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진단] 재외국민선거 ‘허점투성이’…하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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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거인 등록신청 첫날 신연성 LA총영사(왼쪽)와 이병도 OLA민주연합 상임대표(왼쪽)가 선거인 등록을 하고 있다.



 


해외에 거주하는 재외국민에게 처음으로 투표권이 부여되는 재외국민 선거가 지난 13일 선거인 등록을 시작으로 역사적인 막을 올렸다. 하지만 선거인 등록이 막상 시작되자 LA 등 미주지역은 물론 전 세계 각국의 선거인 등록이 저조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역시나 그동안 우려됐던 여러 문제들이 등록과 동시에 나타났다.


선거인 등록 이들 째인 14일까지 LA총영사관 재외선거인 등록 결과 국외부재자 59명, 재외선거인 59명 등 총 118명만이 선거인 등록을 마쳤다. 현행 선거법상 영주권자인 재외선거인들이 유권자 등록을 위해 먼 곳에서 공관을 방문해야 하는 번거롭고 불편한 제도가 저조한 등록의 가장 큰 원인의 하나로 지적되고 있다.


재외선거인들 중 선거인 등록을 위해 LA총영사관을 방문한 가장 원거리 등록자는 어바인에 사는 거주자였을 정도였고, 주중 평일 등록, 등록 시간 등 유권자의 편의가 전혀 고려되지 않아 등록에 어려움을 주고 있다.


한편 한국의 여야 정치권은 재외국민 선거인 등록을 맞춰 직접 미국으로 건너와 재외선거인 등록 캠페인, 조직 확대 강화 등 본격적인 ‘세 불리기’에 나서고 있어 선거를 앞둔 미주 한인사회가 선거로 인해 혼탁, 과열되지 않을까 우려를 낳고 있다.



<시몬 최 취재부 기자>



지난 13일부터 시작된 LA 총영사관 재외선거인 등록 결과, 14일까지 이틀간 국외부재자 59명, 재외선거인 59명이 각각 등록을 마쳐 총 118명으로 집계됐다. LA 등 미주지역은 물론 전 세계 각국의 선거인 등록도 역시 매우 저조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등록 이틀째인 14일 오후 5시 30분까지 전 세계에서 재외국민 선거인 등록을 마친 해외거주자는 2,159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틀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LA총영사관 관할지역에서 1만명을 넘기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LA 총영사관 정철교 재외선거관은 “아직 등록 초반이기 때문에 재외선거 등록 참여도를 평가하기는 이르다”며 “남은 기간 동안 관할지역내 대형교회와 한인회를 중심으로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등록 참여를 독려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원거리 거주자 가장 불편


재외국민 선거인 등록이 시작되면서 가장 큰 문제는 이미 우려됐던 대로 원거리 거주자의 참여를 높일 수 없다는 현 시행제도의 문제였다. 등록 이튿날 유권자 등록을 위해 LA 총영사관을 방문한 재외선거인들 중에는 어바인에 거주자가 가장 먼 거리 거주자였을 만큼 LA총영사관 관할지역인 네바다, 애리조나, 뉴멕시코 주 등 원거리 지역 재외선거인은 단 1명도 없었다. 재외국민선거의 참여와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내년 대선부터라도 우편이나 인터넷 등록이 시행되어야 한다는 점이 재확인됐다.


한편 유권자 등록이 시작되면서 예상치 못했던 문제점들도 드러났다. 첫 날 행정안전부와 외교통상부가 공유하는 주민등록번호가 일치 하지 않아 접수과정에서 불편을 겪었던 일부 유권자들이 나왔다. 첫날 등록이 접수되지 않은 경우는 모두 4건으로 3건은 주민등록 불일치, 1건은 가족관계 확인 불일치였다. 이외에도 LA총영사관 2층에 마련된 재외선거 상황실에 들어가기도 전에 1층 안내 데스크에서 자격미달이나 구비서류 미비로 돌아간 건수도 4~5건이 있었다.


