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진 3.1절, 실종된 국경일 정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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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절’은 1919년 3월 1일에 일어난 3·1 운동을 기념하여 제정된 대한민국의 국경일이다. LA는 미주에서도 초기 이민사회의 독립운동의 요람지였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의미가 적지 않다. 특히 해외 최대한인 100만명 이상의 커뮤니티를 이루고 있는 LA한인사회에서 이제 3.1절은 초라하기 짝이 없는 지극히 형식적인 “잊혀진 기념일”이 되어가고 있다. 이날 중가주에서는 500여명이, 워싱턴DC에서는 200여명이, 그리고 캐나다 밴쿠버에서도 150여명이 기념식에 참석했는데, “100만명 동포사회”라는 LA에서 LA한인회(스칼렛 엄)가 주최한 기념행사에 고작100명도 못돼는 사람들이 모여 초라한 3.1절 행사를 가졌다.
<편집자주> 







‘3.1절’ 제93주년 기념식이 지난 1일 LA한인회관에서 LA한인회와 LA총영사관 등 한인단체 합동으로 개최됐다. 이날 기념식에서 미주 3.1여성동지회 박은숙 회장이 독립선언서를 낭독 했으며3.1운동에 나섰던 선조들의 기록 영상이 상영됐다. 이어 신연성 총영사는 이명박 대통령 3.1절 기념사를 대독했다. 스칼렛 엄 한인회장이 기념사를, 그리고 김국선 애국지사의 후손인 김성훈 미주광복회 회원이 ‘대한독립 만세’ 삼창을 이끌었다.


이날 미국동부워싱톤 DC 인근 애난데일 소재 메시야 장로교회에서 워싱톤 한인연합회, 교회 협의회가 주최한 3.1절 기념식에는 각계각층 인사와 독립유공자 자녀들 200여명이 참석했으며, 특히 대한제국의 마지막 공주인 이혜경 옹주가 참석했다. 애틀랜타 에서는 도라빌 한인회관에서 ‘1세와 2세가 동시에 참여하는 기념식’을 주제로 내걸어 눈길을 끌었다. 한편 캐나다 밴쿠버 지역에서 개최된 3.1절 기념식은 한인회관에서 열렸는데 이자리 에는 한인 단체장들과 교민들 1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치러졌다.


특히 지난 3일에는 초기독립운동의 한 축이었던 중가주 다뉴바에서 500여명의 북가주와 남가주 한인동포들이 참석해 ‘1920년 3.1절 기념퍼레이드’를 재현해 3.1절 행사의 의의를 드높였다. (별첨기사 참조)


그러나 LA한인회관에서 개최된 올해 3.1절 기념식에는 100명도안되는 한인이 참석해 판에 박힌 듯한 순서로 행사가 유명무실하게 진행됐다.


3.1절 기념식이 예정된 지난 1일 오전 11시에 LA한인회관 대회의실에는 취재진들 12명과 좌석에는 재향군인회원 10여명을 포함해 한인회 합창단, 3.1여성합창단 등까지 합하여도 모두 50여명 정도가 모였다. 기념식이 시작되고 약 1시간 정도 3.1절 기념행사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식장에는 100명도 모이지 않았다.


이날 3.1절 행사는 LA한인회(회장 스카렛 엄)와 3.1여성동지회(회장 박은숙)이 주최하고, LA총영사관(총영사 신연성), LA민주평통(회장 최재현), 미주광복회(회장 배국희), 미주한인 재단LA(회장 빈센트 김) 등이 후원했다. 이들 6개 기관 단체들이 주도한 기념식에 고작 100여명도 안되는 참석자가3.1절 행사를 했다는 것 자체가 문제다. 부끄러운 일이다.



▲ 100여년전 1920년 3월 1일 중가주 다뉴바에 한인동포 200여명이 기념행사를 갖고 있다.


지금으로부터 92년전인 1920년 중가주에는 약 400명의한인이 거주했는데 당시 3.1절 1주년 기념행사에 전체 동포의 50%가 넘는 200여명이 시가행진에 나섰다. 약100년전의 일이다. 그런데 전세계 해외지역 중 최대 한인사회라는 LA에 “100만 동포”라고 허세를 부린 한인 단체장들은 3.1절 기념식에 1만분의 1 %도 초청하지 못했다.



