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납치총책’ 아들 주한 미대사 내정 막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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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바 대통령은 지난 4일 차기 주한 미국대사에 성 김 6자회담 특사가 내정사실을 발표했다. 그는 어릴 때 부친을 따라 미국으로 이민, 1980년 미국 시민권을 취득한 한국계 미국인이다. 한국과 미국의 언론들은 1882년 한-미 수교 이후 129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계 주한 미국대사가 탄생했다며 반기고 있다. 그러나 성 김 특사의 주한 미대사 내정으로 그의 기구하고도 지극히 운명적인 가족사가 다시 세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바로 성 김 내정자 부친의 과거 행적 때문이다. 지난 95년 작고한 부친 김재권(본명 김기완)씨는 전 주일공사로 불명예스럽게도 박정희 정권의 김대중 납치사건의 장본인이라는 것이다. 아직도 미완의 문제로 남아있는 김대중 납치사건의 총지휘자로 미국에 망명, 세간과의 인연을 뒤로 한 채 쓸쓸한 여생을 마감했던 부친과 달리 남북문제의 해결사로, 오바마 대통령의 6자회담 특사로, 확실한 자리매김을 했던 그가 주한 미대사에 전격 발탁되자 갖가지 해석이 분분하고 있다.
성 김 6자 회담 특사의 주한 미대사 임명 저변을 <선데이저널>이 거론되는 각종 관련 글들을 종합적으로 입수 집중 취재해 보았다.                                            <조현철 취재부 기자>





한국 언론들은 주한 미대사로 내정된 성 김 대사가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서바이벌 ‘나는 가수다’ 방송에서 폭발적 관심의 대상인 된 가수 임재범의 고종사촌 형이라는 사실을 연일 대서특필해 화제가 되고 있다.
 재미동포 1.5세가 주한 미국대사에 임명된다는 것도 놀라운 일이지만 성 김 내정자의 모친인 임현자씨가 임재범의 고모라는 것이다. 임재범씨는 과거 명성을 떨치던 아나운서 임택근씨의 아들로 성 김 내정자와 임재범은 외사촌 지간이 된다고 언론들은 호들갑 방정을 떨고 있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이슈는 성 김 내정자의 부친인 김재권(본명 김기완)씨가 1973년 일본 동경 김대중 납치사건의 핵심인물이라는 점이다. 당시 김재권은 중앙정보부 출신으로 주일공사 재임 중 박정희 대통령과 이후락 전 중앙정보부자의 밀명으로 김대중을 납치 현해탄에 수장시키려다 미국 CIA에 의해 발각 실패한 후 미국으로 망명했던 김대중 납치사건의 총지휘자라는 사실이다.
 
김대중 납치 총책
 











 ▲ 김대중 납치사건 일본총책.
성 김 대사 부친인 김재권씨.
1977년 미국 하원 소위원회에서 전 중앙정보부장 김형욱이 밝힌 김대중 납치 실행범 명단을 보면 △최고책임자 이후락(중앙정보부장) △한국 내 지휘 감독 김치열(중정차장), 이철희(중정차장보) △일본 내 총지휘 김재권(주일공사) △실행그룹 윤진원(공작 1단장), 윤영로(주일 대사관 참사관), 김동운(1등 서기관), 유춘국(2등 서기관), 홍성채(1등 서기관), 백철현(1등 서기관), 유영복(요코하마 총영사관 부영사) 등이 등장한다.
1993년 9월 한국의 민주당 진상조사위와 일본 측 진상조사위 조사에서도 납치사건 관련자 12명 명단에, 김재권 당시 주일공사는 ‘총책지령’으로 등장한다.
김형욱 전 중앙정보부장 회고록(김경재 저)에 의하면 김재권씨는 워커힐 총지배인으로 있었으나 김형욱 정보부장이 중앙정보부로 특채한 것으로 기술되어 있으며 김대중 납치사건의 전모 역시 잘 알고 있는 핵심인물이라고 적었다.
김형욱의 회고록에는 “나는 김재권에게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줬다. 박정희에게 ‘평생 먹고 살 수 있는 돈을 보내지 않으면 납치사건을 공개하겠다’고 편지를 보내라. 김재권이 편지를 보냈고, 돈을 받은 후 김재권은 나를 찾지 않았다. 그는 주인을 할퀴고 가는 고양이 같은 위인이다.”라고 김재권을 혹평하면서 미국이 납치사실을 알게 된 건 김재권의 배신 때문이라고 회고했다.
즉 김대중 납치 살해계획이 실패하자 김재권씨는 곧바로 그래그에게 공작 전모를 실토하고선 제 살 길을 찾았다는 것이죠. 말하자면 납치공작 총책을 맡았던 사람이, 공작이 실패하자 조직을 배신하고 미국에 기대어 탈출구를 마련했다는 것이다.
결국 김형욱씨 회고에 따르면, 김재권씨는 납치사건 총책도 했다가, 작전이 실패하자 조직을 배신하고 미국에 밀고도 했다가, 나중엔 그 공작을 갖고 한국과 거래해 박정희 정권으로부터 수백만달러의 대가까지 받아 미국으로 건너갔다는 것이 골자다.




