發行人 칼럼 : 끝나지 않은 사저 논란

이 뉴스를 공유하기















 
ⓒ2011 Sundayjournalusa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논란이 계속해서 불거지고 있다. 청와대 측은 지난 17일 내곡동 사저 계획을 백지화하겠다고 밝혔지만 의혹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형국이다.

여기에 내곡동 사저 부동산 매입비용이 모두 청와대에서 지불됐고 이 대통령의 아들 시형 씨는 한 푼도 보태지 않았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논란은 확산되고 있다.

이번 논란에 대해 청와대와 한나라당은 대통령이 몰랐던 일이기 때문에 참모들을 문책하는 선에서 사건을 마무리하는 듯하다. 하지만 이것은 이번 사건에 대해 국민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과 감정을 정확히 읽지 못하는 근시안적인 반응이다.

이번 내곡동 사저 논란은 그동안 이명박 대통령이 밥 먹듯이 언급했던 공정사회를 스스로 부정한 것이다. 자신이 살 집을 아들의 명의로 사고, 부지 돈을 국고에서 충당하는 것이 어디 가당키나 한 일이던가. 대통령이 아닌 일반인들이 이같은 방식으로 부동산을 매입했다면 당장 실정법에 의해 처벌을 받았을 것이다.

이번 사저 논란에는 이명박 대통령 일가의 특권 의식이 자리 잡고 있다. 공정사회는 기업과 국민만 지키면 된다는 식이다. 과연 이래서 공정사회란 것이 현실 가능하기나 할까.           

<연 훈 발행인> [email protected]  

사저 논란의 발단은 지난 8일 시사 주간지 <시사인>에서 이 대통령의 아들 시형 씨와 대통령실이 내곡동 땅을 사저 부지로 사들였다고 보도하면서 불거졌다.

청와대는 하루만인 9일 이 같은 사실을 공식 확인하면서도 갖가지 의혹에는 상세한 설명과 함께 대응에 나섰다. 11일 이 대통령의 미국 국빈방문을 위한 출국이 예정됐던 만큼 적극 진화에 나선 것이다. 이튿날인 10일 임태희 대통령실장이 청와대를 상대로 열린 국회 운영위 국정감사에서 추가로 계약 과정 등을 설명했다.

하지만 경호상 보안을 이유로 이 대통령이 퇴임 후 거주할 사저를 아들 시형씨 명의로 계약한 것이라는 해명 등에도 불구하고 논란이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자신의 이름으로 계약관계를 정리하라는 지시를 남기고 출국했다.

이 대통령의 방미 기간에도 내곡동 사저에 대한 의혹이 꼬리를 물고 확산됐고,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10.26 재보선을 앞두고 이 문제를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역대 대통령 사저와 비교해 호화판이라는 비판에다 부지를 사들이는 과정에서 횡령과 배임ㆍ탈세 등 실정법 위반 사실이 있다는 주장까지 제기되는 등 의혹은 걷잡을 수 없이 번져나갔다.

이에 따라 청와대는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경호시설 부지를 축소하고 나머지는 처분하겠다면서 ‘1차 진화’에 나섰지만 비판적 여론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게다가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를 비롯해 여당 내에서도 사저 재검토와 책임자 문책을 들고 나오자 이 대통령은 귀국 이튿날 곧바로 이를 수용, `전면 재검토’를 결정했다. 김인종 경호처장은 사의를 표명했다.

이 대통령은 또 5부 요인 및 여야 대표를 초청해 가진 오찬 간담회에서 방미 성과를 설명한 뒤 홍 대표와 사저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 홍 대표는 “퇴임 후 논현동 자택으로 돌아가는 게 좋겠다”고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끝나지 않은 논란 

















청와대가 사저 계획을 백지화했음에도 논란은 오히려 더욱 커졌다. 특히 민주당에서 “내곡동 사저 부동산 매입비용이 모두 청와대에서 지불됐고 이 대통령의 아들 시형 씨는 한 푼도 보태지 않았다”는 주장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청와대와 시형 씨가 해당 땅을 54억 원에 매입했는데 실제로는 (매도자가) 40억 원대에 매물을 내놓았다는 것이다.

즉 시형 씨가 실제로 한 푼도 내지 않고 가격 조작을 통해 국가 예산으로 전체 부지를 매입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 17일 민주당 이용섭 의원이 공개한 해당 땅의 감정평가 결과를 보면 이같은 주장이 신빙성이 없는 것만은 아니다. 지난 3월 1차 평가 작업을 한 나라감정평가법인은 문제의 내곡동 사저 부지 9개 필지 전체를 43억 3,014만 원이라고 평가했다. 두 달 후인 5월 20일 2차 평가를 한 한국감정원도 비슷한 수준의 가격으로 감정했다.