주민등록 불일치는 대부분 한국에 거소신고를 한 영주권자에게서 나타나고 있는 현상으로 외교부와 행정안전부의 개인 신상자료가 일치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LA총영사관 뿐만 아니라 전 세계 공관에서 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근본적인 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선거인 등록을 위해 총영사관을 찾은 한인들 중에는 영주권을 지참하지 않아 접수를 하지 못한 사례가 있었고, 선거권이 없는 시민권자가 등록을 위해 공관을 찾는 경우나 유효기간이 지난 여권을 제시하는 한인들도 있어 재외선거인 등록에 대한 홍보가 여전히 미흡한 것으로 지적됐다.


또 선거인 등록 시간도 재외국민의 편의를 고려하지 않았다는 불만이 벌써부터 제기되고 있다. 첫 등록일은 일요일이었지만 내년 2월 11일까지 마지막 날을 제외하고는 총영사관이 문을 여는 주중에만 등록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등록시간도 오전 9시~오후 4시까지로 제한되어 있다. 상시등록제를 채택하든지 아니면 등록시간만이라도 더 확대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 외에도 등록을 위해 LA 총영사관을 찾은 재외선거인들 가운데 영주권 취득 후 거주여권으로 변경하지 않고 일반여권과 영주권 원본을 제시하며 재외선거인 등록신청을 하려다 국외부재자 신고를 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했으며 영주권 원본을 지참하지 않아 접수를 하지 못하고 발길을 돌린 재외선거인들도 있었다.


선거인 등록신청서 작성과 관련해서는 주소 기재시 반드시 영문 대문자를 사용해야 하는데 소문자로 작성했다가 재작성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이에 대한 홍보는 물론 공관 및 재외선관위의 자세한 안내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총영사관측은 영주권자인 재외선거인과 달리 국외부재자 신고의 경우 우편 및 단체 접수가 가능해 한인회와 대형교회에 업무 협조를 요청한 뒤 단체로 국외부재자 신고서를 회수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투표하는데 ‘1박2일’


이처럼 재외선거인 등록 개시와 함께 재외국민 선거 일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지만 여전히 해결해야 할 문제점이 많다. 가장 크게 대두되는 것은 투표 편의성 문제다.


재외선거 유권자들의 선거인 등록과 투표 참여가 확대되기 위해서는 현 공직선거법 개정이 가장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현행 공직선거법상 재외국민은 투표소가 있는 재외공관을 직접 방문해 선거인 등록과 투표를 해야 한다. 때문에 미국처럼 영토가 큰 나라에 거주하는 재외국민의 경우 멀리 떨어져 있는 공관을 방문하기 위해 별도의 시간과 상당한 비용을 들여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지난 11일 LA를 방문해 재외국민 선거인 등록 캠페인을 펼친 한나라당 김정권 사무총장은 “미국 현지에 가 보니, 투표 등록하고 실제 투표하기까지 수만㎞ 떨어진 교민들이 총선과 대선까지 모두 4차례 다녀야 하는 불편이 있다. 제도 개선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투표 등록이 지난 13일부터 내년 2월 11일까지 3개월인데 기간이 짧고 절차도 까다로워 투표율이 저조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정치개혁특위에서 참고해 달라”고 밝혔다.


이경재 의원도 “해외유권자가 230만명에 달하는데 현행법에는 공관에서 등록하고 공관에서만 투표하도록 돼 있다”며 “미국의 일부 지역의 경우 자동차로 투표소까지 가는 데만 7시간 이상 걸리고, 비행기로 2~3시간씩 타고와서 해야한다는 것은 너무 불합리하다”고 지적했다. 
















 ▲ 한나라당 김정권 사무총장(가운데)이 지난 11일 LA한인타운에서 재외선거인 등록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현행 선거법상 재외공관으로 한정된 투표소를 추가로 설치하거나 우편등록을 허용하는 방안이 재외유권자들의 참여율을 향상시킬 수 있는 현실적 대안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공직선거법 개정안에는 재외국민의 선거권 행사를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해 공관 외에 재외투표소 추가 설치가 필요하며 공관 관할구역 내 재외선거인 등의 수나 분포, 교통여건 등을 고려해 공관 외의 장소에 재외투표소가 설치 및 운영되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우편투표, 온라인 투표는 대리투표, 유령투표 등의 위험성이 있어 국회는 관련 개정안을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해외 유권자들의 부담을 덜어주면서 투표율을 높이고자 등록신청만이라도 우편 또는 인터넷으로 할 수 있도록 관련법 개정을 적극 검토해야 할 것이다.


