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파짓 ‘꿀꺽’하는 얌체 집주인…세입자가 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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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사회에 건물주와 세입자간의 렌트 분쟁이 여전히 끊이질 않고 있다. 특히 아파트 관리 회사나 건물주와 세입자 간에 시큐리티 디파짓 반환과 관련해 마찰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건물주나 아파트 관리회사들은 일반적으로 시간이 흐르면 교체해야 하는 소모품까지 디파짓에서 공제하는 사례가 있어 세입자들로부터 비난의 원성을 사고 있으며, 심지어는 세입자가 피치 못할 급한 사정으로 인해 한 달 전에 통보를 주어 바로 며칠 뒤 새로 입주자를 구했는데도 불구하고 임대계약을 파기했다는 명목으로 남은 기간의 렌트비를 청구하는 사례도 흔하게 일어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기물 파손과 새로 칠하는 페인트 비용 등 갖가지 이유를 들이대며 별도의 비용을 청구하는 경우도 있어 세입자들의 피해는 커지고 있다. 이처럼 한인타운에 입주자와 건물주 사이의 시큐리티 디파짓을 둘러싼 분쟁이 끊이질 않고 있고 소액재판으로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늘고 있다.


<시몬 최 취재부 기자>



지난해 8월 LA 한인타운의 한 아파트를 렌트해 살다가 1년 계약을 채우고 이사를 간 유학생 하모 씨 부부는 최근 전 아파트 주인을 상대로 소액재판을 제기했다. 하씨는 입주 당시 디파짓으로 1,200 달러를 예치했지만 이사 후 건물주가 반환한 금액은 300불에 불과했다. 그것마저도 하씨가 건물주에게 계속 재촉해 이사 후 2달이 지난 후에야 받을 수 있었다.


하씨는 “이사 통보는 한 달 전에 편지를 써서 제출했고, 아파트도 청결하게 사용했고 특별히 수리할 곳도 없이 사용했는데도 디파짓에서 1,000 달러 가까이 제한 것은 너무한 거 아니냐”며 “소액재판을 통해 터무니없는 디파짓 공제액을 꼭 돌려받을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건물주가 하씨에게 보내온 디파짓 내역서에는 청소비 명목으로 500 달러, 페인트비 200 달러, 블라인더 교체 등 수리비와 인건비로 200여 달러가 공제돼 있었다.


밸리의 한 아파트에 입주해 살다가 최근 직장 문제로 LA 한인타운으로 이사 간 박모 씨는 돌려받지 못한 시큐리티 디파짓 때문에 병이 날 지경이다. 처음 들어갈 때 한 달 디파짓 1,250달러 중, 수리비와 기물파손 비용을 제외하고 350 달러만 돌려받았기 때문이다.


또 글렌데일에 거주하는 한인 최 모씨도 콘도 건물주를 상대로 청구소송을 제기한 끝에 디파짓 1,550달러 중 일부인 650달러를 돌려받을 수 있었다. 최씨는 지난 6월 이사 후 수차례에 걸쳐 디파짓 반환을 요구했지만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시간을 끌자 결국 소액재판을 벌여 해결했다.


카펫 교환 이유로 과다 청구


최근에는 일방적으로 카펫을 바꾼 뒤 비용을 청구하는 사례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인 김모 씨의 경우는 건물주가 카펫교환 등의 이유로 터무니없는 비용을 청구해 돌려받기는커녕 오히려 추가로 더 지불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한인 김모씨는 지난 8월 1년간 살던 아파트를 옮기면서 600여 달러의 시큐리티 디파짓을 돌려받으려 했으나 나중에 아파트 관리회사에서 보내온 명세서에는 벽과 유리거울 수리 등과 함께 800달러가 넘는 카펫교환 비용 등이 추가돼 돈을 일부 돌려받기는커녕 오히려 1,200달러를 물어내야 하는 입장에 놓였다.


김씨는 “이미 전 입주자가 사용하던 카펫이었고 이사를 나올 때도 별 문제가 없었는데 자기들 맘대로 이를 바꾸고 부담을 나에게 씌우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일부 수리비용은 인정하지만 관리회사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하며 소액재판을 청구한 상태다.


