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고기와 삼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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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은 초복이다. 당연히 보신을 해야 하는 날이다. 그러면 우리는 왜 영양탕을 먹어야 하는 걸까? 이제부터 사철탕을 먹어야 하는 이유를 문언적, 고증학적, 과학적(?)으로 검증하여보자. 동북아에 거주하고 있는 여러 민족 가운데, 한때 방대한 영토를 점유했던 고조선과 부여, 고구려로 이어지는 동이족의 한 계열이었던 한민족을 규정하는 데에는 문화적 유사성 때문에 쉽지 않은 점이  있다. 그러나 어느 민족이건 침입한 문화에 동화되면서도 고유한 풍속은 남아 있기 마련, 고대인들의 문화적 양식 중에서도 제사문화와 함께 장례 풍속은 비교적 그 생명력이 길어 오늘날까지도 이어져 오고 있다.
<편집자주>

88올림픽 개최를 전후해 세계인들의 한민족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은 아직도 ‘개고기’를  대중적 으로 식용하고 있다는 거였다. 역사적으로 살펴보면 다양한 민족이 개를 식용으로 하였지만 현재 까지도 그러한 나라는 그리 많지 않다.
유독 한민족으로 대표되는 한국과 북한, 그리고 중국의 동북3성에 살고 있는 조선족들만이
개고기를 전문적인 식단으로 취급하고 있다. 그래서 자칭 문화선진국이라는 나라의 사람들로부터 비아냥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식용문화는 어디에서 연유한 것일까?  이는 한민족 고유의 제사문화와 관련이 깊다.
한 때 대륙의 많은 영토를 차지했던 동이족(東夷族)의 한 일원이었던 한민족은 개고기를 신성한 제단에 제물로 바쳤었다. 고조선이 멸망하고 변방으로 몰린 동이족의 문화는 중원에서도 밀려났다.
 동이족과는 그 시원이 다른 지나족인 한족(漢族)은 대륙을 제패한 진시황제 이후, 한나라에서는 유교가 정치사회의 강령이 됨에 따라 제사문화 역시 이를 따랐다. 그래서였는지 유교가 유입된 한반도에서까지 오늘날에도 ‘개고기’는 제사상에는 오를 수 없는 금기의 제물이 되고 말았다.
 
정복당한 나라의 문화적 억압과 정신적 복속을 위해 흔히 악용되는 수단이 종교 혹은 그 민족의 전통을 짓밟는 것이다. 특히 고대사회의 특징 중 하늘땅의 신과 조상을 숭상했던 동아시아의 고대인들에게 제사는 최대의 의례행사였다. 당연히 제물로 바쳐지는 대상을 천시하거나 멸시하는 풍조를 조성하는 것이 또한 그 민족의 문화를 억압하는 방법 중의 하나였다.



개고기는 한민족에겐 중요한 제물이었다. 다음의 몇 글자만 살펴보아도 이를 명확히 알 수 있다.
동이족은 제사상에 개고기를 올렸었다. 먼저 살펴볼 然(연)자를 보면 이러한 인문학적 사실이 보다 명확해 진다. ‘그러할 然(연)’의 구성은 개고기 연과 불 화(灬)로 이루어졌다.肰(연)은 동물의 살코기를 상형한 육(肉)의 변형인 육(月)과 개 견(犬)으로 구성되었다.

犬(견)은 개의 옆모습을 본뜬 상형글자인데, 개의 가장 큰 특징인 혀를 내민 입모양을 ‘丶’으로 표현하였다. 이에 따라 肰(연)은 개(犬)의 살코기(肉=月)를 뜻한다.灬(화)는 불꽃을 뜻하는 火(화)의 변형이다. 火(화)는 타오르는 불꽃을 본뜬 상형글자로 주로 자형의 하부에 놓일 때는 연화발이라 하여 ‘灬’로 쓰기도 한다. 따라서 이 글자 然(연)에는 개고기를 식용으로 하는 동이족만의 전통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지금은 유교 및 불교적 사상이 유입되어 개고기를 제사상에 올리지 않지만 고대에는 그렇지 않았다. 즉 개(犬)를 통째로 불(灬)에 그슬려 그 고기 덩이(月=肉)를 제사상에 올리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기에  ‘그러해야 한다’는 뜻이 담겨 있다.
개를 제사용으로 바칠 때는 불에 그슬려서 제단에 올리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로 간주하였다.
그래서 요즘도 유독 개를 식용으로 할 때는 불에 그슬려서 하는 전통이 이어져 오고 있다.


