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에서 울려퍼진‘총성’, 쿠테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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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김정은 통치자에 의해 리영호 총참모장의 갑작스런 해임(7월15일)과 관련 영국의 데일리 메일(Daily Mail)이 20일 “리영호 총참모장 해임 과정에서 리 측 경호군과 김정은 친위대 측간 교전이 발생해 36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하자, 다른 언론인 이그제미너(Examiner)는 “쿠테타 기도로 북한군 36명 사망”이라는 제목으로 보도하면서 이 소식은 유럽 언론에서 전 세계로 퍼저나갔다.
이들 언론들은 “그러나 북한에서는 이런 보도가 한 줄도 보도되지 않고 김정은의 원수 칭호에 대한 축하행사가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됐다. 한국 정부도 리영호 총참모장 해임 과정에서 교전이 발생 해 20~30명이 사망한 첩보를 입수, 이를 분석하고 있다고 일본 교도통신이 20일 한국 정보 소식통 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
이번 북한 고위층간의 갈등을 보면 마치 지난 1979년 10월 26일 박정희 대통령 암살 당시 김재규 정보부장과 차지철 경호실장간의 갈등과 유사하다.                           <성진 취재부 기자>



이그제미너(Examiner)는 한 분석가의 말을 인용해 “국가를 구하기 위한 김정은 암살 기도”로 보도하면서 “이같은 분석에 대한 시인이나 부정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면서 실각된 리영호 총참모장은 자신의 실각을 전하러 온 최룡해 총정치국장과 평소 갈등을 보여왔다고 전했다. 일부 정보 분석가들이 이번 주초부터 전혀 모습을 보이지 않는 리 참모장이 교전 중 부상을 당했거나 사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교도통신은 정부 소식통의 말을 인용, 최룡해 총정치국장이 김정은 노동당 제1 비서의 리 총참모 장 해임 지시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리 총참모장을 구속하려 할 때 교전이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차수였던 리 총참모장을 호위하던 병사들이 발포한 것으로 보인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이그제미너는 소식통을 인용해 “김정은이 리영호의 체포영장을 지시했다”면서 “리영호 참모장의 반역행위를 제압하려는 조치였다”고 밝혔다. 한국정부 소식통은 “리 총참모장이 부상을 당했거나 사망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최룡해는 지난 4월 군을 총괄하는 총정치국장에 임명된 김정은의 고모부인 장성택 당 행정부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인물로, 군 출신이 아닌 노동당 쪽에서 경력을 쌓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총정치국장에 발탁된 후, 군에서 잔뼈가 굵은 리영호 총참모장과 마찰을 빚어왔으며, 줄곧 리 총참모장과 경쟁적 관계를 유지해왔다는 것이 대체적인 정설로 알려져 있다.
지난 1979년 10월 26일 서울 궁정동 안가에서 박정희 대통령과 술파티를 벌이고 있던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은 대통령 앞에서 평소 경원시했던 차지철 경호실장을 ‘이 버러지 같은 놈’이라며 총격을 가했다. 이자리에서 김재규부장은 박 대통령에게도 총격을 가했다. “나라를 위해서(유신을 끝내기 위해서)”라는 이유였다.



“김정은의 체포명령”


서울의 국회일보는 지난 20일 북한의 리영호 총참모장이 해임되는 과정에서 총격전이 발생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와 관련, 정보당국이 사실관계를 파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또 국회일보는 <조선일보>가 20일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리영호 총참모장을 해임하기로 결정한 후, 이를 집행하기 위해 나선 최룡해 총정치국장 측이 리 총참모장 을 물리적 으로 격리하려 하자 그의 호위 병력이 반발하면서 교전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20여명의 북한 군인들이 사망했으며 리 총참모장이 부상했거나 사망했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 16일 리영호 총참모장에 대한 전격적인 숙청에 이어 바로 다음날 후임에 유력한 현영철 대장을 차수로 승진시켰다. 또 18일에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게 ‘원수’ 칭호를 부여했다.
조선중앙통신은 리영호의 해임을 보도하면서 “노동당 중앙위원회가 15일 정치국회의를 열어 리영호를 신병 관계로 정치국 상무위원, 정치국 위원,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을 비롯한 모든 직무 에서 해임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일부 언론은 북한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일요일이던 15일 김정은을 비롯한 지도부가 파티를 열고 즐기던 도중 리영호가 작심한 듯 최룡해에게 시비를 걸기 시작했고 정도가 심해지자 장성택이 크게 반발하면서 김정은이 전격 경질을 결정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리영호 해임 과정과 북한 군부의 개편을 둘러싸고 ‘유혈사태설’까지 나오고 있지만 아직은 첩보 수준이라 정확히 사태를 예측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한국 정보당국과 북한소식통은 리영호가 군부를 장악하기 위해 최룡해 군 총정치국장의 군 인사ㆍ 통제권에 맞서다가 해임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경제개방 정책 추진을 염두에 둔 김정은이 군의 권한을 제한할 필요에 따라 핵심 실세인 리영호를 제거했다는 설도 유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한마디로 선군보다 선경에 비중을 두는 ‘계획된 수순’으로 가는 과정에서 리영호가 자연스레 물러났다는 것. 김정은이 ‘군사력 강화’보단 ‘경제’에 방점을 두면서 미국․중국과의 관계 설정 등에 변화를 주기 위해 북한 군부를 장악하고 있는 리영호를 해임했으며, 이를 통해 서구 국가들과의 관계개선을 희망한다는 메시지를 전하려 한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북한은 최근 김정은이 관람한 모란봉악단 공연에 ‘미키 마우스’와 ‘곰돌이 푸’ 등 만화영화 캐릭터가 등장하는 모습을 조선중앙 TV를 통해 보도하는 등 기존 강성 이미지에서 탈피하려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밖에 지난 4월 ‘광명성 3호’ 발사 실패 책임을 지게 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지만 앞뒤 정황으로 볼 때 설득력이 약해 보인다.
전문가들도 최근 북한 사태를 바라보는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리영호 교체가 갖는 의미는 군대에 대한 당의 지도와 통제가 보다 강화되는 결정적인 계기로 해석 된다”며 “군부재편 과정에서 리영호는 모든 직위에서 해제돼서 숙청에 가까운 중징계를 받은 것” 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김연수 국방대 교수는 “권력갈등으로 접근하는 것은 북한 현재 내부상황에 맞지 않다”며 “리영호의 해임은 문책 성격이 아니다. 정치국 회의란 형식을 갖췄고 회의 시점도 그렇고 리영호 건만 다룬게 아니라 김정은 체제 진로와 정책적인 방향과 관련된 모색 과정에서 나온 인사개편 으로 보는 게 맞다”고 전했다.
김 교수는 “2010년 천안함 연평도 사건, 4월 장거리 로켓 발사, 5월 핵실험 등 호전적인 군사 지도자 이미지를 갖는 리영호보다는 김정은의 경제정책에 맞는 인물로의 교체가 필요했던 것”이라며 대외 경제개방을 염두에 둔 ‘계획된 수순’이라는 주장에 힘을 실었다.



