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총리, 문재인 대통령으로 담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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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총리, 문재인 대통령으로 담판?




몇 주 전 이 칼럼에서 나는 ‘문재인 국무총리’라는 제목의 글을 썼습니다. 오늘 칼럼의 제목은 ‘안철수 국무총리’로 바꿔 보겠습니다. 지난주 민주당의 대선후보 경선이 문재인 후보의 과반압승으로 끝났습니다. 문재인의 예상 밖의 대승은 안철수를 12월 대선의 상수에서 졸지에 변수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지금까지 싸움은 박근혜 안철수의 양강구도였는데 문재인의 급부상으로 18대 대선은 확실한 3강구도로 재편되면서 한치 앞을 내다볼 수없는 안개 속으로 빠져들고 있습니다.

야권후보 단일화의 연결고리는 공동정부 구성입니다. 대통령 후보를 양보하는 쪽에서 총리와 몇몇 장관 지명권을 갖고 이원집정부식 책임총리제로 총리의 권한을 대폭 늘리기로 양쪽 당사자끼리의 비공식 접촉에서 논의를 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문재인은 지지도에서 안철수의 상대가 되지 못했습니다. 문재인은 권력의지가 약한데다가 민주당경선에서 승리한다는 확신도 없었습니다. 설혹 경선에서 이긴다 해도 안철수의 벽을 넘어 야권단일 후보가 된다는 것은 언감생심이었습니다. 민주당후보가 문재인이 되든 손학규가 되든 안철수와의 최종결선에서 승리한다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는게 민주당 저변에 깔린 패배주의적 정서였습니다. 대통령은 안철수가 하고 문재인은 국무총리를 하면서 차차기를 기약한다는 그림은, 당사자의 뜻과는 상관없이, 그렇게 그려졌지요. 이른바 안철수대통령-문재인국무총리 역할분담론입니다.
문재인 발음장애자 된 사연


“문학이 인간을 구원하고 인간의 영혼을 인도 한다는 것은 모두 개소리”라고 말하는 소설가 김훈이 네티즌이 뽑은 올해의 작가로 선정됐습니다. 대표작 ‘칼의 노래’와 ‘현의 노래’로 잘 알려진 김훈은 이들 작품을 쓰면서 앞 이빨 서너 개가 작살나고  머리털도 몽땅 빠져 민대 머리가 되는 고행을 체험했습니다. 문학이라는 이름의 ‘개소리’를 위해 자신의 이빨과 머리털까지 ‘영혼의 번제물’로 바친 그에게서 우리세대의 몇 안되는 글쟁이의 미친 존재감을 느낍니다.

민주당 대선주자 문재인의 사자후(獅子吼)에선 때로 바람 빠지는 쇠소리가 들립니다. 고령 때문에 나타나는 자연스런 발음장애인 것 같지는 않구요. 바로 열 개나 되는 앞 이빨이 어느 때 갑자기 몽땅 빠졌기 때문입니다. 작가 김훈이 문학이라는 개소리를 하느라 앞 이빨이 빠져 나갈 때 정치인 문재인은 권력이라는 허깨비놀음을 하다 스트레스를 엄청 받고는 그만 앞 이빨 열개를 잃었습니다. 노무현정부 출범 초 청와대 민정수석을 하다 문재인은 이렇게 이빨을 잃고 발음장애자(?)가 됐습니다.

청와대 비서를 하면서 받은 업무 중압감과 스트레스 때문에 앞 이빨이 몽땅 빠졌다는 이 문재인 애가(哀歌)는 세상에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습니다. 헌데 그가 제일야당의 대통령후보가 되고 몇 달 후 어쩌면 청와대의 새 주인이 될지도 모르는 상황이 되면서 문재인의 이빨 빠진 소문-그는 틀이를 했을 까 아니면 임플란트를 했을까하는 객적은 얘기부터, 얼마나 청와대 살이가 모질고 고달팠으면 발음장애 합죽이까지 됐을까 하는 식의 ‘세물전 영감’같은 입찬 소리들이 요 며칠사이 세인의 입방아에 올랐습니다.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면서 막중한 국정을 책임져야하는 청와대 비서자리는 화이트칼라 직종 가운데서는 최고 위험군의 직종이기는 합니다.  스트레스성 탈모증으로 고생하는 참모들은 여럿 봤습니다. 헌데 이빨이, 그것도 일년 사이에 열개나 빠졌다는 얘기는 처음 듣습니다. 장본인이 더구나 지금 대통령이 되겠다는 제일야당의 대선 후보입니다. 청와대 비서하다가  이빨 열개가 빠졌다면 대통령이 되면 나머지 열몇개의 이빨도 몽땅 빠져 버리는 건 아닐까요. 국민이 대통령의 건강을 걱정해야 하는 심각한 국가안위(?)의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정치피해 히말라야 줄행랑


