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7)선데이저널 30년 역사를 재조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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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데이저널>은 지난 2004년 5월 김경준 씨 체포 이후 수주간에 걸쳐 집중적으로 심층기사를 다뤘으며, 이후 현재까지도 관련기사를 지속적으로 팔로우업(Follow-Up)해오고 있다.

어느덧 4반세기를 넘어서 훌쩍 청장년으로 성장한 <선데이저널>의 지난 30년 역사.

무엇보다 어려웠던 초기시절의 몇몇 위기를 극복하고 4전 5기 정신으로 우뚝 일어설 수 있었던 원동력은 바로 <선데이저널>만의 끈질긴 탐사보도 정신을 꼽을수 있다.

이 시점에서 이같은 탐사보도 정신을 높이 평가하는 이유는 그간 <선데이저널>을 통해 배출되고 거쳐간 수많은 기자들과 구성원들이 한때 팀을 이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하나의 실마리라도 더 찾아내 ‘팔로우업(Follow-up)’ 기사를 지속적으로 연재해는 등 소위 ‘근성취재’ 정신을 아직까지도 공유하며 전수해 왔기 때문이다.

특히 <선데이저널> 탐사보도 정신의 진수는 자타가 공인하는 세기의 특종인 ‘BBK 의혹’ 관련 시리즈 기사들에서 고스란히 묻어나 있다.

한마디로 2004년 이래 현재까지 다뤄지고 있는 ‘BBK 의혹’ 기사는 아직도 진행형으로 <선데이저널>의 취재 레이다망은 순간순간을 놓치지 않고 눈과 귀를 쫑끗 세우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실 <선데이저널>은 ‘BBK 의혹’이 처음 점화된 시점이라 할 수 있는 지난 2004년 5월.

미국 명문대 출신의 1.5세 미주 한인 김경준 씨가 FBI에 의해 전격 체포되면서부터 현재 천안교도소 외국인 전용시설 수감생활에 이르기까지 일거수일투족을 다뤄왔다.

국내외 그 어떤 언론보다 한 발 앞서 촌각을 다퉈 변화하는 여러 이슈들의 진행상황을 생중계해 온 셈이고, 또한 세인들의 뇌리에서 잊혀질 법하면 ‘BBK 의혹’의 숨겨진 이면들을 찾아내 그 불씨를 재점화시키는 탐사언론으로서의 사명을 다해냈다는 평가다.

이에 동종 언론방송계 종사자 및 한국 정치인들도 <선데이저널>을 평가할 때 ‘BBK’ 전문매체라는 데에 이견을 달 이가 없을 정도다. 이 시각까지도 본지 홈페이지 www.sundayjournalusa.com에 게재돼 있는 BBK 관련기사들은 기타 기사들에 비해 월등히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는 등 관심사례를 받고 있으며, 수많은 국내외 언론매체들이 앞다퉈 <선데이저널>의 증빙자료 및 서류, 그리고 사진들을 인용 보도하는 행렬로 이어지고 있다.

<편집자주>

지난 2004년 5월 27일. LA시 ‘산업개발국(Industrial Development Authority)’의 김경준 커미셔너가 자택에서 전격 체포됐다. 사실 그는 체포 전까지만 해도 LA 한인사회에 잘 노출되지 않은 그저 평범한 30대 후반의 한인 남성에 불과했다.

따라서 이같은 체포사건을 두고 대다수 LA 로컬 한인 언론들은 이면에 감쳐진 실상을 외면(?)한 채 문제의 김경준 씨가 LA시 고위직에 오르게 된 실질적 배경에 더 주목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의 체포과정 이면에는 정작 엄청난 비밀들이 숨겨져 있었다. 대한민국의 미래, 아니 차기 대통령 선거를 뒤흔들 최대 소재가 남 몰래 꿈틀거리고 있었으나, 그 낌새를 알아차리기란 쉬운 일만은 아니었다.

아무튼 한국 증권업계의 새로운 황태자로 떠오르며 한 시대를 풍미한 벤처사업가였던 김경준 씨(미국 시민권자)는 그렇게 한국의 수배를 뚫고 제2의 고향이자 고국인 미국 땅에 안착해 살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한국 노무현 참여정부의 실세(?)들의 생각은 달랐다. 김경준이라는 인물이 지니고 있는 후폭풍급 소재를 감지하고, 그의 신변확보를 하는 일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었다.

이를 반영하듯 이미 2003년 8월부터 미국 연방정부에다가 김 씨의 체포를 구하는 한미범죄인도 요청서를 접수해 놓은 상태였다. 참여정부의 실세 강금실 법무장관이 필두지휘한 이 작업(?)의 핵심인 범죄인인도 요청서 내용은 몇백장에 달할 정도로 방대한 내용을 자랑했다.

