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를 사랑한 이방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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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들은 국경절이 되어도 태극기를 게양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 반면 우리가 사는 이 미국 땅의 미국인들은 성조기를 매우 사랑한다.  60여년전 19세 젊은나이로 한국전쟁에 나갔던 한 미군 참전용사의 태극기 사랑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해주고 있다. 60년전 한국전쟁에서 태극기를 받은 뒤 미국에 돌아와서도 LA 행콕파크 주택단지에 거주하며 메모리얼 데이나 베테런스 데이에 성조기와 함께 태극기를 게양해 왔다. 주위에서 ‘당신은 미국인인데 왜 태극기를 미국 기념일에 게양 하는가’라는 질문도 자주 받았다. 그의 대답은 “나는 지금껏 한국을 잊어 본적이 없다”였다.
선물로 받은 태극기를 62년간 보관해왔던 80대 미군참전용사가 최근 태극기를 한국 정부에 기증하면서 “한국이 오늘날 발전한 모습에 내 인생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LA코리아타운 인근 행콕팍에 사는 아이반 워너(81, Ivan Werner) 씨다. 그는 지난10일 LA 총영사관을 방문해 신연성 총영사에게 태극기를 기증했다. 총영사관은 이날 간소한 모임을 통해 태극기를 기증 받았는데 신 총영사는 워너씨에게 감사장을 전하고 다과를 대접했다.  신 총영사는 조만간에 워너씨를 관저에 초청해 만찬도 대접할 계획이다. 미군 참전용사가 오래된 태극기를 전한 사례는 지난 2008년 참전용사 A.W.버스비(Busbea)씨가  당시 55년동안 보관해왔던 태극기를 하남시에 기증한바 있다. 오래전에 미국인로부터 오래된 태극기를 전달받은 하이 소사이어티 양복점의 임윤영 회장도 한미박물관에 기증한바 있다. <편집자주>
 












▲ 태극기를 기증한 아이반 워너(앞줄 왼쪽)씨가 가족과 함께 포즈를 취했다.



62년동안 태극기를 보관해 오다가 지난 10일 LA총영사관을 방문한 워너씨는 소중한 태극기를 원래 주인에게 전달하게 되어 “감격스럽다”면서 마치 딸을 시집보내는 마음처럼 울먹였다. 그는 이날 중국계 부인과 딸 안드레아와 함께 총영사관을 방문한  자리에서 62년간 동안 보관한 빛 바랜 태극기를 전달하면서 “오늘날 세계적으로 발전한 한국을 보며 내가 참전했던 전쟁이 소중 했음을 느꼈다”면서 그리고 그는 “최근 들어서 젊은 사람들이 전쟁에 대한 관심이 무뎌지는 것 같아 전쟁 의 참상과 자유의 소중함을 알리기 위해 기증을 결심하게 됐다”고 목청을 높혔다.



그는 이어 “60여 년 전 대한민국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5만4000여 명의 미군이 목숨을 잃었다. 그 결과로 경제적으로, 정치적으로 성장한 것을 보니 보람차고 뿌듯하다”며 “오늘의 젊은 세대들이 전쟁의 참상을 제대로 알고 자유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알게 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는 마음 에서 태극기를 전달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한국에 파병됐을 때 고작 만19세의 어린 나이였던 워너 씨는 “한국전쟁이 끝난 지 60년이 다 되어 가면서 점점 사람들 기억에서 사라지는 것이 안타깝다”면서 “이 태극기도 내 손에서 끝나지 않도록 하려고 한국 정부에 기증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는 “62년 동안 한번도 한국을 잊어 본 적이 없다”면서 “한국은 내 나라(My land is Korea)”라며 한국에 대한 애정을 표시했다.
이날 태극기를 전달 받은 신연성 LA 총영사는 “미군 참전용사들의 희생과 노력으로 가난했던 대한민국이 이제는 부강한 나라가 되었다”며 “가까운 시일 내에 워너씨 가족을 관저로 초청해 감사한 마음을 전달하고 싶다”고 말했다.

워너씨의 한국 사랑은 그의 렉서스 승용차 플레이트에도 “Korea 1951-1953”이라고 제작해 다니고 있을 정도다. 이날 태극기의 기증을 하게된 배경은 지난 6월30일 LA한국문화원에서 다큐제작자 크리스토퍼 이 씨의 6.25 전쟁 인간 드라마 다큐 시사회에 참석한 워너 씨가 자신이 보관하고 있던 태극기를 보여 주었다. 당시 이 자리에 참석한 최창준 이북도민총연합회장 등이 “한국정부에 기증할 의사가 없는가”라는 제의에 선뜻 응하며 “오래전부터 생각해왔다. 언제든지 기증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태극기는 워너 씨가 미국 육군 제187공수여단 부대원으로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1951년 11월 서울 조선호텔에서 한국인에게 선물 받은 것이다. 그는 자신의 부대가 한국에서 작전을 할 때마다 태극기에 주둔지와 전투 지역을 기록했고 한국전쟁 전사자 통계 등도 적어놓았던 워너 씨는 미국 으로 돌아온 뒤에도 소중하게 간직해왔다.

