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욱’해서 휘두른 손찌검에 추방당하고 가정은 ‘산산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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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화된 경기침체 등으로 인해 주위의 한인 가정들도 어렵고 힘든 상황에 처해 고통을 호소하는 한인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장기 불황 속에 이민생활을 더욱 어렵게 하는 것이 바로 가정폭력 문제다.


최근 언론을 통해 끊임없이 보도되는 한인 가정폭력은 경미한 부부싸움을 넘어 끔찍한 가정참극으로 치달아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한인 가정폭력은 어제 오늘일이 아니다. 한인사회의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른 지 오래다. 한인 1세들의 가정폭력이 1.5세와 2세 가정으로 대물림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한인사회의 어두운 병폐로 자리해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가정폭력으로 가장이 추방 통보를 받는 케이스가 급증해 또 다른 한인가정의 파괴로까지 문제가 확산되고 있다. 상습적인 구타나 학대 케이스가 아니라 부부싸움 도중 경찰에 신고된 단순 케이스까지 모두 이민법원으로 보내지고 있어 한인들의 주의와 경각심이 요구되고 있다. 특히 이민절차를 밟고 있는 한인가정 안에서 배우자나 자녀들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가정폭력이 위험수위에 도달했다. 영주권을 신청 중이거나 조건부 영주권자 등 이민자들에게 가정폭력은 가해자 추방까지 불러와 한인가정을 무너뜨리고 있다.



<시몬 최 취재부 기자>



미국에 살면서 가정폭력은 한국에서처럼 ‘남의 집안 문제’로 취급되지 않는다. 단죄의 대상이 된다. 사소한 폭력일지라도 범죄자로 낙인찍히거나 심할 경우 추발 될 수도 있다. 자신은 물론 가족들 모두가 피해자가 되는 것이 현실이다.


미국에서의 가정폭력은 한국에 비해 기준 및 처벌이 엄격하다. 대부분의 한인들도 가정 폭력의 위험성에 대해 잘 알고 있는 편이다. 그럼에도 한인사회 내 가정폭력 문제는 끊이지 않고 있다.


가디나에 거주하는 주부 A씨의 사례는 한인사회에서 보여지는 대표적인 가정폭력의 모습이다. A씨는 결혼 후 남편 B씨가 생활비를 지급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상습적으로 빚을 져 매우 어려운 삶을 계속했다. A씨는 남편에게 생활고를 계속 호소했지만 돌아오는 것은 폭언 및 협박뿐이었다.


남편의 협박은 결국 신체적 폭력으로 이어졌다. 안면에 큰 외상을 입은 A씨는 병원 응급실을 찾게 됐고, 상처 원인을 물은 미국 의사에게 사실을 털어놨다. 결국 미국 의사의 신고로 인해 남편 B씨는 가정 폭력 혐의로 체포됐다. 현재 A씨는 법적 보호 조치를 통해 남편과 떨어져 살고 있으며 의식주 부분에서 한인 상담 기관 및 미 정부기관의 도움을 받고 있는 중이다.


한인사회 내에서 가정 폭력에 대한 위험성 문제가 계속 제기되고 있지만 A씨처럼 폭력에 고통 받는 한인들의 숫자는 오히려 늘고 있다. 가정폭력문제를 상담하는 가정상담소에 따르면 법률지원을 받는 건수만 해도 한해 300여건에 달하고 있지만 상당수 한인들이 쉬쉬하고 있을 것으로 보여 한인사회의 실제 가정폭력은 이보다 2~3배는 더 될 것으로 보인다.


















우발적 폭력에 추방 위기


영주권자인 C씨는 자신의 가정이 깨지고 미국에서 쫓겨날 처지에 빠질지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고 한다. 가슴을 치고 머리를 부여잡으며 후회해도 소용없는 일이 돼버렸다. C씨의 악몽은 어느날 갑자기 찾아왔다. 영주권자로 한국에 나가 본국의 여성과 결혼한 C씨는 부인을 영주권자 배우자로 이민 초청해 놓고 단란한 새 가정을 꾸몄다. 아들까지 태어나 유일한 미국 시민권자까지 생겼다.


그러나 사소한 의견충돌이 잦아지더니 부부가 서로의 집안까지 비난하는 큰 싸움으로 번졌다. 그러던 어느 날 C씨는 흥분을 주체하지 못하고 부엌에서 흉기를 들고 나와 부인 L씨를 향해 휘둘렀다.


다행히 부인의 상처는 깊지 않았으나 경찰차와 구급차 등이 대거 출동해 남편은 체포되고 부인은 병원으로 실려 가는 난리를 겪었다. 아빠의 폭력을 지켜보던 아이가 뛰쳐나와 이웃에 알렸고 이웃 주민이 경찰에 신고한 것이다.


