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격취재>승승장구 ‘현대- 기아’ 연비과장 줄소송 치명적 악재

이 뉴스를 공유하기







미주에서 판매 급증으로 승승장구하던 현대-기아차가 연비 과장이라는 악재를 맞아 흔들거리고 있다. 현대와 기아자동차는 미주에서 지난해와 올해 각각 100만대 이상 판매함으로써 시장점유율이 10%에 육박하는 고공행진을 계속해왔지만 연비 과장으로 인해 그 피해가 10억달러 이상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현대-기아차가 발표한 보상안을 거부하고 소송을 하는 소비자가 줄을 잇고 있어 보상액과 소송에 따르는 경제적 피해는 말할 것도 없고 지금까지 쌓아온 기업 이미지에 회복불능의 상황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소비자의 ‘현대-기아차는 믿을 수 없다’는 불명예스러운 이미지가 한번 씌여지면 경쟁이 극심한 자동차 업계에서 회복하기 어렵다. 소비자들의 신뢰를 다시 쌓기 위해서는 이제까지와는 다른 각고의 노력과 상당한 비용을 치뤄야 한다. 현대-기아차는 연비 과장 사태가 터지자 즉각 사과하고 보상안을 발표했지만 미국 소비자들은 이 정도에 물러설 수 없다는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미주 한인들 그리고 한국 소비자들도 한국인들의 애국심만 믿고 보답이나 서비스는 외면해온 현대-기아차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 소비자들은 ‘현대가 국민을 봉으로 생각해왔다’며 한국에서 연비 문제와 급발진 가속 문제 등을 들고 나오는 분위기다. 미주한인들은 ‘한국자동차’라는 애국심으로 현대-기아차를 애용하고 남에게도 권하고 했지만 정작 현대-기아차는 한인들의 애국심을 마케팅에 이용만 하고 미주한인들에게 보답한 게 없다는것이 문제다. 미국을 방문한 정몽구 현대차 회장이 연비 과장사태에 대해 대노했다는 보도도 있다. 그러나 현대-기아차의 경영철학이 바뀌지 않는 한 회장이 대노했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이번 연비 과장은 단순히 연비 문제만 아니라 현대- 기아차에 뿌리밖힌 문제점들이 노출되는 심상치 않은 사태로 번질 기세다.  <선데이저널>이 이번 사태에 대한 국민적 반감과 사태를 총정리해 보았다.
김 현(취재부기자)
 
지난 6일 미주를 방문 중인 정몽구 현대자동차 그룹 회장이 LA 미주법인에서 경영진을 질타하며 전격적인 인사 조치를 단행했다. 정 회장은 “연비 사태가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기 때문에 벌어졌다”며 조직 문화와 기강을 질타했다고 한다. 정 회장의 이 같은 발언이 나오고 불과 몇 시간 후에 감사를 받던 한 계열사 사장이 사의를 밝혔다. 정 회장은 현대자동차 그룹의 문제점을 경영진의 보고 불충실과 배임 등에 두고 있는 듯하다. 현대자동차 그룹에서는 아무리 실적이 좋아도 허위, 과장 보고가 적발되면 바로 해고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현대자동차 미주법인은 연비 과장 사태로 강도 높은 감사가 진행되고 있다. 


현대-기아차 연비불만 받은 EPA 조사 착수


현대-기아차는 연비 과장으로 인한 보상금만으로도 연간 1억 달러를 지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미 환경보호청(EPA)는 현대차 8종과 기아차 5종 등 13개 차종에 대해 연비가 과장됐으며 연비 문제로는 가장 큰 케이스라고 발표했다. EPA는 올해 초 소비자들로부터 현대-기아차의 연비가 표기된 것처럼 높지 않다는 불만을 접수, 이를 조사해왔다.
현대-기아차는 환경보호청 발표 이후 즉각 잘못을 사과하고 보상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이 연비 과장에 해당되는 차량은 90만대로 그간 판매된 현대-기아차의 3분의 1에 해당된다. 이 보상 프로그램은 첫해 차량 소유자 1인당 평균 88달러, 이후에는 해당 차량의 보유기간까지 77달러다. 북미 지역에서 판매한 2011~2013년형 모델 13종을 소유한 미국의 90만 명과  캐나다의 12만 명 등 102만 명이 해당한다. 현대-기아차는 이 차량들이 모두 폐차될 때까지 보상금으로만 매년 1억달러를 지출해야 할 것으로 한 신용평가사는 추정했다.
 
