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사회 판치는 불법 밀반입 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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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방 이민세관단속국과 검찰 관계자들이 한국 등지로부터 들어온 다량의 불법 담배들을 공개 발표하고 있다.


이곳 LA 한인식당 등에서 2005년부터 수입 판매되면서 한때 애주가들 사이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었던 청풍소주가 불법 밀수된 제품인 것으로 드러났다.


2005년 12월부터 2008년 2월까지 수입된 청풍소주는 일반 소주를 쌀로 만든 와인으로 속여 불법 수입 유통시켰다.


소주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미국 세관의 허점을 교묘히 이용해 총 200만 달러가 넘는 소주를 미주 전역에 유통시켜 미주 한인사회는 또 한 번 ‘불법 밀반입의 온상’이라는 오명을 뒤집어 썼다.


한인 커뮤니티 내에서의 밀반입·출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미주에 한인사회가 형성되면서부터 시작되었다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최근에는 그 수법과 밀수 품목이 더욱 지능화되고 다양화되었다. 일명 ‘보따리 장수’ 수준에서 벗어나 물량의 규모가 커졌고, 조직화되었다.


최근 적발된 청풍소주 밀수 사건을 통해 미주 한인사회에서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 불법 밀반입 실태를 들여다봤다.



<시몬 최 취재부 기자>



충북에서 생산되는 청풍소주를 와인으로 속여 밀수한 한국인이 미국연방검찰에 적발됐다. 뉴저지 연방지검은 필라델피아에서 ‘모닝캄 인터내셔널사’를 운영하던 이도영 씨가 밀수와 탈세, 돈세탁 등의 혐의를 인정했다고 지난 11일 발표했다.


연방지검은 밀수와 탈세 및 돈세탁 등의 혐의로 조사를 받아 오던 뉴저지 메드포드 출신의 미 시민권자인 한인 이도영 씨가 모든 혐의를 인정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지난 2005년 12월부터 2008년 2월까지 한국에서 최소 14차례에 걸쳐 청풍소주를 수입하면서 소주보다 관세가 낮은 쌀로 만든 와인으로 속여 미국세관에 신고하는 방식으로 세금을 포탈한 것으로 드러났다. 



















희석식 알코올은 관세가 갤런당 13.5달러, 와인은 갤런당 1.57 달러에서 최대 3.15 달러로 이씨는 소주를 와인으로 속임으로써 관세를 최소 4배에서 최대 10배정도 적게 낼 수 있었다.


이씨가 탈세한 세금은 약 10만1천여 달러이며 뉴저지와 메릴랜드 조지아 캘리포니아 등에 청풍소주를 공급해왔다. 그간 이씨가 전국 각지에 공급한 소주는 총 205만 1,280달러 어치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쌀로 만든 와인이 소주보다 관세가 낮다는 점을 악용한 이 씨는 밀수한 소주를 주류면허가 없는 식당과 사업체 등지에 불법적으로 공급한 혐의도 받았다.


이씨는 밀수한 소주 판매로 얻은 불법 수익금 가운데 41만5,000여 달러를 한국에서 다시 추가로 소주를 밀반입하는데 사용한 점이 드러나 돈세탁 혐의도 함께 받아왔다.


연방법상 밀수는 최고 20년 징역형에 25만 달러의 벌금, 돈세탁은 최고 20년 징역형에 50만 달러의 벌금, 고의적인 탈세는 최고 5년 징역형에 25만 달러의 벌금이 구형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이씨는 최고 45년형의 징역과 100만달러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이씨에 대한 최종 판결 재판은 캠든 연방법원에서 11월18일 열릴 예정이다.


버젓이 수출협약식 갖기도


충북소주와 모닝캄 인터내셔날은 지난 2005년 12월 충북소주 사무실에서 청풍소주 수출협약식을 갖고 본격적으로 수입 절차에 돌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경향신문 등의 일간지와 충북일보, 한빛신문 등 많은 충청 지역 언론사가 청풍소주의 수출협약식 소식을 전했다.


당시 충북일보는 “(주)충북소주는 미국의 주류유통회사인 모닝캄(Morning Calm, 회장 이윤재)과 수출 협약식을 맺고 내년 첫해 80만병을 수출한다. 미국 내 수출지역은 우선 LA를 포함한 미서부지역과 뉴욕을 비롯한 미동부지역을 중심으로 향후 미 전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라고 보도했다.

















 ▲ 지난 2005년 충북소주와 모닝캄 인터내셔날이 ‘청풍소주’ 수출협약식을 언론 앞에서 가졌다.

