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취재> 늘어나는 학자금 연체,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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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대학생들과 학부모들이 학자금 대출액을 갚지 못해 사회문제가 되고 있으며 대출보증을 선 부모나 조부모까지 고통이 전가되고 있다. 미국 대학생들의 학자금 대출은 지난 2010년에 1조 달러가 넘어 신용카드 융자액보다 많고, 융자금을 갚지 못하는 사례가 급증해 금융위기 이후 최대의 심각한 문제로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 되고 있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을 비롯한 미 주요언론들은 대학생들의 대출 학자금을 갚지 못해 당사자는 물론 보증(co-sign)을 선 부모 등 친지들이 융자금을 갚을 능력이 없어 파산을 신청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대학졸업자는 고교졸업자에 비해 평균 수입이 45%가 많다. 대학 등록금이 계속 올라도 대학을 졸업하려는 학생들로 붐빈다. 가정 형편이 여유가 없어 우선 학자금을 융자받지만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일자리 구하기도 쉽지가 않다. 졸업 후 매월 대출금과 이자를 갚아야 하기 때문에 파트타임이라도 가리지 않고 뛰어 보지만 융자금 월 페이먼트는 고사하고 먹고 살기도 어려운 현실이다. 결국 보증을 선 부모가 갚을 수밖에 없고 부모들도 사정이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부모들은 뒤늦게 다시 일자리도 찾아보지만 융자금 페이먼트하기에 벅차기만 하다. 결국 파산을 신청해도 학자금 대출은 파산에 해당되지도 않아 이들의 고통은 계속되고 있다.
김현(취재부기자)
 













▲ 자녀들의  학자금 대출에 보증을 섰던 학부모들이 정부에 대한 강한 불만을 표시하며 대책마련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계속 오르는 대학 등록금과 학자금 융자에 억눌린 학생들과 그 가족들이 느끼는 낭패감은 미국이 해결해야 할 시급한 문제이다.

LA 한인타운 인근에 사는 K 씨는 5년 전 아들의 법대 등록금을 위해 학자금 대출에 보증을 섰다. 아들은 법대 졸업 후 1년은 변호사 시험 준비로 돈을 벌 수 없어 생활비도 대주었지만 지금 돌아 온 것은 융자금 페이먼트다. 매달 받는 소셜연금으로 생활비도 모자라는 처지에 아들 학자금 융자액까지 갚기에 숨이 찰 지경이다. 아들이 변호사 시험에 합격을 해도 현재와 같은 경제 상황에서는 이 상태를 벗어나기 힘들다. 변호사 회사들이 신규 인력을 뽑지 않는 데다  취업이 되도 몇 년은 용돈 정도에 불과한 급여밖에는 기대를 못하기 때문이다. K 씨는 “다 늙어서 아들에게 용돈을 기대하기는 고사하고 계속 돈이 들어 그나마 비상 노후자금으로 마련해둔 약간의 돈 마저 탕진할 지경”이라고 아우성이다.

한 파산전문 변호사는 딸의 학자금 융자에 코사인을 한 부모가 이를 취소할 수 없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이 부모는 이 딸이 현재 대학생이라 아직 약간의 시간은 있지만 현재의 경제상황으로 보아 졸업 후 곧 일자리를 구할 것 같지 않아 질문하는 것이라고 했다. 대답은 간단했다. 학자금 융자는 파산에 해당되지도 않고 일단 사인한 이상 취소는 불가능하다는 것. 


대출보증 학부모, 대부분 상환 능력 없어


자녀의 대학등록금을 위해 학자금을 융자받는 미국 학부모 수는 지난 2005~2006년도 이후 75% 더 증가했지만 이들 채무자는 대부분 학자금 대출금을 상환할 능력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USA 투데이에 따르면 파산법 변호사의 95%는 고객들의 경제 상황이 매우 열악해 학자금 빚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파산전문변호사들은 학자금 융자를 받은 고객이 앞으로 50~100% 이상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파산전문변호사협회 윌리엄 브루어 회장은  “모기지에 이어 학자금 융자가 다음번에 경제를 위협하는 빚 폭탄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학자금 대출이 증가하는 것은 경기 침체와 이에 따른 취업난으로 졸업 후 일자리가 없는 데 원인이 있다. 현재 미국의 청년 실업율이 전체 실업율보다 거의 두 배에 이를 정도로 높다. 올해 대졸자들의 취업율은 53%에 불과한 형편이다. 학자금 융자에 따른 상황 위기는 좀처럼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해결책을 찾지 못한다면 금융위기에 버금가는 사태를 초래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우려다. 한 금융 전문가는 “학자금 대출 문제는 향후 2~3년이 중요하다. 더 심각한 상태로 번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평균 학자금 융자액은 2만3천 달러


연방준비은행(FRB)에 따르면 2011년 기준으로 1인당 평균 학자금 융자액은 2만 3천300달러다. 이 가운데 10%는 융자액이 5만 4천달러가 넘고, 3%는 10만 달러를 초과한다. 부유층 자녀들이 많이 다니는 아이비 리그와 같은 사립대학의 경우 학자금 융자 규모는 크지 않아 평균 1만 달러 미만이다. 부모들이 학비를 거의 조달해주고 기부금도 많아 학생들의 부담도 크지 않다. 그러나 부유층이 비교적 적은 일부 사립학교는 학자금 융자 평균액이 5만 달러를 넘기도 한다.

