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춘훈 칼럼] 문재인 대통령에 나꼼수 국정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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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춘훈 (언론인)

문재인 대통령에 나꼼수 국정원장?



‘나꼼수’의 리더 김어준은 홍익대 전기학과를 나온 공학도입니다. 서른살 때인 1998년 인터넷 신문 ‘딴지일보’를 창업하고, 2년 뒤엔 ‘딴지그룹’을 만들어 자칭 ‘총수’가 됐습니다. 인터넷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를 만들어 세상을 비틀어대고 있는 ‘쉬크’한 이 ‘감성진보’가 한시대 전에나 어울릴 케케한 총수 직함을 소중하게 꿰차고 있는 것이 흥미롭습니다. 재벌총수를 욕하고 1%의 대한민국 특권층을 매도하며 비트는 재미에 사는 김어준이 정작 0.0001%의 극소수에게만 붙여지는 총수 호칭을 즐기고 있는 건 아이러니입니다.


김어준의 직업은 언론인, 방송인, 작가, 정치평론가, 벤처 기업인 등 다양합니다. 자칭 ‘야메 상담가’라고도 하고 ‘역술 지식인’이라고도 불립니다. 헌데 그는 직업을 물으면 곧잘 “내 직업은 김어준”이라는 답변을 합니다.


“여러 직업을 가져봤는데, 인생 전체로 보면 그때그때 하는 업이고, 나는 나로 살다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직업은 김어준이죠. 내가 나로 사는 게 진짜 내 직업이니까요….”


김어준이 가장 김어준 답게 사는 직업이 된 나꼼수가 요즘 여론의 뭇매를 맞으며 휘청거리고 있습니다. 이른바 ‘정봉주 구하기’ 비키니 인증샷 소동과 김어준의 여성비하 언행을 질타하는 여론이 성희롱 파문으로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되면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뜨겁게 달구고 있습니다. 김어준은 맨처음 비키니 인증샷을 올린 여성의 바스트가 엄청큰데 감동을 받은 듯 “생물학적 완성도에 감탄했다”며 ‘마초(남성우월주의) 본색’을 드러내 악화되던 여론에 기름을 부었습니다. 엊그제는 나꼼수의 우군이던 좌파 성향의 인터넷 카페회원들까지 규탄성명을 냈지요.


포털사이트 다음에 개설된 카페 ‘소울 드레서’ ‘쌍화차 코코아’ ‘화장발 카페’ 등 60만명의 회원을 둔 좌파 카페들은 이번 성희롱에 대해 사과하기를 거부하는 나꼼수를 향해 “‘반쪽 진보’를 거부하며, 나꼼수에게 가졌던 동지의식을 내려놓는다”고 선언했습니다.



김어준의 마초본색



지금은 총수지만 한때 김어준은 ‘당수’였습니다. ‘남녀불꽃 노동당'(일명 남로당)의 당수지요. ‘불꽃당’은 성인용품을 파는 인터넷 사이트입니다. 콘돔같은 ‘거시기한’ 물건 파는 비즈니스에 남녀불꽃당이라는 짜릿 기발한 간판을 내건 김어준은 과연 작명의 귀재답습니다.


한때 딴지일보의 인기 연재물은 ‘일본 성인비디오 강좌’였습니다. 누가 시비라도 하면 그는 “고루한 성의식을 근대화시키는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생물학적 완성도가 빼어난 알몸사진 인증샷도 김어준의 언어가 되면 ‘고루한 성의식을 근대화시키는’ 엄숙한 의례가 됩니다.


검은 망사 스타킹을 좋아한다는 이 ‘마초본좌’는 여당의 대권주자인 박근혜에 대해 “그녀는 섹스 트러블로 고민해 본 적이 없어 자질과 경험이 부족하다”고 저서 ‘닥치고 정치’에 썼습니다. ‘순수한 마초에 순도 높은 자유주의자’를 자임하는 김어준은 대한민국 대통령 후보의 자질까지도 오직 섹스 스탠다드로 심판하려 듭니다. 나꼼수를 스스로 ‘잡놈들의 그렇고 그런 방송’이라고 정의하는 그에게 생각있는 마초의 ‘개념성’을 기대하는 것부터가 언감생심인지 모릅니다.