부끄러운 기념식



현재 LA한인회에는 집행부와 이사진들만도 30여명이 된다. 3.1여성동지회에도 활동 회원이 50여명이 넘는다. LA총영사관에는 한국문화원(원장 김재원), 한국교육원(원장 금용한)까지 합하면 20여명 의 영사들을 포함해 약 50명의 직원들이 있다. 이날 총영사관은 휴무일이었다. 그럼에도 이날 기념식에 신연성 총영사만 참석했다. 이날 골프치는 직원들도 많았다고 한다.


그리고 LA평통에는 180여명의 위원이 있으며, 임원들만도 60명이 넘는다. 미주광복회와 미주 한인재단은 미미한 단체이라 계산에 포함시키기가 어렵다. 물론 이들 단체 소속 회원들이 주중에 개최되는 행사에 많이 참석하지 못한다는 것도 이해가 가지만 3.1절이라는 국경일의 의미를 생각한다면 무언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된 것이다.



3.1절 행사는 전통적으로 LA한인회가 대표성을 지니고 주최해 오는 범동포적 행사이다. 그렇다면LA한인회는 3.1절 행사를 앞두고 적어도 한인사회에 중요 단체들과 협의를 통해서 범 동포적인 행사로 준비했어야 하는 것이다. 불행하게도 현재의 LA한인회와 한인단체들은 그럴만한 리더십이나 포용력을 상실한지 오래다.


3·1절(三一節)은 1919년 3월 1일에 일어난 3·1 운동을 기념하여 제정된 대한민국의 국경일이자 공휴일이다. 1946년 3월 1일 제27회 기념식을 시초로 국가 경축일로 지정되었다.1949년 10월 1일 <국경일에 관한 법률>을 공포함으로써 국경일로 지정되었고, 2005년 12월 29일 <국경일에 관한 법률>로 개정되어 지금에 이른다.


이날에는 정부가 기념행사를 주최하여 순국선열에 대한 추모와 애도의 묵념을 올리며, 민족정신을 되새긴다. 3부 요인은 물론 각계각층의 유명인사들이 모여 기념식을 거행하며, 나라의 광복을 위해 싸우다가 순국한 선열들의 유족 및 애국운동가들로 구성된 광복회 회원들은 따로 파고다 공원에 모여 그날의 깊은 뜻을 되새기는 의식을 거행한다.


이 날에는 전국 관공서 및 각 가정에서 대한민국의 국기인 태극기를 게양한다. 해외 한인사회 에서도 한인회를 중심으로 기념행사를 개최한다.


한편, 전국 초중고생 3천919명을 상대로 `3·1절 관련 학생인식에 관한 조사’를 한 결과 40%가 3·1절의 의미를 모르는 것으로 조사되어 충격을 주었다.


한편 최근 LA 한인사회의 주요 현안에 공동으로 대응하기 위해 주요한인 단체들이 연합 상시기구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남가주 기독교교회협의회(회장 변영익)와 LA 한인상공회의소(회장 에드워드 구)에 따르면 LA 시의회 선거구 조정, 4.29 폭동 20주년 행사 등 범 커뮤니티 차원의 활동이 필요한 현안에 대해 한인 커뮤니티를 대변하고 역량 결집을 목적으로 하는 ‘한인 커뮤니티 단체협의회’(가칭)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이날 교협 변영익 회장은 현재 추진 중에 있는 협의회는 한인사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주요 단체 들이 또 하나의 큰 단체를 만들고 대표를 선출하는 것이 아니라 커뮤니티 이익을 대변할 중요한 이슈가 발생할 경우 각 단체가 의기투합해 한 목소리를 내기 위한 것이 목적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고 한다.


