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만 – 서향희 부부 의문의 LA행 <단독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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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새누리당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동생인 박지만 EG회장과 그의 아내 서향희 변호사가 한 달 전인 6월 초 극비리에 미 서부를 방문하고 돌아간 사실이 <선데이저널>의 취재결과 확인됐다. 그동안 본지뿐만 아니라 본국 많은 언론들이 박 전 위원장의 대선 가도와 관련, 두 사람의 행적이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판단하고 거취에 촉각을 곤두세워왔다. 최근 몇 달 간 두 사람의 행적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두 사람은 6월 1일 경 함께 샌프란시스코를 통해 입국, 9일에 한국으로 돌아갔다. 5월 말 서 변호사가 아들과 함께 홍콩에 머물 것이란 소문이 정치권에 회자됐지만, 한 번도 구체적으로 행적이 드러난 바 없었다. 하지만 본지 취재 결과 두 사람은 홍콩이 아닌 미 서부에 왔었으며, 극비리에 다시 한국으로 들어간 것으로 드러났다.
두 사람의 극비 미국행을 두고 한국 정치권에서는 다양한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본격적 대선 레이스에 돌입하기 전, 당분간 머물 곳을 알아보기 위한 것이라는 추측을 하는 이들도 있다. 반면, 정치권의 예상과 달리 두 사람이 여전히 한국에 머무는 것은 가족에 대해서는 이상할 정도로 과민반응을 보이는 박 전 위원장의 각별한 형제애가 작용했을 것이라고 추측하는 이들도 있다. 박지만 부부의 열흘 간 미 서부행을 둘러싼 미스터리를 <선데이저널>이 추적했다.                                                                                                   <리차드 윤 취재부 기자>



박지만 – 서향희 부부가 미국에 온 것은 지난 6월 1일이다. 두 사람은 아들 세현 씨와 함께 대한항공을 타고 샌프란시스코로 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재미있는 것은 두 사람이 입국한 시점이 ‘서향희 변호사가 홍콩으로 연수를 떠날 것’이란 기사가 본국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된 다음 날이었다. 본국 언론들은 서 변호사의 홍콩행 소식을 전하며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대선 가도를 앞두고 주변 정리를 시작했다고 분석했었다. 다음은 서 변호사의 홍콩행과 관련해 한겨례 5월 31일자에 보도된 내용의 일부다.
『친박 일부에선 연말 대선을 앞두고 야권의 검증 공세에 빌미를 주지 않으려면 박 전 위원장의 동생인 박지만 이지(EG) 회장과 서향희 변호사 부부의 거취를 정리해야 한다는 의견이 최근 제기됐다고 한다. 한 참모는 “박지만씨가 순수하고 사람을 좋아하는 스타일이라 혹시 박 전 위원장에게 누를 끼칠 소지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말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 측근은 “서 변호사의 전공이 기업인수합병(M&A) 쪽이라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순 있다”며 “하지만 서 변호사가 시누이인 박 전 위원장을 어려워한다”고 말했다. 일부에선 박지만씨 부부가 모두 가까운 홍콩이 아니라 멀리 영국 런던으로 거취를 옮기는 방안도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


