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땀’ 흘리는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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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춘훈 (언론인)

일본 아키타에는 로마 교황청이 공식 승인한 카톨릭 성지가 있습니다. 기적이 행해졌다는 ‘성체봉사회’ 수녀원입니다. 이곳에 있는 성모 마리아상은 지난 75년부터 81년 까지 101번이나 눈물을 흘렸는데, 이를 직접 본 목격자가 무려 2000여명이나 된다지요. 눈물이 흐르는 시간, 흐르는 모양과 양등은 그때마다 달랐는데, 어떤 때는 대성통곡(?)하듯 눈물이 발끝까지 흘러 고이기도 했습니다.
성모상이 눈물을 흘리는 얘기는 카톨릭 신자들에게는 새삼스럽지 않습니다. 베트남 호치민 대성당의 성모상, 이탈리아 시칠리아와 치비타베키아의 성모상, 미국 올랜도의 복제(카피) 피에타  성모상등이 눈물을 흘렸습니다. 대부분의 눈물이 자연현상이거나 원인불명으로 판명난데 반해, 일본 아키타의 그것은 놀랍게도 인간의 체액, 즉 눈물과 꼭 같은 성분임이 법의학자들의 연구로 밝혀졌습니다. 초자연적인 이 아키타 성모상의 ‘진짜 눈물’을 기적이라 믿은 교황청은 이곳을 카톨릭 성지로 공식 지정했지요.


북한 핵과 돌부처의 눈물


세계 곳곳의 성모상이 지난 수세기 동안 전쟁과 기아, 전염병등 인류의 환난과 재앙을 눈물로 예언해 줬다면, 한국에는 국가의 흉사를 눈물 아닌 땀으로 경고해 주는 ‘돌부처’가 있습니다. 전라북도 익산에 있는 석불사의 ‘석불좌상’입니다. 이 석불이 지난 2월 1일, 오랜만에 진땀을 흘렸다고 해서, 사찰 관계자와 지역 주민들이 놀라며 여러 해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익산 석불은 이날 오후 5시께 머리 부분을 제외하고 가슴과 다리가 온통 흠뻑 젖을 정도로 땀을 흘렸습니다. 보물 제45호인 석불좌상은 50년 한국전쟁과 97년 외환위기, 2009년  노무현 대통령 서거 때 구슬 같은 땀을 흘려 ‘땀 흘리는 석불’로 유명해졌습니다.
학계의 주장은 물론 다릅니다. 석불이 흘리는 땀은, 사실은 땀이 아니라 ‘결로’ 즉 이슬이 맺혀 흐르는 자연 현상이라는 거지요. 헌데 이 석불의 진땀 흘리는 영험스런 모습이, 수상쩍게 돌아가는 작금의 안보위기 및 시국혼란과 맞물리면서. 부처님이 정말로 이 나라에 곧 닥칠 국가적 위난을 염려해 땀 흘리며 번뇌하시는 것이라고 믿는 국민이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한국의 불교는 멀리 삼국시대 때부터 ‘호국불교’의 명맥을 이어왔습니다. 호국불교의 사상적 기반은 <인왕경> <금강명경>등으로, 부처님의 힘으로 나라를 지킨다는 불교 신앙입니다. 외침이 있을 때 한국불교는 살생을 금하는 계율을 잠시 접고, 나라 지키기(호국)에 앞장섰습니다.  멀리 고구려 때 당나라가 침입하자 승려 3만명이 ‘승군’으로 출전했고, 조선시대엔 임진왜란 때 휴정 유정등의 승려가 ‘승병’으로 출전해 나라를 지켰지요. 익산의 돌부처가 이번에 끙끙대며 흘린 땀은, 곧 있을 북한의 3차 핵실험이 몰고 올 한반도의 재앙적  안보위기를 걱정하는 부처님의 예언적 계시 같기도 합니다.


전쟁위기 속 출범하는 박근혜 정권


북한의 세 번째 핵실험이 째깍거리며 초읽기에 들어갔습니다. 핵 공격이 예상되면 선제타격으로 북한을 작살 낼 수도 있다고 한미 양국은 전례 없이 강경한 입장이고, 한국이 대북제재에 가담하면 남쪽을 무참히 쓸어버리겠다고 북한 역시 초강경으로 응수하고 있습니다. 공교롭게도 대북 강경 제재를 논의하고 있는 유엔 안보리의 의장국은 현재 한국이 맡고 있어, 한국이 앞장 서 북한의 목을 조르고 있는 형국이 됐습니다.

