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판사들의‘시건방 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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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춘훈(언론인)

원더걸스의 히트곡 ‘소핫(so hot)’에는 “난 너무 예뻐요. 난 너무 매력있어. 난 너무 멋져요”라는 노랫말이 나옵니다. 포미닛의 ‘huh’에는 “웃기지마. 나는 내 맘대로, 내 멋대로 해”라는 가사가 들어있습니다. 서인영은 ‘신데렐라”에서 “요즘 대세는 나”라고 당차게 외칩니다.
이른바 ‘자뻑 송’입니다. 요 몇 년 새 아이돌들의 노래는 이처럼 자기도취, 자기애에 빠진 노랫말과 그에 맞춘 춤이 대세입니다. 자뻑은 ‘스스로에게 뻑가다’라는 뜻으로, 자기애 현상을 뜻하는 ‘셀프 홀릭(self holic)’의 긍정적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자뻑 세대’의 등장배경을 문화 평론가 김헌식씨는 이렇게 설명하더군요.
“… 표현의 자유가 좀더 보장된 90년대 이후의 세대들은 자기표현에 거침이 없다. 그것이 비록 자화자찬이라 해도 말이다. 그것을 성장기에 막는 부모도 없었다. 한 자녀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오히려 존중되었다. 과거 어떤 분유회사 광고에 “내 아이는 달라요. 특별하죠”라는 카피가 등장할 때 태어나, 그 분유로 성장한 세대가 지금 셀프홀릭의 중심에 서있다….”
한가정 한자녀 시대에 형제자매가 없는 요즘애들은, 사람이 아니라 물건과 기기를 통해 자신을 표현하고 존재감을 인정받으려 한답니다. “SNS가 이를 극대화 시켰고 이 속에서 세상이 자기를 중심으로 한 네트워크를 통해 움직이기를 그들은 바란다”고 김헌식은 말합니다.


진보 판사들의 자뻑 노래


대한민국의 판사들이 요즘 목청껏 자뻑송을 부르고 있습니다.
“웃기지 마, 판사 맘대로 해. 판사 멋대로 해~” 이건 포미닛의 노래 패러디구요. “요즘 대세는 대한민국 판사~” 이건 서인영의 ‘신데렐라’ 패러디입니다.
가장 근엄하고, 신중하며, 중립적이고, 절제된 삶을 살아야 할 대한민국의 판사 영감들이 요즘 이렇게 자뻑송을 부르며 촐싹대고 있습니다. 과연 자뻑 전성시대입니다.
한국의 진보좌파 판사들이 난을 일으켰습니다. 한미 FTA를 반대하는 170여명의 판사들이 의기투합해 대법원장에게 청원서를 내겠다고 앙앙불락 대들고 있습니다. 한미 FTA가 대한민국의 사법주권을 침해한다며 “투자자․국가 소송제도(ISD) 조항 등이 타당한지를 연구할 태스크포스 팀을 구성하자”고 요구합니다.
며칠 전 이명박 대통령을 향해 “나라를 팔아먹은 뼛속까지 친미주의자”라 비판했던 ‘뼛속까지 반미주의자’인 중견 판사 몇몇이 앞장서 자뻑송을 선창(先唱)하고 있습니다. 국가가 외국과 맺은 조약을 뒤엎겠다고 판사들이 나선 건 민주주의 국가에선 전무후무한 괴변(怪變)입니다.
ISD가 사법주권을 침해한다면 한국 판사들보다 콧대가 훨씬 높은 미국 판사들부터 들고 일어났을 겁니다. 미국에 진출하는 한국의 투자기업들도 ISD를 활용할 수 있어 미국의 사법주권이 침해당할 테니 말입니다.
한미 FTA로 분쟁이 일어나 한국법원 혹은 미국법원이 재판을 맡게 되면, 서로 자국이익 때문에 공정한 재판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제3국의 국제중재기관에 맡기게 되는 거지요. 어느 나라도 국가 간 조약에 대해 사법부가 이의를 제기한 적이 없습니다. 설사 ISD 조항과 관련한 위헌문제가 제기돼도 이를 판단할 권한은 헌법재판소에 있습니다.
진보좌파 판사들의 모임인 ‘우리법 연구회’가 사단(事端)입니다. 여기서 FTA 반대 논리를 만들어 바람을 잡으면 법복(法服)에 가려 자뻑에 목마르던 무개념 판사들이 동조하고 나섭니다. 사법주권을 내세우며 애국충정을 가장하지만 속내는 ‘반미’와 ‘밥그릇 챙기기’입니다.
요즘의 판사들 중엔 이른바 ‘튀는 판결’로 ‘판사 맘대로, 판사 멋대로’의 자뻑송을 부르는 위인들도 많습니다. 한미 FTA 반대 폭력시위로 구속된 전문 시위꾼은 아직 한명도 없습니다. 경찰서장에게 전치 3주의 중상을 입힌 시위꾼에겐 “구체적 증거가 없다”며 영장이 기각됐구요. 경찰 간부를 시위현장에서 폭행한 시위꾼에겐 “범행사실이 소명됐지만, 우발적으로 시위에 가담한 정황이 인정된다”며 역시 영장이 기각됐습니다.
한국엔 미국의 배심원 재판 비슷한 국민참여재판이라는 게 있습니다. 2008년부터 실험적으로 실시되고 있지요. 내년부터는 모든 형사합의 재판에 국민참여재판이 확대 실시될 예정입니다.
헌데 이 짝퉁 배심원 재판이 웃깁니다. 배심원들의 판정 10건 중 9.1건에 대해 판사가 다른 판결을 내리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지요. 이럴 바엔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감당하면서까지 국가가 배심원 제도를 도입할 이유가 없습니다.
정치적 중립과 재판의 객관성, 공정성이 생명인 판사들의 ‘FTA 자뻑 놀음’을 비판하고 나선 김용남 수원지검 안양지청 부장검사의 지적이 추상같습니다.
“…FTA 반대는 국가기관의 견제와 균형을 위한 삼권분립 원칙을 무시한 초헌법적 발상이다…. 헌법재판소를 존재이유가 없는 기관으로 전락시키고, 조약 체결권을 가진 대통령과 국민을 판사의 ‘현명한 결정’을 기다리는 법정의 피고인으로 만든 것이다….”