치료를 받고 퇴원한 부인 L씨는 또 다른 깊은 고민에 빠졌다. 갈수록 잦아지고 강도가 세지는 남편의 가정폭력에 가정을 깰 수밖에 없는 막다른 골목에 내몰린 것이다. 더욱이 남편 C씨는 아직 영주권자여서 추방될 위기에 놓여 부인이 선택할 수 있는 폭은 좁혀졌다.


남편 C씨는 형사범죄 수사 끝에 도덕성에 위배되는 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유죄평결을 받아 추방대상이 돼버린 것이다. 하루아침에 한 이민가정이 우발적으로 흉기까지 휘두른 남편의 가정폭력에 깨져 버렸고, 가해자는 추방당할 위기에 빠지는 비극의 현장으로 변했다.



결혼 전 상습적 폭행당해


미국 시민권자와 결혼하기 위해 약혼자 비자로 미국 땅을 밟은 P씨는 너무나 달라진 예비남편의 모습에 좌절과 공포를 절감했다. 예비남편은 P씨가 마치 영주권을 따기 위해 자신을 선택한 것으로 간주하고 갖은 모욕적 언사를 서슴지 않더니 결국 주먹까지 휘둘렀다.


미국입국 후 90일안에 결혼식을 올려야 함에도 예비남편은 이를 무시한 채 거의 환자와 같이 상습적인 폭력을 가했다. 견딜 수 없었던 P씨는 결국 폭력피해 여성들을 도와주는 센터에 입소해 몸을 피했다. 그리고 관련단체의 도움으로 폭력피해자들이 받을 수 있는 U비자를 수속하고 있다.


이민전문 K 변호사는 “가정폭력은 모두에게 불행이지만 이민자 가정에는 훨씬 심각한 결과를 초래한다”고 경고했다. K 변호사는 “이민법상 도덕성에 위배되는 범죄를 저지르고 집행유예를 포함해 1년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으면 영주권 수속자는 물론 영주권자까지 추방대상이 된다”고 지적했다.


추방대상이 되는 도덕성위배 범죄(CMT)에는 살인, 고의치사는 물론 가중폭행, 살인 미수 폭행, 강간 미수 폭행 등이 모두 포함된다. 특히 가정폭력에서 흉기 사용이나 정당화될 수 있는 수위를 넘어선 정도의 폭력을 사용했을 경우에도 추방대상이 될 수 있다고 K 변호사는 지적했다.


가해자에게 엄중한 처벌을 가하는 동시에 피해자에게는 비이민비자인 U비자를 발급하거나 이민수속 중일 때와 조건부 영주권자일 때에는 스폰서 없이 그린카드 취득이 가능하도록 허용함으로써 보호해주고 있다고 그는 밝혔다.

















 

U비자, 폭력피해자 구제


가정폭력은 미국에서 엄중하게 처벌되는 범죄행위로 가정폭력의 피해자에게는 임시체류를 허용하는 U비자를 발급받을 수 있다.


U비자는 가정폭력 등 범죄행위 피해자들에게 4년간의 합법체류와 노동허가증을 제공한다. U비자에 해당하는 범죄는 광범위한데, 이중 대표적인 것이 마약매매, 매춘, 납치, 강제노동, 살인, 강간, 그리고 가정폭력이 있다.


U비자 승인시 가장 큰 혜택은 추후 미국 거주 3년 이후에 영주권 신청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이때의 영주권 신청은 취업이민이나 가족초청 이민과는 성격이 다른 것으로 스폰서 없이 신청이 가능하다. 둘째, U비자 신청 시 노동허가증이 자동으로 발급된다. 따라서 노동허가 등을 발급받아 일을 할 수 있으므로 남편의 도움 없이도 양육이 가능하다. 셋째, 신청자의 자녀가 21세 미만의 미혼이라면 이들도 U비자 수혜자의 동반가족으로 미국 체류가 가능하다. 또 U비자 신청자가 불법체류 상태라 하더라도 입국금지 사유의 사면 신청을 통해 U비자를 받을 수 있다.


1994년에 제정된 여성에 대한 폭력 금지법(The Violence Against Women Act)이 가정폭력 피해자인 이민자 여성들을 위해 남편의 동반자로서가 아닌, 피해 여성 스스로 영주권을 획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지만, 그 자격요건을 미국 시민권자와 영주권자의 배우자로 제한함으로써 비이민자로 미국에 체류하고 있는 여성들에게는 실질적인 혜택이 없었다.


하지만 U비자는 배우자의 신분을 비시민권자 또는 비영주권자로 규정함으로써 비이민비자나 불법 체류 여성이 스스로를 보호하고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제 가정폭력 피해자 여성이나 자녀들이 단지 신분유지를 이유로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 이유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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