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취재> 최악의 불황 그늘 ‘자바시장, 회복 기미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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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운타운 의류시장이 휘청거리고 있다. 미국의 금융위기가 닥친 4년 전부터 힘들게 유지해왔던 의류업계는 올해 후반기부터 불황이 심화돼 극에 치달은 상황이다. 다운타운 의류시장의 극심한 불황은 한인타운 경제에 직접 연관돼 타운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 상태가 계속되면 한인타운 연말 경기에도 심각한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부터 시행되는 한미 FTA로 한인경제에 견인차 역할을 기대했던 의류업계가 다변화된 수입선과 노동청의 노동법 위반 단속, 멕시코의 중국 제품 관세 인하 등으로 기대와는 달리 그동안 쌓였던 악재들이 한번에 터진 듯 심한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이다. 의류와 관련된 원단, 제조, 봉제, 판매 등 전 분야에서 위기를 겪고 있는 의류업계의 불황의 원인과 그 현황을 알아본다.   조현철(취재부기자) 












“한 3개월 전부터 매출이 반 이상이 줄었습니다. 원단 판매는 바로 자바시장의 경기를 재는 기준인데 원단 매출이 갑자기 줄었다면 제조나 판매가 그 만큼 줄었다는 것이죠” 자바시장에서 원단 세일즈를 하고 있는 J 씨. 그는 원단업계에서 톱세일즈로 알려진 베테랑이다. 원단 판매가 줄면 염색공장의 염색 작업이 줄고 의류제조업자들의 의류 생산이 감소하고 봉제공장의 일감이 줄었다는 것. 한 마디로 모든 의류업계의 모든 라인이 어렵다는 것이다. 가뜩이나 불경기에 고통을 받는 봉제업계는 연방과 주노동청이 합동단속으로 사면초가 상황이다. 봉제업계는 11월 말까지는 크리스마스와 연말 시즌을 위해 가장 바쁜 시기이고 일 잘하는 종업원 확보를 위해 업주들이 정신이 없을 시기인데 오히려 업소들마다 종업원 해고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일감은 줄고 노동청 단속은 강화되고 


“봉제공장들은 노동청의 단속이 시작되면서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는 이희복 한인봉제협회 회장은 “지금이 시즌이라 일감이 넘쳐나야 정상인데 일이 없어 있는 종업원들도 내보내야 할 처지인 업소가 대부분”이라고 밝혔다. 그는 “어렵게 구한 직원들을  해고할 수도 없어 1주일 일감을 하루 일하는 시간을 줄여 2주일에 하는 식으로 공장을 운영하는 방식으로 연명하는 업소가 대부분이고, 이러지도 못하는 업소들은 아예 문을 닫고있다”고 말했다. 봉제업 10년 동안 지금처럼 어려운 적은 처음이라는 그는 업계 전체에 일감이 줄잡아 30-40%는 줄었다는 밝혔다.  봉제업계게에서는 종업원이 70-100명 수준은 넘어야 이익이 발생하지만 상황이 어려워 50명으로 줄였다가 다시 20-30명으로 줄이면 렌트비 내기도 힘든 상황이지만 버틸 때까지 버텨보자는 업주가 대부분이다. 다운타운 자바시장 쇼핑객들과 바이어들로 붐비는 거리로 유명하지만 올해 후반기들어 이같은 모습은 커녕 조용하기만 하다. 연말대목 시즌이지만 상가는 한산하기만 하다. 대형 소매체인에 납품하는 의류업자들은 전반적인 미국 불경기로 납품 물량이 적어 마진이 거의 없는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의류제조업소들의 매출은 30-40% 감소했다고 업계는 말한다.

특히 로컬이나 남미 바이어를 상대하는 의류업소들의 타격이 심각하다. 맥시코가 올해부터 중국산 의류에 대한 관세를 대폭 인하함에 따라 LA 자바시장에서 의류를 조달하던 맥시코 바이어들의 발길이 뜸해진 것. 맥시코 바이어들은 중국으로 직접 가 수입을 하는 등 수입선을 바꾸었다. 베네수엘라는 후고 사베츠  대통령이 미국으로부터의 수입을 원치 않아 수입을 통제하는 바람에 베네주엘라  바이어들도 자바시장 방문이 크게 줄었다. 한인의류협회 크리스토퍼 김회장은 “세계적으로 경제가 안 좋은 데다 여러 상황이 불리하게만 돌아가 현재로서는 돌파구가 없다”며 미국 대통령 선거가 끝나고 분위기가 바뀌는 내년에나 기대해본다”고 말했다. 의류업계는 노동청 봉제공장 단속에 따른 피해도 적지 않다. 일단 적발되면 원청업자인 의류업자도 책임을 있어 벌금을 내기 때문이다.    


‘포에버21’,  수입제품 늘여 자바시장 직격탄


지난 4년 간의 미국 불경기에도 어렵게 잘 버텨오던 한인의류시장이 지난 여름부터 갑자기 어려움에 처한 것에 대해 업계는 “그동안 쌓이고 쌓인 것들이  터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원단이나 의류제품은 인건비 등으로 제조원가가 높은 미국보다는 중국, 베트남, 말레이지아 등 동남아에서 직접 제품을 수입하거나 제품하청을 통해 제품 단가를 낮춰  LA에서 원단이나 제작이 점점 줄고 있다는 것이다.  LA한인의류시장에서 유통되는 의류의 70% 이상이 중국제이고 점점 늘고 있는추세다.  물론 중국제가 원단이나 제품의 질이 떨어지고 불만이 많지만 경제적인 이유로 가격이 싼 제품에 고객들의 눈길이 가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한인의류업자들도 미국내 생산보다는 수입을 점차 늘리는 추세다.



