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 한미은행, 인수합병 자문사 선정의 배경과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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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월말로 퇴임하는 유재승 한미은행장.
합병설이 끊이지 않던 한미은행이 지난 9일 인수합병 자문사를 선정했다고 발표, 은행가에 충격파를 던진지 1주일이 흘렀다. 윌셔와의 합병논의가 한창 진행중이던 중요한 시점에서 한미은행의 예상치 못했던 이 같은 발표를 놓고 금융가에서는 각가지 해석을 하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점은 한미은행이 합병을 놓고 더 이상  끌려 다니지 않겠다는 의지를 단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한때 한인사회 최대 은행이었던 한미은행이 지난 몇 년 간 우리금융, 하나금융 그리고 최근의 윌셔은행 등 합병설의 와중에서 한미은행은 상대방의 처분만 바라는 상태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정도로 은행이 약세였다.
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은행 재무구조가 건실해졌고 흑자상태를 유지하고 있어 한미은행 단독으로 충분히 살아나갈 자신이 생긴 것이다. 다만 한인타운에서 최대 은행의 이점을 살린 BBCN의 세에 밀려 영업활동이 위축되는 상황은 막아보자는 취지에서 입장이 비슷한 윌셔은행과 뜻이 맞아 합병을 추진했다고 볼 수 있지만 주식평가액이 무려 130%나 상승하고 지난한 해  9천만 달러를 상회하는 흑자를 기록함으로서 자신감을 갖게 된 한미은행의 향후 행보가 초미의 관심거리다. 여기에 유재승행장이 올해 6월말로 임기가 종료됨과 동시에 물러날 의사를 피력한 것으로 알려져 차기 행장 선임에도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윌셔은행과  합병 추진 과정에서 유재승 행장과 일부 이사들의 불만이 표출되면서 윌셔와의 합병은 계속 미뤄져 왔다. 윌셔은행이 제시한 조건이  불합리하다고 판단한 한미가 인수합병 자문사를 선정함으로써 이제는 합병을 놓고 더 이상 끌려 다닐 입장이 아니라는 선언을 한 셈이다. 
김 현(취재부기자)

지난주 수요일 한미은행이 묘수를 던졌다. 한미은행이 인수합병 전문사인 델모간(DelMorgan)사를 자문사로 선정했고 이 사실이 불룸버그통신을 통해 보도된 것이다.
이날부터  한미은행의 주식 가격은 주당 15달러를  넘어섰고 이번 주까지도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이번 조치로 한미은행이 이제까지 진행했던 윌셔은행과의 합병은 아무래도 물 건너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한인은행가에서는 한미은행의 이번 조치를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우선 한미은행이 왜 갑자기 자문사를 선정했는가 하는 점이다. 그동안 한미은행은  합병설이 계속 나돌고 실제 합병 작업에도 들어간 적도 있지만 이번처럼 공개적으로 자문사를 선정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한국의 우리금융, 하나금융 등과의 합병 작업을 벌인 때에도 한미은행은 자문사를 선정한 적이 없었다. 또 최근 한미은행이 윌셔은행과 합병설이 나돌았고 윌셔은행과의 합병은 기정사실처럼 받아들여진 상태였다.  모든 절차가 끝나고 공식 발표만 남았던 상황에서 돌연 자문사를 선정했다는 발표에 윌셔는 뒤통수를 맞은 셈이다.
이런 와중에 한미은행이 갑자기 자문사를 선정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고 이 통신은 한미은행의 인수합병을 원하는 은행들로 윌셔은행과 BBCN 그리고 우리금융을 들었다.  마치 윌셔은행과 합병설은 없었던 것처럼 돼버린 것이다.