이영 판사 이야기


오렌지 카운티 항소법원의 이영(리차드)판사는 내 처조카입니다. 처의 큰오빠의 큰아들이지요. 작년초 리차드가 한인계로는 최초로 항소법원 판사로 임명됐을 때, 나는 그 애를 좀 ‘띄워주고’ 싶었습니다. 집안자랑 같은 ‘자뻑 모드’와는 다른 이유였습니다.
한인들이 밀집해 사는 지역에서 최초의 한국계 연방 항소법원 판사가 나왔으니 우선 교포들과 함께 기쁨을 나누고 싶었구요. 그 보다 더 큰 이유는 미국 주류사회 각계에 진출하려는 2세들에게 자긍심과 함께 어떤 모티베이션(동기부여)을 주고 싶은 생각도 일었습니다. 헌데 리차드는 펄쩍 뛰었습니다. 아무리 설득해도 매스컴 노출은 no way였습니다.
샌타아나 항소법원에서 열린 리차드 판사의 취임식엔 500여명의 법조관련 인사들이 참석했습니다. 허지만 한인 방송과 신문은 한군데도 초청되지 않았고 주류 언론의 취재도 정중히 사양됐습니다.
작년 여름 오렌지카운티에 있는 한 공원에서 내 손주 크리스천의 베이비 샤워를 가족끼리 가졌습니다. 리차드 판사는 그날 허름한 반바지에 하얀색 러닝셔츠를 입고, 슬리퍼같은 신발을 끌고 나타났습니다.
“와! 완전 난닝구에 핫바지 차림이네. 판사님 옷차림이 그게 뭐냐?”
나와 아내가 놀려댔지만 그는 씩 웃기만 했습니다. 난닝구에 핫바지 같은 수준 높은(?) 한국말을 미국서 태어난 그가 이해했을 리가 없지요. 변호사 할 때 보다 판사가 된 후 그는 말수가 훨씬 줄어들고, 절제적이며 신중해진 것 같았습니다. 그러기에 난닝구와 핫바지 패션은 더욱 귀엽고(?) 친밀하게 느껴졌습니다.
한국의 언필칭 진보판사들은 지금 한미 FTA 반대라는 ‘자뻑송’에 집단행동이라는 ‘시건방춤’까지 추고 있습니다. 도덕성이나 정의감이나 애국심이 저잣거리에서 만나는 보통시민보다도 못한 판사들이 한국엔 많습니다. 이들이 집단으로 나서 시건방 춤을 추고 있습니다.
브라운 아이드 걸스의 시건방 춤은 귀엽고 깜찍하고 재미있고 싱그러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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