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벽에 선 양박, 추락인가 비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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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2월 대통령선거의 키맨은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예비후보와 민주통합당 박지원 원내대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박 후보는 명실상부한 유력 대선주자로서 여야 주자들 중 당선에 가장 근접해 있다. 그를 대선의 주요 인물로 꼽는데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런데 박지원 원내대표는 왜 키맨으로 꼽힐까. 그것은 그가 가지고 있는 정치적 상징성과 내공 때문일 것이다. 그는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사실상 호남을 대표하는 정치인으로 떠올랐을 뿐만 아니라 사실상 대여 공세에 선봉에 있는 저격수다. 그의 술수에 따라 야권의 대선 전략이 좌지우지 된다고 할 수 있다.
두 사람의 여야 유력 정치인이 궁지에 몰렸다. 저축은행 비리로 검찰 소환장을 받은 박 원내대표야 그렇다 치더라도, 박 후보 또한 위기라고 할 수 있을까. 정치 전문가들은 박 후보의 위기가 시작됐다고 말한다. 그것은 여권 경선이 시작되면서 그의 아킬레스건들이 하나 둘 떠오르는데다, 안철수라는 가장 강력한 경쟁자를 맞닥뜨렸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그의 콘크리트와 같은 지지율은 균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궁지에 몰린 두 정치인은 정치적 기로에 서 있다. 이 난국을 헤쳐 나간다면 본인들의 정치적 야심을 달성하는데 한 걸음 더 나갈 수 있겠지만, 자칫하면 다시는 헤쳐 나오기 힘든 나락으로 빠지게 된다. 과연 두 사람의 정치적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리차드 윤 취재부 기자>



지난 24일 새누리당은 방송 3사 주관으로 대선경선후보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는 예상대로 박근혜 후보와 나머지 후보 간 대결 양상을 띄었다. 비박 후보 중에서는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박근혜 저격수 역할을 했다. 열띤 공방 가운데 하이라이트는 박 후보의 올케 서향희 변호사를 두고 벌인 설전이었다.
중반 이후 토론회는 `박근혜-김문수’간 설전으로 달아올랐다. 김 지사는 `박근혜 저격수’를 자임했다. 김 지사는 아들의 서머스쿨 뒷바라지를 위해 최근 홍콩으로 출국한 것으로 알려진 박 후보의 올케 서향희씨 문제를 언급, “`만사올통’이라는 말을 들어봤나. (이명박 정부에서) 만사가 `형통’하다가 (이제는) 올케에게 다 통한다는 것”이라면서 “36세의 젊은 변호사가 26명을 거느리는 대규모 로펌의 대표이고, 비리로 영업정지된 삼화저축은행의 법률고문을 맡았다가 대선을 앞두고 갑자기 홍콩으로 출국했다”고 언급했다.
순간 박 후보의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그는 곧이어 굳은 표정으로 “조카가 외국에 연수간 것까지 도피성이라고 해 좀 미안한 생각도 든다”면서 “법적으로나 잘못된 비리가 있다고 한다면 벌써 문제가 됐을 것이고, 알아보니 검찰에서 문제가 된 것은 없다고 하더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김 지사는 “다들 `만사형통’을 수군거릴 때 박 전 위원장은 그렇게 답변하지 않았다”고 물러서지 않았고, 이에 박 후보도 “검찰에 가서 무슨 잘못이 있으니 검사해 달라고 할 수도 없는 것 아니냐”고 맞섰다.
박 후보도 지지 않았다. 곧바로 “김 지사는 지방선거 당시 도지사로 끝까지 가겠다고 약속하신 게 문제다. 경기도정 공백은 어떻게 책임질 것이냐”고 반격했다. 김 지사는 “박 후보는 국회의원에 출마해 지금까지 하시지 않느냐”면서 “정두언 의원의 체포동의안 표결할 때도 선거운동 한다고 지방에 가서 국가적으로 굉장히 많은 혼란을 줬는데, 그건 안하고 단체장만 자꾸 문제 삼는다”고 맞받아쳤다.