홍콩 아닌 미국행


하지만 정작 박지만 부부가 향한 곳은 홍콩 반대편의 미국이었다. 사실 박지만 회장은 수차례의 마약 전과가 있었기 때문에 미국 입국이 거부될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으나, 어떻게 된 일인지 미국 입국이 허가됐다. 이 부분도 큰 미스터리 중 하나다. 박지만은 지난해에도 약 2주간 미국에 입국했던 사실도 이번 취재에서 드러났다.
두 사람은 열흘 간 샌프란시스코와 LA 등을 여행하고 9일 대한항공을 통해 한국으로 귀국했다. 두 사람이 미국에서 정확하게 어떤 일을 했는지 알 수 없다. 하지만 대선을 앞둔 민감한 시기에 그들의 외유는 다양한 추측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먼저 두 사람이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가 시작되면 잠시 ‘외풍’을 피해있을만한 곳을 찾기 위해 LA로 왔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본지가 수차례 보도했듯이 박지만 회장은 박 전 위원장의 가장 치명적 아킬레스건이다. 평소 자기 관리에 철두철미한 박 전 위원장과 달리 이들 동생 부부는 여러 차례 구설에 휘말리며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때문에 야권은 물론 여권 내 친박 진영에서도 박 회장 부부를 걱정하는 시선이 적지 않다. 박 회장 부부가 대선 정국에서 ‘뜨거운 감자’로 여겨지는 이유는 그동안 정국을 뒤흔든 굵직굵직한 사건에 이들의 이름이 오르내렸기 때문이다. 서민 경제를 혼란에 빠뜨린 저축은행 사태가 대표적이다.
박 회장은 삼화저축은행 로비의 핵심 인사로 지목된 신삼길 회장과 가깝게 지낸 것으로 드러났다. 신 회장은 사건이 터지기 전에는 금융권 내에서도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었다. 귀금속 사업으로 경제적인 기반을 다진 그는, 금괴를 변칙 거래한 혐의로 구속되어 실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그런 신 회장과 박 회장이 오랫동안 친분을 맺어온 것이다. 처음 두 사람의 관계가 알려졌을 때 정치권에서는 나이가 동갑인 점을 들어 학교 동창이라는 소문이 나돌았다. 파문이 확산되면서 2003~04년에 두 사람을 소개시켜주었다는 전직 국회의원의 동생도 등장했다.
어떤 경우이든 간에 두 사람이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인 것은 분명한 셈이다. 박 회장은 신회장에 대해 “친구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위원장도 “본인이 확실하게 말했으니 그것으로 끝난 것이다”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는 박 회장이 신회장과 알고 지냈다는 것만으로 문제가 있는 것처럼 두 사람의 관계를 부풀려서는 안 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하지만 본인의 해명과 달리 의혹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야권에서는 두 사람이 단순한 친분 이상으로 막역하게 지낸 사이라고 보고 있다.
신 회장이 2008년 조세 포탈 혐의로 법정에 섰을 때 박 회장이 법원 방청석까지 찾아가 재판을 지켜보았고, 신 회장이 저축은행 사태로 연행되기 두 시간 전에 박 회장과 식사를 함께했다는 점 등이 근거로 제시되고 있다.
서향희 변호사를 둘러싼 뒷말도 무성하다. 서변호사는 저축은행 사태가 수면 위로 떠오르기 직전까지 삼화저축은행의 고문변호사를 지냈다. 삼화저축은행 외에도 여러 기업의 고문변호사와 사외이사를 맡는 등 남편인 박 회장보다 더 왕성하게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때 서 변호사의 정계 진출설이 나돌기도 했다. 박 전 위원장의 지역구를 물려받는 것이 아니냐는 소문까지 흘러나왔다.
박 회장 부부와 신삼길 회장 부부는 소망교회에 다니면서 친분이 더 두터워진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 부부는 지난 2004년 말 소망교회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당시 주례를 이 교회 설립자인 곽선희 목사가 보았다. 이는 박 회장이 신 회장뿐 아니라 부산저축은행 로비스트인 박태규씨와도 관련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배경 가운데 하나이다. 소망교회 장로로 알려진 박 씨는 최근 박근혜 전 위원장과 만났는지 여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는 인물이다.



측근들 직언 무시?


이런 사정들 때문에 친박계 내부에서는 박지만 회장 부부의 외유를 권유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고, 서 변호사의 홍콩행 소문도 그 결과 흘러나온 것이다.
하지만 박 회장 부부는 홍콩이 아닌 미국을 열흘 간 여행했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갔다. 결국 그들이 대선 기간 동안 머무르기 위해 이곳 LA를 택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비슷한 시기 김무성 전 의원도 미국에 왔다는 걸로 미루어 보면 박 전 위원장의 대권 도전과 관련해 모종의 상의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추측이 가능하다.
또한 본지가 보도했던대로 박지만 회장 부부가 이건수 동아일렉콤 회장을 만나기 위해 LA에 온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항간에는 박지만 –서향희 부부가 이건수 회장이 마련한 거처에서 기거했다는 소문도 있으나 확인되지 않고 있다.
반면 두 사람이 여전히 한국에 머물고 있는 것은 굳이 두 사람을 외국에 내보낼 필요가 없다는 박 전 위원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본지를 비롯한 본국 언론들이 수 차례 지적했듯이 박 전 위원장은 동생 부부에 대해서는 원칙을 포기할 만큼 한없이 너그러운 모습을 보였다. 결국 주변정리를 해야한다는 측근들의 말을 박 전 위원장이 무시했을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처럼 박 회장 부부의 거취는 친박계 입장에서는 상당히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부분이다. 이는 그만큼 박 회장 부부의 존재가 대권 가도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박지만 회장은 둘째 누나인 박근령 육영재단 전 이사장 측과도 송사에 휘말려 있다. 송사와 관련해 보도한 본지를 강남경찰서에도 고소한 상황이다.
박 회장 부부와 관련한 의혹들을 숨기고 소송을 제기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닌 국민적 관심사를 명명백백 밝히는 것만이 대권에 한 걸음 더 다가서는 길이라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그렇지 않을 경우 박 전 위원장의 가족을 둘러싼 모든 소식이 의혹만 더욱 부풀리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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