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한 직장 ‘길목’ 웨이추레스 미세스 이

이 뉴스를 공유하기
















LA 코리아타운에서 30년 역사를 지닌 길목 식당의 웨이추레스 ‘미세스 이’는 오는 21일이면 근무를 시작한지 만 20년이 된다. 친지 소개로 20여년 전 당시 10여년 지난 길목 식당 웨이추레스로 일을 시작했다.

그녀는 자녀들을 교육시키고, 키우려면 일을 해야만 했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식당 종업원이었다. 한국에서 살 때 친정집에서 식당을 운영했던 관계로 식당일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알고 있어 웨이추레스를 하는 것이 그다지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미세스 이’라는 그녀의 이름은 단지 길목에서 불리는 호칭이다. 그녀가 처음 식당에 일자리를 잡았을때 이미 그곳에는 그녀의 본명과 같은 성 씨가 있어 호칭으로 사용할 수가 없어 마침 ‘이 씨’ 성이 없어 그녀가 택하게 되어 ‘미세스 이’가 되었다.

이 식당에 20년 근속 직원이 있다는 소문에 ‘미세스 이’에게 인터뷰를 요청하자, ‘미세스 이’는 “아니…웨이추레스를 무엇때문에 인터뷰하려는가”라며 한사코 응하기를 거절했다.

결국 세번째 요청에서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라는 조건으로 인터뷰를 할 수 있었다. 한가지 일에 20년을 한다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인데 한 식당에서 20년을 근무하는 것도 코리아타운에서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한결같은 성격이 아니면 힘든 일이다.

‘길목’ 식당은 오래전부터 미식가들 사이에서도 소문이 난 집이다. 타주에 있는 동포나, 국내 동포들 중에도 LA길목 식당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 집은 고기구이가 전문이지만 동치미 국수로도 유명하다. 각종 고기구이로 배를 채운 다음 시원한 동치미 국수로 입가심을 해야 포만감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일부 미식가들의 이야기다. 어떤 미식가는 ‘길목’의 맛은 “달콤, 매콤, 시콤의 별미” 라고 했다.

그녀는 20년을 지나오면서 식당 손님들의 성향이 많이 바뀌었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 초창기 에는 대부분 고객이 한인들이 주류였는데, 지금은 다인종 고객들이 상당히 많아졌다는 것이다.

부산이 고향인 ‘미세스 이’는 이민생활 중 10년전 고향을 방문한 적도 있다며 “옛날의 부산이 아닐 정도로 너무나 발전해 놀랐다”고 말했다.

그녀의 남편은 의상 관련 일을 하고 있는데, 자신은 식당 웨이추레스를 하면서 부부가 함께 돈을 모아 10년만에 집을 장만했다. 3명의 자녀 중 2명은 이미 결혼해 가정을 꾸미고 있고, 막내(14)는 학생이다. 소중한 가정을 지키는 것이 그녀의 삶의 목적이다.

길목 식당은 직원들에게 1년에 한번 휴가를 주고 있다. 그래서 ‘미세스 이’도 휴가 때면 가족들과 함께 그랜드캐년이나 요세미티 국립공원이나 라스베가스도 놀러갔다. 타운의 대부분 웨이추레스들은 이런 저런 일로 가족들과 관광여행을 즐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길목 식당은 현재 웨이추레스 7명을 포함해 주방장 등 30여명의 직원들이 일하고 있다. 직원들끼리 우애도 남 다르다. 어떤 때 직원들은 하루 일과를 끝내고 찻집이나 24시간 커피샵 등에서 함께 모여 수다도 떨면서 끈끈한 정도 나눈다고 한다.

‘미세스 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는데 한 동료 직원이 다가와 “미세스 이는 우리들 웨이추레스의 반장이고 언제나 우리들을 배려해주고 있다”면서 “그의 성실성은 누구도 따르지 못할 정도”라며 “영원한 언니”라고 추켜 세웠다.

식당 웨이추레스로 일하다 보면 이상한 손님들로부터 시달림을 받을 때도 있다. 그녀는 “오래전 손님들 중에 짖궂은 사람들의 시달림을 받았을 때도 있었다”면서 “그럴 때면 혼자 마음을 삭이느라 고생도 했지만 이제는 다 지난 일이라 상처도 없다”고 했다.

그녀는 식당에서 하루 8-9시간 정도 일을 해왔는데, 천성이 이리 저리 옮겨다니기 싫어 한 곳에  있다 보니 벌써 20년이 되었다는 것이다. 자녀들도 어머니가 식당 웨이추레스 일을 하는 것에 전혀 개의치 않고 오히려 자신들을 위해 어머니가 힘든 일을 하는 것에 감사한 마음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어떤 때 자녀들도 어머니가 일하는 식당에 와서 식사를 즐길 때도 있다.

그녀는 20년을 지나 오면서 감사하는 것은 자녀들이 건강해 각자의 삶을 이어가고, 자신은 비록 힘든 일이지만 일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는 것을 보람으로 여기고 있다. 주일이면 교회에 나가 기도하면서 감사할 수 있는 시간도 소중하다고 했다.

<성 진 기자>


@SundayJournalUSA (www.sundayjournalus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뉴스를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