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가 이모저모]달라지는 한인금융가 풍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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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부터 뜻밖의 행장교체가 연이어 터져 나오는 등 뒤숭숭한 분위기가 연출됐던 한인 커뮤니티 금융가. 현재 비교적 빠른 안정세에 접어든 가운데 이른바 고위직들의 ‘인사철’ 눈치보기가 한창인 분위기다.

사실 우여곡절 끝에 중앙은행에서 윌셔은행으로 자리를 옮긴 유재환 행장, 윌셔은행에서 커먼웰스은행으로 이적한 조앤 김 행장 등 거물급 인사들의 자리이동이 몰고 올 구조조정 등 인력 재배치 가능성에 많은 한인 금융권 관계자들의 이목이 쏠렸던 것이 사실이다.

이밖에도 행장교체설이 강력히 나돌았던 몇몇 은행들도 호시탐탐 그 가능성에 긴장을 늦추지 않는 태세다. 따라서 혹시나 발생할지도 모를 구조조정 및 자리이동 가능성에 촉각을 세우고 있는 몇몇 직원들은 ‘실익계산’과 함께 물밑작업을 병행하며 때 아닌 ‘스토브 리그’, 즉 이적 시장에 대비하고 있다.

박상균 기자<블로그 – www.youstarmedia.com>

한인 금융가에서 십여년 넘게 잔뼈가 굵은 모 부행장급 인사. 요즘 출근하는 길이 가시방석길이다. 왜냐하면 곧 구조조정이 임박했다는 윗선의 언질을 들은데다가 소위 ‘라인’을 탔던 행장이 떠나는 바람에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을 수도 있다는 위기감에 빠져서다.

가뜩이나 수년째 영업환경이 어려워지면서 시도 때도 없이 구조조정이 이뤄지는 데다가 요사이 간부직원들의 이동과 자리 재배치 움직임은 불안한 그의 마음을 더 뒤숭숭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불경기 한파가 몰고 온 한인금융권의 어쩔 수 없는 수익악화는 사실 자연스레 ‘구조조정’, 즉 인건비 절감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전직 한인은행장을 지낸 원로 금융인은 “한인은행들이 고공성장을 뒤로 한 채 벌써 수년째 수익성의 압박을 받아왔다. 결국 극약처방으로 내세우기 편한게 경비절감인데 이럴 경우 부장급 이상의 간부를 구조조정하는 것이 최우선책이다”고 전했다.

물론 최근 들어 대다수 한인은행들이 흑자전환으로 돌아서면서 수익성이 개선되는 것은 위안거리다. 하지만 한인 금융권 전반적으로 ‘행장교체’ 등 굵직굵직한 이동이 끝마무리된 만큼 나머지 추가인사에 대한 후속작업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상황이 이렇자 대다수 한인은행들에서는 알게 모르게 직원들 간 새판짜기와 함께 새로운 형태의 줄서기가 한창인 분위기다. 이른바 ‘나는 누구 라인이다’라는 확실한 줄을 잡기 위해 실익계산을 하는 동시에 외부적으로 물밑작업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요즘의 분위기는 행장교체와 함께 이른바 ‘라인이동’이 이뤄지는 과거의 행태와는 확연히 달라졌다는 평가다. “누가누가 모 행장을 따라 ‘낙하산’으로 곧 이동할 것이다” 등 풍문은 말 그대로 가십거리로 취급받고 있다.

확 뒤바뀐 한인은행가 구조

















더욱이 과거와는 달리 대주주 이사들과의 인맥 같은 것이 오히려 역효과를 거두는 경우까지 발생하며 적과 동지를 구분하기 힘들어졌다는 것이 금융권 인사들의 솔직한 토로다. 말 그대로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한판 생존전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간 학연-지연으로 대표되던 고리타분한 인맥 또한 예전 레퍼토리로 전락한지 오래다. 이제는 ‘실력’이 우선적으로 검증된 뒤에야 라인이 형성되는 ‘선실력 후라인’이라는 신조어가 한인 금융권에 생겨났을 정도라고 한다.

이처럼 과거만 해도 선후배와의 인맥관리 등 학연-지연을 동원한 영업활동이 대세였다면, 현재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실질적 영업활동만이 실적으로 반영되는 새로운 분위기가 연출되면서 ‘한인 금융권’에도 서서히 선진화 바람이 불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한인 커뮤니티 은행가의 고질적 병폐였던 몇몇 대주주들의 입김에 의해 인사가 좌지우지되는 구태가 사라지는 계기가 되고 있다. 이같은 긍정적 현상은 결국 한인 은행가가 실적악화에 부딪히면서 불가피하게 증자를 필요로 했는데, 이 과정에 신규 투자자들과 기관투자가들의 자금이 대거 유입되면서 최대주주들의 지배구조가 약화된 데 따른 자연스런 부산물이라는 평가다.

이를 반영하듯 몇몇 잘 나가는 선후배 이사진과 고객들에게 의존해 부풀린 실적을 만들어내는 구태의연한 영업방식은 이제 ‘제 발등을 찍는’ 자충수를 두는 셈이 되어버렸다.

한편 현재 한인은행권에 있어 추가 구조조정이라는 단어와 관련해 가장 민감한 반응을 나타내고 있는 은행은 바로 중앙은행(행장 리차드 컵)이다.

아무래도 현재 추진되고 있는 나라은행(행장 앨빈 강)과의 합병이 이뤄지고 나면, 주위의 예상대로 주도권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관측이 지배적인 터라 내부적 입지위축이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중앙은행의 한 간부급 인사는 “만약 타금융권에서 좋은 오퍼라도 들어온다면 이적할 용의가 있다”며 “나라은행과의 합병과정에서 이사진들이 실익을 챙겼다면, 사실 직원 입장에서는 미래가 암울한 것이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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