이 날 김 지사의 ‘만사올통’ 발언은 본국의 모든 언론이 받아썼다. 즉, 그 간 <선데이저널>이 꾸준히 보도해 온 서 변호사의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박 후보도 서 변호사를 둘러싼 논란을 잘 알고 있는 듯 했다. 그는 “동생 부부가 해외에 다니는 것도 보도가 되는 것을 미안하게 생각한다”며 최근 본지의 <박지만 부부 의문의 LA행> 기사를 의식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하지만 박 후보가 가지고 있는 문제의식은 생각보다 무거워 보이지 않았다. 그는 시종일관 동생 부부를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주변에서 모두 문제 있는 것 아니냐는 시선을 보내고 있는 것에 대해 일축한 것이었다. 정치권의 시각과 동떨어진 반응을 보였다.
본지가 그 동안 수차례에 걸쳐 서 변호사에 대해 자세히 보도했지만, 그는 일반적 시각에서 볼 때 논란의 여지가 많은 인물이다. 그의 정치적 야심부터 행보까지 그것을 좋게 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 후보는 올케를 변호하는 듯한 모습을 보임으로서 결정적 약점을 노출했다.



안철수의 부상과 박근혜의 의혹


우연의 일치일까. 박 후보의 약점이 노출되기 시작할 때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원장이 책 출간과 TV출연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국민일보와 여론조사기관 글로벌리서치가 24일 전국 성인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유선전화·휴대전화 임의걸기(RDD) 방식으로 조사한 결과 안 원장은 양자대결에서 49.9%를 얻어, 42.5%인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를 7.4%포인트 차로 앞섰다. 특히 40대에서 안 원장은 55.6%로, 39.6%의 박 후보와 격차가 컸다.
후보별 단순 지지도에서는 박 후보와 안 원장이 각각 40.9%, 36.3%였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가 11.3%로 3위를 차지했다. 이어 민주당 김두관(1.8%), 손학규(1.6%), 새누리당 김문수(1.3%) 후보 순이었다. 안 원장이 단순 지지도에서도 박 후보를 오차범위까지 따라붙은 것이다.
KBS가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23·24일 2000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유선전화·휴대전화 조사,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2.2%포인트)에서도 안 원장은 45.8%로 박 후보(46.3%)를 바짝 추격했다. 단순 지지도에서는 박 후보 37.1%, 안 원장 24.6%, 문 후보 11.2%, 손 후보 2.0% 등 순이었다.
이런 최근의 여론조사는 박근혜 후보에게는 치명적이다. 사실 안 원장의 지지율이 박 후보를 앞섰던 적이 잠깐 있었지만 이때 안 원장을 대선후보로 보는 이들은 많지 않았다. ‘과연 그가 대선 후보에 나온다면 어떨까?’라는 가정에 대한 질문이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여론조사는 실제로 안 원장이 대선에 나온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나온 지지율이기 때문에 박 후보에게는 직접적 경계경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박 후보의 지지율은 지난 몇 년 간 ‘콘크리트 지지율’이라 불릴 만큼 견고했다. 박근혜대세론이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박근혜 대세론은 여론조사로만 보면 의문의 여지가 없었다. 세종시법 수정 논란 때를 빼면 그의 지지율은 내내 40% 언저리였다. 대세론은 허구가 아니라고 보는 이들은 이 지지율이 오랫동안 다져진 것이라 쉽게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왔다.
표의 확장성에서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시각도 있었다. 충청권을 포함한 박 전 대표의 고른 지지와 야권에 호남 맹주가 없다는 점도 박근혜 대세론의 견고함을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꼽혔다. 하지만 박근혜 대세론이 깨지기 쉬운 유리와 같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았다. 그리고 이런 우려가 최근 안 원장의 약진으로 현실이 된 것이다.
정치전문가들은 작금의 현실이 박 후보의 위기라고 말한다. 하지만 본격적인 위기는 시작되지도 않았다. 여전히 박 후보를 둘러싼 많은 의혹들이 도사리고 있다. 그리고 그 위기는 실체를 드러내지 않았다. 여기에 고 최태민 목사와의 부적절한 관계 의혹이 계속 불거져 나오며 박근혜 후보의 발목을 악령처럼 흔들고 있다. 심지어 김영삼 전 대통령의 아들 김현철은 박근혜의 사생아 의혹까지 거론하고 있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이 문제에 대해 일언반구조차 없는 것도 수상쩍다.