지난 7월 현재 3개월 이상 학자금 융자 연체율은 8.7%로 특히 40대 이상 중년층의 연체율은 11.9%에 달한다. 금융서비스기업 바클레이즈가 발표한 대학 학자금 융자통계에 따르면 현재 미국인의 학자금 융자 규모는 총 1조 달러가 넘었고, 이 가운데 학자금 빚을 지고 있는 50대 이상이 15.5%, 60대 이상은 4.2%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의 융자 연체 비율도 비교적 높아 50~59세의 연체율은 17%에 달했고, 60대 이후는 5%로 나타났다. 이들의 학자금 융자는 대학생 시절 융자액을 지금까지 갚고 있는 경우도 있고 일부는 나이가 든 후 대학에 다니기 위해 융자를 받기도 했다.



또 50대 이상 부모들의 71%가 은 자녀들의 학자금 융자 신청에 코사인(보증)했다가 지금까지 대신 갚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자녀의 학자금 대출에 공동 서명한 늙은 부모들이 새로운 위험에 빠졌다면서 이들이 국가적 문제로 떠오른 학자금대출의 피해자가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학자금 융자는 파산으로도 탕감 어려워


학자금 융자는 파산신청을 해도 아주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탕감 받을 수 없다. 지난 2008년엔 7만2000건의 파산 신청 가운데 29건만 학자금 융자 탕감 처분을 받았다. 미국에서 학자금 융자는 다른 채무와는 달리 갚지 않고는 절대로 견딜 수 없을 정도다.  주택담보 대출은 디폴트(Default, 채무불이행)를 하면 융자금 상환 의무를 벗어날 수 있다.












학자금 융자액은 2005년 의회를 통과한 ‘2005 파산 남용 방지 및 소비자 보호법(Bankruptcy Abuse Prevention and Consumer Pro-tection Act of 2005)’에 의해 개인이 파산해도 상환의 의무는 벗어나지지 못한다. 적은 소득이라도 있다면 융자액을 갚아야 한다. 직장을 잃어 실업수당을 받아도 융자금 상환은 해야 한다.

미국 청년들을 중심으로 사회적 이슈가 됐던 ‘월가를 점령하라(Occupy Wall Street)’ 시위에서 ‘대학 등록금 면제’나 ‘전면적인 학자금 부채탕감’의 구호가 많았던 이유도 부채에 시달리는 학생과 대졸 실업자의 현실을 보여준 것이다. 이 같은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가을 두 가지의 대학 학자금 융자 방안을 발표하고 올해부터 시행하고 있다.

첫 번 째 방안은 융자금을 갚을 때 수입에 비례한 페이먼트를 하게 하는데 ‘Pay as You Earn’ 이다. 대학생이 졸업하고 돈을 벌 때 학자금 상환 액수를 수입의 10%로 하고(지금은 15%), 융자금 상환이 시작되고 20년이 지나면 나머지는 탕감해준다. 이 프로그램에 해당되는 학생은 약 450,000 명이다. 

두 번째 방안은 정부에서 융자한 것과 정부가 지원하는 민간에서 융자한 것(Federal Family Education Loan Program)을 합쳐서 이자율을 0.5%로 낮추는 것으로 580 만 명이 해당된다. 대통령의 행정명령을 통해 시행되는 이 조치는 대출자들이 수입이 좋은 직장을 얻지 못하는 현실에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이번 대선에서도 민주, 공화 양측은 대학들을 방문해 경제를 개선해 좋은 일자리를 마련해 학자금 융자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대학생들을 상대로 유세전을 펼쳤다.
계속 오르는 대학 등록금과 학자금 융자에 억눌린 학생들과 그 가족들이 느끼는 낭패감은 미국이 해결해야 할 시급한 문제이다.







 정부 학자금 종류와 내용

1. 연방 퍼킨스 융자금 (Federal Perkins Loans)
대학들로 하여금 특별한 재정적 지원을 필요로 하는 학생들에게 돈을 빌려주도록 하는 프로그램이다. 융자금액은 학생의 재정지원 필요 정도와 학생이 다른 재정지원 출처로부터 받는 지원 금액, 그리고 대학 자체적으로 확보한 학자금 지원 기금 규모에 따라 달라진다. 이 대출금에는 법률로 정한 5%의 이자율이 있고, 학부생과 대학원생 모두 이용가능하다. 학부생의 경우 연간 4,000불까지 빌릴 수 있고, 대학원생은 6,000불까지 가능하다. 상환은 졸업 후 9계월 이후 시작되며 대학 재학 중 이자는 부과되지 않는다. 


2. 스태포드 융자금 (Stafford Loans)
학위나 자격증을 수여하는 고등교육 프로그램에 주당 12시간 이상 등록한 학생들에게 제공되며, 재정지원을 필요로 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도 이용가능하다. 재정지원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는 재학기간 중 이자를 부과하지 않고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는 이자를 부과한다. 학생들이 대출할 수 있는 금액은 학생의 가정 의존 여부와 학년에 따라 달라진다. 재정지원이 필요한 학생들이 필요없는 상태의 학생들보다 4,000~5,000불 더 많이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대학원생은 재정적으로 독립적인 상태에 있는 것으로 간주된다. 대학원생들이 연간 대출받을 수 있는 한도는 18,500불이며, 연간 대출받을 수 있는 금액의 한도 외에 누적한도도 있다. 대학원생은 학부기간을 포함하여 전체 교육기간 중 138,500불까지 빌릴 수 있다. 스태포드 융자금의 이자율은 변동금리다. 융자금 상환은 학교를 중퇴 또는 졸업한 이후 6개월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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