보신탕은 식용문화
 











▲ 보신탕으로 차려진 개고기 수육
개고기와 관련한 또 다른 글자로 獻(헌)자를 들 수 있다. 개와 함께 호랑이는 한민족과는 뗄래야 뗄 수 없는 밀접한 문화적 연관을 맺어 왔다. 동북아 최고의 지리서인 『山海經』「海外東經」에 “군자의 나라가 북쪽에 있는데, 의복을 갖추고 관을 썼으며 칼을 차고 다닌다. 육식을 하며 큰 호랑이 두 마리를 곁에서 호위케 하였다. 그 나라 사람들은 양보하기를 좋아하고 다투지 않는다.

훈화초(무궁화)가 있는데, 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에 진다 (君子國在其北 衣冠帶劍 食獸 使二大虎在旁 其人好讓不爭 有薰華草 朝生夕死).”라고 하였다. 이 책의 기술에서처럼 호랑이와 무궁화는 한민족을 상징한다.
 
그렇다면 獻(헌) 자를 자세히 풀어보자. ‘바칠 獻(헌)’의 구성은 솥 권과 개의 모습을 상형한 개 견(犬)으로 이루어졌다. (권)은 호피 무늬 호(虍)와 솥 력(鬲)으로 구성되었다. 호랑이의 모습을 그대로 본뜬 虎(호)는 자형상부는 머리를, 가운데(厂과 七)는 늘름한 몸통을, 그리고 하부는 사람의 발(儿)을 가차하여 그려낸 상형글자이다.

다른 부수에 더해 새로운 자형을 만들 때는 보통 하부의 발(儿)을 생략한 채 虍(호)만을 사용하는데, 그래도 호랑이라는 본뜻은 그대로 있다. 鬲(력)은 천지인 삼원사상에 따라 세 발 달린 솥을 상형한 것이다. 이에 따라 권은 동이족 중에서도 한민족이 친근한 영물로 여겼던 호랑이 무늬(虍)를 새겨 넣은 세 발 달린 솥(鬲)을 그려낸 것이다. 따라서 獻(헌)에 담긴 내용은 호랑이 무늬(虍)가 새겨진 세 발 달린 솥(鬲)에 개(犬)를 삶아서 제물로써 천제 혹은 종묘에 바친다는 데서 ‘바치다’ ‘올리다’의 뜻을 지니게 되었다.



개고기를 제물로 바치는 풍속을 담은 또 다른 글자로 猶(유) 자를 들 수 있다. ‘오히려 猶(유)’의 구성은 큰 개 견(犭)과 두목 추(酋)로 이루어졌다. 犭(견)은 개의 모양을 상형한 犬(견)의 간략형으로 주로 자형의 좌변에 놓인다. 酋(추)는 항아리에 담긴 술(酉)로서 오랫동안 잘 발효시켜 좋은 향이 퍼짐(八)을 표현한 자형이다. 즉 잘 발효된 좋은 술은 우두머리와 같은 높은 사람이 마실 수 있으니 ‘추장’ 혹은 ‘우두머리’와 같은 뜻으로도 확장되었는데, 본뜻은 ‘잘 익은 술’이란 뜻이다.

따라서 猶(유)의 본래 의미는 천지 신에게 바칠 제물인 개고기(犭)와 잘 익은 술(酉)을 제단에 올리는 것은 당연하다는데서 ‘마땅히’라는 뜻이었으나, 후대로 오면서 ‘오히려’라는 뜻을 지니게 되었다.
 이러한 내용은 範(범) 자를 풀어보면 다시 확인할 수 있다. ‘법 範(범)’은 대 죽(竹)과 수레 차(車), 병부 절로 구성되었다. 이 글자에는 고대 중원 사람들이 액땜을 하는 생활양식이 담겨 있다.
즉 수레(車)를 끌고서 집을 나서기에 앞서 사고 없이 무사귀환(無事歸還)을 바라는 의식 가운데 하나이다.

먼저 대나무(竹)를 잘 엮어서 바구니를 만든 다음 그 속에 살아 있는 개를 넣고서 수레(車)를 몰아 바퀴로 깔아뭉개는데, 이 때 개의 피가 바퀴에 묻으면 액(厄)막이를 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러한 유풍이 살생을 금하는 종교적 생명존중 사상의 유입 등으로 정월대보름이나 굿을 하고나서 바가지를 밟아 깨뜨려 액땜을 하는 풍속으로 바뀌었다. 그러나 이러한 액막이 풍속은 사라지고 그 때 대나무로 만든 ‘틀’이나 ‘거푸집’이란 뜻으로 쓰이다 ‘규칙’이나 ‘본보기’라는 뜻으로 확장되었다.

그들은 또한 액막이의 일종으로 살아있는 개를 죽인 후 큰 도성의 4대문에 내걸어 악기(惡氣)나 고(蠱: 독 고)를 물리치는 명목으로 취급하거나, 건축물을 짓거나 쌓을 때도 개를 희생의 제물로 삼아 저주를 막았다는 기록들이 보인다.
고조선시대에 해당하는 청동기시대까지 개는 우리민족과 가장 친근한 동물이었다. 이러한 유물로 옛 고조선의 영토였던 만주지역에서 발굴한 이 시기의 무덤 속에는 개 뼈가 순장되어 있음이 확인 되고 있다.
 