과연 박근혜의 사생아는 존재하는 것인지, 아니면 음해성 소문에 불과한 것인지 명확한 대답이 필요한 시점이다.
가끔씩 박근혜 후보의 집에 새벽 3~4시경 30대 초반의 젊은이가 가끔씩 출입하고 있다는 소문까지 나돌고 있고, 최태민 목사 사위와 관련한 해괴한 소문까지도 흘러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위기에 처한 저격수 박지원의 의혹


박지원 민주통합당 원내대표는 누가 뭐래도 전략가이자 최강의 대여 공격수다. 18대 국회에서 제1야당의 원내대표를 맡아 김태호 당시 국무총리 후보자, 천성관 전 검찰총장 등 여러 명을 낙마시켰다. 본인이 얻은 정보를 앞세워 ‘형님’ 이상득 전 의원을 포함한 이명박 정부의 깊은 속살을 세상에 드러낸 일도 수차례다.
지난 6월 민주통합당의 새 지도부를 꾸리는 과정에서 이해찬 현 당 대표와 이른바 ‘담합’을 해, 안팎으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았지만 그는 원내대표로 선출됐다. 당시 “박지원 원내대표의 개인 역량에 대한 신뢰가 ‘이박연대’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뛰어 넘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런 박지원 원내대표가 민주통합당의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저축은행으로부터 불법 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을 검찰이 수사 중인 것이다. 사실 박지원 원내대표에 대한 검찰의 수사는 처음이 아니다. 이명박 정부 들어 C&그룹 등 검찰이 건드린 기업 관련 수사에서 자주 그의 이름이 나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분위기가 다소 다르다. 2010년 C&그룹 수사 때는 ‘야당 탄압’이라는 반발에 검찰이 칼을 다시 넣어야했지만, 이번 저축은행 관련 수사에서는 체포동의안 등 강제구인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민주당은 표면적으로는 “’정치 검찰’의 야당 탄압을 위한 ‘공작 수사’”라는 입장이다. ‘정치검찰 공작수사 대책 특별위원회’까지 만들었다. 이 특위는 검찰의 두 차례에 걸친 소환통보에 응하지 말라고 권유했다. 한편으로 민주당은 칼날을 2007년 대선자금 수사로 돌리려고 부심하고 있다. 민주당 의원들은 국회 대정부질문, 법제사법위원회 등을 통해 틈만나면 ‘표적수사’ 비난을 멈추지 않고 있다.
그러나 최근 민주당에서는 “답답하다”는 얘기가 많이 나온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본인이 ‘생명’까지 운운하며 절대 안 받았다고는 하는데 의원들은 반신반의하는 것 같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실체적 진실과 관계없이, 바로 얼마 전 체포동의안이 국회에서 부결된 정두언 새누리당 의원의 태도와 비교되고 있다는 것도 부담이다. 정두언 의원은 체포동의안 표결 직전, 자신에 대한 수사가 부당하다고 강변하면서도 검찰에 스스로 나가 조사에 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었다.
게다가 검찰의 움직임도 예사롭지 않다. 이미 1차와 2차에 이어 3차 소환 통보를 한 검찰은 박 원내대표가 3차 소환통보에도 응하지 않을 경우, 강제구인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박 원내대표에 대한 수사에 들어가면서 “풍문 수준이 아니다”라고 여러 차례 자신감을 피력했었다. 특히 수사가 진행 되면서 검찰은 오문철 전 보해저축은행 대표와 임건우 전 보해양조 대표로부터 ‘박 원내대표에게 청탁과 함께 돈을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민주당에서 ‘자진 출두론’이 소수이긴 하나 조금씩 고개를 드는 까닭이다. 대선주자들이 총대를 매는 분위기다. 대선을 불과 5개월 앞에 두고 박지원 원내대표에 대한 수사가 민주당의 대선 가도에 불똥을 튀길까 염려하는 탓으로 풀이된다.