윌셔와 합병 조건에 자존심 상처


한미은행이 발표만 남았다는 윌셔은행과의 합병을 앞두고 자문사를 발표한 것을 두고 여러가지 분석이 떠돌고 있다. 한미은행은 윌셔은행과의 합병 작업 과정에서 자존심에 상처를 받았다는 설이 가장 근거가 있다.
우선 윌셔은행 측이 합병의 가장 중요한 한미은행의 가치를 1대1로 하자고 했다는 것이다. 한미은행은 지난 4년 간 은행감독 당국의 지시를 철저히 지켰고 악성 불량 대출을 정리해 건전성을 회복했다.
반면 일부 언론들은 윌셔은행이 한미에 비해 자산이 깨끗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같은 가격으로 합병을 주장해 한미은행의 일부 이사들이 반발하고 있어 합병이 지연된 것처럼 보도돼 저의를 의심받았다.



한미은행은 지난해 12월로 창립 30주년이 되는 한인사회 가장 오래된 은행이다. 또한 20여년간 최대 규모의 한인은행이었던 PUB(전 가주외환은행)을 인수해 한인사회 최대 은행으로 입지를 지켜왔다.
이 같은 한미은행이 금융위기 때 30달러가 넘던 주가가 불과 1달러 미만의 페니스탁으로 하락하면서 퇴조의 길에 접어들었지만 1억2천만 달러의 증자에 성공함으로써 다시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한미은행이 은행감독 당국으로부터 받았던 재제 조치인 MOU도 지난해 11월 해제돼 은행의 건전성을 확인하기도 했다.         
이 같은 어려움을 거친 한미은행이 이제는 건전성도 회복하고 꿀릴 게 없는데 윌셔은행에 요구대로 따라가야만 하는 합병 조건에 유재승행장을 포함한 이준형 김선홍 이사 등 일부 이사들과 간부들의 반발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한 금융전문가는 윌셔와 한미는 1대 1.2정도가 적정선으로 보고 있다. 타 은행과 합병을 하자면 보다 좋은 조건에서 당당하게 하자는 입장에서 Del Morgan사를 자문사로 선정했을 것이란 해석이다. 자문사를 선정함으로써 한미의 선택의 폭은 넓어져 윌셔은행은 물론이고 합병 대상 은행을 얼마든지 확대시킬 수 있게 됐다. 


중국계, 미국계 은행도 합병 대상?


한미은행의 이번 조치는 상당히 포괄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인수합병 자문사 선정으로 인해 한인은행이 아닌 타인종 은행이라도 합병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놓았기 때문이다.
타 커뮤니티 은행들과 유대관계가 적은 한인은행들의 폐쇄성으로 타 커뮤니티의 의향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지만 한인타운을 노리는 미국계나 중국계 은행들이 의외로 많을 수 있다. 
한인은행들 중에서는 윌셔은행이 그중 가장 적합하지만 한미은행이 굳이 한인은행만을 고집할 이유는 없다는 것이다. 한미은행이 한인사회를 기반으로 커왔지만 더 큰 은행으로 한인사회를 위해 이바지 할 기회를 만들 수도 있다.

급성장으로 관심을 받고 있는 중국계의 이스트웨스트뱅크의 도미닉 앵 행장은 얼마 전 한인타운 진출을 희망한다는 언급을 한 바도 있다. 보다 합리적인 조건으로 이스트웨스트은행과 합병이 된다면 반대할 이유가 없다. 한인들에게도 보다 좋은 서비스와 금융상품으로 발전을 가속화할 수도 있다. 
미국계 은행들 중 건실한 중형은행들과 합병도 생각해볼 문제다. 한인은행들이 발전해 결국은 한인타운의 한계를 벗어나야 한다면 미국계 은행과의 합병도 기대해볼만 하다.
한국의 우리금융이 계속 관심을 보이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이미 한 번 실패하면서 미주에 진출한 우리은행 현지법인의 실적이 문제가 됐고 그 개선이 단기간에 이뤄질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유재승 행장 5월말로 물러나


한미은행이 인수합병의 문을 활짝 열어놓으면서 선택의 폭도 넓어졌다. 또한 자문사 선정을 발표하면서 주가도 15달러대를 넘다들고 있고 계속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년 동안 9,500만 달러라는 사상 최대의 흑자를 기록하고 있고 주식평가액이 130%나 올랐다.
그러나 한인은행들의 흑자는 영업 실적으로만 이뤄진 게 아니라는데 문제가 있다. 대손충당금의 이익 전환이나 이연법인세 자산에 따른 회계상의 이익과 같은 영업 외적인 이익이 많은 것이어서 앞으로도 이 같은 흑자를 내리라는 보장은 없지만 현재로서는 상당히 고무적이다.












