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가 나꼼수를 보면…

이 뉴스를 공유하기















 ▲ 임춘훈(언론인)


영화도가니의 원작자인 소설가 공지영 씨의트위터 육두문자가 화제입니다. 여기자 출신 동아일보 논설위원인 김순덕 씨를 향해죄송함다. 작가가 나쁜말 쓸께요. 미친!!”이라고 욕설을 해댔습니다. 김순덕 위원이 반값 등록금과 관련해 쓴 기명 칼럼 <무너지는 그리스에 펄럭이는 적기(赤旗)>가 공지영의 마른 영혼을 분노와 저주의 도가니 속으로 밀어 넣은 모양입니다. 김순덕의 칼럼 중엔 이런 내용이 들어있습니다.


… 천치 대학생들은 지금의 반값 등록금이 미래 자신들의 연금을 당겨쓰는 건지도 모르고 트위터나 날리면서 청춘을 보내고 있나….”


공부는 안하고 평생 대학 다니면서 나랏돈이나 쓰는유럽 대학생들의 한심한 작태를 예로 들며좌경화된 그리스와 유사한 상황이 한국에서도 벌어지고 있다고 개탄한 칼럼입니다. 공지영 보다 나이 많은 중진 여기자가미친X” 욕설까지 들어야 할 정도의 난문(亂文)인지는 판단하기 쉽지 않습니다. 아무튼 20만명의 팔로워를 끌고 다닌다는 대만민국의 살아있는트위터 권력공지영의 이현란한육두문자 하나로, 현역으로는 가장 영향력 있는 여기자 중 하나라는 김순덕은 졸지에개념 없는 여편네신세가 됐습니다.


지난번 서울시장 선거 때 박원순 캠프는 10여명의멘토단이라는 걸 만들어 재미를 봤습니다. 작가 공지영과 이외수, 연예인 김제동 김여진, 전 문화재 청장 유홍준, 화가 박재동, 서울대 법학대학원 교수 조국 등이 멘토단에 포함됐습니다.


이들은 자신의 트위터에 엄청난 팔로워를 거느리고 사회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스타 트위터리안입니다. 공지영은 20, 조국은 142, 이외수는 98만명의 팔로워를 몰고다닌다지요. 이외수는 서울시장 선거전날인 1025일 젊은이들에게 투표를 독려하는 트윗 메시지를 올렸습니다. 이 트윗만으로도 120만명이 넘는 젊은이들이 투표독려 메시지를 받았을 것으로 추산됩니다. 당초 박빙으로 예상되던 박원순과 나경원의 득표차가 30여만표로 벌어진 것은 이들 파워 트위터리안의 선거 막판 활약 덕이라는 지적입니다.


10.26 서울시장 선거 승리로 이들은 지금 자기 확신에 한껏 부풀어 있습니다. 내년 4월 총선과 12월 대선에서는 더욱 조직화된 소셜네트웍서비스(SNS) 파워로 자신들의 세상을 열어가겠다고 호언하고 있습니다. 트위터리안이 힘을 얻으려면 자기 트위터의 방문자 수를 늘리고, 팔로워 숫자도 확대해나가야 합니다. 트위터 공간이 점점 더 자극적이 돼가고, 폭력적이고 원색적인 저질 언어가 판을 치게 되는 까닭입니다. 공지영한테 미친X 소리 듣게 될 점잖은 보수파 여류(女流)들은 아직도 많습니다. 육두문자 한마디에 공지영 트위터에 방문자가 몰리고 팔로워가 환호하며 몰려듭니다.


 


육두문자와 거짓말 이바구


트위터에 공지영이 있다면 인터넷엔나꼼수의 김어준이 있습니다. 미주 동포들에겐 생소한 이름인 김어준은 어느새 이 시대 한국 최고의인터넷 권력으로등극했습니다. 매주 1~2백만명이 본다는 팟캐스트 나꼼수에 출연하고 싶어 몸살을 앓는 정치인들이 줄을 잇는다지요. 뉴욕타임즈 국제판은 이번주 한국사회를 뒤흔들고 있는 나꼼수 신드롬을 장장 3면에 걸쳐 특집으로 다뤘습니다.