바로 이같은 목적의 운동을 한인회가 우선적으로 추진했어야 하는 활동이다. 중요 단체들이 이런 활동을 할 경우 지금의 LA한인회는 사실상 필요가 없다. 이를 주도하는 교협의 변 회장은 이미 일본, 중국, 유대계 등 타 커뮤니티에서는 주요 현안이 걸려 있는 문제가 발생할 경우 이를 위한 연합 상시기구 가 결성된다면서 이번에 추진되고 있는 협의회도 주요 이슈에 대해 뜻을 같이해 주류사회에 성숙 해진 한인사회의 목소리를 전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LA 한인상의 에드워드 구 회장도 이번에 추진되고 있는 연합체는 한인 커뮤니티의 여러 의견을 하나로 결집해 한인 사회를 대표하자는 목적으로 각 단체의 특성을 인정하는 것은 물론 공동 이익을 위한 활동에 나설 계획이라며 4.29 폭동 20주년 행사와 같이 하나의 목소리를 내기 위한 협의회 결성에 한인사회의 많은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번에 결성되는 협의회에는 교협과 LA 한인상의를 비롯해 LA 한인회, LA 한인축제재단 등 10여개의 한인 단체들이 동참할 의사를 밝혔으며 경제, 종교, 교육, 문화, 차세대 등 각 단체들의 특성에 맞는 활동지원과 함께 주요 현안 발생 때 공동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현재까지 이 협의회 결성을 위해 단체 대표들은 4차례에 걸쳐 논의를 진행했으며 이달 중 기자회견을 통해 세부 운영안을 공개할 예정이다.








남가주와 북가주 그리고 중가주의 한인들이 지난 3일 초기 독립운동의 중심지의 한 축인 중가주 다뉴바(Dinuba)에 모여 1920년 당시의 ‘3.1절 1주년 기념퍼레이드’의 재현 행사를 통해 잊혀저 가는 3.1정신 구현을 도모했다. 이날 오후 2시부터 약 500명의 한미인사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앞세우고 92년전 선조들이 걸어갔던 길을 따랐다.


1920년 당시 망국의 한을 품고 미국 땅에 거주한 동포는 1만명도 되지 않았다. 대부분 하와이에 거주했으며, 과일농장이 개발된 중가주 리들리와 다뉴바 지역에 약 400명이 거주했다. 이들은 조국 땅에서 3.1운동이 일어났다는 소식을 뒤늦게 듣고 “한민족의 독립운동을 알리자”라는 취지로 3.1운동 1주년이 되는 1920년 3월1일에 다뉴바 다운타운 거리를 행진해 미국인들을 놀라게 했다. 당시 LA와 SF에도 한인단체들이 있었으나 유독 대한인여자애국단이 있던 다뉴바 에서 여성들이 주도가 되어 이 역사적인 운동을 벌였다.


당시 1주년 기념 식에서 한인들은제1부 시가행진 제2부 연설회 제3부 희락회-연극 ‘신생명’ 을 공연하기도 했는데 퍼레이드를 마친 한인들은 다뉴바한인교회 앞에서 역사적인 기념촬영을 했다. 당시 다뉴바는 중가주의 번창한 과일 농업지대로 당시 이 인근에 300~400명의 한인들이 살았다. 그날의 감격적인 퍼레이드 촬영 필림은 현재 USC한국학도서관(관장 조이 김)에 소장되어 있다.


그후 92년이 지나서 처음으로 ‘그날의 감격’을 재현하는 기념행사가 지난 3일 개최됐다. 이날


참석자들은 최근 재개발된 한인장로교회 터 앞에 모여 기념식을 가졌다. 이어 기마병을 선두로 간호복 차림의 대한여자애국단원, 사물놀이패, 손에 태극기 등을 든 동포들 순으로 시가행진을 했다. 참석자들은 시가행진을 마친 뒤 독립선언문을 낭독하고 ‘대한독립 만세’를 외쳤다.


이날 행사는 한국의 보훈처가 지원을 하고 미국 중가주한인역사연구회(회장 차만재)가 주관하고 SF총영사관(총영사 이정관), SF한인회(회장 권욱순) 등이 후원했다.


그리고 이날 행사에 중요 인사로는 도산 안창호 선생의 막내아들인 안필영씨 등 애국지사 후손들과 이정관 주샌프란시스코 총영사, 권욱순 SF한인회장, 잔 서 국민회관기념재단이사장, 마크 월리스 다뉴바 시장, 메리 패스트 리들리 시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 LA에서도 약 100명의 한인들이 단체로 참석했으며, 샌프란시스코에서도 SF한인회의 주도로 200명의 한인동포들이 참석했으며, 중가주 리들리와 다뉴바 현지 동포와 인근 프레스노, 새크라멘토, 스탁턴 등지에서도 한인 동포들이 참석했다.


 ▲ 다뉴바에서 3.1절 기념행사가 개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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