또 “미국 수출을 담당할 모닝캄은 미국 동부에 본사를 두고 있는 주류 판매 유통전문회사로 미 동부와 서부지역에 많은 거래처와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어 `청풍`의 미국 시장 내 조기정착과 브랜드 가치 상승이 예상된다”고도 전했다.


협약식 후 당시 이윤재 모닝캄 회장은 인터뷰에서 “미국에서 여러 가지 한국산 소주가 판매되고 있지만 지방소주회사로는 (주)충북소주가 처음으로 독자브랜드로 수출하는 것”이라고 의미를 두고 수입 배경에 대해 “수질에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초정리의 지하 250m 천연암반수로 소주를 만들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었다.


모닝캄 인터내셔날은 한국에서는 미국의 주류유통회사로 알리며 언론까지 불러 공식적으로 수출 체결식까지 갖으며 떠들썩하게 청풍소주를 정식 수입했지만, 이곳 미주에서는 수입 과정에서부터 온갖 불법을 저질렀다. 또 불법유통에 탈세, 돈세탁까지 저지른 이씨는 불법 밀반입 사기꾼에 지나지 않았으며 법의 철퇴를 맞게 되었다.


애완견 불법 반입까지


불법 밀반입품은 최근 다양화 조직화 되었다. 예전 ‘보따리 장수’의 가방을 통해 소량으로 들여오던 밀수품들이 최근에는 조직화되어 항구를 통해 콘테이너로 들여오는 대범함을 보이고 있다.


그 품목들도 다양하다. 건강보조식품, 중국산 짝퉁 비아그라와 같은 불법 의약품, 중국에서 들여오는 한약재, 과거 대량으로 미주에 밀반입되었던 한국산 휴대폰, 외화, 금괴, 총기, 마약, 애완동물, 보신용 동식물 등등 거의 모든 품목들이 대규모로 밀반입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최근에는 한인 업주 진 모씨가 짝퉁 운동기구 2,000여개를 들여오다 당국에 적발된 사례가 있었다. 지난 5월 한인 진 모씨는 중국에서 제조된 65만달러어치, 2000여개에 달하는 짝퉁 운동기를 몰래 들여와 판매하려고 하다가 당국에 적발되었다. 진씨는 이들 가짜 물품과 함께 가짜 DVD와 사용설명서, 스티커 등도 함께 들여와 유통시키려 한 혐의도 받고 있다.


진씨에 대한 선고공판은 오는 9월 12일 열리는데, 최고 10년형과 200만 달러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또 최근에는 일부 한인들이 미국에서 애완견 가격이 한국에 비해 비싸다는 점을 악용해 애완견의 의료 기록, 출생일 등을 위조해 애완견을 불법 반입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또한 이들 강아지는 대부분 개 농장에서 사육돼 판매 목적으로 미국에 들어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통관 과정에서 강아지를 받는 사람의 연락처나 주소를 거짓으로 기재하는 경우가 많아 불법으로 애완견을 반입하는 한인들을 단속하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연방법에 따르면 생후 5개월 이하의 애완견은 미국 내 반입이 안되고 있으나 어린 강아지가 인기가 많아 기록을 속여서까지 어린 강아지를 미국에 반입하고 있다.


게다가 한국에서 LA국제공항을 통해 반입하려던 어린 애완견 중 3마리가 탈진하거나 병을 앓고 죽은 채로 도착해 동물 학대에 대한 논란마저 일고 있다.


또 과거에는 미국 법규정을 모르고 LA 대형 한인마켓 업주가 한국서는 인기 있는 보양식품이나 미국서는 생태계를 교란하는 외래어종으로 규정돼 수입이 엄격히 금지된 가물치를 들여와 판 혐의로 연방검찰에 기소된 사건도 있었다. 업주는 당시 “규정을 잘 몰라 발생한 실수”라고 밝혔다.


미주 한인사회에 가장 오랫동안 뿌리내린 밀반입 품목은 역시 소주와 한국 담배다. 주류 수입업체 관계자는 오랫동안 뿌리내린 소주 밀반입에 대해 “소주 밀수는 한인사회 전체를 불법의 사슬로 옭아매는 마약 같은 범죄행위다”고 밝혔다.


그는 또 “불법적으로 밀수된 소주는 결국 불법 유통경로를 통해 주류판매 허가증이 없는 한인업소에서 한인고객에게 불법 판매되는 등, 밀수에서 유통, 소비 단계에 이르기까지 한인사회 전체를 ‘공범화’하는 마약 같은 기능을 한다”고 주장했다.