오세훈도 나꼼수에 걸려



‘나는 꼼수다’는 MBC의 인기 예능 ‘나는 가수다’를 패러디해 붙인 이름입니다. 김어준의 여러 직업 중 ‘역술 지식인’은 그가 ‘나는 가수다’에서 탈락하는 가수를 족집게처럼 알아맞혀 주위에서 붙여준 별명이라지요. 프로 가수의 음악성과 가창력을 가려낼 수 있을 정도로 음악적 재능이 뛰어난지, 아니면 어떤 영력같은 게 있는지, 잘은 모르겠습니다. 하여튼 이소라 백지영 인순이 같은 가창력 뛰어난 대가수의 탈락을 그는 족집게처럼 예언해 ‘역술 지식인’ 별명을 얻었습니다. 역술인이라고 불리는 걸 보면 음악적 재능보다는 어떤 영력(靈力) 같은 직관에 의존하는 ‘신통 방통술’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사퇴할 것을 자신은 미리 예언했다고 자랑합니다. “그의 판단을 흐리게 하고, 스탠스를 꼬이게 하고, 그의 행보가 대서사시가 되지 못하고 개그가 되어버리게 하는데 (나꼼수가) 일조를 했다”고 한 인터뷰에서 털어놨습니다. 서울시장 오세훈은 역술 지식인 김어준의 ‘저주의 굿판’에 말려들어 몰락했다는 얘기 같습니다.



닥치고 대통령은 문재인



김어준의 베스트셀러 ‘닥치고 정치’엔 민주당의 유력 대권주자 문재인 얘기가 비중 있게 다뤄지고 있습니다. 그는 나꼼수 자체의 성공보다 문재인 대통령 만들기에 더 큰 방점을 찍고 있습니다. ‘닥치고 정치’는 문재인 대통령 만들기에 기필코 성공하겠다는 확신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대선후보로서의 문재인의 존재감이 거의 드러나지 않은 지난해 가을에 펴낸 책입니다. ‘나가수’ 탈락 가수를 족집게처럼 알아맞힌 김어준의 신통방통이 과연 12월 대선까지 그 영력을 이어갈지, 흥미롭게 지켜볼 일입니다.


그는 차기 대통령으로 문재인을 선택한 이유가 아이러니하게도 박근혜 때문이라고 썼습니다.


“…이명박이 결여한 부분, 사사롭고, 약속 안지키고, 말 뒤집고, 거짓말 하고, 이권만 챙기고, 자기들만 해먹고, 그래서 이명박이 피로하게 만드는 부분-겁나고 자조하고 자괴하고 비루하게 만드는 그 부분에 지쳐서 이제 사람들은 이명박이 아닌 것의 합집합을 찾고 있는데, 바로 그 지점을 선점한 게 박근혜지….”


그리고 이에 맞설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이 문재인이라고 단정합니다.


“…문재인이라야 대결이 가능하지. 몸에 어떤 요소가 부족하면 우리 몸은 알아서 그 요소를 섭취하려 하거든. 문재인은 지금 섭취하고자 하는 요소의 집합체지….”


김어준은 문재인과 박근혜가 맞붙으면 결국 문재인이 승리할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태생적으로 박근혜는 자연인으로 너무 다른 삶을 살아왔다는 점,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유산이 발목을 잡는다는 것이지요. 반면 문재인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썼습니다.


“…문재인의 외모도 한몫을 하지. 박근혜에게 감정이입한 여성들이 이성으로 감정이입하기 좋은 자질들을 문재인은 갖췄거든. 그녀들은 이제 다른 국가의 정상들과 함께 서 있어도 쪽팔리지 않은 대통령을 갖고 싶어 한다고. <중략> 박근혜 지지층 일부를 그래서 유혹할 수 있다고. 뿐만 아니라 문재인은 유시민의 표와 손학규의 표를 흡수할 수 있지만, 그 역(逆)은 안된다고. 그래서 이긴다는 거야. 내가 이 주장을 2년째 해오고 있다니까. 2년전에 처음 이 얘기를 했을 땐 아무도 거들떠도 안보더니, 이제야 조금씩 그걸 깨닫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잖아….”


김어준은 이명박 정권하에서 죽은 노무현을 위해, 그리고 문재인을 대통령 만들기 위해, 나꼼수를 만들었다고 쓰고 있습니다.


그는 ‘자칭’을 유별나게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딴지그룹 딴지일보 총수도 자칭이고, 콘돔 파는 남녀불꽃노동당 당수도 자칭입니다. 몰래 인생상담을 해 준다는 의미의 “야메 상담가’도 자칭입니다. 물론 ‘역술 지식인’도 자칭입니다.


문재인이 대통령이 되면 국정원장이 되고 싶답니다. 그것조차 자칭입니다. 지난해 9월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 말입니다.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만났을 때, 대통령 되시면 국정원장이나 검찰총장 달라고…. 요즘 아무나 하는 것 같으니까…. 나도 못할 이유가 없지 않느냐고…. 그건 농담이었죠. 제가 무슨 국정원장을 하겠습니까….”



<2012년 2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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