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들의 박근혜 대통령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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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춘훈(언론인)

미국인들이 한국의 새 대통령한테 전례 없이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5년전 이명박 대통령 당선 때도, 10년전 노무현 대통령 당선 때도, 이 사람들은 도무지 한국의 대선에 대해선, 옆집 고양이 바람 나 가출한 얘기 만큼의 관심도 갖지 않았습니다. 보통의  미국인들은 삼성 TV와 갤럭시 스마트 폰에 자지러지면서도, 그 물건을 만들어 내고 있는 싸우스 코리아에 대해서는 얄망스러울 정도로  ’무지몽매‘ 합니다.
헌데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예외입니다. 개인적으로 요 며칠 사이 적지않은 미국인들로부터, 박근혜 대통령 당선을 축하한다는 인사를 받았습니다. 경제력 신장과 함께 한국의 국력이나 국가 브랜드 가치가 지난 10여년 사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뜻이겠지요.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라는 의외적 상징성도, 미국인들의 지적 호기심을 자극한 것 같습니다.


독재자의 딸이라는 도그마


그런데 웬지 찜찜합니다. 박근혜 당선을 축하한다는 인사까지는 고마운데, 대다수의 미국인들은 꼭 한마디를 덧붙여 묻습니다. “ 그건 그렇고, 박근혜 대통령은 무서운 독재자의 딸이 아닌가요?”
이 사람들이 상상하는 박근혜의 아버지는, 가령 국민을 잘 살게 하려고 개발독재를 한 리콴유 전 싱가포르 총리 같은 ‘착한 독재자’가 아니라, 우간다의 이디 아민이나 필리핀의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아류의 ‘나쁜 독재자’로 각인 돼 있는 것 같습니다. 미국인들은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으로 이어지는 노스 코리아의 3대 세습독재와 인권탄압, 그리고 미국의 안보를 직접 위협하는 그들의 장거리 미사일과 핵무기 개발에 과도할 정도로 민감합니다. 코리아 하면 떠오르는 김가 일당의 이 끔찍한 독재 이미지 때문인지, 노스와 싸우스가 헷갈리고, ‘쌤썽 TV’와 ’대포동 미쓸‘의 원산지가 헷갈리는 미국인들에게는, 독재자의 딸 박근혜가 이끌 싸우스 코리아의 앞날이 잿빛으로 보이는 모양입니다. 같은 DNA의 동일 민족인데다 남북 대치라는 지정학적 상황도 비슷해,  북쪽처럼 남쪽도 세습독재로 나아갈 가능성이 있다고, ’무식한‘ 미국인들은 지레 짐작을 하는 것 같습니다.

박근혜가 독재를 할 것이라고 믿는 ‘이념적 확신범’들은 국내에도 많습니다. 요즘 SNS 공간을 휘어잡고 있는 ‘콩국수 3인방’, 즉 콩(작가 공지영) 국(서울대 로 스쿨 교수 조국) 수(작가 이외수) 3인은, 문재인의 낙선에 절망한 나머지 지금 거의 정신줄을 놓고, 현대판 ‘시일야방성대곡’을 읊고 있습니다. 이외수는 밤마다 통음을 하면서 꺼이꺼이 울고, 조국은 박근혜가 통진당 대표 이정희를 곧 감옥에 처넣을 거라고 자칭 ‘애국 좌파’들의 옆구리를 콕콕 찔러대고  있습니다. 정치적 발언을 가장 무식하게 하는데 탁월한 재주가 있다는 여류작가 공지영은, 박근혜 독재가 무서워 벌써부터 오금이 저린 모양입니다.  “나치 치하에서 지식인들은 어떻게 살았는지 모르겠다.”고, 공지영은 박근혜 시대를 70년전 나치 시대에  비유하며 저주를 퍼붓고 있습니다. 공에게 박근혜는 단지 ‘여자 히틀러’의 도플갱어 일 뿐입니다.


노인 암살단이 뜬다고?


박근혜는 50여일 후면 대한민국 제18대 대통령이 돼 청와대에 입성합니다. 여러군데의 여론조사를 취합해 보면 국민 80%정도가 박근혜 정부에 “잘할 것”이라는 긍정적 평가를 내리고 있습니다.
허지만 박근혜 얼굴만 나오면 TV를 끄고, 허구헌날 소주병 까면서 꺼이꺼이 방성대곡 하는 국민이 아직도 20%나 됩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아직 희망은 있다”며, 세상 뒤집힐 날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습니다. 인터넷엔 전자개표 부정의혹을 제기하며 대선개표를 ‘수 개표’로 다시 하자는 청원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을 만든 1등공신인 5~60대 ‘노땅’들은 지금 공공의 적 1호가 돼 있습니다. 2030들은 나라 망치는 노인들에겐 지하철 무임승차 혜택을 주지 말고, 아예 투표권도 빼앗자고 앙앙불락입니다. 사회적 비용만 늘리는 쓸모없는 잉여인간들이, 자기중심적 투표권 행사로 국가의 장래를 불행으로 이끌고 있다고 가슴을 칩니다. 좌파 학자라는 서울시 문화재 위원 전 아무개는, 얼마전 트위터에, “2030년 쯤  한국에는 노인 암살단이 생길 것”이라고 썼습니다. 2030년이면 앞으로 20여년 후로, 노인들을 공공의 적으로 매도하고 있는 현재의 30대들이 50대가 되는 시점입니다. 나 같은 세대야 그때 쯤이면 ‘백골이 진토될‘ 세대여서 걱정 없지만, 노인들의 지하철 무임승차권 마저 빼앗지 못해 안달인 지금의 2030들이 그때는 5060의 ’노땅‘이 돼, 노인 암살단의 사냥감이 될지도 모릅니다. 누구나 세월과 함께 노인이 된다는 인생의 섭리를, 박근혜가 싫어 소주병 까며 세상 뒤집힐 날만 기다리는 요새 젊은이들만 모르는 것 같습니다.


