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존 세척기 ‘웰빙 깨끄미’ 집단 환불 내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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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네티즌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소비자 피해 고발 사건이 연일 화제다. 오존을 이용한 야채 과일 세척기‘깨끄미 집단 환불 사태’가 그것이다.


오존 야채 과일 세척기‘웰빙 깨끄미’는 인기 제품으로 각광을 받으며 히트상품이 됐고 본국은 물론 이곳 미주에도 지난해 9월부터 수입, 판매되면서 많은 주부들에게 사랑받았다.


하지만‘웰빙 깨끄미’의 안전성에 대한 의혹이 불거지면서 제조사, 중간 판매자와 피해 소비자 사이에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구매자들은 환불 및 피해보상 요구에 나서는 등 집단 반발에 나서고 있지만 제조사는 제품에 문제가 없다는 이유로 이를 거부하고 있다.


특히 한 ‘파워블로거’가 본인의 블로그를 통해 공동구매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거액의 판매 수수료를 챙긴 사실이 드러나면서, 불똥은 돈벌이에 열을 올린 일부 유명 블로거에게까지 튀었다.


제품의 올바른 사용법이나 정보보다는 물건을 팔기위해 안전성은 뒤로한 채 왜곡된 정보와 과장 선전에 열을 올린 탓이다. 이들을 믿고 제품을 구매한 많은 소비자들은 부작용을 호소했고, 피해보상을 요구하는 집단행동에 들어갔다.


한국 뿐 아니라 미주 소비자들도 관련 보도를 접한 후 환불 요구가 거세다. 그러나 한국 제조사나 미주 총판은 미주 소비자들을 위한 적절한 해결방안을 내놓고 있지 않아 구매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는 상황이다. 구매 피해자와 제조사가‘깨끄미’의 안전성을 두고 팽팽히 맞선 상황을 집중 취재했다.


<시몬 최 취재부기자>


(주)로러스생활건강(대표 김시내·이하 로러스)의 ‘웰빙 깨끄미’는 모든 식재료나 음식물에 남아 있는 농약, 중금속, 세균 등을 오존으로 살균 세척시켜 없애주는 세척기다.


야채 과일은 물론이고 아기젖병, 육아용품 등에도 환경 호르몬을 방출하지 않고 살균한다고 광고해 왔으며 SBS 프로그램 ‘아이디어 하우머치’에 아이디어 상품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웰빙 히트상품으로 평소 건강을 챙기는 주부들, 임산부, 유아나 어린 자녀를 둔 가정, 환자가 있는 가정에서 인기가 높았다.


문제의 발단은 유명 ‘파워 블로거’가 제품 공동구매에 나서며 시작됐다. 인터넷 포털업체 네이버에서 요리·살림 전문 블로거로 활동해온 H씨(닉네임 베비로즈)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여러 차례 자신의 블로그에서 이 제품의 공동구매를 진행했다.


베비로즈는 회원이 130만 명, 하루 방문객이 15만 명에 달하는 ‘파워 블로거’였다. H씨는 제품에 대해 “과일 등을 넣고 씻으면 농약, 세균, 중금속 등이 모두 씻겨 내려간다”는 내용의 사용 후기를 남겼다.


공동구매는 다수의 소비자가 제품을 구입하면 가격을 시중보다 저렴하게 살 수 있는 방식으로, H씨의 유명세에 힘입어 36만원짜리 제품은 블로그를 통해 불티나게 팔렸다. 현재까지 파악된 판매대수는 총 3000대에 이른다.


베비로즈, 수수료로 2억 챙겨


논란은 해당 구매자들이 제품 사용 후 두통과 구토 등 이상 증상을 호소하면서 불거지기 시작했다. 제품의 안전성에 문제가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 살균 기능을 하는 ‘오존(ozone)’이 과다 배출돼 두통, 호흡 곤란 등의 증세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베비로즈의 블로그에는 두통, 메스꺼움 등을 호소하는 글이 이어졌다. 한 소비자는 “깨끄미로 과일을 씻어 먹기 시작하며 머리가 아파오더라”며 부작용을 호소했고, 심지어 유산을 했다는 글도 올라왔다.


이어 지난달 24일 한국소비자원이 해당 제품에서 오존 농도가 기준치인 0.1ppm을 초과한 오존 농도가 검출됐다고 발표했고, MBC, KBS, SBS 등 지상파 방송사가 나서 세척기와 살균기의 과다 오존 배출의 위해성에 대해 보도해 구매한 소비자들의 항의가 빗발치기 시작했다.


