로 소송을 제기하라”고 뻔뻔하게 대응했다. 한 피해자는 소송을 제기해 소액 재판에 승소했지만 역시나 변호사비용과 보상액을 돌려받지 못했다. 억울하면 다시 변호사비용 청구 소송을 하라는 식이었다.
이 건물에는 2년 내내 문제의 건물주로부터 당한 영세 상인들로 들끓었지만 제대로 된 피해 보상을 받은 피해자는 한 명도 없었다. 그는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건물을 매입했고, 그에게 건물은 사기에 이용하는 좋은 장소이자 도구가 되었다.
힘없는 영세 상인들은 그의 먹잇감에 지나지 않았다. 그는 건물 구입시 대출받은 은행 대출금도 고의적으로 상환하지 않으며, 은행에서 경매를 하자 한 사채업자와 모의해 3자의 명의를 빌려 다시 건물을 차지하는 등 금융기관까지 조롱했다.
또 툭하면 ‘억울하면 소송하라’는 식의 말로 금전적인 피해를 입은 서민들에게 정신적인 모멸감까지 안겨 줬지만 법은 그를 단죄하지 못했다. 오히려 그에게 서민을 두 번 울리는데 좋은 도구로 악용되었을 뿐이다.
하지만 그는 건물을 삼키기 위해 모의했던 사채업자에게 배신을 당해 건물 소유권을 놓고 현재 소송중이다. 자업자득인 셈이다.






건물주 웃돈 요구, ‘키머니’ 기승

최근 LA 한인타운에서 건물주가 세입자에게 웃돈을 요구하는 ‘키머니’ 관행이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특히 경기침체로 매출이 큰 폭으로 떨어진 상황에서 건물주가 요구하는 키머니는 업주들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다.
버몬트에서 구이주점을 운영하던 강모 씨는 얼마 전 건물주의 웃돈 요구에 결국 영업을 포기해야만 했다. 임대 기간이 끝나자 건물주가 수 만 달러의‘키머니’를 요구한 것. 그동안 임대료가 많이 오른 만큼 낮은 임대료로 계속 영업을 하고 싶으면 키머니를 달라는 것이었다. 가뜩이나 장사가 안 됐던 강 씨는 결국 가게를 포기하는 수밖에 없었다.
다운타운에서 의류상을 하는 김모 씨도 요즘 큰 고민에 싸여 있다. 다음 달 임대 계약을 갱신해야 하는데 임대료 외에 ‘키머니’를 따로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키머니는 권리금과 다르게 한 번에 끝나는 게 아니라 계약을 할 때마다 건물주에게 줘야 하는 ‘가욋 돈’이라 부담도 크다.
이 씨는 “계약서에도 없는 돈이라 회계 처리도 곤란하다. 무엇보다 한 번에 목돈을 마련해야 하는 게 너무 힘들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키머니란 권리금과 별도로 건물주가 임대 연장이나 임대에 옵션을 주는 대가로 계약서에 명시된 임대료나 보증금 외에 추가로 돈을 요구하는 것을 말한다.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지난 2002년 1월 1일부터 건물주가 임대계약서에 명시되지 않은 웃돈을 요구하는 것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키머니를 불법으로 규정한지 10여년이 지난 지금도 이 같은 관행은 은밀히 유지되고 있다. 키머니를 안내면 영업장을 이전하거나 문을 닫아야 하기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키머니를 낼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업주들의 항변이다.
세입자가 내야하는 키머니는 보통 임대 기간 3년에 적게는 5만 달러에서 목 좋은 곳은 22만 달러까지 천차만별이다. 자바상인들은 “키머니 관행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자조하고 있다. 장사가 잘 되는 장소를 찾다 보면 꼭 키머니가 있다는 것이다.
상인들은 “장사를 하려면 되는 곳으로 찾아 들어가야 한다. 키머니 부담은 생기지만 그렇다고 장사가 안 되는 외곽에 판을 벌일 수는 없는 일 아니냐”고 반문한다.
부동산 관계자들도 “수요가 있기 때문에 키머니 관행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좋은 상가가 나왔는데, 키머니 때문에 망설이다가 다른 사람에 빼앗기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한 비즈니스 전문가는 “최근에는 한인타운 일부 건물주들이 최고 20만 달러까지 키머니를 요구하는 등 횡포가 점점 심해지고 있다”며 “상가 부족 현상이 해소돼야 이러한 불합리도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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