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태진단]건강보조식품 과대·과장 광고 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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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과 ‘웰빙’이 화두인 요즘 몸에 좋은 기능성 식품을 표방하는 건강보조식품들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제품에 대한 과장 홍보가 많아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예방차원에서‘보조’하는 식품이라기보다 일종의 ‘만병통치약’인 것처럼 인식을 갖게 해 많은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다.


각종 암과 당뇨, 간 질환 등에 탁월한 효능이 있다는 제품들. 그러나 화려하게 포장된 이들 건강보조식품들은 대부분 허위, 과장광고로 부풀려진 싸구려에 지나지 않는다. 장사꾼들의 광고만 믿고 제품을 구입한 동포들의 피해는 날이 갈수록 불어나고 있다.


LA 한인타운 내 과대 과장 광고의 위험 수위는 이미 도를 넘어섰다. 건강보조식품이 ‘만병 통치약’으로 둔갑하고 있고, 그 제품들의 제조처도 불분명하다. 오히려 이런 제품들은 미주 한인들의 건강에 독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불분명한 제조처는 제품의 신뢰성을 떨어뜨리고, 마구잡이식으로 유통만 시키는 업체들로 인해 한인들의 건강은 좀먹고 있다. 한인 사회에 독버섯처럼 범람하고 있는 건강보조식품 시장의 실태와 피해를 더 키우는 한인 미디어의 무분별한 과대광고의 문제점을 짚어봤다.


<시몬 최 취재부기자>




LA 한인타운에 거주하고 있는 박모(45세)씨는 한국에 있는 친척이 중병을 앓고 있다는 소식을 접한 후 광고를 통해 접하게 된 약을 구입해 한국으로 보냈지만 3개월 만에 친척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접해야 했다.


박씨는 “광고를 보니 마치 죽었던 사람도 살려낼 것처럼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한데다 가격도 만만치 않아 ‘나름대로 효과가 있겠구나’하는 생각에 약을 사 한국에 보냈다”면서 “하긴 광고 문구대로 만병통치약이라면 벌써 신비의 명약으로 꼽혔겠지만 중병을 앓고 있는 사람은 쉽게 현혹되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또 수년째 관절염으로 고생하고 있는 신모(59세)씨는 통증이 너무 심해 광고를 보고 구입하기 시작한 건강보조식품을 6개월째 복용하고 있다. 혹시나 하는 마지막 기대감으로 한 달에 265달러 씩이나 주고 약을 구입해 먹고 있지만 증상은 크게 달라지지 않아 약을 끊고 귀찮더라도 열심히 병원을 오가며 치료를 받기로 했다.


최근 시중에서 판매되는 대다수의 건강보조식품 판매업자들이 이들 식품을 마치 만병통치약인양 과대광고로 소비자들을 현혹하고 있다.


특히 일부 식품은 암 환자들의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을 이용해 마치 암 환자들이 완치될 수 있는 것처럼 광고에 나서고 있어 관계당국의 제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FDA의 영양보조식품 담당관은 “최근 들어 각종 건강보조식품의 과대광고 사례가 늘고 있어 그에 따른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일본 지진이후 방사능 치료 등을 내세운 건강보조식품들이 난무하며 신고 건수가 급증하고 있는 추세”라고 밝혔다.

















 

‘FDA 승인’사용할 수 없어



한인타운에서 유통되고 있는 건강보조식품의 종류는 수십 가지다. 광고를 통해 한인들에게 알려진 회사 제품을 비롯해 소규모로 유통되는 제품까지 합치면 100여개는 족히 될 것으로 관계자들은 추산하고 있다.


칼슘, 비타민, 로얄제리 등을 기본으로 매실, 양파, 마늘, 블루베리, 콩, 굴, 재첩, 버섯, 석류 등의 과일이나 과실에서 추출물을 뽑아낸 제품이 대세다. 중장년층에서는 ‘홍삼’이나 ‘산삼’에 대한 선호도가 가장 높으며 실제로 출시되고 있는 제품의 숫자도 수십가지다. 남성들에겐 ‘성기능 개선’을 앞세운 일부 제품들이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건강보조식품은 유행에 민감하다. 소위 ‘뜨는’ 제품이 있으면 비슷한 원료의 제품들이 잇따라 출시되는 양상을 띤다.