급기야 지난달 30일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이하 기표원)의 안전성 조사에서 ‘깨끄미’는 국제기준(0.1ppm 이하)을 초과한 0.188ppm의 오존 수치가 검출됐다고 밝혔고 기술표준원은 제조사인 로러스에 자발적 수거를 권고했다.


파워 블로거의 말만 믿고 제품을 공동구매한 소비자들은 방송을 통해 오존 피해의 위험성을 처음 알게 되면서 위험성을 알리지 않은 해당 블로거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구매자들은 H씨와 로러스에 전액 환불 및 피해보상을 요구했다. 하지만 양측 모두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구매자들의 분노는 더욱 커졌다.


특히 베비로즈가 공동구매 과정에서 업체로부터 제품 한 대 판매가의 20%에 달하는 대당 7만원의 수수료를 챙겼고, 이렇게 챙긴 돈이 총 2억1000만원에 달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판 여론은 더욱 들끓었다. H씨가 올린 사용 후기도 제조사의 홍보 문구를 그대로 베낀 것으로 드러났다.


베비로즈는 문제가 커지자 “그런 위험에 대해 인지하고 있었다면 깨끄미를 권해드리지 않았을 것이다”라며 “전액 환불은 힘들지만 수수료 전부를 보상금으로 내놓을 수 있다”면서 진화에 나섰다.


제조사 로러스도 지난달 30일 오후 1시 인터넷 홈페이지 공지란을 통해 “기술표준원이 일부 제품들에 대해 리콜 및 개선 명령을 내렸다”면서 “문제가 된 제품(LMW-9030)에 대한 무상 부품 교체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피해사례 1천여건 넘어


하지만 소송까지 불사하겠다며 보상을 촉구하는 포털 카페가 생기는 등 피해를 입은 소비자들의 불만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순식간에 회원수가 8000명으로 불어난 카페에는 1000여건이 넘는 피해 사례가 속속 올라왔다.


한 소비자는 “깨끗한 물건인 줄 알고 아기의 우유병을 매일 돌렸다. 위험한 오존을 아기에게 매일 먹였다고 생각하니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또 다른 한 소비자도 “젖병을 소독해서 먹였는데 건강하던 15개월 아기가 폐렴으로 입원하고 아토피까지 생겼다”면서 엄마인 본인도 기침과 천식 증상이 있다고 알려 피해의 심각성을 전했다.


피해자들이 집단행동에 나서자, 지난 1일 로러스의 김시내 대표는 “피해사례라는 글이 올라오고 있는 것은 알지만 우리 제품으로 인한 문제라고는 볼 수 없다”며 “깨끄미는 안전하다는 게 우리 입장”이라는 의견을 고수했다.


또 기표원에서 깨끄미의 발생 오존 농도가 0.1ppm~0.3ppm으로 나타나 ‘자발적 리콜 권고’를 한 발표를 두고 김 대표는 “이번 정부 발표는 깨끄미에 유해성이 없다는 것”이라며 “리콜은 우리가 먼저 원해서 제안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기표원의 설명은 달랐다. 기표원 제품안전조사 담당자는 “0.3ppm 이하로 나타나긴 했지만 0.1ppm을 넘었기 때문에 유해성이 전혀 없다고 볼 순 없다”며 “사용자가 조심해서 사용하라는 의미에서 자발리콜을 권고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0.1ppm 이상 제품을 지속적으로 사용하면 두통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며 “특히 어린아이 등 기관지가 약한 이들은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H씨의 소개 글을 보고 구입했다는 한 주부는 김 대표의 무책임하고 성의 없는 입장 발표에 “우리 아이에게 먹일 음식을 세척해 왔는데 문제가 생길 수도 있는 것 아니냐. 제조사가 문제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는 게 말이 되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또 다른 피해자는 “베비로즈는 제품의 장점만 극대화시켜 단점이나 주의할 점은 전혀 없는 제품인 것처럼 포스팅했다”며 “제품에 대한 안전성 보장이나 문제의식 없이 블로그 방문자를 현혹시켰으니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블로그가 돈벌이로 변질


공동구매 피해 주부들은 인터넷에 피해 보상 요구 모임을 개설하고 H씨와와 제조사에 대한 소송을 준비 중이다.