김영환 후보와 김정길 후보는 23일 한 목소리로 수사에 응할 것을 촉구했다. 김영환 후보는 “결백이 밝혀질 것이지만 수사에 응하지 않으면 오히려 문제가 복잡해지고 당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김정길 후보는 “대선을 앞둔 시점이어서 수사에 응해 결백을 밝히는 게 효과적”이라는 논리로 자진 출두를 촉구했다.
하지만 박지원 원내대표 측은 결백을 강조하며 자신감을 피력하고 있다. 증언 밖에 아무 것도 증거가 없다는 것. “증거가 있으면 당당하게 기소하라”는 역공은 이런 상황 판단 아래 나왔다. 특히 이 진술조차 “검찰이 정신적 고문을 가해 받아낸 것”이라는 것이 박 원내대표의 주장이다. 박 원내대표는 24일 “(오문철, 임건우 전 대표의) 부인, 딸 가리지 않고 주변 사람 15명에 대한 계좌를 추적하며 옥죄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소환 불응’도 당 특위가 요구하고 박 원내대표가 이를 받아들이는 모양새를 취하고는 있으나, 사실상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사실 박지원 원내대표 개인으로서는 ‘버티기 작전’으로 잃을 것이 없기 때문이다. 체포동의안이 국회에 제출될 경우, 난감한 것은 민주당만이 아니다. 정두언 의원 체포동의안은 부결시켜 놓고, 야당의 원내대표만 통과시켰다가는 외려 새누리당이 역풍을 맞을 수 있다.
또 실제 체포동의안이 통과될 경우, 순식간에 정국이 얼어붙을 것은 불보듯 뻔하다. 이명박 정부 뿐 아니라 새누리당의 유력한 대권주자인 박근혜 의원도 대선을 앞두고 제1야당의 원내 사령탑을 구금하는 초유의 사태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박 원내대표의 ‘자신감’에는 이같은 계산이 포함된 것이다.
물론 이같은 로드맵은 국회가 ‘회기 중’이라야만 가능하다. 회기가 아닌 경우, 현역 의원이라도 불체포특권은 적용되지 않는다. 국회의 체포동의 절차 없이도 영장을 법원이 발부할 수 있는 것이다. 민주당이 8월 임시국회를 요구하고, 새누리당이 이를 ‘박지원 방탄 국회’라고 비난하는 이유다.
이해찬 대표는 24일 “8월 임시국회는 ‘방탄’을 떠나 할 일이 많아 열어야 한다”며 “(7월 임시국회 회기 종료 다음날인) 8월 4일 곧바로 임시국회를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 김기현 원내수석부대표는 25일 “국회가 열리지 않는 토요일부터 국회를 다시 열자는 민주당의 주장은 물샐틈 없는 방탄국회를 하자는 것”이라며 “얼토당토 않다”고 비판했다.
새누리당에서는 “검찰 수사가 종료될 때까지 박 원내대표는 법사위에서 빠지라”는 요구까지 나왔다. 새누리당 법사위 위원들은 25일 기자회견을 열고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 제13조에 따르면 국회의원은 직접 이해관계가 있거나 공정을 기할 수 없는 현저한 사유가 있는 경우, 그 사안에 한해 감사 또는 조사에 참여할 수 없도록 돼 있다”며 이같이 요구했다. 이들은 강창희 국회의장까지 찾아가 이같은 뜻을 밝혔다. ‘박지원’이라는 이름 석 자가 7월 임시국회 막바지 여야 대립의 중심에 놓여 있는 셈이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특유의 술수로 지난 20년 간 숱한 위기를 벗어났다. 하지만 이번에도 그 술수가 통할지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박지만은 2004년 16살 연하인 서향희와 결혼했다. 지난 5월‘서 변호사가 6월에 2개월 예정으로 홍콩 연수를 떠난다’는 기사가 언론마다 주요하게 다뤄졌다. 박근혜가 대선 출마를 앞두고 주변 정리를 시작한 것이라는 해석이 덧붙여지기도 했다. 서향희는 본지보도처럼 6월 초에는 미 서부에 들어왔다가, 지난 12일 홍콩으로 떠났다. 아들의 서머스쿨 동행 명목이다.