여기다 청와대와 시형 씨가 매입했던 부지 일부의 원 소유주가 현재 서울시정개발연구원 팀장이라는 사실도 의혹의 단초를 제공하고 있다. 청와대는 이같은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그러면서 청와대측은 내곡동 사저 부지 구입 자금 중 시형 씨가 지불한 11억 2천만 원의 상세 내역도 공개했다. 6억 원은 김윤옥 여사 소유의 논현동 대지를 담보로 이시형 씨가 농협 청와대 지점에서 대출받았고 나머지 5억 2천만 원은 친척들에게 빌렸다는 것이다.

의혹의 열쇠는 결국 11억 2천만원의 행방이 쥐고 있다. 시형 씨가 대출받은 돈이 실제로 땅을 판 유 모 씨에게 갔고 유씨가 이 돈을 정상적으로 활용했다면 청와대의 주장은 설득력을 얻는다. 하지만 이 문제를 깔끔히 해결하지 않고는 의혹의 시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선데이저널>이 김윤옥 여사 소유의 논현동 땅(논현동 29-1번지)의 등기부를 확인해본 결과 지난 6월 15일 채권최고액 7억 2천만 원의 근저당권이 시형 씨 앞으로 설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사건에서 이 대통령 일가가 저지르고 있는 불법행위는 두가지다. 하나는 부동산 실명제법 위반이다. 퇴임 후 대통령 부부가 살 집을 아들 이름으로 계약하고 등기까지 했다. 이는 확실한 법률 위반이다.
두 번째는 배임과 횡령 의혹이다. 이것이 더 큰 문제다. 아들 이시형 씨 명의로 돼 있는 땅은 17억 원, 청와대 경호처 지분은 25억으로 나왔다. 실제 전체 땅을 54억에 샀는데 감정가 비율대로 한다면 시형씨는 22억, 경호처는 32억을 부담해야 맞다.

하지만 시형씨는 11억 2,000만 원, 경호처는 42억 8,000만 원을 냈다. 국가의 돈으로 개인이 이익을 얻도록 해준 것이다. 세금을 집행했던 공무원은 배임과 횡령 혐의를 받을 수 있다. 또 시형씨의 경우 감정평가액이나 시가와의 차액만큼 취득세를 탈루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자금 출처가 분명하더라도 과연 시형 씨가 여기에 해당하는 이자를 감당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시형 씨는 농협에서 6억원, 친인척에게 6억원을 빌렸다. 이자율을 연 5%만 잡아도 연간 6,000만 원, 월 500만원이다. 시형씨 연봉이 4,000만원 대로 알려져 있는데 연봉으로도 이자를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다. 누군가 대납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만약 이 대통령 부부가 부담하고 있다면 이는 편법 증여에 해당한다.


말로만 공정사회, 실제로는 반공정 꼼수

이번 사저 논란의 가장 큰 문제는 공정사회를 자처하고 나선 대통령 일가의 행동이 전혀 공정하지 못하다는 데 있다. 말로는 공정하고 투명한 사회를 이야기하면서 퇴임 후 사저를 구입하는 과정에서 이 대통령 스스로 공정하지도 투명하지도 않은 방식으로 일을 처리했다. 반공정의 대표적 사례인 것이다. 특히 노무현 정부 이후 우리 사회가 그래도 어느 정도 투명한 사회로 가고 있는데 국민 몰래 이런 꼼수를 부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는 게 국민들은 놀라울 뿐이다.

게다가 이번 논란은 대통령 사저에 관련한 지극히 개인적인 문제이고 여기에 아들과 부인까지 모두 의혹에 휘말려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논란을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대통령은 한발짝 물러서 있다.

게다가 청와대와 정권은 거짓해명까지 한다는 의혹도 사고 있다. 실제로 청와대는 내곡동 사저 부지 내 한정식집 건물 평가액이 0원이라고 했지만 민주당이 한국감정평가협회 데이터베이스 기록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 해당 주택가격은 1억 2,368만원이었다. 이런 사실이 지난 10일 국회 운영위 국정감사에서 드러나자 이틀 뒤인 12일 이 감정평가 기록이 없어졌다. 청와대가 사실을 덮기에만 급급하면서 의혹이 더 커지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청와대에서는 사저터 매입 과정을 경호처에서 단독으로 추진했다고 한다. 하지만 대통령 실장과 청와대 살림을 맡고 있는 총무기획관이 몰랐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해명이다.

사실 이 대통령의 이런 꼼수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미 BBK 사건에서 우리는 이 대통령의 꼼수를 목격했다. <선데이저널>의 보도로 촉발된 BBK 사건에서 이 대통령은 ‘내 것이 아니다’, ‘몰랐다’, ‘속았다’는 식의 반응으로 일관했다. 그러면서 물밑에서는 계속해서 이득을 챙겨왔다.

청계재단을 둘러싼 논란도 같은 맥락이다. 자기의 재산을 모두 사회에 환원했다지만 청계재단의 임원은 모두 대통령의 측근이며 심지어 청계재단은 (주)다스의 지분까지 챙기기도 했다. 물증은 없지만 대다수 국민 누구나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대통령의 주변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SundayJournalUSA (www.sundayjournalus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뉴스를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