막상 김경준 씨의 체포작전은 그리 어렵지가 않았다고 봐야 한다. FBI 입장에서는 수배자임에도불구하고 버젓이 본인 명의로 베버리힐스 산 중턱에 현찰로 매입해 둔 저택에서 부인과 딸 등 가족들과 거주하고 있는 그를 손쉽게 체포할 수 있었던 것이다. 더군다나 LA시 산업개발국 커미셔너라는 직책까지 달고 있었다.


수배자 신분으로 베버리힐스서 초호화 생활


사실 FBI의 역할은 그렇듯 김경준 씨를 체포해 연방기관 구치소로 넘긴 뒤 그의 한국 송환을 추진할 때까지 그의 신병을 확보해 두는 일이었다.

아무튼 LA 현지 로컬 분위기는 급속도로 한국에서 금융사기를 치고 수배된 상태에서 미국으로 도주해 온 1.5세 엘리트 한인 김경준 씨가 대체 어떻 루트를 통해 LA시 요직자리에 오를 수 있었는지의 여부로 쏠렸다.

한가지 눈길을 끌었던 것은 김경준 씨의 누나가 LA 한인사회의 유명인사로 당시 LA 상공회의소회장을 맡았던 에리카 김 변호사였다는 점이었다. 이에 세인들은 서서히 그녀의 입김이 LA시 고위관계자들에게 어느정도 작용했을 것이란 추측을 내놓기 시작했다.

그런데 문제의 김경준 씨 사건은 시간이 흐를 수록 단순 경제사범의 체포를 떠나 직감적으로 큰 무엇인가가 이면에 숨겨져 있다는 것이 외부로 노출되기 시작했다.


거물급 정치인 MB의 등장


사실 <선데이저널> 취재팀은 이같은 김경준 씨와 그 가족을 둘러싼 이상기류를 FBI 체포작전이 개시되기 이전부터 어느 정도 감지하고 있었던 사안이다.

무엇보다 LA 한인타운에 “김경준 씨의 누나인 에리카 김 씨가 FBI 수사선상에 올라 있다” 등 흉흉한 풍문들이 이미 나돌고 있었으며, 이에 취재팀은 두 남매가 LA 인근 최고 부촌인 베버리힐스 지역의 저택들을 각각 본인 명의로 현찰 매입한 정황자료 등을 확보하는 등 치밀한 준비를 펼치고 있었다.

이는 혹시 1.5세 출신 젊은 엘리트들의 성공시대 이면에 가려진 추악한 초상화를 추적하기 위한 밑그림 작업이었다고나 할까. 겉잡을 수 없이 LA 호사가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는 풍문의 진실 을 가리기 위해 탐사보도의 안테나를 세우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그들을 둘러싼 괴기한 풍문과 소문이 나돈지 채 얼마 지나지 않아 김경준 씨의 체포작전이 불시에 진행됐던 것이다.





또 하나 이 대목에서 간과할 수 없이 노출된 부분은 김경준 씨가 체포되기 이전부터 미국 법원에는 몇몇 의문의 민사소송이 김경준 씨와 그 가족들을 상대로 접수돼 있었다는 점에서였다.

또한 그 소장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면면이 예사롭지가 않았다. 이미 한미 범죄인 인도조약 요청 전부터 김경준 씨와 그 누이 에리카 김 씨를 상대로 140억원(미화 1,580만 달러)의 투자금 반환소송을 진행하고 있었던 (주)다스(구 대부기공). 그리고 뒤늦게 이명박 당시 서울시장이 대리인 김백준 씨 등을 내세워 김경준 씨 등을 상대로 피해보상소송을 제기했던 것이다.

특히 (주)다스는 MB의 실소유주 의혹을 받고 있는 회사였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었다. 이는 MB의 큰 형 이상은 씨와 처남 김재정(현재 작고), 그리고 MB의 절친 김창대 씨가 100% 지분을 소유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아직까지도 그 의심의 시선이 걷히지 않고 있는 대목이며, MB의 외동아들 시형 씨가 (주)다스에 입사해 현재 고위직에 올라 승승장구하고 있는 점도 여전히 미심쩍은 부분 가운데 하나라는 사실은 최근까지 <선데이저널>이 지속적으로 보도해 온 사안이다.

아무튼 한미 범죄인 인도조약에 의해 체포돼 한국 송환이 불가피해진 김경준 씨는 “내가 체포된 것은 철저히 한국 정치권의 음모다”라고 맞섰다. 그 내용을 굳이 풀어 설명하자면 한마디로 김 씨의 입장은 당시 노무현 참여정부가 “강력한 야권의 차기 대권주자인 이명박 서울시장을 견제하기 위해 정치적 음모가 꾸며졌다”는 류였다.













▲ 2004년 탐사보도 당시 <선데이저널>이 단독입수해 전격 공개함으로써 화제가 됐던 에리카 김 자서전 출판회 사진.