나꼼수엔 육두문자 대신 질펀한 이바구가 등장합니다. 폭로 저널리즘의 정석대로 허위과장날조견강부회치고 빠지기아니면 말고 식의 온갖 번설이 난무하지요. 권력에 대한 풍자로 희화화되고 포장돼 있어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소설인지 헷갈립니다. 나꼼수 마니아들은 젊은쪽진보쪽운동쪽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나꼼수에 나오는 깜짝 이바구들을 몽땅 믿고 싶어 안달(?)을 하는 사람들이지요. “고등학생 수준의 언어로, 마이크만 주면 밤새 혼자서도 떠들 사람이라는 김어준이, 나꼼수 시작 반년 만에 막강 인터넷 권력을 틀어쥐게 된 까닭입니다.


나꼼수식 저널리즘을너절리즘이라고 개탄한 시사평론가 진중권씨는 지난 1030일 자신의 트위터에한껏 들떠서 정신줄 놓고 막장까지 간 나꼼수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전날 서울 한남동에서 열린 나꼼수 콘서트에서는 이명박 대통령과 에리카 김 변호사의스캔들이 폭로됐습니다. 이 대통령의 숨겨진 자식이라는눈이 찢어진 아이얘기도 언급됐습니다. 지난 대선 직전 나꼼수의 한 패널이 에리카 김을 만났는데, 자신과 이 대통령은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고 고백을 했다는 겁니다. 녹취록이라는 것도 공개됐습니다.


사실이라면 엄청난 일입니다. 거짓이라면 더 엄청난 일입니다. 사실일 수도 있고 거짓일수도 있고, 에리카가 MB와의 친분을 과시하기 위해 뻥을 쳤을 수도 있습니다. 러브호텔의 CCTV에 찍힌 확실한 물증이라도 있으면 몰라도, 이렇게아니면 말고 식으로떠벌려질 수는 없는 사안입니다. 이명박이라는 주어(主語)가 빠졌으니, ‘부적절한 관계로도눈 찢어진 아이로도 자기네는 감옥 갈 염려가 없다며 나꼼수의 4인방은 낄낄댑니다. 그리고각하는 그럴 분이 아닙니다라는 자막을 넣어, 세상을 향해 다시한번감자를 먹입니다. “정신 줄 놓은 막장들이 엮어내는 너절리즘이라는 진중권의 혜안은 시쳇말로입니다. 이 자리에서 새 서울시장 박원순은 흥에 겨워 노래까지 불렀습니다.


 


짝퉁 나꼼수가 쏟아진다


 


나꼼수의 짝퉁들이 쏟아져 나올 모양입니다. 전직 총리로한 성깔하는 정치인이라는 이해찬 씨가 얼마 전 짝퉁 나꼼수 방송을 시작했다고 들립니다.


코미디언 김미화는 곧 인터넷 신문 <순악질 뉘우스>를 창간합니다. 이명박 정권과는 상극(相剋)인 김미화는 얼마 전 8년이나 진행해온 MBC 라디오 시사프로에서 퇴출되자 자신의 코미디 캐릭터인순악질 여사의 순악질 본색(本色)을 살릴 인터넷 신문을 구상했다지요. “주로 여성과 청소년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신문을 만들고 싶다고 말하고 있지만, 그의 정치 성향상나꼼수의 인터넷 판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주위에선 말하고 있습니다. <순악질 뉘우스>의 창간목적 가운데 하나는신문 바로 보기라는 그의 말에서도 이런 전망이 읽혀집니다.


진보좌파가 판을 치는 SNS 공간에 처음으로 우파의 반격이 시도되고 있습니다. 115일부터 앵커우먼 출신의 김은혜 전 청와대 대변인과 개그우먼 조혜련이 젊은이들을 상대로드림 토크를 시작한다지요. 안철수 교수를 젊은이들이 멘토로 떠받들게 만든 결정적 계기가 된 안철수와 시골의사 박경철의청춘 콘서트와 유사한 이벤트입니다.


이미 왼쪽으로 한참 옮겨가 있는 한국의 젊은이들이 김은혜조혜련의오른쪽 토크에 얼마나 관심을 갖고 호응할지 지켜볼 일입니다. 재주 많은 중견 코미디언인 조혜련의 용기(?)가 가상스럽습니다.


한국의 스마트폰 이용자는 이번 주 기준으로 2000만명을 돌파했다고 합니다. 대단한 숫자입니다. 트위터 가입자는 400만명이 넘는다지요. 스티브 잡스가 좀 더 살아 나꼼수 같은 너절리즘 팟캐스트는 방송이 안되게 만드는 원천기술이라도 개발해 줬으면 어떨까 싶습니다만….


 


<2011 11 2>


@SundayJournalUSA (www.sundayjournalus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뉴스를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