뜬금없이 들릴 수 있는 문재인의 이빨얘기는 사실은 충분히 뜬금 있는(?)얘기입니다.  문재인은 박근혜와의 본선싸움에 앞서 안철수라는 난해하기 그지없는 인물과 단일화 담판이라는 ‘수 싸움’과 ‘기 싸움’을 벌여야 합니다. 야권단일 후보 자리를 놓고 대결할 두 사람이 받을 스트레스는 청와대 비서의 그것과는 비교도 안되겠지요. 문재인은 ‘안철수 스트레스’ 때문에 청와대 문턱도 밟아보지 못하고 이빨 몇 개부터 더 잃게 될지도 모릅니다.
참여정부 민정수석을 수락하면서 문재인은 노무현 대통령한테 한 가지 약조를 받았다고 하지요.” 절대로 정치를 하라는 말은 마시라.”  그는 두 번 청와대를 떠났는데 이유는 두 번 다 ‘그놈의’ 정치 때문 이었습니다. 한번은 여당으로부터 국회의원출마를 권유받았을 때, 또 한번은 부산시장 후보로 징발령이 내려졌을 때였습니다. 그의 정치기피증은 거의 트라우마 수준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빨이 한 달에 한 개 꼴로 속절없이 빠져나갈 때 그는 민정수석의 고유업무 아닌 인사 업무를 맡고있었습니다. 강금실법무, 이창동문화, 김두관행자, 고영구국정원장등 노무현정부의 초대 스타급 장관 발탁은 대부분 그의 작품이었습니다. 이일을 하면서 문재인은 권력 이너서클과 여당으로부터 엄청난 압력과 청탁, 위협, 욕설을 들어야  했습니다.
정치의 정자만 들어도 경기를 일으키며 사색이 되던 사람, 정치가 무섭고 싫어 히말라야까지 도망쳤던 사람, 그 사람 문재인이 지금 정치의 존재론적 실체인 대한민국 대통령을 하겠다고 나섰습니다.
 
안철수 양보가 순리


이번 주 들어 문재인의 인기는 하늘을 찌르고 있습니다. 안철수를 이미 뛰어넘었고 일부조사에서는 박근혜에도 앞섰습니다. 안철수가 엊그제 출마선언을 하고 민주당 컨벤션효과의 약발도 서서히 떨어지면서 다음 주쯤엔 대선주자 빅 쓰리의 지지도가 변화 국면을 맞을 겁니다.
사람들은 안달입니다. 누가될 것 같으냐고 만나는 사람마다 물어쌌습니다. 적어도 현 싯점에서 대통령이 누가 되느냐보다는 안철수 문재인 이 두 ‘착한 남자’의 싸움에서 누가 이길 것이냐, 결국은 덜 착하고 대통령병의 증세가 상대적으로 더 위중한 쪽이 이기는 것 아니냐-사람들은  이런 식으로 어마지두  제각각 조바심입니다.

안철수와 문재인은 10월까지, 어쩌면 11월까지 자신의 지지도를 최대한 끌어올리면서 ‘각자도생’할겁니다. 싸움은 팽팽하겠지요. 어느 한쪽이 쉽게 물러날 수없는 구도입니다. 민주당은 고하, 인촌, 해공, 유석 등 건국초기의 애국적 정치 거목들을 배출한 57년 법통의 제일야당입니다. 문재인은 한 달 동안이나 계속된 전국14개 지역 순회경선에서 전승을 거두며 당당히 후보 자리를 거머쥐었습니다. 안철수라는 백면서생한테, 단지 국민적인기가 좀 높다고 해서 전통 제일야당이 후보 자리를 양보할 수는 없습니다. 설사 박근혜한테 패배해 정권탈환에 실패하더라도 그것이 안철수한테 야권단일 후보자리를 헌납하는’굴욕’보다는 낫습니다. 민주당 사람들-특히 노무현의 죽음에 치를 떨고 있는 친노 핵심세력의 멘털리티가 문제입니다. 이들은 이명박만 ‘박살’낼 수 있다면, 그리고 박근혜의 집권만 막을 수 있다면 악마와도 손을 잡겠다는 사람들입니다. 무슨 원한이 그리도 맺혔는지 야권의  친노세력은 “집권 아니면 죽음”입니다. 소속 당도, 정치경륜도, 국정능력이나 비전도 아리송한 안철수한테”죽쒀 뭐주기”식양보도 마다않겠다는 친노들의 멘털리티는 거의 정신지체 수준입니다.

정치도 결국은 상식입니다. 경선으로 당당히 선출된 제일야당의 대선후보가 당도 조직도 경륜도 없는 일개 백면서생한테 대선후보자리를 ‘헌납’할 수는 없습니다. 단기필마의 초보 정치 야망가와 공동정부를 꾸린다는 것도 넌센스입니다. 담판이고 뭐고 없이 안철수가 문재인의 손을 들어줘야합니다. 자신만이 나라를 구하고 정치를 진일보시킬 메시아라고 정녕 확신한다면, 안철수는 스스로 낡았다고 폄하해마지않는 기성정당인 민주당에 손을 내밀지 말고 독자 출마해 국민의 선택과 심판을 받으면 됩니다.
박근혜와 문재인의 양자대결이 정도이고 순리입니다. 입안에 남아있는 생 이빨 몽땅 빠질 사즉생의 각오로 나선다면 문재인에게도 승산은 충분합니다. 박근혜는 막강하지만 정권을 바꿔야한다는 국민들의 심판욕구도 지금 폭발직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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