현대-기아차가 EPA 발표 이후 바로 사과와 보상을 발표했지만 소비자들의 소송이 줄을 잇고 있다. 소비자들은 “연비가 좋다고 해 현대나 기아차를 구입했는데 실제 연비와는 차이가 많다”며 소송을 준비하는 분위기다. 지난 5일 현대-기아차 소유자 23명이 회사측의 보상프로스램을 거부하고 현대-기아차를 상대로 7억7,500만달러 규모의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소송 이유로 “보상안에는 중고차 가치 하락 부분이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또, “소비자가 보상을 받기 위해 해마다 딜러에 가서 주행거리를 확인하고 청구서를 작성해야 하는데 이는 불필요하게 시간을 낭비하게 하고 보상을 회피하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지난 4일에는 오하이오주에서 소비자 3명이 현대-기아차 연비 과장으로 피해를 입었다며 손해배상과 구매와 리스 계약 취소 등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7월에는 현대차 차주와 시민단체 컨슈머 워치독이 현대차 미국판매법인이 연비를 과장광고했다며 법원에 제소한 바 있다. 새크라멘토의 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한 소비자는 집단소송을 모색하고 있고 캐나다 일부 지역에서도 집단 소송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소송은 계속될 전망이다.



이 줄소송이 앞으로 얼마나 더 나오고 그 소송비용이나 소송에 패했을 경우 배상액이 얼마가 될지는 지금 아무도 추정할 수 없다. 그러나 미 각지에서 소송이 더 발생할 것은 분명하고 현대-기아차의 이미지 손실에 따른 앞으로의 매출감소도 예견돼 피해액은 천문학적인 숫자가 될 것은 틀림없다. 지난 5일 한국증시에서도 이 같은 전망은 그대로 나타났다. 현대차, 현대모비스, 기아차의 주식은 6조1,875억이나 빠져나갔다.  


소형차 구매자 93%가 연비 때문에 구매


현대와 기아차는 연비가 좋다는 점을 강조하는 광고를 집중적으로 해왔다. 특히 기아의 소울(SOUL)은 연비에 최고의 가치를 두고 집중 광고해왔지만 이제 이를 믿을 소비자는 찾기 힘든 상황이 됐다. 소울은 하이웨이에서 1개런에 34마일을 주행한다고 표시했지만 실제로는 이 보다 6마일이나 적은 28마일이고 도시에서는 실제로는 23마일로 표시된 26마일보다 3마일이 적었다.
자동차 전문연구소 AutoPacific이 최근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소형차를 구입하는 소비자들의 93%가 연비를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지 피터슨 AutoPacific 사장은 “소을의 연비가 가장 큰 장점이었는데 이번 연비 과장으로 소비자들이 다시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불경기에 고유가 시대를 맞는 소비자들의 당연한 반응이다. 당장 개스비 오르고 내리는 데 따라 사람들의 행동반경이 달라지는 현실이고 보면 자동차 연비는 그 어느 때보다도 민감한 문제다.













▼ 문제의 현대-기아차 연비과장광고. 수억달러의 피해 보상 소송이 제기되면서 기업이미지에 막대한 손실을 초래하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연비를 믿고 구매했는데 그 연비가 부풀린 것으로 밝혀지자 소비자들이 속았다고 분노하는 것이다.  미국에서 현대-기아차의 연비가 문제가 되면서 한국의 소비자들도 연비 과장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서울YMCA는 북미 연비 문제가 불거진 이후 현대-기아차 전 차종의 연비 표기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에 조사를 요청했다.
서울YMCA는 지난 6일 “미국에서 판매되는 엑센트의 연비는 리터 당 13.6킬로미터나 한국에서 이 차의 연비는 18.2km로 미국과 4.6km 차이가 난다”며 기업의 불공정행위에 대한 제재장치가 극도로 미약한 국내에서는 북미에서보다 광범위하게 연비를 과대표기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말했다.