가장 규모가 큰 ‘포에버 21’이 최근 수입을 제품의 80%로 증가시키면서 자바시장의 경기는 더 힘들어졌다. 얼마전까지 70%를 차지하던 ‘포에버21’의 수입품 비중이 80%로 늘면서 과거 70%에서 10%가 증가한 것이지만 자바시장으로서는 ‘포에버21’의 납품  10%는 상당한 물량이다.  ‘포에버21’에 제품을 납품하던 업자들은 물론이고 원단, 봉제 등의 일감이 줄어들거나 없어진 것. 나머지 20%도 ‘포에버21’ 사주의 친인척들이 납품하고 있어 일반 의류업자들과은 관계가 없는 것으로 업계는 말하고 있다.  ‘포에버21’은 제품 납품을 받은 후 철저한 검사를 통해 반품시키는 경향이 많아 납품업자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반품을 당하면 처리할 곳이없어 땡처리를 할 수 밖에 없고 이 땡처리된 물건은 다시 ‘포에버21’이 헐값에 사들인다는 것은 이미 다 알려진 얘기라고 업계는 말한다.


맥시코, 중국제 관세 24%로  인하하자 중국행


한인 자바시장이 어려움을 겪는 또 다른 원인은 맥시코를 비롯한 남미계의 관세 등에 관한 변화다. 맥시코 등 남미 바이어들이 자바시장에서는 큰손이지만 올해부터 점점 발길이 뜸해지다 이제는 거의 자취를 감추고 소규모의 바이어들이나 보따리장사 수준에 불과해졌다. 맥시코는 2000년 중국제품에 대해 원단은 140%, 의류는 110%의 반덤핑 관세를 적용해오다 매년 이를 낮춰 2011년 80%로 그나마 높은 관세였지만 지난해 말부터 원단이나 의류 모두 24%로 크게 인하했다. 맥시코 바이어들이 한인의류상 매출의 30% 정도를 차지하다 이제는 10%도 안 될 정도로 관세인하 이후 상황이 달라진 것이다. 맥시코 바이어들은 점차 값싼 중국으로 수입선을 옮겨가 이제는 소규모 바이어나 보따리 장사들이나 자바시장을 찾는 수준으로 변한 것이다. 맥시코 바이어들은 중국제품을 LA 바바시장에서 구입하고 비국산으로 상표를 바꿔 이익을 남기는 수법을 사용하기도 하는 등 자바시장을 이용했지만 이제는 그럴 필요도 없어졌다.
베네주엘라의 경우는 사베츠 대통령의 미국 제품 수입을 억제하는 정책으로 인해 가급적 미국 제품을 수입하지 못하도록 하면서 크레딧 카드 사용까지 검토해 미국 제품에 대한 불매 정책을 펴고 있다고 의류업계는 전했다.













▲  매출이 무려 절반이상 감소된 LA 다운타운 자바시장 …일감은 줄고 노동청 단속은 강화돼 2ㆍ3중고를 격고 있다.

대형 의류판매상들의 수입확대와 남미계의 중국 등 직거래로 매출이 급감한 한인의류업계를 괴롭하는 것은 노동청의 봉제공장 단속이다. 연방노동청과 주노동 당국이 합동으로 지난 여름부터 실시한 노동법 위반 단속은 단속요원만도 40명으로 대대적인 규모다. 이 단속은 과거 주노동당국이 실시한 라이센스 소지여부와 종업원 상해보험 가입여부 정도를 떠나 오버타임 지급과  타임카드 구비 등을 구체적으로 조사한다. 또한 원청업체인 의류상에 연대책임을 물기도 하며 경우에 따라 원청업체 직원까지 조사를 확대하기도 한다. 이 단속으로 원청업체인 의류업자와 봉제업자 간에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단속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최저임금과 오버타임 지급 문제. 원청업체가 단가를 워낙 싸게 지불해 봉제업자는 울며겨자 먹기로 작업을 하고 있으며 이익은 커녕 종업원 급여도 제대로 줄 수 없는 실정이라고 주장하는가하면 원청업자들은 봉제업자들이 임금을 착취하고 있다고 반박한다. 이번 단속에 걸려 원청업자가 벌금을 낸 경우도 적지 않다.


불황의 그늘, 공동 대처로 상생의 길 찾아야


원단과 의류판매, 봉제 그리고 각종 자재업계가 어루러진 자바시장 그 어느때보다 어려움에 처해있다. 살기 위해 서로를 비난하고 상대를 탓하다 보면 서로가 상처를 남기고 결국 영광은 전혀 다른 곳으로 돌아간다. 자바시장에 들어온 중국업체들도 적지 않다. 지난 몇십 년간 한인들이 일궈낸 LA 의류업계가 이 불황을 이기고 다시 일어나기 위해서는 공동의 노력이 절실하다.
의류협회 크리스토퍼 김회장은 “이번에 업계가 서로 잘 협력해 노동당국과 세미나,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의 노력으로 이제는 단속이 뜸해졌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노동청 당국과 개별 접촉도 어려운 만큼 협회 차원에서 노동법세미나 등의 개최를 통해 당국자들과 대화를 하면서 관심을 표명한 것이 주효했다”고 강조하고 지금의 불경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도 상인들 자체의 노력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 의류고 봉제고 간에 생존을 위한 발버둥을 치고 있는 상황에서 공동의 노력이 절실하다”며 “공동구매와 공동 마케팅 등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한인타운 경제의 젖줄이라고 할 수 있는 다운타운 그 중에서도 의류는 한인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한다. 미국경제가 풀리면 자연스레 해결될 것이라는 막연한 낙관론에 기대기보다는 공동으로 불황의 원인을 알아내고 이에 대한 해결책을 찾아 다시 번영의  상가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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