북한의 3차 핵실험은 과거 두 차례와는 달리 농축 우라늄으로 제조한 핵 폭탄일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습니다. 우라늄 원광은 하필 북한에 지천으로 깔려 있는데다, 은폐된 소형시설에서 대량생산이 가능해, 한국의 최대 안보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해 12월 대륙간 탄도미사일 발사에 성공한데 이어 이번에 3차 핵실험까지 성공하면, 실질적인 핵 무장국으로 위상이 바뀌게 됩니다. 6자회담을 통한 이른바 ‘북핵 게임’ 자체의 틀이 근본적으로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한반도에서 당장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은 여전히 낮습니다. 북한은 예정대로 핵실험을 강행할 것이고, 세계는 경제 제재등으로 김정은을 더욱 압박해 나가겠지요. 중국이 마지못해 강경 제재에 동참하면 북한의 경제적 어려움과 국제적 고립은 한층 깊어질겁니다. 허지만 북한은 2006년과 2009년 두차례의 핵 실험을 보아란 듯 해치운 데자뷰 효과 때문인지, 이번에도 전세계적인 압력에 움쩍도 않고 버티고 있습니다.

익산의 석불이 진땀 흘리며 고뇌하는 우발적 국지전쟁의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서해나 휴전선등에서 북한의 대형도발이 감행될 경우, 한국은 도발원점을 공격한다는 작전개념에 따라 북한에 대한 직접 공격에 나설 수 있습니다. 가능성은 낮지만 한국과 합동훈련을 하고 있는 동해상의 미 잠수함에서 북한의 핵 시설을 향해 토마 호크 미사일이 발사될지도 모릅니다. 이렇게 되면 남한에 비해 우세한 북한의 재래 전력인 단거리 미사일과 장사정포등이 남쪽을 향해 불을 뿜게 됩니다. 단 몇 발이라도 서울에 북한의 포탄이 떨어지면, 수출 의존형의 취약한  한국 경제는 궤멸적 타격을 입게됩니다.
 국가안보는 0.1%의 전쟁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하는 절대개념입니다. 헌데 한국엔  여전히 99.9%의 상대확률을 믿는 ‘설마 병’이 만연해 있습니다. “설마 별일 없겠지” 하는 식의  안일한 접근은, 국가안위의 뿌리를 흔드는 위험한 발상입니다.
 친북세력의 분탕질로 한국은 지금 제주 해군기지 하나도 때 맞춰 짖지 못하고 있습니다. “나로호 인공위성과 북한의 미사일이 뭐가 다르냐”고 친북세력들은 연일 김정은 편을 들며 악악 댑니다. 이런 주장을 하는 친북-종북-맹북 국회의원이 열명도 넘게 여의도 의사당에서 활개를 치고 있습니다. 온 국민이 땀 흘리며 걱정해야 할 국가적 위기상황을, 익산 석불사의 돌부처만 혼자 외로이 진땀 빼며 고뇌하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아마도 북한은 박근혜 대통령이 대한민국 제18대 대통령에 취임하는 2월 25일 무렵, 3차 핵실험이라는 현란한 ‘축포’로, 여성 대통령의 ‘간담’을 ‘실험’하려 들겁니다.


대통령 해먹기 힘든 나라


박근혜 차기 대통령은 요즘 가방(핸드백) 하나 때문에  곤욕을 치르고 있습니다. 북한의 세습 권력자 김정은이 또 다른 가방, 즉 ‘핵 가방’ 하나로 으시대며 세계를 놀래키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익산의 돌부처는 이런 한심한 꼬락서니에도 진땀이 납니다. 박근혜의 핸드백은 일자무식의 입지전적인 가죽쟁이 정윤호라는 중소 기업인이 몇십명의 공원들과 손으로 만들어 세계에 수출하는 1000불 짜리 수제 핸드백입니다. 중소기업 육성을 공약한 박 당선인이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한국산 명품’을 홍보(?)해 주기 위해 일부러 사서 들고 다니는 핸드백이지요. 이걸 가지고 일부 야권 인사들과 인터넷 시비꾼들이 ‘명품가방에 환장한 대통령“이라는 식으로 욕설을 퍼붓고 있습니다. 참으로 대통령 해먹기 힘든 나라입니다.
박근혜 정부의 캐치프레이즈는 ‘국민행복’입니다. “국민 한사람 한사람이 행복해 하는 시대”를 열겠다고 의욕을 보이고 있습니다. 열심히 할 것이고 잘 하리라 믿고 싶습니다. 박근혜의 명품 가방과 김정은의 핵 가방이 시사하는 ‘함의’는 명백합니다. 북은 핵 가방으로 남의 명품 가방을 결코 이길 수 없다는 진리입니다.
 국민행복시대가 뜻하는 키워드는 경제, 복지, 법치, 통합, 공평의 가치입니다. 헌데 익산 석불의 고뇌처럼 북핵이라는 안보이슈가 국민행복에 앞서 박근혜 정부가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최우선 과제로 갑자기 부상했습니다. 정치적 천둥 벌거숭이인 안철수나, 이정희 아류의 친북 정치인인 문재인이 대통령이 안된건 그나마 다행인지 모릅니다. 익산의 돌부처가 땀 흘리는 일이 더 이상 없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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