서울YMCA는 “단순 비교로도 같은 차종에 한국의 연비가 미국보다 20~30%나 높게 표기돼 있다”고 주장했다. 소비자들은 “미국에선 표시 연비 차이가 1㎞도 안 되는데도 보상을 해주고 우리나라는 3㎞가 넘어도 아무런 조치가 없다”고 항의하고 있다. 그러나 현대-기아차는 이번 일이 연비 측정 과정에 미국 규정을 잘못 해석했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므로 한국내 시장과는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연비 인증 기관인 에너지관리공단도 한국의 연비가 과장돼 있었다고 인정하고 있다. 에너지관리공단 측은 “연비 과장이 심하다는 지적이 많아서 올 4월부터 측정 방식을 바꿨다”며 “새로 적용되는 신연비는 실제 연비와 격차를 많이 줄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제는 올 4월 구(舊)연비보다 20%가량 떨어지는 신(新)연비를 적용하면서, 기존 출시 차량은 구연비 표기를 계속 허용해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한국 소비자 봉으로 보는 현대-기아차  그룹


한국 소비자단체와 운동가들은 “현대-기아차가 한국인을 봉으로 보고 있다”며 현대-기아차의 경영철학이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 예로 급발진 사고에 대해 차의 문제가 아니라 운전자들이 부주의 때문이라는 입장만 되풀이 하고 있다. 이들은 현대-기아차에 대한 정부의 태도에도 불만이 많다. 자동차는 여러가지 첨단 제품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기계의 오작동 여부가 발생할 가능성이 많지만 급발진 사고에 대해 필수적인 부품조사조차 막고 있다는 것이다. 



현대-기아차가 연비 과장 사태로 잃게 된 비용은 큰 액수다. 연간 보상액으로 1억 달러에 소송비와 그 피해자들엑 대한 피해 보상금 등 그 액수는 크게 불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가장 큰 손실은 이미지 실추다. 한번 망가진 이미지는 다시 회복하기 어렵다. 재빨리 연비 과장을 인정하고 보상금을 발표했지만 현대-기아차가 연비가 좋다는  입소문으로 성장을 거듭해온 그간의 공든탑이 무너져 버릴 위기로 사태가 발전할 수 있다. 현대-기아차의 이미지는 가격이 저렴한 경제적인 차라는 점이다. 요즘 같은 고유가 시대에 연비를 속였다는 것은 치명타가 된다.
이번 사태를 경쟁사들의 의도된 기획이라든가 EPA의 연비 측정기준이 한국과 달라 수치가 다르게 나왔다든가 하는 변명을 하지만 이런 변명을 하는 사람들은 역시 한인들이고 그 이유는 현대-기아차가 한국차이기 때문이다.


경영철학 빈곤 일본차-커뮤니티에 배워야


일본차들이 과거부터 일본 커뮤니티에 적지 않은 기여를 해왔다.  과거 토요다 자동차는 남가주 지역에서 CH18이 유일한 아시안 방송을 할 때 황금시간대에 일본 NHK뉴스를 위성으로 전송받아 방송하도록 전 비용을 부담하는 등 미주 일본사회에 많은 기여를 해왔다.
한인들은 현대-기아에 대해 “현대-기아차가 미주에서 한인들을 위해 문화센터 하나를 만들어 주었는가?” “한인들에게 차 팔은 것 외에는 한 것이 없다”는 반응이다” 현대차가 처음 미주에 상륙했을 한인들은 앞서서 현대차를 구입하며 한국의 발전을 기원했지만 “우리는 미국인에게 차 팔려고 왔다”는 한마디에 동질감이 아니라 일동의 배신감까지 느껴왔다. 현대-기아차 미주 법인에 한인사회를 전담하는 부서도 없다.
한인들의 저변 밑바닥 홍보는 커녕 한인사회를 외면해왔다. 위기를 맡은 현대-기아차가 이미지 회복을 위해 사회에 기여하고 사회와 함께 발전하는 건실한 기업으로 다시 일어서기를 한인사회는 지켜보고 있다.



@SundayJournalUSA (www.sundayjournalus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뉴스를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