모임 운영자는 “베비로즈에게 허위·과장 광고에 따른 손해배상 민사소송과 더불어 사기죄 및 부당이득 취득에 의한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형사소송을 진행할 것”이라며 “제조사인 로러스에도 허위·과장 광고에 대한 손해배상 민사소송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파워 블로거의 공동구매 진행에 문제가 많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한 네티즌은 “블로그가 돈 버는 수단으로 변질돼 씁쓸하다”며 “파워 블로거의 지나친 제품 광고나 공동구매에 대해 포털사이트 측의 제재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는 전체 파워 블로거의 공동구매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 바람에 유명 파워 블로거가 각각 진행하던 공동구매가 현재 모두 중단된 상태다. 일부 운영자는 아예 공동 구매 항목을 폐쇄했고, 공동 구매 일정을 게시판에서 삭제한 운영자도 있다.


인터넷에선 “파워 블로그들의 공동 구매가 지나치게 돈벌이에 치우치고 있다”는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네티즌 김모씨는 “파워 블로거의 글은 업체 홍보나 광고와 달리 같은 이용자 입장에서 쓴 글이어서 믿음을 줬는데 이런 믿음을 이용해 돈벌이를 한 것이라면 오히려 대놓고 광고를 한 기업보다 더 큰 문제”라고 주장했다.


때문에 한국에서는 ‘제2의 베비로즈’ 사태를 막으려면 제도적 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현재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는 2009년부터 블로거가 기업의 돈이나 제품을 받고 글을 쓰면 과장광고로 보고 협찬 여부를 명시하도록 했으며, 이를 어길 경우 벌금을 부과하고 분쟁이 발생하면 법적 책임도 묻는다.


미주총판, 대책 성의 없어


한편 LA를 비롯한 미주 한인사회에도 ‘깨끄미’는 지난해 9월부터 수입돼 많은 주부들의 관심을 받으며 불티나게 판매됐다. 미주에서는 ‘네이버스’ 매장과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인 ‘미씨USA’의 인터넷 쇼핑몰 등에서 팔려 나갔다.


‘깨끄미’의 안전성 논란과 더불어 집단 환불 소동 등이 신문과 방송에서 연일 보도되자 이곳 미주 구매자들도 제품을 구입한 매장과 인터넷 쇼핑몰 업체에 환불을 요구하고 나섰다.


구매한 매장에 직접 찾아가 환불을 요구하는가 하면, ‘미씨USA’ 쇼핑몰 게시판에는 반품 요구가 쇄도하고 있다. 반환제품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도 ‘네이버스’ 매장에는 여전히 ‘깨끄미’가 진열돼 판매되고 있었고, ‘미씨USA’ 쇼핑몰에서는 급히 해당제품을 내린 상태였다.


그러나 이들 판매처는 성의 있는 대책을 내놓고 있지 않아 구매자들은 발만 구르고 있는 상황이다. 네이버스 판매 담당자는 “미주 총판으로부터 제품에 문제가 없다는 내용의 공문을 받았다”며 “제품을 계속 판매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또 ‘미씨USA’ 쇼핑몰 담당자는 “아직 공식 입장이 결정되지 않았으며, 곧 한국 제조사의 입장을 들은 뒤 결정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쇼핑몰의 반품정책에 따라 사용한 전자제품은 반품이 안된다”고 밝혔다.
이 담당자는 또 환불을 요청하고 있는 구매자들에게 “논란이 일고 있지만 제조사 측의 공식 입장이 나올 때까지 기다려달라”는 협조 메일만 보내고 있는 상황이다.


‘웰빙 깨끄미’를 미주에 공급하고 있는 미주 총판 업체 측은 “제품에 문제가 없다”는 한국 제조사의 주장을 그대로 따르고 있었다.


미주총판 측은 “깨끄미는 초기 모델인 LMW-9030과 9010(9020:미국 모델명)과 9050이 있는데, 그중 소비자 보호원에서 인체에 유해할 수 있다고 발표한 모델은 초기 모델 9030이었고, 지식 경제부 기표원으로부터 4개에 모델 중 9030만 0.188ppm의 오존수치를 받아 행정적 효력이 없는 자발적인 권고를 받은 상태”라며 “미주에서 판매된 9020과 9050은 문제가 전혀 없기 때문에 현재까지 제품 구매자들에 대한 환불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제조사에서 냄새 알레르기가 있는 소비자나 기관지 질환을 앓고 있는 소비자들에게 오존 냄새로 인한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사용상 주의사항을 표기하지 않은 것은 앞으로 개선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현재 한국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9030과 9010, 9050 모델이 제품의 모델명만 바꿨을 뿐 그 원리와 기능은 같아 유해성은 똑같을 것”이라는 문제 제기가 일고 있어 미주 구매자들 사이에 ‘유해성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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