업계에서는 한인 건강보조식품 시장 규모가 수천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한인들에게 익숙한 브랜드들의 연간 매출은 1,000만 달러대에 이르며 매해 시장 자체가 10~20%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가격대는 다양하다. 복용이 편리한 정환류는 종류와 효능에 따라 30달러부터 약 250달러 선까지 판매가가 형성돼 있으며 분말류는 약 80달러 선부터 시작, 비싼 제품은 300달러 이상이다. ‘산삼’을 내세운 일부 제품은 8,000달러 선까지 있다.


건강보조식품의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일부 과대·과장광고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들 ‘건강 보조 식품’이 과대과장광고의 대표적인 제품군에 속한다. 건강 보조식품은 절대 만병통치약이 아니고 약품도 아니다. 하지만 건강 보조식품은 혼탁한 상혼이 개입해 일각에서 ‘만병통치약’이란 이름으로 오랜 세월동안 범람하고 있다.


실제로 ‘FDA 승인’이라는 말은 물론 ‘암정복’ ‘노화방지’ ‘천연 비아그라’ 등의 다소 자극적인 문구와 함께 ‘성인병 치료’ ‘당뇨병에 효과’ ‘고혈압 효능’ ‘피부병 치료’ ‘뇌졸증 치료’ 등의 홍보 문장이 난무하고 있지만 이는 모두 불법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건강보조식품은 말 그대로 치료약이 아니기 때문에 ‘치료’라는 단어를 통해 병을 고친다는 표현은 사용할 수 없으며 당뇨병, 고혈압, 성인병 등 정확한 병명을 언급하며 ‘효과’ ‘효능’이 있다고 홍보하는 것도 불법이다.


FDA 역시 ‘FDA 승인’이라는 표현도 광고나 홍보에는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수입식품의 경우 FDA수입국에서 관련 법률을 지켜 수입됐는가만 판단할 뿐 제품의 효능이나 효과는 보지 않기 때문이다.


모든 약품은 FDA의 보고와 철저한 검사를 거쳐 승인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그 과정이 매우 까다롭고 철저하다. 하지만 건강 보조식품은 FDA의 승인을 받을 필요도 없고, 약품과 달리 세금도 덜 내게 된다. 만일 건강 보조식품도 FDA에서 약품으로 취급 한다면 세금이 높아지고 철저한 검사를 받게 돼 건강 보조식품에 대한 의학적 보고서도 작성된다. 따라서 건강 보조식품은 약품 이상의 기능이나 효능을 기대하기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포장만 바꾼 모방제품 넘쳐



가령 지금 당장이라도 내가 원하는 상표를 붙여서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 것이 바로 건강 보조식품이다. 일정금액을 제조회사에 지불하고 일정수량을 주문하면 주문자가 원하는 라벨을 부착해 공급되는 것이다.


20년 동안 제약회사에서 몸담았던 C씨에 따르면 현재 미국 내서 판매되고 있는 건강식품들의 경우 미 주류사회에도 알려질 정도로 대형 규모가 아닌 이상 대부분의 회사들은 자체 공장 없이 약품 전문 생산 공장에 원료를 가져다 주거나 아예 재료까지 구입해 생산해 달라는 식으로 의뢰해 다량 생산하고 있다.


특히 이 같은 약품들은 비타민제를 비롯해 오메가3 등 일반화된 건강보조식품에서부터 각 회사가 자체 브랜드를 내세우고 있는 특수 건강보조식품 등 다양하다.


때문에 현재 한인사회에서 특효약으로 소문난 일부 약들은 타주의 같은 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의뢰한 공장에서 생산한 알약 형태의 건강보조식품을 자사가 디자인한 병에 담아 스티커를 붙여 과대광고와 함께 비싼 가격의 건강보조식품이 되고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 돈만 있다면 얼마든지 건강 보조식품을 만들 수 있으며 팔 수 있다. 물론 성분은 조금씩 틀리게 제조되지만 특정 유행 성분을 포함한 모방제품 역시 넘쳐난다.


그러나 현재 한인 타운에서는 마치 건강 보조식품을 약품 이상의 효능을 가진 것처럼 과장해 광고 하고 있으며 일반 소비자들은 이에 현혹돼 비싼 가격에 구입하고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


















‘건강 다큐멘터리’로 위장된 광고



더욱이 한인 미디어들을 통해 여과없이 고스란히 전달되는 광고는 한인들 사이에 유행처럼 번져나가 마치 ‘건강 보조 식품’ 유행병을 낳게 만들고 있다.