육영수 리더십이 성공한다


박근혜는 “육친의 피 묻은 옷을 씻으면서 평생 흘릴 눈물을 다 흘린 사람”입니다. 일본 아사히신문의 한 칼럼니스트는 박근혜 당선자를 이렇게 소개하면서, “우리(일본)쪽에는 행인지 불행인지 그녀 만큼 울어본 정치가가 없다”고 알 듯 모를 듯한 글을 썼습니다. 5년전 동아일보 황호택 논설위원과의 인터뷰에서 박근혜는 “미치지 않고 내가 지금까지 살아온게 기적”이라고, 대통령 부모를 흉탄에 잃은 엄청난 충격 속에, 나름의 강한 정신력과 자기 절제력으로 버텨온 자신의 굴곡진 삶을 표현했습니다. 그때 다 흘려 지금은 더 흘릴 눈물이 남아있지 않다는 박근혜가, 고단한 서민대중의 눈물을 닦아 주겠다며, 곧 제18대 대한민국 대통령에 취임합니다. 최초의 여성대통령이자 부녀2대 대통령입니다.

흔히 박근혜 당선인은, 부친인 박정희 대통령을 빼 닮았다는 소리를 듣습니다.  가부장적-권위적 지도자였던 부친에게서 그는 애국적 국가관과 사명감, 일에 대한 남다른 추진력, 흔들림 없는 소신, 한번 약속은 반드시 지키는 완고한 원칙주의 같은 정치 지도자의 훌륭한 덕목을 물려 받았습니다. 반면에 국민의 사랑과 존경을 한 몸에 받았던 모친 육영수 여사가 지녔던 모성적 유연성, 부드러움, 포용성, 감수성 같은 여성적 리더십은 부족하다는 평을 듣습니다. 박근혜 리더십의 약점으로 지적되는 불통, 냉정, 독선, 결벽의 이미지와,  환관형 참모진, 얼음공주 수첩공주 이미지는, 이제 대통령이 된 그가 반드시 극복해야할 ‘마이너스의 유산’입니다. 아버지 덕에 대통령 까지 됐지만, 이제는 아버지에게서 떠나야 할 때입니다. 그래야 성공한 대통령이 되고, 아버지의 치세도 역사적 평가를 다시 받을수 있습니다. 여성 리더십의 비교우위는 남성에 비해 ‘덜’ 권위적이고 ‘더’ 관계 지향적이라는 점입니다. 육영수 여사가 지녔던 이런 품성이 그에게선 느껴지지 않아 아쉽습니다.


박근령 윤창중 최필립을 주목하자


박근혜 대통령을 만든 지지자 중엔 그가 좋아서가 아니라 문재인이 싫어서, 이를테면 차선 혹은 차악의 선택으로, 박근혜에게 표를 준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이들중엔 “대통령 된건 다행이지만, 앞으로가 걱정”이라고 숨을 죽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박근혜 리더십이 독선 불통 아집 극우적 이념 과잉으로 흐르다가, 나라가 다시 계층 이념 세대별로 갈갈이 찢겨 싸우게 될지도 모른다는 일종의 데자뷰적 우려입니다.
극우 막말 전문(?) 칼럼니스트인 윤창중의 인수위 대변인 발탁은 ‘이보다 더 나쁠 수 없는’ 최악의 인사입니다. 중앙 일간지와 인터넷 언론에 나꼼수 패들이나 쓰는 저질 막말로 야당과 진보진영을 무차별 공격하는 글을 써온 윤창중을, 국민대통합과 대탕평을 새 시대의 화두로 내건 당선인이 인수위 첫 인사로 불러 들인건 넌센스입니다. 앞으로 있을 청와대나 내각인사에서 이런 ‘역주행’ 인사가 계속되면, 광화문과 시청앞 광장에 다시 촛불이 타오를지 모릅니다.

박근혜 당선인은 친여동생인 박근령 전육영재단 이사장을 집안에서 파문(?)시켰습니다. 동생 남편인 제부를 고소해 콩밥까지 먹였지요. 동생과는 육영재단 문제로 싸우다가 틀어졌고, 현 제부와의 결혼을 반대하다 다시 자매관계가 악화돼, 지금은 거의 남남이 됐습니다. 말못할 집안사를 제삼자가 용훼할 수는 없지만, 전직 대통령의 유자녀들이 이렇게 싸우는  것을 보는 국민의 마음은 편치 않습니다. 더구나 가문의 맞이인 큰 딸이 지금은 대통령이 됐습니다. 수신제가도 못하는 대통령이라는 비아냥이 일어도 할 말이 없게 됐습니다. 윤창중, 박근령, 그리고 또 한사람, 정수장학회의 ‘불통’ 이사장 최필립 문제를 박근혜 당선인이 어떻게 갈무리 하는지를 지켜 보겠습니다. 박근혜 정부 성패의 리트머스 시험지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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