또 미주 등 해외지역은 대한민국의 사법권이 미치지 않기 때문에 금품 살포와 후보 비방 등 불법선거운동을 제대로 단속할 수 없다는 점도 큰 문제다. 적발하기도 어렵고 탈·불법행위를 차단할 방안도 마땅치 않아 현실적 대안을 찾기가 쉽지 않다.


선거를 둘러싸고 미주 한인사회가 더 반목하고 분열할 것으로 우려되는 점도 문제다. 미국 내 대도시 등 교민들이 많이 거주하는 곳엔 정당지지 조직은 물론 대권 주자 후원회 조직까지 따로 고개를 들면서 한국 정치 바람에 동포사회가 벌써 분열한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심지어 정치권이 비례대표 자리를 미끼삼아 교민사회 갈등을 조장한다는 `비례대표 거래설’까지 나돌고 있다.


 







 






 


“뜨거운 한국 정치바람, 동포사회 분열 우려”



 


내년 4월 총선부터 처음으로 시행되는 재외국민선거를 앞두고 미주 한인 사회에 정치바람이 뜨겁다.재미동포들이 많이 거주하는 LA, 뉴욕, 워싱턴 등에는 선거를 겨냥한 조직이 벌써 10개 이상씩 생겨났다.


한나라당과 민주당, 진보진영을 지지하는 조직이 결성된 것은 물론 향우회, 동창회 등의 움직임도 활발해졌다. 대권주자 후원회 조직들도 하나 둘 고개를 들면서 한국 정치 바람에 동포사회가 분열한다는 우려가 크다.


미주 한인사회는 한국 사회와 마찬가지로 세대, 이념, 지역적 갈등이 있지만 분열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한국 정치권의 구애와, 정치적 욕망이 큰 교민사회 인사들의 이해관계가 맞물리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유권자가 약 100만명에 달하는 미주 한인사회는 대선 판도를 가늠할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한국 정치권과 대선주자의 한인사회 구애가 뜨거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미주 재외선거를 겨냥해 경쟁적으로 조직된 정치성향 조직들은 주요 도시마다 10개를 넘고 있다. 한나라당의 경우 한나라위원회와 한나라포럼, 뉴한국의힘, 한미애국총연합회 등이 주도하고 있다.


한국자유총연맹(총재 박창달)이 올해 들어 북미 지역에 16개 지부를 결성한 것도 선거용 포석이고 김덕룡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상임대표의장이 이끄는 민화협 미주지부들도 여당 성향 표심 잡기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세계한인민주회의, 민주평화통일한인연합, 인권문제연구소, 사람사는세상, 민주개혁연대 같은 조직은 민주당, 친노 진영, 진보진영으로 분류되고 있다. 한나라당 지지 조직에 비해 활동은 상대적으로 미미하지만 결속력이 강하고 젊은층의 지지율이 높다.


대권 주자를 비롯한 개인 정치인이 주도하는 조직들은 이미 활동을 시작했거나 새롭게 조직되고 있다. 한나라당 이재오 의원의 지지조직인 재오사랑, 손학규 민주당 대표의 자유광장 포럼, 민주당 정동영 최고위원의 한민족경제비전연구소, 서울대 박세일 교수의 선진통일연합 등이 결성돼 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경우 함승희 전 의원과 국가미래연구원이 박사모 포럼오래 등 다양한 조직을 정비하고 있다.


일부 인사들은 여러 조직에 이름을 걸쳐 놓거나, 회장만 있고 회원이 없는 1인 조직을 결성하기도 한다. 동포사회에는 한국의 정당들이 미주지역에 비례대표를 한 명 또는 두 명 두려 한다면서 경쟁을 유도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


LA 한인사회의 한 인사는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의 방미를 앞두고 지지그룹들이 서로 후원을 맡으려 경쟁했던 것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큰 부작용이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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