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체자 고용 무차별 감사, 한인업체들 초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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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이민당국이 지난해부터 미전역에서 대대적으로 강도 높은 불체자 불법 고용 색출작업에 들어간 가운데 최근 한인업체가 적발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한인업계 전체를 초긴장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특히 최근의 단속은 대규모 업체는 물론이고 소규모 영세업체들까지 감사 대상에 포함시키고 있는데다 한 차례 적발된 업체들도 예외 없이 연속적으로 감사를 벌이고 있어 한인 요식업소와 봉제업체를 비롯한 한인업계 전반이 불안에 떨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가 수차례 강조해 온 불법고용 단속에 대한 우려가 한인업계에도 현실화되자 이번 단속이 자칫 무더기 적발사태로 이어지지 않을까 잔뜩 긴장하는 모습이다. 특히 불법 체류자를 고용하고 있는 일부 업체들은 단속을 우려해 해당 종업원들의 해고 등 긴급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한다. 최근 수 년 새 조여 오는 불법체류자 고용 단속 바람에 유학생, 서류미비 히스패닉 등 ‘싼’ 노동자를 쓸 수밖에 없는 한인 업주들의 타는 속내를 들여다봤다.



<시몬 최 취재부 기자>



LA 한인타운에서 도매업을 하고 있는 한인 A씨는 요즘 여러 가지로 고민이 많다. 피부로 느껴지는 불경기에 한숨만 나오는 상황에 최근 국토안보부 이민세관단속국이 불법체류자를 고용하는 고용주를 집중 단속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한국인 유학생이나 불법체류신분의 히스패닉을 쓸 수밖에 없는 한인 A씨는 이래저래 답답하기만 하다. 지금껏 미국인이나 여타 인종을 고용해 봤지만 한인만큼 믿고 일을 맡길 수 있는 인종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히스패닉들은 적은 돈을 주고도 파트타임으로 일을 하려고 하기 때문에 A씨는 고용주 입장에서는 현실적인 이윤을 생각할 수밖에 없는 상태다. 고용주와 유학생이나 불법체류자와의 관계는 서로의 이익과 생존이 맞물려 있다.


한인 A씨는 “몇 년 전 이민세관단속국이 집중 단속기간을 정해 업종별로 단속한 적이 있었다. 그때 사업을 하던 한인들 사이에서는 큰 뉴스였다”며 자신의 사업장은 아니지만 다른 곳이 적발된 경우가 있었다고 전했다.


이민세관단속국이 사업 현장에 급습하자 일을 하고 있던 히스패닉 직원들이 뒷문을 통해 급히 빠져나갔다. 다행히 빠른 대처로 빠져나간 불법체류자들이 잡히지는 않았지만 한동안 그들이 없는 상태로 일을 해야 해 사업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단속 때문에 늘 불안


2012회계연도가 시작되는 지난해 10월부터 계속되고 있는 연방이민세관단속국의 I-9 감사는 이전의 관행과는 달리 대규모는 물론이고 소규모 영세업체들까지 감사 대상에 포함시키고 있는 것이 새로운 특징이다.


단속 범위가 확대됨에 따라 한인들과 관련되어 집중적인 I-9 감사의 대상이 될 업종은 건축과 요식업체, 그리고 미용업체 등 불법체류자 고용이 많은 업종들이 우선순위에 놓이게 된다.


LA 인근에서 건축업에 종사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갈수록 심화되는 단속 때문에 이민국의 규정에 따라 I-9 양식을 최대한 준비하고 있지만 여러 가지 형편상 애로가 많은 것이 사실”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최근에는 연방이민세관단속국이 별다른 예외를 두지 않고 모든 업체들을 대상으로 감사에 나서고 있는데다 종전과는 달리 사전 통보는 기대할 수도 없고 불시에 감사가 이뤄지고 있어 한인 업주들의 마음을 더욱 불안케 하고 있다.


LA 인근에서 대규모 떡공장을 운영하는 한 업주는 “업종의 성격상 불법체류자 없이 운영해 나간다는 것이 굉장히 힘든 일인데 언제 들어 닥칠지 모르는 감사 때문에 늘 불안하다”면서 앞으로는 불체자는 고용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ICE는 지난 10월부터 12월까지 2개월 동안 캘리포니아주 등 전국의 500개 업체들에 대한 감사를 이미 통보했으며 이와는 별도로 비공개 불시 감사도 병행하고 있다. 


 



 


I-9 서류 점검 방식으로 진행


연방정부는 불법체류자 등 불법고용 단속 감사 전 저임금 노동이 많이 필요하거나 공공안전과 관련된 몇 개 분야의 회사들을 타깃으로 직원 채용기록 점검에 나선다고 밝힌다. 그러나 단속 대상에 오른 회사에 대해서는 공개를 거부한다. 단속은 통보를 받은 업체 직원들의 신분증명기록(I-9)을 점검하는 방식이다. 신분증명기록은 직원의 사회보장번호와 체류신분 등이 기록된 서류다.


고용주는 신분증명기록을 직장 내에 항상 구비해 놓아야 한다. 만약 불법체류자를 고용한 사실이 발각될 경우 해당업체는 단순 벌금 및 해당직원 해고의 수준을 넘어서는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다.