제사상에서 식용으로


개고기는 다만 제사상에서는 밀려났지만 식용으로서는 여전히 애용되고 있다.
조선시대에는 『음식디미방』『산림경제』『증보산림경제』『규합총서』『민천집설』『임원십육지』『오주연문장전산고』『조선무쌍신식요리』『조선고유색사전』등의 많은 책들에서 개고기의 요리법 등을 소개하고 있다. 그 종류만도 요즘보다 다양하다.

요리로는 개구이, 개순대, 개장국, 개탕, 개장고지 느르미, 개장국 느르미, 개장찜, 개찜 등이 있다.
이러한 식용의 전통은 유독 한민족과 관련한 유사민족만이 이어오고 있다.
개를 보신탕의 식재료로 사용하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이 역시 한자로 풀어보면 명확 해진다. ‘홀로 獨(독)’자에 그 까닭이 담겨 있다. 獨(독)자의 구성은 개를 의미하는 犭(견)과 누에를 뜻하는 촉(蜀)으로 짜여 있다. 개와 누에는 먹을 것만 주면 오직 저 혼자서만 한없이 먹어 ‘홀로’ 떼어놓지 않으면 안 될 만큼 소화능력이 탁월하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개와 누에는 인간이 섭취했을 때 소화가 잘 이루어지는 대표적인 식재료로 구분된다. 그래서 요즘 소화불량이나 당뇨를 앓고 있는 사람에게 누에가루가 각광을 받고,
큰 수술을 받고난 환자에게 체력보강을 위해 권장되는 식품이 바로 개고기, 바로 보신탕이다.
한국에서 삼복(三伏)더위와 장마가 기승을 부리는 요즘, 우리는 왜 보신탕을 먹어야 할까?

이는 우리 인체의 한열(寒熱)작용은 항상 겉과 속이 다른 점을 이용한 너무나 과학적인 식이 요법이다.
즉, 더위가 기승을 부리면 인체는 이에 대응하려고 열기를 몸의 표면에 집중시킨다. 그러다 보니 체표면은 열기가 높지만 상대적으로 위를 중심으로 한 뱃속은 차가워진다. 때문에 여름철에 차가운 것이나 조금 상한 음식을 먹으면 배탈이 쉽게 난다.

뱃속이 차갑다는 것은 혈류순환이 체표에 비해 상대적으로 둔화될 뿐만 아니라 음식물과 함께 유입된 냉기가 위의 기능을 더욱 무력화시키기 때문이다.
따라서 냉기로 인해 무력화된 위의 기능을 높여주기 위해서는 시원하고 차가운 음식보다는 오히려 열기가 많은 음식이 필요한 것이다.












▲ 개고기를 애용하는 러시안 포돌 선수
특히 양기가 듬뿍 담긴 개는 신석기 시대부터 보신용으로나 삼복더위를 이겨낼 수 있는 음식으로 다양하게 조리되어 왔다(또한 양기가 많은 닭과 식물 중에서 열기가 높은 인삼을 넣어 함께 끓인 탕을 여름철 보신용 음식으로 애용하였다).

우리가 더운 여름철 보신탕을 들며 땀을 뻘뻘 흘리지만 오히려 시원한 느낌이 드는 것은 뱃속이 따뜻해짐에 따라 반대로 체표의 온도가 상대적으로 낮아지기 때문이다.
체표온도가 높을수록 상대적으로 뱃속은 냉기로 가득 차게 되는데, 이때 차가운 아이스크림이나 냉수를 마시면 마실수록 오히려 더욱 더위를 느끼는 것은 바로 인체의 표리작용 때문에 일어난 현상이다.

따라서 더위를 가시게 하려면 오히려 뱃속을 따뜻하게 해줄 음식이나 따뜻한 물을 마시는 게 보다 효과적이다.
 또한 개는 한민족과는 매우 가깝고 친밀한 동물이었다. 수렵민족이었던 우리 조상들이 길러온 개는 사냥용이나 식용을 위한 가축용이었지, 요즘 많이들 집안에서 키우는 푸들이나 시츄와 같이 귀여운 애완용이 아니었다. 문화적 유형은 사람들의 관념변화에 따라 바뀌기 마련이다.

우리 문화 역시 근세에 접어들면서 전통적 문화양식을 진부한 것으로 치부하며 서양의 문물을 받아들이기에 여념이 없다.
오랜 전통에 담긴 음식문화를 새로 유입된 종교적 혹은 사상적 이유만으로 미개한 것으로 치부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것은 실로 어리석기 짝이 없는 치졸한 짓이다!!!! 우리가 서양의 어느 늙은 여배우의 말 한 마디에 놀아날 수는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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