전북 익산 출신으로 부산 중앙여고, 고려대 법대를 졸업한 뒤 1999년 사법시험에 합격한 서향희는 상당히 활동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4년 <동아일보>에 법률상담을 기고하고, 2007년엔 뉴욕과 바하마를 다녀온 여행기를 책으로 펴내기도 했으며, 2009년엔 하루에 81홀을 도는 철인골프대회에 출전해 언론에 이름을 내기도 했다. 서향희 주변에선 시누이 박근혜 후보를 믿고 그녀가 정치적 야심을 너무 심하게 품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서향희는 박지만과의 결혼 뒤 보폭을 크게 넓혔다. 현재까지 드러난 것만 보더라도 새빛법률사무소 대표 겸 새빛회계법인 고문으로 있던 2006년 3월 신우 사외이사, 2007년 씨엔에이치(CNH) 감사, 2008년 케이엠에이씨(KMAC) 사외이사, 인선이엔티(ENT) 법률고문을 맡았다. 2009년 4월엔 대전고검장을 지낸 이건개 변호사와 함께 법무법인 주원을 설립해 공동대표를 맡았고, 같은달 삼화저축은행과 법률자문 계약을 맺었다.
같은해 7월엔 캐피탈익스프레스 운영위원, 12월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공제조합 운영위원, 다음해인 2010년 2월 전국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 공제조합 서울지부 고문, 4월 코오롱 법률고문, 5월 동부티에스블랙펄 사외이사, 같은달 한국건설자원협회 법률고문과 대한노인회서울특별시연합회 법률고문 등을 맡았다.
2011년 4월에는 이건개 변호사와 결별해 다시 법무법인 새빛을 만들었으며, 같은달 미주제강과 법률고문 계약을 맺었다. 2008년 4월엔 남편과 동생들을 이사 및 감사, 자신을 대표이사로 한 경영컨설팅 회사 피에스앤피를 설립하기도 했다. 현재 법무법인 새빛에는 국내 변호사 26명, 외국 변호사 2명이 소속돼 있다.
사법연수원 졸업 뒤 특별한 경력이 없는 서향희의 이런‘약진’은 박 대표의‘후광 효과’가 아니면 잘 설명되지 않는다. 한 제약업체는 지난해 5월“법률자문을 새빛으로 결정했다”는 보도자료를 내면서“유력한 대선주자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동생인 박지만씨의 처인 서향희 변호사가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이 회사 주식은 8%포인트 이상 올랐다.
그러나 새빛 쪽이 보도자료를 낸 것에 반발해 법률자문 계약을 해지하자 이 회사 주가가 사흘 연속 하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가죽 가공업체 신우는 지난해 2월25일 서 변호사가 사외이사를 사임했다고 공시했다. 그런데 그 직전인 같은해 1월12일~14일, 2월17일~21일 두 차례에 걸쳐 이 회사 윤영석 회장은 자신의 주식 569만주를 장내매도해 77억여원을 현금화했다. 2010년 말께 서 변호사가 사외이사로 재직중이란 소식이 알려지면서 주가가 이틀째 가격제한폭까지 오르는 등 폭등한 직후다. 신우는 2010년도에 58억원의 손실을 기록한 회사다.
서향희가 더욱 힘을 받는 것은 박근혜와의 관계가 아주 돈독한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박근혜는 박지만 부부의 결혼식을 앞두고 자신의 미니홈피에“동생이 막상 결혼을 한다고 하니 지나온 날들에 대한 생각 때문에 눈물이 나오려고 합니다”,“(서향희씨는) 동생과 아주 잘 어울리는 좋은 사람인 것 같습니다”라고 썼다. 또 2005년 9월 서향희가 아들 세현군을 낳자“우리 가문의 귀한 아이가 태어나서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습니다. 우리 가문에 귀한 선물을 안겨준 올케에게 다시 한 번 감사하고…”라고 했다. 당시 당 대표였던 박근혜는 박지만으로부터 득남 소식을 듣고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던 도중 병원으로 달려가기도 했다. 박근혜가 최고위원회의 도중 나간 것은 이때가 유일무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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