이처럼 아파트나 주택의 렌트 입주자와 건물주 간에 시큐리티 디파짓을 둘러싼 분쟁이 끊이질 않고 있고 소액재판으로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와 관련 부동산 전문가들은 “입주 시 관리매니저와 함께 아파트 내부를 샅샅이 돌아보며 문제점을 찾아내 이를 계약서에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상하수도 시설과 화장실 욕조, 유리창, 블라인더, 페인팅, 카펫 상태에 가장 많은 신경을 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거주기간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즉각 매니저에게 연락, 보수를 요구하고 가급적 이를 문서로 남기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또 “건물주나 아파트 관리 회사들은 테넌트가 고의적으로 시설을 망가뜨리지 않았을 경우 청소비를 제외한 나머지 디파짓은 돌려줘야 한다”며 “요즘 법원도 디파짓 관련 소송일 경우 입주자들의 입장을 많이 반영하는 판결을 내리고 있어서 소액재판을 통해서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캘리포니아 시큐리티 디파짓법(Civil Code Section 1950.5)에 의거하면 소유주가 수리목적으로 보증금에서 공제할 경우 세입자가 이주한 후 21일 이내에 집 상태에 따른 수리비 등의 구체적인 공제 명세서를 세입자에게 제공해야 하며 남는 보증금도 이주 후 30일 내에 세입자에게 환불해야 한다.


또 소유주가 세입자에게 보증금 공제 명세서와 공제한 후 남는 보증금을 지불하지 않을 경우 세입자는 피해 보상금과 이에 따른 벌금을 변호사 없이 소액재판으로 청구할 수 있다.

















반드시 서면 통보해야


극심한 불경기가 계속되고 있는 최근에는 갖가지 핑계를 대며 터무니없이 삭감된 디파짓을 돌려주는 경우도 비일비재하지만 아예 디파짓을 돌려주지 않은 채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경우도 많아 졌다.


지난 6월 말 한인타운 아파트에서 이주한 정모 씨는 “노티스를 작성해 매니저에게 제출하고 이사 나온 지 4개월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디파짓을 돌려받지 못했다”며 “주인에게 항의 전화를 하면 알았다고만 대답하고 돈을 돌려주지 않고 있다. 또 만나자고 할 때마다 시간이 없다며 피하기만 한다”고 말했다. 정씨는 “크레딧이 좋지 않아 무려 3개월 치 렌트비를 디파짓 했었는데 혹여 돌려받지 못할까봐 걱정된다”고 하소연했다.


부동산 관련 전문가는 “퇴거 전 아파트 주인과 집을 자세히 살펴보고 수리가 필요한 곳을 정확히 확인해야 제대로 된 디파짓을 돌려받을 수 있다”며 “반드시 구두가 아닌 서류로 디파짓 환불을 아파트 측에 요청해야 한다. 요청하지 않으면 아파트 주인 대부분은 먼저 디파짓을 주려고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이 말하는 세입자들의 실수 중 하나가 이사 통보를 서면으로 하지 않는 것이다. 이사 통보는 반드시 렌트비 지불 날짜에 맞춰 30일 이전에 통보 날짜와 함께 서면으로 하고 복사본과 받았다는 증명서 등을 챙겨두는 것이 분쟁을 사전에 막을 수 있다.


대학을 갓 졸업한 새내기 직장인 신씨는 최근 이사를 하면서 전에 살던 아파트로부터 시큐리티 디파짓을 한 푼도 돌려받지 못했다. 이사 한달 전에 이사 통보를 했지만 서면이 아닌 구두로 한 까닭이다. 디파짓을 돌려달라는 신씨의 요구에 집주인은 “전혀 들은 바 없다”고 발뺌하면서 “법적으로도 디파짓을 돌려줄 책임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고 한다.


신씨처럼 ‘서면 통보’를 하지 않아 디파짓을 돌려받지 못하는 한인 세입자들이 적지 않다. 대학생, 새내기 직장인, 영어가 서툰 신규 이민자 등의 상당수는 사전 서면 통보 규정을 전혀 모르고 있는 경우가 많아 디파짓 분쟁 시 고스란히 법적인 책임을 떠안게 된다. 또 신씨의 경우처럼 관련법에 정통한 집주인들 중 일부는 이 규정을 악용해 디파짓을 가로 채는 경우도 다반사다.


부동산 관련 전문가들은 서면 통보에 명시된 날짜 집주인이 통보를 받은 시점 등이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되는 만큼 가능한 한 통보 날짜를 앞당겨 보내고 꼭 기록을 남겨놓을 것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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