사실 어찌 보면 김경준 씨의 주장도 일리가 있는 부분도 느껴졌다. 노무현 참여정부의 실세인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 시절 추진된 ‘김 씨의 송환작전’의 최종 목표는 삼척동자가 보더라도 MB를 향한 노림수가 다분해 보였기 때문이다.
이에 <선데이저널> 취재팀은 외부의 노출을 최대한 꺼리며 진행된 법정싸움의 이전투구 등을 찾기 위해 법률 서류들을 꼼꼼히 뒤졌고, 동원가능한 인맥과 취재원, 그리고 한미 범죄인 인도조약 청구서 복사본 등을 입수해 ‘BBK 의혹사건’의 본질을 파헤치는 데에 각고의 심혈을 기울였던 것이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막상 미국 땅에서 김경준 씨 가족을 상대로 피해보상 및 투자금 반환소송을 제기한 (주)다스-MB 케이스가 이상하리만큼 ‘동업자(?)’ 간의 싸움으로 변질돼가고 있다는 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결국 <선데이저널> 취재팀은 김경준-에리카 김 남매와 MB와 측근간의 미묘한 관계설정을 확인할 수 있었고, 이들의 관계를 분리해 따로 따로 취재하는 열정을 선보였던 것이다.

한편 2004년 체포 당시 김경준 씨는 한국으로의 송환작전은 ‘정치적 음모론’이라는 이슈로 맞섰고, MB와 측근들의 민사소송 제기에 대해서는 “철저히 ‘동업자’ 관계였기 때문에 책임질 부분이 없다”는 식의 이중성 양면 플레이를 고수하고 있었다.


LA 타임즈-MBC 등 취재협조 요청


결국 <선데이저널>은 다른 기성 언론들이 다룰 수 없었던 MB와 김경준, 그리고 누나 에리카 김 전 변호사와의 사적인 관계 등을 여과없이 폭로했고, 그 과정에서 지난 94년부터 이뤄진 MB-에리카 김 씨와의 인연(?)을 보여주는 사진들을 단독 입수해 공개했다.

사실 당시 <선데이저널>의 탐사보도 내용은 그 파장이 클 법도 했다. 왜냐하면 체포된 김경준 씨와 MB가 한때 동업자 관계로 설립한 몇몇 회사들의 관계도를 집중적으로 파헤쳐 금감원의 공시자료를 샅샅이 분석해 그 개연성을 확인하는 등 심층취재의 개가를 올렸기 때문이다.

이에 이명박 서울시장의 성(Lee)과 김경준-에리카 김 남매의 성(Kim)을 본딴 지주회사 LK e 뱅크의 탄생과정 등을 상세히 소개했으며, 결국 주가조작을 위해 설립된 BBK사의 역할론을 쉽게 풀어 설명하는데 주력했던 것이다.





아무튼 김경준 씨의 BBK가 코스닥 상장사인 광은창투를 인수해 ‘옵셔널벤처스(후신 옵셔널캐피탈)’로 개명해 주가조작을 벌인 정황을 상세히 탐사보도했다.

특히 김 씨가 주가조작을 위해 회사 이사진과 페이퍼컴퍼니 대표 등에 가공의 인물로 등장시킨 스티브 발렌주엘라(옵셔널캐피탈 최종대표로 등재) LA시 고위 공무원, 아이비리그 다트머스 대학 교수진, 그리고 지오바니 리비시 등 영화배우와의 관계도를 명확히 정리하기도 했다. 

이렇듯 <선데이저널>의 집중적 시리즈 기사가 수주에 걸쳐 진행되며, 마치 ‘범죄의 재구성’을 꾸미듯 시나리오가 완성(?)되는 형태를 보이자 LA 타임즈 등 주류신문, 그리고 한국의 MBC 시사프로그램 ‘신강균의 뉴스서비스 사실은’ 등의 취재협조 요청이 빗발쳤다. 

한가지 재미나는 것은 선거전이 한창이던 2007년말 MB 캠프에서조차 <선데이저널>의 이같은 위조 시나리오 기사내용을 크게 인용 확대해 “한국으로 자진 송환된 김경준 씨는 위조의 달인이라 절대로 믿을 수 없는 인물이다”며 그의 신뢰성을 깎아내리는 근거로 <선데이저널>의 보도자료를 크게 확대 사용해 눈길을 끌었다.

이렇듯 <선데이저널>의 BBK 심층기사는 막상 심층있게 다뤄졌던 2004년 당시보다 대한민국 제17대 대통령 선거전이 한창이던 2007년이 돼서야 과거 기사들이 여야를 통틀어 마치 ‘교과서’처럼 재활용되는 기이한 일도 발생했던 것은 잊을 수 없는 명장면으로 남아 있다.


<마지막 제8화 : 숨가쁘게 지나온 30년…앞으로의 100년 대계-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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