낮 시간이나 저녁에 운전을 하면서 한인 라디오 방송들을 듣다보면 마치 옛날 시장판에서 약 장사나 호객꾼들이 하는 것처럼 침을 튀어가며 건강보조 식품이나 다이어트 제품, 의료보조 기구 등의 광고에 열을 올린다. 라디오 방송들은 그것을 마치 시사 교양 토크쇼로 포장하기까지 한다.


라디오, TV 등의 한인 미디어들의 이런 과장·과대광고는 최근 더 교묘해지고 있다. 최근 한인 TV방송들은 다큐멘터리 형식을 취해 특정 인삼 제품의 효능을 광고하기에 이르렀다. 일반 시청자들은 이 프로그램이 광고인지, 건강 프로그램인지 헷갈릴 정도로 교묘하게 제품을 홍보하고 있는 것이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말기 암환자들의 암세포들이 이 제품을 먹은 후 깨끗하게 사라졌다고 하면서 허위의 임상실험 결과까지 제시하고 있다. 또 방송이 계속되면서 고혈압에도 좋고 혈당도 낮추어 주며 또 혈액순환에도 좋다고 하는데 옛날 본국 길거리에서 약장사들이 하는 말과 크게 다를 것이 없었다.


확인해본 결과 이 프로그램은 광고였지만, 방송 내내 ‘광고방송’이라는 문구는 그 어디에도 없어 시청자들을 헷갈리게 하기에 충분했다.


문제는 이런 허위광고에 건강을 맡기고 제시간에 치료받지 못할 경우 더 건강이 악화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인교포들의 건강을 돕지 못할망정 다큐멘터리로 위장한 광고로 건강을 오히려 해칠 수 있는 일에 방송사를 비롯한 미디어 매체들이 앞장서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어 광고 규제 없어


건강기능식품 및 관련제품 광고들을 모아놓고 보면 상당부분 효과에 대해 과장되어 있고, 심지어는 FDA 로고를 사용하여 마치 FDA에서 효과를 인정하는 것처럼 교묘히 소비자를 현혹한다.


어떤 TV 광고는 휠체어를 사용하는 사람이 자기네 제품을 먹으면 휠체어에서 일어날 수 있다는 내용을 암시하는 광고를 내보낸다. 만약 영어 광고라면 이렇게 나올 수 있을까 할 정도로 위험수위를 넘어선 과대 과장광고들이 넘쳐나고 있다.


미국이나 한국에서나 건강관련 제품들의 광고는 관련기관으로부터 엄격히 규제받고 있는데 규제가 미치지 못하는 미국 내 한국어 광고는 참으로 가관이다.


과대과장 광고 못지않게 이런 제품들은 가격 또한 터무니없이 부풀려 있으며 이런 광고의 피해자들이 대부분 투병중인 환자들이거나 건강을 염려하는 노인분들이라는 것이 더욱 큰 문제다. 물에 빠진 사람이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을 이용하는 것이다.


‘건강 보조 식품’을 구매해 복용하고 있다는 한 소비자는 “건강 보조 식품이 내가 아픈 특정 부위에 좋다는 말을 들으면 구매하게 된다”라고 말하면서 “어쩔 수 없는 사람의 심리인 것 같다”고 했다. 또한 “한인들의 심리를 이용해 가격이 적당히 비싸면 그럴 듯한 것 같아 구매하게 되고, 타운내 한인들이 유행처럼 구매하면 덩달아 구매하게 된다”며 충동구매도 함께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실례로 자격 없는 사람으로부터 골다공증을 진단받고 수백달러어치의 건강보조식품을 구매한 한인 노인은 진단결과 골다공증은커녕 오히려 연령에 비해 매우 좋은 골밀도를 가지고 있는 경우도 있었다. 낭비된 돈은 그렇다 치더라도 필요 없는 칼슘 과다복용으로 영양불균형을 초래할 뻔 했던 경우다.


눈부신 의학의 발달에도 불구하고 아직 만병통치약은 없으며 노화를 막을 수 있는 약은 없다. 말도 안 되는 광고에 속아 터무니없는 가격의 건강기능식품들을 오남용하며 돈과 건강을 낭비하는 과대과장광고에 현혹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더 이상 피해자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한인 사회 스스로가 자정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선데이저널은 건강보조식품의 과대·과장광고로 인해 피해를 입은 분들의 제보를 받습니다. Tel : 323-938-06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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