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물단지” 전락, 노인센터 ‘점입가경’ 해결책 논란

이 뉴스를 공유하기

















▲ 노인센터 정상화를 위한 기자회견 
노인복지센터의 정상운영을 두고 LA한인회(회장 배무한)와 LA 코리아타운 노인 및 커뮤니티 센터(이하 노인센터, 이사장 하기환)가 지난 30일 상호 화해와 협력을 위한 명분으로 기자회견을 했으나, 오히려 양측이 한인사회를 속이고 지나가려는 행태가 드러나는 망신살을 자초해 물의를 빚고 있다. 이날 오후 1시30분 노인센터 2층 강당에서 개최된 기자회견에는 LA한인회의 배무한 회장과 노인센터재단 하기환 이사장이 참석했으나 현재 애물단지로 변모한 노인복지센터 운영과 기금확보 과정에 대한 당사자들의 사과나 해명 없이 또다시 적당히 넘어가려는 속임수에 일부 취재기자들이 이를 지적하고 나서면서 회견장은 아수라장으로 변하고 말았다. 한편 하기환 재단이사장은 ‘노인센터 CRA기금 문제가 완결되면 이사장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으나 상황은 갈수록 꼬이고 있어 결과적으로 사태를 적당히 무마하려는 의도로 풀이되고 있다. <선데이저널>이 노인복지 회관의 정상운영과 관련한 일련의 파행을 짚어 보았다. <편집자주>

배무한 31대LA한인회장과 하기환 노인센터 재단 이사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각각 발언을 통해 ‘지난동안 노인센터 에 대한 CRA지원금 190만 달러를 두고 야기된 법정분쟁을 취하하고, 기금 확보를 위해 양측이 노력하기로 합의했다’로 밝혔다.
하지만 이들은 지난해 3월 양측이 합의 체결한 ‘공동운영위원회 구성’ 등 합의사항을 이행치 않은 점에 대한 사과와 경위보고 없이 또다시 “양 측이 함께 CRA기금을 받는데 노력한다”라는 점에만 장황한 설명을 늘어놓고는 기자들의 질문을 받지 않고 회견을 끝내려 했다.
이에 취재진들이 ‘기자회견이니 질문을 받기를 바란다’고 했으나, 계속 이들은 같은 이야기만 반복하기를 거듭했다.

특히 배무한 회장은 “노인센터 문제는 원래 30대 한인회(회장 스칼렛 엄)에서 맡아야 했다”면서 “지금 누구의 잘못을 떠나서 나이 많은 어르신네 공간을 위한 노인센터의 활용을 위해 변호사와 상의한 결과 소송을 취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인회장은 봉사직”이라며 “하기환 이사장과 합의를 해야 한다고 느꼈다”고 밝혔다.


본말 전도된 소송취하 합의


이날 하기환 이사장은 “CRA가 폐쇄되기 전에 한인회측이 서명을 끝냈으면 했는데 결국 불발에 그치고 다시 배 회장이 들어서 조치를 해주어 다행이다”라고 맞장구를 첬다. 이같은 양 측의 해명은 노인센터가 지니고 있는 본질적인 문제점을 제쳐두고 눈 앞의 CRA기금수령에만 초점을 맞추어 본말을 전도케 했다.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노인센터에게 CRA자금 190만 달러는 LA시정부가 한인사회에 기부하는 기금이 아니라 엄격히 말하면 조건부 융자금이다. CRA지침을 준수하지 않으면 LA한인회가 190만 달러에 대한 원금과 이자를 갚아야 하는 책임이 있다. 그래서 30대 LA한인회스칼렛 엄 회장이 지난해 공동운영을 위한 9인 위원회 합의서를 체결했던 것이다. 그런데 이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이날 양측이 또다시 ‘합의했다’고 기자회견을 한 것이다.

이 합의를 승인한 LA한인회 31대 이사회도 문제고, 배무한 회장 등 집행부도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날 기자 회견으로 배무한 회장은 하기환 이사장에게 백기를 든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기자 질문 무엇이 두려워


도대체 왜 배무한 회장은 스칼렛 엄 전 회장이 지난 4년 동안 버텨왔던 사항을 하루아침에 백지화 를 시켰는가에 지금 한인사회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배 회장은 축제재단 시절부터 하기환 이사장에게 맞서서 행동할 자신을 지니지 못했다. 배 회장은 31대 한인회장을 순조롭게 하자면 하기환 이사장의 눈에서 벗어나면 좋지 못하다는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날 노인센터에서 벌어진 기자회견에서 배 회장이나 하 이사장은 거듭되는 취재진들의 질문 요청에 회견장을 성급히 떠나려다가 엉거주춤 다시 자리에 앉아 마지못해 질문에 답하기 시작 했다.
배 회장은 ‘지난해 양측이 합의한 사항도 하기환 이사장이 백지화 시켰는데 배 회장이 이를 복원 시키겠는가’라는 기자 질문에 “CRA기금을 수령한 후에 다시 합의하겠다”라고 동문서답을 하는 바람에 또 다른 기자가 “30대 한인회에서 합의한 사항을 이번에는 배 회장이 이를 백지화시키고 다시 합의하는 것이냐’라는 질문에는 배 회장은 긴급 이사회 결정사항만을 나열하면서 제대로 답변을 하지 못했다.