부활한 죄인의 자식













 ▲ 신임 성 김 주한 미대사
성 김 내정자는 1960년생 서울 출신으로 김대중 납치사건에 아버지 김재권이 연루되자 중학교 1학년 때인 1970년대 중반 미국으로 가족과 함께 미국 망명길에 올랐다.
이후 성김은 미국에서 펜실베이니아대를 졸업, 로욜라 로스쿨을 거쳐 검사 생활을 하다가 외교관이 되었으며 오바마 대통령의 6자 회담 특사로 활약하면서 10여차례에 거려 북한에 들어가 김정일과 단독회담을 이끌어 낸 인물로 오바마 대통령의 총애를 받고 있는 인물이다.
 성 김 내정자는 남북관계의 특수성 속에서 미국 정부에서 잘 나갔다. 지난 2003년 주한 미대사관 1등 서기관으로 근무하면서 북한 문제에 본격 나섰다. 성 김은 이후 북핵 6자회담에 매번 참석했고 북한에 10차례 이상 방문했다.
더욱이 지난 2006년 미 국무부 한국과장으로 전격 발탁돼 전시 전시작전권 전환, 북한 핵문제, 한국 대통령 선거 등과 관련해 여러 업무를 담당하기도 했다. 그 후 2008년 9월에 미국 상원 인준 청문회를 거쳐 ‘대사’ 타이틀을 획득한 후 6자회담 수석대표 겸 대북 특사로 일해 왔다.
 그러나 성 김 내정자는 기구한 운명을 타고 태어났다고 볼 수 있다. 아버지 김재권이 김대중 납치 사건의 핵심 인물이란 탓도 있지만 성 김 내정자는 과거 미국 CIA와의 관계로 인해 미국 정부에서 고속 승진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었을 테니 부친 문제는 꼬리표로 치부하기에는 아이러니칼한 현실이다.
김대중 대통령은 자신을 죽이려 했던 김재권을 오히려 용서해 주었다고 박지원 의원은 전한다. 또한 성 김이 대북특사로 활약하는 것에 대해서도 함구했던 것으로 알려져 결국 김대중 납치사건과 김재권씨와의 불가분의 관계는 영원한 역사속의 비밀로 묻혀 버릴 가능성이 농후하다.


인간 김대중 그리고 김재권


김대중 자서전 집필 과정에 이런 사실이 있다. 김대중 자서전을 정리하던 유시춘은 그 과정에서 김재권의 아들이 성 김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유시춘은 “자서전에 이 내용을 몇 줄 쓸까 했는데, 김 전 대통령이 ‘다른 사람에게 알리지도 말고, 쓰지도 말라’고 했다. 성 김이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이 사실이 알려지면 동포사회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고 전해진다. 사사로운 개인감정 보다는 남북관계의 개선과 평화를 추구했던 김대중의 면모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사실 성 김에게 있어 김대중 납치사건에 아버지 김재권이 깊이 개입돼 있고 그 납치대가로 현재의 자신이 존재한다는 것은 불편한 진실이다. 성 김도 현대사의 비극에서 자유롭지 못한 셈이다. 박정희 독재정권의 불법자금이 어찌됐든 미국에서 성 김의 성장사에 역할을 했기 때문입니다.
김대중 납치사건은 아직도 전모가 모두 밝혀지지 않았다. 박정희 독재정권과 중앙정보부가 벌인 납치 살해 공모사건일 것이라는 정도입니다. 김대중 납치사건은 아직도 끝나지 않은 것입니다. 야만적인 독재정권이 얼마나 악랄한지 보여주는 것이 바로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다.
 이런 가운데 성 김 주미대사 내정자에 대한 미국의 의중에 여러 가지 추측들이 난무하지만 그 속셈을 헤아릴 수 없다.
한 인터넷 브로거는 성 김 내정자 문제로 이슈로 부간된 가족사에 대해 <<새삼 이 사건을 돌아보는 이유는, 새로 부임하는 주한 미국대사의 가족사를 들춰내 당사자에게 흠집을 내려는 게 아닙니다. 그저 역사의 기이한 인연이 놀랍고 한국의 처지가 왠지 초라해 보여, 이면사를 소개할 따름입니다.
그의 부친이 사건의 모든 진실을 역사 앞에 고해했더라면 좋았겠지만, 어쨌든 작고(1994년 6월)한 상황에서 굳이 부자를 연관 지을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
감정적으로야 ‘미국이 한국을 뭐로 보고 그런 인사를 보내느냐’고 불편해 하며 우리 정부에 아그레망 거부라도 촉구할 수 있겠지요. 만일 과거 미국 대통령 암살을 시도했던 사람의 아들이 한국으로 귀화했다가 주미 한국대사로 부임한다면 아그레망은 커녕 미국 입국이나 가능했겠느냐며 불쾌해 할 수도 있겠지요.
그의 부친의 과거 행적에 대해 씁쓸한 것은 한국민들의 감정일 뿐이고, 미국과 그가 문제의 납치사건에 대해 얽매일 이유도 없겠지요.
다만 우리 언론이나 국민들이 성 김 대사의 부임을 보는 시각이 줏대 있고 지혜롭기라도 했으면 좋겠습니다. “최초 한국계 대사” 따위의 막연한 혈연적-감성적 보도는 순진한 접근이란 생각이 듭니다. 그의 부친이 누구든 무슨 일을 했든, 그는 이제 미국인입니다. 철저히 미합중국 연방정부 훈령에 따라 오로지 미국의 이익을 위해 일하러 올 뿐입니다. 한국과 미국의 이익이 대립될 때 무조건 미국 이익을 위해 일 할 미국 외교관일 뿐입니다.
외교적 친근감까지는 모르겠으되, 단순히 한국계 출신이라고 반기고 좋아하는 것은 줏대 없는 아전인수나 짝사랑에 불과합니다>> 라며 우리 현대사의 비극과 그늘이 잔뜩 몰린 한 지점에 서 있는 성 김 내정자의 역할에 기대를 걸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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