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 딸 정연 씨 지인 경연희 검찰수사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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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딸 노정연(37) 씨가 정국을 뒤흔들 태풍의 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최재경 검사장)는 지난 30일 정연 씨의 미국 아파트 구입 의혹과 관련해 정연 씨와 이면계약을 맺은 당사자인 경연희(43)씨를 소환 조사했다. 지난 27일 입국한 뒤 세 번 째 소환조사다. 검찰은 경 씨를 상대로 환치기 수법으로 100만 달러(13억여원)를 불법 송금 받은 의혹과 관련해 이 돈이 정연 씨의 아파트 구입대금 잔금 명목으로 건네졌는지와 돈의 출처 등에 대해 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 씨는 조사에서 일부 혐의를 시인했지만 “2007년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40만달러(5억2,000만원)를 받은 후 정연 씨와 어떠한 금전 거래도 없었고 서로 연락도 하지 않았다”며 정연 씨의 연루 의혹은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번 수사에 대해 조심스럽다는 입장이지만 개인의 환치기 의혹에 대해서 중수부가 직접 수사에 나섰다는 점에서 국민적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만약 검찰이 이번 사건에 정연 씨가 개입되어 있다는 것을 찾아낸다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로 묻혀졌던 ‘검은 돈’에 대한 의혹이 다시 불거질 전망이다. 반대로 정연 씨와의 연관성을 찾아내지 못한다면 검찰은 정치적 수사를 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이번 수사를 둘러싼 향후 전망을 예측해봤다.

<편집자주>


경 씨가 대검 중수부의 수사선상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2009년 대검 중수부의 ‘박연차 게이트’ 수사 때도 수사선상에 올랐다. 당시 검찰은 노 전 대통령이 자살하기 한 달쯤 전인 그해 4월 말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이 경 씨의 측근인 홍콩계 미국인에게 40만달러를 송금(2007년 9월)한 사실을 확인했다. 정연 씨가 경 씨에게 산 미국 뉴저지주 허드슨빌라 구입자금을 박 전 회장이 대신 내준 것이었다. 검찰은 경 씨에게 귀국해 조사받으라 했지만, 경 씨는 입국하지 않았다.

경 씨가 다시 주목을 받게 된 것은 검찰이 이번에 수사하는 환치기 의혹 때문이다. 검찰은  지난 해 경 씨가 단골로 출입하는 폭스우드 카지노(코네티컷주 소재) 매니저이던 이달호(45)씨 형제가 “경씨가 정연씨에게 말해 13억원을 환치기한 100만달러를 받았고, 우리 형제가 환치기에 직접 가담했다”며 언론에 폭로한 사실에 대해 수사를 착수했다. 경 씨는 13억원 돈상자 사진까지 공개되며 검찰이 수사를 시작했을 때도 ‘그런 일 없다’며 검찰의 귀국 요구에 불응해왔다.



검찰은 일단 경 씨를 소환조사하고 있지만 수사의 최종 종착지를 정연 씨로 보고 있다. 카지노 매니저 이씨 형제의 진술 신빙성이 높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 씨 형제는 검찰 조사에서 “2009년 1월 초 경씨가 정연씨에게 ‘돈을 보내달라’고 통화하는 것을 들었고, 환치기 된 100만달러를 받고 나서 ‘잘 받았다’고 통화하는 것도 들었다”고 했다. 이씨 형제가 거들었다는 환치기 과정은 수사에서 ‘실제 상황’인 것으로 드러났다. 경씨가 거짓으로 허풍을 떤 게 아니라면, ‘정연씨와 통화하는 것을 들었다’는 이씨 형제의 말도 근거가 있다고 봐야 한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만약 13억이 정연씨 돈이라면, 돈이 어디서 났느냐도 검찰 수사대상이 될 수 있다. 그렇게 된다면 파장은 끝을 가늠하기 어렵게 된다.


왜 대검 중수부가 나섰나


검찰은 일단 경 씨에 대한 수사에 적극적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일단 사건을 중수부에 배당했다는 점에서 의지를 엿볼 수 있다. 불법 환치기 수사의 경우 금액이 작으면 형사부에서, 금액이 클 경우 금융조세조사부에서 담당하는 것이 관례다. 하지만 검찰은 이 사건을 중수부에 배당했다. 경연희 씨가 2009년 박연차 게이트 수사 당시 수사 선상에 올랐다는 점에서 검찰은 이번 사건을 중수부에 배당했다는 설명이다. 결자해지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수사 실익을 놓고 따져본다면 석연치 않은 점이 한 둘이다. 경씨가 13억원을 환치기 수법으로 불법 송금 받았다는 의혹으로,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가 검토되고 있다. 대검 중수부가 민간단체의 수사의뢰에 선뜻 팔을 걷어붙인 것도 이례적인데다, 수사로 얻게될 성과물 치고는 마뜩잖다.
돈의 출처와 관련해, 정연씨가 13억원을 어디에선가 구한 돈이라고 해도 환치기로 돈이 전달된 2009년 1월은 노 전 대통령이 살아 있을 때다. ‘박연차 사건’ 때 검찰은 노 전 대통령 일가의 금품수수에 대한 법적 책임을 모두 노 전 대통령에게 물었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이 숨져 ‘공소권 없음’ 결정을 내린 사건을 다시 수사한다면 ‘기소를 전제로 한’ 수사는 아닌 셈이다. 때문에 이번 수사에 ‘정치적 의도’가 있지 않느냐는 비판도 나온다.

게다가 검찰은 최근 노건평의 창원 공유수면매립 수사와 관련해서도 헛발질을 한 바 있다. 당시 검찰은 노건평씨의 자금관리인으로 추정되는 사람의 계좌에서 수백억원대의 뭉칫돈 거래를 발견했다고 언론에 발표했다가 불과 사흘 만에 ‘노건평씨와 관계없는 돈일 수 있다’는 며 입장을 뒤바꾸었다.
이준영 창원지검 차장검사는 18일 기자들과의 티타임에서 스스로 말을 꺼내 ‘뭉칫돈 거래’를 발견했고 확인 단계라고 했다. 그러면서 “골치 아프다. 의심스런 계좌에 대해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한 뒤, “노 전 대통령 주위 사람들이 아주 나쁘게 이용해먹은 것”이라며 마치 권력 주변의 대형 비리 혐의를 잡은 듯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사흘 뒤에 기자들과 만나서도 “우리가 아무것도 안 한 상태에서 그런 말을 했을 리 없잖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건평씨 주변의 박아무개(57)씨 계좌가 의심된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큰 오보는 없다. 비교적 정확하다”며 보도 내용을 확인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그러나 이날 또다른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그의 발언은 전혀 다른 내용으로 바뀌었다. 아예 뭉칫돈과 노건평씨의 관련성을 부인하고 나선 것이다. 그는 뭉칫돈을 “노건평씨와 연관시켜 생각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노건평씨 자금관리인으로 추정한 관련자 등도 ‘당장 소환할 계획이 없다’고 했다.
그러자 검찰이 누구의 어떤 돈인지를 분명히 하지 않은 채, 노 전 대통령 3주기를 닷새 앞두고 언론에 먼저 스스로 ‘흘린’ 방식과 시점을 두고, ‘부적절하다’ ‘정치검찰 행태’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이번 경연희 씨에 대한 수사도 상황은 비슷하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가족을 직접 겨냥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연관성이 없는 것도 아니다. 분명한 것은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의 수사의지가 현 정권의 그것과는 다르다는 점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형 이상득 의원에 대한 수사는 여전히 깜깜 무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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