하 이사장도 “공동운영위원회는 기금이 나온 후에 구성키로 한 것”이라면서 “지난해 3월 합의는 140만 달러가 나온다는 가정하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계속해서 CRA가 폐쇄되면서 노인센터 기금 140만(건축노동자 임금50만 달러  제외분) 달러 지원도 불투명한 상태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CRA가 요구하는 “일단 불을 끄고 보자”며 무성의한 답변이 이어졌다. 이날 취재진은 하 이사장에게 ‘만약에 CRA 기금 140만 달러를 수령하지 못할 경우에는 책임을 지겠는가’라는 질의를 하자, 그는 “첫 번째50만 달러는 나와 이용태, 김영태 등 전 LA한인회장이 보증을 선 것이고, 두 번째 50만 달러는 내가 책임진다”고 답했다.

또 취재진에서 ‘140만 달러 지원금 중 어느 정도 지원을 받을 수가 있는가. 일부에서는 70만 달러밖에 받지 못한다는 이야기도 있다’라는 질의에, 배 회장과 하 이사장을 제치고, 배석해 있던 이영송씨(한인회 명예회장)가 나서서 “그동안 하 이사장과 스칼렛 엄 회장간에 갈등사건이 CRA에 흘러 들어가 기금 삭감 문제가 나왔다고 나는 생각한다”라고 말하면서 “혹시나 언론에서 또 다시 140만 달러 문제로 운운하면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이 점 보도를 유의해 달라”고 상식이하의 답변을 했다. 그의 발언 의미는 기자들이 보도를 잘못하면 CRA 기금이 깎일 수 있을 수도 있으나 ‘알아서 하라’는 오만한 자세였다.



이영송 씨는 원래 지난해 3월 노인센터 측의 전권을 받아 한인회와 노인센터간의 ‘공동운영 위원회 구성’ 등 합의를 진행시킨 장본인인데, 문제의 공동위원회 구성도 무산된 점에 대해 사과는 커녕 자신의 입장만 주장해 빈축을 샀다. 이날 회견에서도 당사자도 아니면서 이영송 씨는 기자회견에서 첫번째로 발언하면서 “한인회가 긴급 이사회에서 만장일치로 소 취하 합의를 인정했다”면서 “하 이사장이 2002년에 한인회장에 당선되지 않았다면 이 건물은 없었을 것”이라며 하 이사장을 추켜 세웠다. 이어 그는 “배 회장이 선거공약에 따라 노인센터 정상화를 약속해 오늘 실천하게 됐다”며 역시 배 회장을 추켜세웠다.
이날 이영송씨는 지난 3월 합의사항에 대한 이행여부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이 계속되자 “한인회 이사회에서도 이 문제를 거론했다”면서 “일단 불부터 끄자”면서 질문을 피해가려 했다. 이에 하 이사장이 나서서 “나는 CRA기금만 나오면 (이사회를)떠나겠다”면서 “노인센터를 운영하면서 1 달러도 잘못 쓰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취재진에서 ‘한인회와 노인센터 측은 상호 50 대 50의 책임이 있다고 하는데, CRA에서 기금을 삭감하겠다는 입장이다. 어떻게 하겠는가’라고 하자, 당사자도 아닌 배석 중인 노인센터의 김기홍씨가 나서서 “그동안 일부 단체장들의 개인적인 아집으로 일관해 (노인센터) 운영이 안됐다. 이 시간 이후 CRA기금부터 받도록 하자”고 거들었다.


성의없는 답변에 일갈


이처럼 기자회견에서 배무한 회장과 하기환 이사장 등이 성의없는 답변에 취재진들도 답답했다. 더구나 이날 회견장에서 배포된 ‘한인회와 노인센터간 소송취하 합의서’라는 영문 작성의 합의문 에는 LA한인회 측에 배무한(31대 회장),스칼렛 엄(30대 회장),김재권(전 이사장),김홍래(전 사무총장), 엄익청 (이사)등을 포함한 당사자들이 소송취하에 합의한다는 내용이 있으나, 이를 증명할 이들의 서명이 보이지 않았다.  한마디로 기자들을 우롱하는 안내서를 배포한 것이다.