빛바랜 태극기에는 ‘벽산’ ‘거제도’ ‘의정부’ ‘부산’  ‘평양’ 등을 포함해 그가 작전을 펼첬던 지명이 매직펜으로 쓰여졌으며, 이외에도 한국전쟁에서 전사한 미군의 통계도 기록해 놓았다.
워너씨가 한국참전에서 소속된 미 제 187 공수여단(187 RCT-Regimental Combat Team)은 한국전쟁 중 특수작전에 투입해 많은 전과를 올린 부대이다. 특히 1950년 10월 한국군과 유엔군이 평양에 입성할 당시 패주하는 북한정부 요원들을 체포하기 위한 석천지역에 낙하작전을 감행하였으며, 1951년에는 만주로 이동시키는 미군 포로들을 구출하기 위한 작전에도 투하됐다. 또한 1952년 거제도 포로수용소에서 미군 소장을 인질로 잡고 폭동을 일으킨 소요사태를 진압시키기 위해 투입되기도 했다.
LA총영사관은  이날 기증받은 태극기를 일부 보수한 다음 총영사관 민원실에 전시해 소장하는 방안과 또는 보훈처 등 관련 부처와 협의도 고려하고 있다.








지난 2008년에도 55년 보관 태극기 기증

참전용사 버스비 씨 태극기 준‘서울시민’애타게 찾아

미군 참전용사의 태극기 기증은 지난 2008년에도  55년동안 보관된 태극기를 한국에 전달한 예가 있었다.
1950년 한국전쟁이 한창일 때 서울에서 한 시민에게서 건네받은 태극기를 55년 동안 간직하다 2005년 경기도 하남시에 기증한 미국인 참전용사 A.W.버스비(83.Busbea) 씨는 지난 2008년 5월27일 하남시를 방문한 자리에서 ’그 때 그 시민’을 그리워하며 그의 용기에 아낌없는 찬사를 보냈다.
“전쟁의 포화 속에서 이름도 모르는 당신이 내게 건네 준 태극기를 언젠가 당신께서 볼 수 있게 되기를, 한국인들이 당신의 용기에 경의를 표하길 기원합니다”
태극기를 기증한 것에 대한 감사의 뜻으로 하남시의 초청을 받아 한국전 참전 이후 처음으로 2008년 방한한 버스비 씨는 김황식 하남시장에게 자신이 소장하고 있던 한국전 당시 사진과 자료를 기증한 뒤 ‘용감한 한국의 한 시민에게 보내는 편지’라는 제목의 편지를 낭독했다.
버스비 씨는 “수십년 동안 당신에 대해 많이 생각했습니다. 장애를 얻기는 했지만 난 전쟁에서 살아 남았습니다. 당신도 전쟁통에서 반드시 살아남았기를 기도해왔습니다”라며 그에게 태극기를 준 시민의 안위를 물었다.
이어 그는 “바로 옆 블록에서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데 당신은 용감하게도 거리로 뛰어나왔습니다. 우린 서로 말이 통하지 않았지만 난 당신의 눈빛과 손동작으로 당신이 원하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당신의 손에는 태극기가 있었습니다”라며 당시의 긴박하면서도 감동적인 순간을 전했다.
버스비 씨는 “당신은 용감하게도 내가 트럭에 꽂혀 있던 성조기를 내리는 걸 도왔고 이어 당신이 들고 있던 태극기를 트럭에 꽂았습니다. 그리고는 태극기가 휘날릴 때까지 나와 함께 했습니다. 바로 그 태극기가 지금 하남 역사박물관에 전시되어 있습니다”라고 말하면서 북받치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
편지를 읽고 난 버스비 씨는 “그 시민은 한국전 참전 당시 나와 비슷한 나이(25)로 보이는 남자 였다”고 설명하면서 “꼭 그에게 태극기를 돌려주고 싶었고, 지금은 그를 반드시 만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엄청나게 발전한 서울 시내를 보고 깜짝 놀랐다는 버스비 씨는 “‘내가 한국을 위해 좋은 일을 했구나’라고 다시금 느꼈다. 한국이 강한 나라가 된 것에 너무나 감사하다”면서 다시금 눈가의 눈물을 훔쳤다.
“한국전쟁에 참여한 것에 대해 한 번도 후회해 본 적이 없다”는 버스비 씨는 “내 고향에서 한국 전쟁에 참여했던 460여 명의 젊은이 중에 나만 혼자 살아 돌아가 영웅대접을 받았지만 전사자와 내게 태극기를 준 시민이 진정한 영웅”이라고 말했다.
버스비 씨는 한국전에 참전해 1년여 만에 돌아가면서 한 시민이 준 태극기를 함께 가져갔고 55년간 소중한 ’보물’로 간직하다 2005년 11월 12일 자신이 사는 아칸소주 주도 리틀록시의 맥아더공원에서 열린 한국전쟁기념광장 기공식에서 자매도시 대표단으로 참석한 하남시 관계자에게 태극기를 기증했다.
당시 이 기사가 보도됐을 때 게시판 댓글에는 “외국인 조차도 태극기 귀한것을 아는데 이 좌파 찌꺼기들은 인공기 뿐이 모르고 디비젔으니…애국 세력들이여 이 땅에서 태극기 맘껏 흔드는 그날을 위하여….파….이…팅 하십시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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