‘보따리 장사’가 아닌 콘테이너를 통한 조직적인 소주 밀수입 행위는 법을 준수하는 선량한 한인 무역업자들에게는 치명적인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소주 밀수입 문제는 합법적인 수입업체들은 물론이고 정상적인 유통경로를 밟는 업체와 힘들게 주류판매 허가증을 취득한 식당들에게 그 피해가 고스란히 돌아간다는 점에서 건전한 한인 경제 활성화에도 심각한 역행을 하게 된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인터넷에서 4배까지 싸게 팔아


주류와 함께 미주 한인사회에 가장 오랫동안 불법 수입 유통되고 있는 것이 담배다. 최근 한국·중국 등 해외에서 한국 담배를 불법으로 반입해 뉴욕 지역에 판매해 온 담배 밀반입 한인 업자 12명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이들이 들여온 담배는 약 4,000상자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물량이다.


적발된 불법담배는 중국, 한국 등 해외에서 밀반입된 것들로 불법 제조된 가짜담배, 관세를 납부하지 않은 외국산 담배, 불법반입 면세담배 등이다.


또 한인 L씨는 1,900여 달러 상당의 한국산 ‘파아란’ 담배 30상자를 국제우편으로 주문했다 공항 국제우편물 처리센터에서 담배 소포가 적발돼 결국 체포되기도 했다.


이렇게 불법 유입된 불법 담배는 LA 지역에서도 버젓이 유통되고 있다. 지난 수년간 담뱃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한국 등 타 지역산 담배를 인터넷을 통해 주문하고 우편이나 택배를 통해 공급 받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이런 담배는 갑당 6~8달러에 달하는 LA 담배보다 2~4배가량 싼 것으로 나타났다.


불법담배 유통은 신문·잡지 광고나 커뮤니티 웹사이트 등에 들어가면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현재 한국에서 LA 등 미국으로 담배 해외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웹사이트는 수십 곳에 이르고 있다. 일부 웹사이트는 주별로 세관의 관세부과를 피해는 방법까지 자세히 설명돼 있다.


배송에도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타운에 거주하는 C씨는 “담뱃값이 너무 올라 주기적으로 담배를 인터넷을 통해 구입하지만 최근 3회에 걸쳐 인터넷 업체가 없어지고 배송 시스템에 문제가 발생하면 돈만 결제하고 물건은 전달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불법담배를 전화만 걸면 직접 배달해 주는 곳도 있으며 일반 마켓, 리커는 물론 타운 내 카페나 주점 등 유흥업소를 통해 가짜담배를 유통하는 행위도 만연하고 있다.


중국 등지에서 불법으로 제조된 가짜 담배의 유통도 문제다. 가짜 담배는 밀수조직에서 한인 도매상과 중간상을 거쳐 리커·마켓 등 소매상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네트웍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팔리고 있다. 그 과정에 최소 수십 명의 한인 도매상과 중간상이 관계돼 있고, 규모도 상상이상으로 알려져 있으나 아직 정확한 거래액수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과거의 가짜 담배들은 납세필증이 붙어 있지 않거나 마일리지 표시가 없어 진위구분이 손쉬웠다. 그러나 최근 유통되는 가짜 담배들은 마일리지 표시는 물론 위조 납세필증까지 완벽하게 위조돼 소비자들이 겉모양만으로 진위를 구분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타운 인근에서 마켓을 경영하는 P씨는 “인근 주유소에서 담배를 원가 수준으로 박리다매 하면서 매출이 급감했는데, 가끔 가짜담배 구입을 원하는 고객이 있어 불법인 줄 알지만 이를 판매하고 있다”고 밝혔다.


타운 내 한 유흥업소 관계자도 “단골 고객들에게 담배를 서비스하는 경우가 있는데 고객들이 가짜인지를 확인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세금 스티커를 모으기도 한다”며 “타운에서 불법담배를 확보해 판매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와 같이 불법담배를 유통할 경우 엄청난 벌금형은 물론 경우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처분까지 받을 수 있다.


LA 한인타운에서 담배 도매점을 운영하고 있는 L씨는 “불법담배의 유통이 급증하면서 수사당국이 레이저 기구를 이용해 담배 스티커의 위조를 검사하는 등 단속이 강화되고 있다”며 “소매업소들은 주정부는 물론 시정부의 담배 판매 라이선스도 꼭 소지하고 있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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