더구나 이 합의서는 2012년 7월26일(목)로 발효하는 것으로 되어 있었는데, 한인회 긴급 이사회 는 다음 날인 7월27일(금)에 개최하여 소송취하 관계를 논의한 것으로 나와, 배 회장이 이사회 전에 사전 합의를 만들어 놓고 이사회에 승인을 받아 앞뒤가 맞지않은 행동을 보였음이 나타났다.
이 같은 합의서가 나온 이면에는 배 회장이 3만 달러를 담당 켄 박 변호사에게 지급하기로 하면서 작성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원래 10여만 달러 변호비용을 전임 스칼렛 엄 회장이 4만 달러로 조정했는데 이를 다시 배 회장이 3만 달러로 조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날 막바지까지 성의없는 기자회견에 대해 취재석에 있던 차준식 썬데이 한국 발행인은 배 회장을 지적하면서 “31대 한인회와 30대한인회가 관계가 없다는 식의 발언은 잘못이다”면서 “이자리에서 지난해 합의사항에 대한 이행치 못한 점을 동포사회에 먼저 사과부터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그는 하 이사장 등 양측에 대해 “전의 합의도 지키지 못한 당사자들이 오늘 다시 합의했다는 것을 어떻게 믿을 수가 있는가”라며 “지키지못할 사항을 오늘도 어물쩡 넘어가려는 것은 기자들을 우습게 보려는 행동”이라고 질타했다.
이에 기자회견에 배석한 김기홍씨가 이의를 제기하자, 차 발행인이 “당신은 (제3자이니)가만 있으라”고 하자, 김씨가 “무어… 당신이라니…어따대고 당신이야!”라고 맞받자, 차 발행인이 “당신을 당신이라고 한 것이 무슨 잘못이냐?”라고 하자, 김씨가 자리를 박차고 차 발행인 쪽으로 달려 나오자 이를 주위에서 말리면서 회견장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이미 애물단지로 변모한 노인센터 운영문제를 두고 제대로 본질을 파악도 하지 못한 배무한 회장과 어떡하든 CRA기금을 수령해 자신이 보증한 은행 빚을 갚으려는 하기환 이사장의 속셈이 서로 아전인수격으로 넘어가보려는 행태가 다시 추악한 면모로 나타나게 됐다.














법정소송 소모전으로 세월보내

노인복지센터는 지난해 준공 이후 제대로 된 개관도 못한 채 CRA기금 수령과 관련되어 LA한인회 30대 스칼렛 엄 회장측과 소송전으로 그동안 한인사회의 애물단지로 비난의 대상이 되어왔다. 이들  관련 당사자들은 지난동안 서로 불신만 키운채 노인센터의 본래 취지인 한인사회 공공복지를 외면 하여 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지난해 3월2일 노인센터 재단이사회(이사장 하기환)와 제30대 LA 한인회(회장 스칼렛 엄)는 LA시 커뮤니티 재개발국(CRA/LA)의 노인센터 건립지원금 190만달러 확보를 위해 노인센터 공동 운영에 합의했다. 이들은 합의안 서명을 통해 ‘9인 공동운영위원회’를 구성해 노인센터 재정지출과 운영 전권을 위임하기로 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2일 노인센터 이사회가 LA 한인회를 상대로 계약위반 등에 따른 소송을 제기하면서 노인센터 문제가 법정소송으로 번졌다. 결국 LA 한인회도 지난 1월3일 LA카운티 수피리어 코트에 노인센터 이사회를 상대로 ‘공동합의서 이행 및 9인 공동운영위원회 구성’ 합의 파기의 책임을 묻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로 인해 노인센터는 제대로 개관도 하지 못한 채 양측이 한치의 양보도 없이 기존 입장만을 고수하고 있으며 LA 한인회는 소송비용으로 약 10만달러 빚만 지게됐다.

그러는 과정에서 31대 한인회장으로 취임한 배무한 31대 회장은 타운에서 노인센터재단 하기환 이사장과 등을 지고 지낼 수 없는 관계였다. 명분은 자신이 회장에 나서면서 노인센터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일단은 LA시정부로부터 CRA개발기금을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 인만큼  그동안의 한인회와 노인센터간의 법정소송 공방 등을 접고 서로 소송을 취하하기로 합의해 지난 30일 기자회견을 한 것이다. 배 회장은 지난 27일 LA한인회는 긴급 이사회를 개최해 노인센터와의 법정소송을 취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최근 CRA 폐지가 결정된 현실에 양측이 무의미한 법정다툼으로 수 만 달러 변호사 비용 등을 낭비하는 것보다 사전에 약속된 노인센터건립 기금 140만 달러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 이라고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양측은 그동안의 법정소송비용은 양측이 각자 책임지기로 결정한 가운데 LA한인회는  앞으로 CRA기금 수령을 위해 노인센터와 적극 협조하는 대신CRA 자금 집행과 수입, 지출에 대한 책임은 노인센터가 부담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금 당장 노인센터는 기금 확보 후 운영할 제대로 된 프로그램 하나 마련돼 있지 않은 상태로 앞으로의 운영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30대 LA한인회 스칼렛 엄 전 회장과 노인센터측이 지난해 3월 공동운영을 목적으로 합의 계약했다가 실현되지 못한 ‘9인 공동운영위원회’의 재운영과 관련해서는 양측이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해 앞으로 센터의 재정지출, 운영권 위임 등 아직도 풀어야 할 숙제가 난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노인센터가 애초의 목적인 한인사회 공공복지는 외면한 채 1년이 넘도록 두 단체 간 지리하게 이어진 법정다툼 때문에  현재 CRA가 기금 지원을 두고 전면 재검토에 들어간 상태여서  기금 140만 달러 전액을 모두 지원받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SundayJournalUSA (www.sundayjournalus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뉴스를 공유하기

선데이-핫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