‘계획된 수순’


리영호 총참모장의 갑작스런 실각(지난 15일)이 새로운 경제관리 체계 도입 임박설과 관련이 있다는 소문이 북한 주민들 사이에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1일 보도했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RFA에 “‘새 경제관리 체계’가 도입된다는 소식에 주민들이 혼란에 빠지자 리영호를 제물로 삼은 것”이라며 “김정은의 원수 칭호를 비롯해 최근 예측할 수 없이 벌어지고 있는 모든 사건들이 ‘새 경제관리 체계’로 조성된 혼란과 연관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런 혼란을 막고 간부들을 진정시키기 위한 긴급조치가 총참모장 리영호를 희생양으로 삼는 ‘충격요법’이었다는 것이다.
한편 북한의 조선중앙TV는 21일 지난해 방송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기록영화에서 최근 해임된 리영호 조선인민군 총참모장의 모습을 거의 대부분 삭제하고 재방송했다.
라디오 프레스(RP) 보도에 따르면, 김정일의 후계자인 김정은의 최측근으로 여겨져 왔던 리영호의 해임은 ‘신병’을 이유로 한 것이라고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체제 내부의 권력투쟁이라는 견해가 있는 가운데 재방송에서 영상을 재처리한 것은 갑작스런 해임과 관련돼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록영화는 김정일이 지난해 7월 21일 평양 시내 농장과 공장을 시찰하는 모습을 담은 것으로 같은 달 24일~26일에 조선중앙TV를 통해 반복해서 방영됐었다.
지난해 방송분과 비교한 결과 리영호 총참모장이 김정은과 장성택과 나란히 서 있는 장면에서 다른 2명은 클로즈업하고 리영호 총참모장의 모습은 빼거나 김정은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장면은 통째로 잘라내는 등 영상 처리돼 있었다. 시간도 약 9분에서 약 6분으로 단축됐다.
그러나 기록영화에서 리영호 총참모장의 모습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며 김정은 등과 여럿이 동시에 담긴 장면은 그대로 방영됐다.
북한군 실력자인 리영호 인민군 총참모장이 실각한 사건은 중국 인터넷에서도 큰 관심사로 떠올랐다. 지난 21일 일본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중국 네티즌들은 북한의 정세 불안을 우려하고 있으며 중국의 대응과 관련해서는 “더 관여해야 한다”와 “깨끗이 손을 떼야 한다”는 2가지로 의견이 선명하게 엇갈렸다.
 리 총참모장 해임에 대해 북한 당국은 ‘건강문제’라고 발표했지만 대부분 중국인들은 의심 스럽다는 반응이었다. 중국 네티즌들은 “중국을 포함한 사회주의 국가에서는 지도자의 병세가 아무리 심각해도 해임되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리 총참모장의 실각을 ‘북한판 4인방 사건’으로 해석하는 네티즌도 있었다. 마오쩌둥(毛澤東) 사망 직후, 마오 정권을 지지한 부인 장칭(江靑) 등 보수파 중진 4명이 실각한 사건과 비교한 것이다. 중국은 4인방 숙청을 계기로 개혁파 지도자 덩샤오핑(鄧小平)이 부활했다.
때문에 “북한도 향후 비슷한 길을 걷는 것은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리 총참모장과 대립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는 장성택 국방 부위원장을 ‘북한의 덩샤오핑’에 비유하는 네티즌도 있었다.
하지만 새내기 지도자인 김정은이 실력자인 군 장로를 갑작스럽게 실각시킨 것에 대해서는 “군의 반격은 반드시 온다. 피를 피로 씻는 항쟁이 지금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단언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전쟁 경험이 없고 아무런 공적도 없는 김정은이 원수가 된 것에 대해서는 비판이 주를 이뤘다.
중국과 북한의 향후 외교 관계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일부의 보수파 토론방에서는 “북한과 사이좋게 지내면 일•미•한을 견제할 수 있다”는 이유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많았다. 반면 개혁성향 토론방에서는 “북한과 교제하면 교제할수록 국제사회에 중국의 이미지가 저하한다” “인권 탄압 독재국가를 지원하는 것은 인류에 대한 범죄”라는 등의 의견이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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