이민법 전문 변호사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신분증명기록을 잘못 작성하거나 제출 못한 경우 종업원은 적게는 100달러에서 1,000달러의 벌금을 물게 된다. 그러나 불법체류신분인 것을 알면서 채용한 고용주는 270달러에서 1만1천 달러까지 벌금이 부과된다고 한다.


이 뿐만이 아니라 반복적으로 불법체류자를 고용한 경우 고용주는 탈세 등의 혐의로 형사처벌까지 받을 수 있다. 또한 고용된 불법체류자는 이민국에 의해 추방조치가 내려진다. 여기에는 법적으로 일을 할 수 없는 유학생 신분도 포함된다.



















점차 단속 강화 추세


유학생 신분으로 일을 시작했다가 불법체류자 신분이 된 한인 B씨는 “미국인들의 일자리를 뺏기 때문에 불법체류자를 추방하자는 식의 논리가 이면에 있는 것 같다”며 “보통 불법체류자가 하고 있는 일들은 미국인들이 하기를 꺼려하는 일”이라고 언급했다.


이런 조치가 미국 내 고용시장 확대를 위해 불법체류자들을 내보내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한인 B씨는 불법체류자 신분이 되도록 만든 자신의 책임을 통감하면서도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해 미국에 머물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이처럼 오바마 행정부의 불법고용차단 조치로 대대적인 I-9 감사를 실시하는 바람에 서류미비 근로자들이 지하경제로 숨어들고 고용주들은 인력난, 영업손실에 시달리고 있으며 정부당국의 세금수입도 줄어드는 등 막대한 경제적 피해를 초래하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가 2009년 1월 출범한 이래 가장 초점을 맞춰온 불법고용 차단을 위한 I-9 감사가 결국 경기침체기에 경제적 피해를 가중시키는 부작용을 불러온 것으로 지적받고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 등 주류언론들은 “오바마 행정부의 I-9 감사로 서류미비 노동자들은 지하 경제로 깊숙이 숨어들 수밖에 없어졌으며 고용주들은 벌금과 인력난, 영업손실을 겪고 있고 정부당국은 세금수입이 줄어드는 손해를 보고 있다”고 밝혔다.


오바마 행정부는 2009년 출범 첫해에 1,444군데의 업체들을 감사해 전임 부시 행정부 보다 3배나 늘렸고 103만 달러의 벌금을 물린 바 있다. 두 번째 해인 2010년에는 2,196곳을 감사해 근 두배 더 늘렸으며 벌금은 700만 달러를 부과해 무려 7배나 급증시켰다. 지난해 8월초까지 2,393군데를 감사해 신기록을 갈아 치웠으며 고용주에 대한 벌금액도 840만 달러에 달하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로부터 대대적인 I-9 감사를 당한 미국내 업체들은 회사만 고통을 겪는데 그치지 않고 서류 미비 노동자들을 대거 내보내야 하는 사태를 초래하고 있다. 지난해 감사를 당한 의류제조업체 아메리칸 어패럴에서는 전체의 1/4인 1,500명이 무더기로 잠적했거나 일자리를 잃었다. 또 미전역에서 10만 명이나 일하고 있는 대형 청소업체 체인인 ABM 사도 한꺼번에 1,250명이 직장을 떠나야만 했다.



빈곤층으로 전락


이들은 I-9 감사 여파로 체포, 추방될 것을 우려해 스스로 잠적하거나 일자리를 내놓은 후 결국 지하경제로 숨어들어 임금이 절반으로 깎이고 보험 등 아무런 고용혜택도 없이 비참한 생활을 하게 되는 것으로 월스트리트 저널은 지적했다.


청소업체 ABM에서 부부가 함께 일하던 한 서류미비 노동자의 경우 이 회사가 I-9감사를 받은 직후 일자리를 내놓고 다른 작은 자동차 청소회사로 옮겼는데 임금이 절반으로 깎였으며 비교적 안정적이던 미국 내 생활도 엉망이 돼버렸다.


이들 부부는 더욱이 두 번째 회사도 I-9감사를 당하는 바람에 그만두게 되면서 지금은 파트타임으로 근근이 일하고 푸드뱅크에서 구호식량을 얻어먹는 빈곤층으로 전락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건축, 농업, 식품가공, 식당 업종 등에서 I-9 감사를 받고 있는 미국 내 업체들은 미국인들이 기피하는 일자리를 메워온 서류미비 노동자들을 무조건 내보내게 만들고 합법고용채널은 여전히 없기 때문에 인력난, 영업 손실이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각 로컬 정부들, 나아가 연방정부 또한 이들이 내온 각종 세금을 거둬들이지 못한 셈이 돼 적자재정을 더욱 악화시킨 꼴이 됐다.


오바마 행정부가 부시 행정부와는 달리 일터까지 급습하는 Raid를 중단하는 대신 서류감사인 I-9 감사로 대체하자 초기에는 이민사회와 업계로부터 환영받았으나 시간이 갈수록 모두에게 경제적 큰 손해를 입히는 것으로 드러나 불만과 분노, 원성을 사고 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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