한미은행은 지난주 수요일 인수합병 자문사 선정 보도 이후 주가가 계속 오른 상태에 있어 한미의 이번 조치는 일단 성공적이라고 보는 견해가 많다. 주가가 올라 인수합병 협상에도 유리하게 작용해 손해 볼 것이 없는 꽃놀이패라는 것이다.
결국 한미–윌셔의 합병 논의는 당분간 물 건너간 것이나 다름이 없다. 2012년 4/4분기 결산이 발표는 하지 않았지만 보고는 이미 끝난 상황이어서 설사 합병 논의가 있다해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뒤따른다. 여기에 6월로 임기가 종료되는 유재승 행장의 퇴진으로 일단 합병 논의가 진행됐던 윌셔은행도 생각을 다시 하게끔 됐고 조건도 다시 협의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그러나 문제는 인수합병이 성공적이 되지 못했을 경우에 대한 대비책으로 자문사를 선정하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 경우 그 후폭풍을 감당할 수 없을 정도라는 것이 은행가의 진단이다. 일단 올랐던 주가는 곤두박질을 칠 것이고 은행자본은 줄고 이사들의 입지도 그만큼 약해진다. 또한 이번에 합병이 실패하면 이제는 합병이란 말조차 함부로 말을 꺼내기 힘든 처지로 빠져들고 말 것을 염두에 둔 고육지책으로 보여진다.



결국 한미은행의 이번 조치는 일단은 성공적이지만 꽃놀이패는 아니라는 분석이다. 주가가 오르고 입지가 좋아졌다고 마냥 즐거워할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다.
문제는 이제부터라고 봐야 한다. 일단 공개적으로 합병을 추진 한 이상 바람직한 결과를 내놓아야 하는 책임이 따른다. 이 책임을 충실히 수행해 다시 한미은행이 과거의 영광을 차지할 때 이번 작품은 성공적이라고 볼 수 있다.     
이번 한미은행 조치로 난감해진 곳이 윌셔은행이다. 발표만 남았다던 한미은행과의 합병이 차일피일 미뤄오다 이런 사태를 맞은 것이다.


입지 좁아진 윌셔은행


한미은행과 합병이 불발로 끝날 경우 윌셔은행은 한인은행들 덩치에서 순위가 밀릴 수도 있고 또 한 차례 다른 은행과 인수합병을 위한 수순을 밟아야 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한미은행은 지금 어느 은행하고도 합병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놓았기 때문에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 지 현재로서는 아무도 알 수 없다.
한미은행이 BBCN과 합병한다고 가정하면 이 합병은행은 커뮤니티 뱅크를 떠난 소위 리저날 뱅크로서 위치가 상승한다. 한인사회에서는 독보적으로 큰 은행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가능성을 예측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BBCN과 합칠 경우 규모가 커져 은행감독 당국의 보다 높은 감독과 규제를 받게 될 뿐만 아니라 현재의 BBCN과 한미의 지점망들이 거의 겹쳐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중복되는 인력의 처리 문제로 은행 이미지만 버릴 가능성이 많다.
BBCN이나 윌셔은행을 제외하면 한인은행들 중 합병 가능성이 있는 규모의 은행이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중국계나 미국계 은행들과 합병이 이뤄진다면 한인사회 최대의 은행으로 될 수도 있겠지만 현 상황에서는 역시 윌셔은행과의 합병이 가장 바람직하다는 게 관계자들의 얘기다.
윌셔은행의 입장에서는 입지가 좁아진 것은 분명하다. 이제까지의 협상 조건을 다소 완화해서라도 합병을 하는 게 유리하다면 완화된 조건을 제시해 합병을 성사시키도록 해야 할 입장이 됐다. 소극적인 자세를 취했다가 기회를 놓칠 수도 있기 때문에 더 이상 질질 끄는 협상 보다는 한번에 딜을 끝내는 방법을 강구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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